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체육단체 진입 합의에도 계속된 개표소 대치…경찰 "불법행위 수사"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힘 중재로 체육단체 출입 합의...생중계·물품 확인 조건 참가자 대다수 동의에도 1명 반대에 실제 진입 지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16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16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개표소 집회 현장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개표소 집회 현장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이날 오전 9시께 경찰과 체육단체가 핸드볼경기장 내부 진입을 시도하며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이날 오전 9시께 경찰과 체육단체가 핸드볼경기장 내부 진입을 시도하며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들의 핸드볼경기장 출입을 둘러싸고 12일째 이어진 잠실 개표소 대치가 새 국면을 맞았다. 야당인 국민의힘 중재로 체육단체 직원들의 제한적 진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일부 참가자의 반대로 실제 출입은 지연됐고, 경찰은 출입 저지 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16일 경찰과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9시께 국제대회 준비와 회계업무 등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출입구를 지키고 있던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진입은 2시간여 만에 무산됐다.

현장에 동행한 경찰은 수차례 안내 방송을 통해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출입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진입을 막거나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투표용지 보관 상자와 개표 관련 자료 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출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일부는 필요한 물품만 특정해 반출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어떤 물품이 체육회 업무용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오면서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정오께 "체육회 관계자들이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일부 시민들의 저지로 무산됐다"며 "수차례 경고와 설득에도 불법 상황이 해소되지 않아 채증 자료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도 잇따라 방문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해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김민전 의원,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현장에 도착했다. 장 대표 측이 핸드볼경기장 2-1 게이트 인근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취재진과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혼란이 빚어졌고 일부 참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항의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현장에서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재선거와 특검, 선관위 개혁, 선거제도 개혁"이라며 "이에 대한 답 없이 강제 진입이나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것은 민심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날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을 언급하며 "시민들에 대한 겁박"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체육단체와 참가자, 경찰 간 중재에 나섰고 오후 들어 제한적 출입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안에 따르면 체육단체별로 2명씩 순차적으로 경기장 내 사무실에 들어가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반출할 수 있다. 이 과정에는 국민의힘 의원과 방송사 카메라 2대가 동행해 전 과정을 공개하고, 반출 물품은 참가자들이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장 대표가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자 현장 참가자 대다수는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출입 통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체육단체 직원들의 경기장 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실제 진입 단계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통로로 지정된 2-1 게이트 앞에서 참가자 1명이 합의안 수용을 거부하며 자리를 지키면서 진입이 다시 지연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현재 한 분이 입구를 막고 있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끝까지 설득하겠지만 설득되지 않으면 합의한 방안을 진행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일부 참가자들은 해당 참가자 설득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합의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과 "어렵게 만든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며 참가자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개표소 봉쇄 11일 만에 경기장 진입을 기대했던 체육단체 관계자들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도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진입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체육단체와 참가자들 간 합의가 원만히 이행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체육회 관계자와 시민 측이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는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민들의 참정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존중하지만 개별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관련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위 참가자들은 개표가 끝난 투표함 반출을 막아야 한다며 지난 5일부터 핸드볼경기장 출입을 차단해왔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최승한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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