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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ODA 기자재 납품가 '부르는 게 값'… 같은 제품이 3배차이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기자재에 적정 가격이 매겨졌는지 확인할 장치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사업 전체로는 금액 기준으로 경쟁입찰에 부치지만 개별 물품 가격은 납품업체가 책정해서다. 실제 같은 제품이 최대 3배 넘는 가격 차이를 보이거나 시중가격을 크게 웃도는 사례가 확인됐지만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이를 별도로 비교·검증하지 않고 있다. 총액에 경쟁이 붙더라도 개별 품목의 가격 거품을 걸러내기 어려워 ODA 예산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코이카에서 제출받은 기자재 계약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중동 ODA 사업에서 동일 제품의 납품단가가 사업과 공급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코트디부아르 국립직업기술교육원 사업에서는 같은 컬러 레이저 복합기가 공급처에 따라 대당 약 30만원에서 94만원까지 책정됐다. 기계공과 공급분은 대당 약 94만원인 반면, ICT공과는 약 56만원, 사무동은 약 34만원, 자동차공과는 약 30만원이었다. 같은 사업에서 동일 제품의 최고·최저 단가가 3배 넘게 벌어진 것이다. 다른 ODA 사업에서도 동일 제품의 가격 편차가 나타났다. 같은 프롬프터는 2023년 나이지리아 사업에서 대당 399만원에 공급됐지만 이듬해 튀니지 사업에서는 270만원으로 129만원 낮아졌다. 2024년 당시 온라인 최저가는 약 262만원 수준이었다. DSLR 카메라도 2023년 세네갈 사업에서는 대당 86만원, 2024년 이라크 사업에서는 109만원으로 23만원 차이가 났다. 가격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현행 조달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코이카는 여러 종류의 기자재를 묶어 사업 전체 총액을 기준으로 경쟁입찰한다. 낙찰 이후 총액을 구성하는 개별 제품의 단가는 공급업체가 책정한다. 그러나 이를 시중가격이나 과거 동일 제품의 납품 가격과 비교해 적정성을 사전·사후 검증하는 별도 절차나 전담 조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조달을 담당하는 조달청은 물품 종류별로 나눠 경쟁을 붙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조달청 관계자는 "조달청은 한 번에 묶지 않고, 물품 종류별로 다 쪼개서 발주한다"며 "프린터는 프린터 제조·공급업체끼리 경쟁을 붙여야 국가 입장에서 가장 유리하고 싼 단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이카는 해외 ODA 사업의 특성상 품목별 분리발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간 약 400개 사업을 관리하고 매년 70개 안팎의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기자재를 각각 발주할 경우 해외 배송과 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분리 발주 여부와 별개로 동일 제품의 과거 납품가격이나 시장가격을 비교해 이례적인 가격 편차를 걸러낼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총액 경쟁입찰 만으로 개별 품목의 가격 적정성까지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ODA 예산이 불필요하게 새는 것을 막을 최소한의 단가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같은 복합기가 한 사업 안에서 30만원에서 94만원까지 책정됐는데도 이를 걸러낼 장치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ODA 예산이 새는 일이 없도록 코이카는 즉각 단가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금감원 '무사고 계약전환' 접근권 개선

건강보험 가입 뒤 입원·수술·중증 질병 진단이 없었으면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험료는 할인해주는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권이 개선된다. 기존엔 소비자들이 설계자에게 연락하거나 전환유형(할인율)을 직접 골라야 했지만 앞으론 계약자의 전환 의사만 확인되면 보험사가 알아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전환해준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게 '무사고 보험료 할인제도'와 관련된 업무절차를 즉시 개선하도록 했으며, 내년 1월까지 전산시스템 및 보험약관 정비를 완료하도록 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다수 보험회사(손보 9개사, 생보 9개사)에서 건강보험 가입 후 입원·수술, 중증 질병 진단이 없으면 보장은 그대로, 보험료는 할인되는 '무(無)사고 계약전환 제도'를 운영 중이다. 1년 무사고시 보험료를 6.5%할인해주고, 10년 무사고시엔 45.9%할인주는 식이다. 현재는 소비자가 무사고 기간을 계산해 보험 설계사 등 보험사에 직접 알려야 하며, 여러 전환 상품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직접 정하도록 돼 있다. 절차가 번거로운데다 계약 내용도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국이 제도 손질에 나선 것이다. 올해 5월말 기준 무사고 전환제도에 가입한 계약건수는 총 1081만건이다. 이 가운데 보험계약 후 1년 이상이 경과된 보험계약건수는 657만건인데, 이 중 17.6%인 116만건 만이 보험료 할인을 적용받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입원, 수술 등을 하지 않은 할인대상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상당수 가입자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무사고 계약전환'에 대한 소비자들의 편의를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효 기자

