SK텔레콤오픈 특별 이벤트 '프로를 이겨라'에서 기량 뽐내

【영종도(인천)=정대균골프전문기자】프로 골퍼는 주니어를 비롯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롤 모델이다.
특히 주니어들은 그런 선배 프로들을 보면서 꿈을 키워간다. 국내 남여 프로골프 통틀어 사상 최초로 주니어 꿈나무들을 초청해 그들의 꿈을 키워준 대회가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이다. 주최측은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4번홀(파3·187야드)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주니어 꿈나무 10명을 초청해 실시한 '프로를 이겨라(Beat to pro)'다. 챔피언조를 비롯해 상위 10개조에 주니어 선수 한 명씩이 들어가 프로들이 모두 티샷한 다음에 티샷하는 이벤트다. 그린 앞으로 큰 연못이 있는데다 바람까지 불어 쉽지 않았지만 주니어 꿈나무들은 저마다 프로 선수들 앞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뽐냈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주니어들 중에서 선발된 남여 5명씩, 총 10명의 주니어 중에서 2명만 온그린에서 성공했지만 꿈나무들에게는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는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뽐내기를 한 단젤라 샤넬(10·서울 성동초3)이다. 샤넬은 이탈리아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골프채는 7살 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처음 잡았다. 엄마와 아빠는 골프를 못쳐 외할머니가 주로 뒷바라지를 해준다.
샤넬은 6살 때부터 다니던 한국켄트외국인학교에서 서울의 성동초등학교로 전학했다. 골프에 전념하기위해서다. 그는 "제가 태어난 나라, 한국의 골프 국가대표가 돼 박인비 언니처럼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고 LPGA투어와 KLPGA투어에서 우승을 많이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샤넬은 현재 국내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부 랭킹 1위에 오를 정도로 재목감이다. 골프도 골프지만 학업 성적, 그 중에서도 외국어에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다. 영어는 기본이고 어린 나이에도 중국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물론 한국어는 두 말할 나위없이 잘한다. 그래서 대회장에 동행한 엄마에게 골프를 시킨 걸 후회하지 않는냐고 물었다. 그러자 엄마는 단호하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아이가 본인이 좋아하는 골프 선수로 성공하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고 말한다.
샤넬의 롤 모델은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다. 그런 샤넬이 국가대표가 되려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프로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것이다. 그는 "국가대표가 되면 KLPGA투어 대회에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중학생이 되면 리디아 고 언니처럼 LPGA와 KLPAGA 대회에 나가 꼭 우승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4번홀에서 드라이버를 잡고 날린 티샷이 해저드에 빠졌으나 샤넬은 갤러리의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동반 티샷을 한 아빠뻘의 프로들도 저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문경준(36·휴셈)은 사탕을 건네 주면서 긴장하지 말라고 어깨를 토닥거려 줬다. 최이삭(38·휴셈)은 그린으로 걸어가는 내내 샤넬의 고사리 손을 잡고 걸었다. 프로들은 이구동성으로 "열심히 하라"고 샤넬에게 힘을 줬다. 샤넬은 "오늘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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