고위 관료 '인사 병목' 심화… 금융위 부위원장 발탁 늦어지나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후임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국 금리 인상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 금융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인 만큼 인선에 속도를 내야 할 상황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들어 수장급 정부 고위 관료들의 '인사 병목'이 이어진 만큼 금융위 부위원장의 공석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권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차관급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후보군들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출신으로는 금융위 1급 4명과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학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금융위 내부 출신인 1급으로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행시 39회) △신진창 사무처장(행시 40회) △박민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행시 40회) △안창국 상임위원(행시 41회)등 4명이다. 학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 캠프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거론된다. 이명박 정부시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부위원장에 임명된 바 있으며, 윤석열정부 시절에도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전례가 있어 학계나 연구원 출신의 중용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부위원장 후보 중 한 명인 이형주 원장이 차기 Sh수협은행장에 지원한 만큼 인선 결과가 금융위 부위원장 인선 구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협 행장추천위원회는 6일 회의를 열어 차기 행장 최종 후보 추천 여부를 논의한다. 박민우 증선위 상임위원은 임기가 끝난 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 후임으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금융위 부위원장 후임 인선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금융위 1급 인사도 연쇄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 출신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말 만료된다. 이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역대 금감원 수석부원장 대부분은 금융위 1급이 기용돼왔다. 다만, 금감원 안팎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리더십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은 만큼 첫 금감원 출신 수석부원장이 탄생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에서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내부 출신 인사의 금융권 수장 임명이 이어졌다"면서 "금감원 내부에서도 결국 내부 출신 원장을 언젠가 배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수석부원장 먼저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이같은 분위기에도 금융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내부 출신 수석부원장 기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맞서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전반적으로 이재명 정부들어 인사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앞서 김소영 부위원장 이후 두 달 간 인사 공백이 있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현 정부들어 전반적으로 인사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박문수 기자

'10억 통장' 가진 미성년 금수저 52명

올해 국내 은행에 1억원 이상 예·적금을 맡긴 미성년 고객이 26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성년 고객 대부분은 잔액이 100만원에도 못 미쳤지만 극소수의 수억원대 금융자산 보유자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성년자에게 거액의 금융자산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나 증여 신고에 사각지대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연합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19개 국내 예금은행의 18세 이하 미성년자 예·적금 잔액은 9조741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8조2865억원)과 비교해 17.6% 늘었난 규모다. 이는 입출식 예금과 정기예금, 적금을 모두 합산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성년자 계좌 수도 661만5941개에서 899만5055개로 36.0% 늘었다. 고객별 보유액에는 차이가 있었다. 개인별로 여러 계좌에 보유한 예·적금을 합산한 결과, 지난 7월 말 기준 예·적금 합산 잔액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미성년자는 2419명,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124명, 10억원 이상은 52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당 수치는 은행별 집계치를 합산한 수치로 여러 은행을 이용하는 미성년자가 중복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성년자 대다수의 예·적금 규모는 100만원 미만으로 소액에 그쳤다. 예·적금 잔액이 100만원 미만인 미성년자는 560만2273명으로 전체 77.5%를 차지했다. 1억원 이상 보유 미성년자 고객은 하나은행이 5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540명), 신한은행(437명), 우리은행(422명), NH농협은행(172명)순으로 집계됐다. 계좌별 잔액을 보면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명의 계좌의 총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5140억원 수준이었다. 취학 전 영유아 명의의 자금 규모도 상당했다. 0∼5세 명의 예·적금 잔액이 2조1399억원으로 전체 미성년자 예·적금의 22.0%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가 보유한 계좌는 112만3996개였다. 잔액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6∼12세로 3조5864억원이었다. 16∼18세는 2조1463억원, 13∼15세는 1조8천68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미성년자의 고액 금융자산 보유는 주식시장에서도 확인됐다. 박성훈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제출받은 별도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상장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는 5400명이었다. 미성년자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은 총 7조3113억원에 달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삼전닉스, 환율하락에 흔들… 내년 실적 눈높이 낮아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올해 4·4분기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도 동반 하향 추세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5조1968억원으로, 한 달 전 106조9435억원보다 1조7467억원(1.6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85조4640억원으로 한 달 전 89조7836억원보다 4조3196억원(4.82%) 낮아졌다. 환율하락이 이익 추정치 감소의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이같은 실적 추정치 감소가 4·4분기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19조1464억원으로, 한 달 전 122조6383억원보다 3조4919억원(2.85%) 감소했다. 이어 내년 1·4분기는 132조1051억원에서 128조5307억원으로 2.71%, 2·4분기는 141조8205억원에서 138조1858억원으로 2.56% 낮아졌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흐름이다. 올해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 89조493억원에서 88조1321억원으로 9172억원(1.03%) 감소했다. 내년 1·4분기는 92조7242억원에서 91조7884억원으로 1.01%, 2·4분기는 101조8098억원에서 100조1779억원으로 1.60% 하향됐다. 두 회사의 올해 4·4분기부터 내년 2·4분기까지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분을 합하면 14조1859억원에 달한다. 해당 세 분기의 전망치는 모두 3개월 전보다도 낮아졌다. 매출 눈높이도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올해 4·4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1.72%, 내년 1·4분기와 2·4분기는 각각 2.67%, 3.18% 하향됐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14%, 1.19%, 1.94% 낮아졌다. 이익뿐 아니라 외형에 대한 기대도 조정되고 있는 셈이다.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배경으로는 환율 부담이 거론된다. 달러 기준 메모리 가격이 올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로 환산한 매출 증가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말 반도체 가격과 환율이 함께 상승했던 데 따른 높은 비교 기준도 향후 성장률에 부담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4·4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상승률 둔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코스피 제조업 매출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이 이어지면서 실적 전망치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4·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며 메모리 사이클의 추가 확장을 전망했다. 고객의 구매 경쟁에 따른 서버 D램 가격 상승과 판매 가능 물량 확대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 속도 둔화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과 물량 단에서 오는 서프라이즈 효과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서학개미 '속도조절'… 반도체 팔고 초단기 국채 샀다

서학개미가 공격적인 베팅을 줄이고 이자·배당을 챙기는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반도체 개별종목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팔아치우는 반면, 초단기 국채와 배당주 ETF를 적극 담으며 방어적인 투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서학개미들의 순매도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10억8270만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서학개미들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미국의 대체거래소 블루오션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에 SOXL 등에 대한 주간 시세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만 해도 'SOXL'을 37억8586만달러 대거 순매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12억3367만달러 순매도에 이어 2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반도체 상승 베팅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반도체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에는 매수세가 집중됐다. 반도체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1억3883만달러 순매수로, 미국 종목 순매수 5위에 올랐다. 반도체 개별주에서도 매도 우위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1억8849만달러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론(1억1895만달러), 샌디스크(1억839만달러), 엔비디아(9837만달러) 등 반도체 주요 종목들이 순매도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달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초단기 국채 ETF인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채 ETF'(SGOV)로, 한 달간 2억9046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만기가 3개월 이하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자 수익은 물론, 월 분배금을 받을 수 있어 대기자금을 묻어두는 용도로 활용된다. 미국 우량 배당주에 투자해 분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가 2억3097만달러 순매수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스닥 대형주 투자와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해 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JP모건 나스닥 주식 프리미엄 인컴 ETF'(JEPQ)도 1억571만달러 순매수로 10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선 금리인상과 인공지능(AI) 투자 속도 조절 우려 등이 겹치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고, 이자·배당 등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속도조절론 등 반도체를 둘러싼 부정 이슈가 지속해서 나오자, 반도체주에 대한 공격적인 베팅이 잦아든 상황"이라며 "보통 시장 불확실성이 클 때 단기채나 이자·배당 관련 상품에 자금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은 남아 있는 상태로, 기존 보유 주식의 손실 축소나 차익실현 목적이 크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반도체 업종이 반등했던 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상당했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반도체 레버리지와 관련주에 다시금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정유·해운 웃고... 화학·전자 울고

3·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이 약 5주째 하향 조정되고 있다. 반면 정유·해운업종은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며 업종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정유기업은 정제마진 강세와 재고 관련 손익 개선에 힘입어 높아진 시장 기대치도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200 주요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9월 30일 기준 최근 한 주간 1.0% 하락했다. 약 5주간 하향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추정치도 한 주 사이 0.6% 낮아졌다. 시장 전반의 이익 전망이 약해지는 가운데 업종별 차이는 뚜렷했다. 최근 한 주간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화학이 17.4%, 전자·부품이 11.5% 하향됐다. 반면 해운은 17.6%, 정유는 10.0% 상향됐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해운은 16.7%, 정유는 1.6% 높아졌다. 종목별로는 정유기업의 전망치 상향 폭이 컸다. 에쓰오일의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월 1일 1조935억원에서 이달 1일 1조5686억원으로 약 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1조6387억원에서 2조8123억원으로 약 72% 높아졌다. 해운업종에서는 HMM의 전망치가 6156억원에서 9835억원으로 약 60% 상향됐다. 다만 실적 기대와 주가 흐름은 일치하지 않았다. 정유업종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한 주간 10.0% 높아졌지만, 1일 기준 주간 수익률은 -5.6%였다. SK이노베이션도 주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16.2% 상향된 가운데 주가는 6.4% 하락했다. 해운업종은 주가가 2.1% 올라 정유와 차이를 보였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3·4분기 정유기업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초 예상보다 정제마진과 재고 관련 손익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제품의 타이트한 수급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9월 하락장 이겨낸 비트코인… 상승세 이어갈지 엇갈린 전망

'레드 셉템버(9월 하락장)'를 플러스 수익으로 넘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업토버(Uptober·10월 강세장)'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긍정론과 신중론이 팽팽한 상황이지만 거래증가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통적인 지적이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 동안 6.33% 상승했다. 월중 상승률은 한때 7.33%에 달해 지난 2024년 9월 기록(7.29%)을 웃돌았지만, 월말 조정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통상 약세를 보이는 '레드 셉템버(9월 하락장)'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말 유가 하락과 예상치를 하회한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 8만달러 중반 선으로 올라섰다"라며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입 재개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매입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보면 스트래티지는 지난 달 21일부터 27일까지 비트코인 1665개를 총 1억4270만달러(약 1993억원)에 매입했다. 평균 매입가는 8만5681달러다. 시장에선 10월 강세장을 뜻하는 '업토버(Uptober)'가 현실화될 지 논쟁 중이다. 10월은 비트코인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시기로 꼽힌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17년 이후 10월 평균 수익률이 16.75%를 기록하며, 다른 달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여왔다. 국내 투자자들의 전망은 팽팽한 상황이다. 코인니스와 크라토스가 공동 진행하는 주간 국내 투자자 시장 동향 정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5.9%가 다음 주 비트코인이 상승 혹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횡보를 예상한 응답자는 32.4%, 하락과 급락을 예상한 응답자는 31.7%를 차지했다. '업토버'가 올해에도 유효할지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8.7%의 응답자가 '업토버는 유효하며, 급등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부정적인 답변이 41.4%에 달했다. 24.1%는 '사이클이 깨져 업토버는 오지 않을 것', 17.3%는 '업토버는 원래 어불성설'이라고 내다봤다. 나머지 19.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지난 달 30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8만5000~8만5500달러 구간의 매도 물량에 막혀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거래 참여가 충분히 늘지 않는다면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우량물 중심 포트폴리오… 금리인상 대비 잔존만기 짧게 [이런 펀드 어때요?]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채권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 부담까지 높아지면서 투자 대기자금을 운용할 단기 금융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의 'WON 전단채플러스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우량 단기물에 투자해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부담을 낮추고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4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WON 전단채플러스액티브'의 1개월 수익률은 0.30%, 3개월은 0.95%, 6개월은 1.79%로 집계됐다. 6개월 수익률은 단기자금(파킹형) ETF 38개 중 가장 높았다. 순자산총액은 5887억원으로, 올해 들어 3964억원 증가했다. 해당 ETF는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우량 단기물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AA- 이상 등급의 채권과 A1 등급 단기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잔존만기를 짧게 유지해 금리 상승 시 평가손실을 줄이는 전략을 활용한다. 현재는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잔존만기를 40~60일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임성한 우리자산운용 채권2팀 팀장은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조기에 듀레이션을 줄여 운용한 게 ETF 성과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며 "중장기 금리 고점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으로, 당분간은 짧은 만기 채권을 재투자하는 방식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단기금융시장의 수급 변화에 맞춰 재투자 시점을 조절하는 것도 특징이다. 연말이나 분기말에는 단기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은행 등 발행기관의 자금 조달 수요는 늘어나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 시기에 보유 자산의 만기가 돌아오도록 구성하고, 회수한 자금을 더 높은 금리의 자산에 재투자해 기대수익을 높이는 방식이다. 임 팀장은 "우량 신용등급 위주로 투자하면서도 신용등급 대비 우수한 금리를 제공하는 물건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며 "업계 최상위권의 머니마켓펀드(MMF) 수탁고를 기반으로 우량 단기물에 대한 접근성과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 목표는 기준금리보다 0.20~0.30%p 높은 수익을 꾸준히 추구하는 것이다. 향후 기준금리 움직임에 따라 기대수익도 달라진다. 4·4분기에는 짧은 잔존만기를 유지하면서 단기물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크게 높아지는 시점을 포착해 1년 이내 채권을 선별 매수할 계획이다. 주식이나 주식형 ETF를 매도한 뒤 다음 투자처를 찾는 동안 자금을 운용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장내 거래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고, 매도대금을 현금으로 인출하려면 일반 주식처럼 결제일까지 2영업일이 걸린다. 임 팀장은 "이 ETF는 시가평가를 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기준금리를 밑돌 수 있다"며 "다만 듀레이션이 짧아 높아진 금리가 빠르게 실제 수익으로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1~2주 이상 보유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투자 고수들, 일주일간 삼전닉스 3천억 담아 [1% 고수의 선택]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담으며 실적 시즌 대비에 나섰다. 포문을 연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상위 투자자들은 금융주도 함께 매수하며 수익률 방어 전략도 펼치고 있다. 5일 키움증권이 제공하는 '수익률 상위 고객(직전 3개월 수익률 상위 2만5000명) 매매 상세 현황'에 따르면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2261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모았다. 이어 삼성전자 781억원, 삼성전기 233억원, 한미반도체 86억원, SK스퀘어 58억원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를 주로 사들였다. 마이크론 역대급 실적에 기대감 메모리 업황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역대급 성적을 거둔 것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4·4분기(6~8월) 매출이 542억3000만달러(약 72조8411억원)로 컨센서스인 510억7000만달러(약 68조5967억원)를 웃돌았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증권가에선 마이크론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수익성 둔화 우려'를 일부 잠재웠다고 평가한다. 전략적고객협약(SCA) 등 장기계약의 증가세가 확인되며 반도체 이익 사이클 불확실성이 축소됐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도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남은 우려는 수익성 개선 속도의 둔화지만, 과도한 경계심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이크론의 실적과 가이던스는 사이클의 강세를 재차 증명했다. 공급 부족 기반 사이클의 추가 확장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배당 확대 기대감도 상위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모리 업체의 100조원 넘는 주주환원 규모는 주가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관측했다. 금융주 함께 담아 수익률 방어 상위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 79억원, KB금융 37억원 등 금융주도 사들였다. 향후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되는 종목들도 함께 매수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올해 결산 배당부터 비과세 배당 재원을 활용한 배당 정책을 시행하고, 추가 감액배당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매력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