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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도…" 기업·증권사 초긴장... 해킹IP 차단하고 연휴 긴급 보안점검

금융권을 덮친 인공지능(AI) 해킹 사태의 긴장감이 산업계와 증권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 기업으로의 파장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산업계와 증권사들은 금융보안원이 공개한 해커 인터넷주소(IP) 접근을 차단하고 내부 시스템에 대한 긴급 보안점검을 실시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아직 주요 기업들의 피해 정황이나 증권사 및 증권 유관기관에서 고객정보 유출이나 침해 사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업들은 보안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5일 산업계, 증권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전날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신고한 기업 약 2만8000곳에 보안점검 권고를 발송했다. 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는 24시간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해 주요 기업 홈페이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상출동조를 상시 대기시켰다.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에서 처음 확인된 정보유출이 일주일도 되지 않아 금융사 7곳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2곳으로 확대되자 유사 공격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상황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전자 및 가전업계는 해커 IP를 차단하고 긴급 보안점검을 실시했다. 업계는 상시 진행해 오던 외부 접점에 대한 식별 및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취약점이 파악될 경우 개선에 나서는 한편, 외부 이상 징후에 대한 관제 및 데이터 암호화 등 보안 체계도 보강할 계획이다. 임직원 대상의 사이버 보안 및 정보유출 방지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정보보호 인식 제고도 추진한다. 완성차·철강·건설업계도 AI 해킹 피해는 아직 없었지만 정부와 기관이 권고한 가이드라인대로 점검을 진행했다. 항공업계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특성상 지속적으로 보안 점검을 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전달받은 공격자 IP와 공격 유형 등을 토대로 내부 시스템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IP 접근을 차단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도 나섰다. 증권업계는 관련 IP 차단 및 제한 조치를 완료한 후에도 추가적인 해킹 시도가 있는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 공격자는 AI 도구를 활용해 여러 금융사를 대상으로 공격을 자동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 금융권 약 500개사에 공격 IP와 보안 유의사항을 전파했다. 공격 IP 차단 및 피해 조사 여부를 비롯해 외부에 노출된 정보기술(IT) 자산과 서비스를 파악하고 보안을 강화했는지 여부 등 12개 항목을 긴급점검, 점검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될 경우 즉시 보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에 증권사들은 연휴에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휴 직전에도 해킹 관련 특이사항을 점검했지만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며 "과거 데이터와 접속 이력까지 살펴본 결과 현재까지 침투 흔적이나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강중모 기자

승계형 M&A 문의 2년새 3배… "폐업할 바엔 경쟁사에 매각" [中企 승계 판이 바뀐다 (上)]

중소기업 승계시장의 판이 혈연에서 제3자 인수합병(M&A)으로 바뀌고 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해 매물로 나오는 기업이 늘어나는 동시에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 수요도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도 제3자 승계를 위한 세제 지원에 나서며 승계 M&A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승계형 M&A 수요도 '쑥' 5일 중소기업 M&A 전문 자문사 브릿지코드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월평균 인수 문의는 65건으로 지난 2024년(22건)에 비해 3배가량이나 됐다. 후계자 부재 등으로 매각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 매물에 관심을 갖는 잠재 매수자 기반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동종업체가 인수해 사업을 키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한 선박윤활유 등 화학제품 제조·무역 기업은 연 매출 30억~50억원대의 산업용 특수윤활유 제조 기업을 인수해 제품군 확장에 성공했다. 매각 기업은 위험물 제조 허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고 해외 공급망까지 뚫었지만, 대표가 60대 후반으로 곧 은퇴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회사를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폐업 위기에 처했다. 금형·프레스·사출 제조 기업으로 대기업 1차 협력업체인 A기업은 지난해 1월 연 매출 200억~300억원대의 스테인리스 가공 부품 제조업체를 사들였다. 신규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매물을 찾던 중 1세대 창업자인 60대 대표가 은퇴를 앞두며 니즈가 맞아 거래가 성사됐다. 김지수 브릿지코드 상무는 "그간 우리나라 M&A 시장에서 중소기업은 사실상 검토되지 않는 영역이었다"며 "자문사들도 많이 생기고 시장이 점차 커지며 사업 확대를 위해 승계형 매물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세제지원에 금융권도 가세 정부도 가족승계 중심이던 가업승계 정책을 M&A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친족 후계자가 없는 중소·중견기업을 제3자가 인수해 사업을 이어갈 경우 매도자의 양도소득세를 20% 깎아주고, 인수기업에는 5년간 소득·법인세를 10% 감면하는 '제3자 사업승계' 세제지원안이 새로 담겼다. 기존의 가족 내 상속·증여 방식만으로는 경영자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M&A 등 제3자가 기업을 이어가는 경우에도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승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폐업하는 대신 승계의 문을 '혈연 밖'으로까지 열어 기술력과 숙련 인력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문턱을 크게 올린 점도 가업승계 정책이 M&A로 중심축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최대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되, 피상속인 경영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30년으로 늘리고,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혜택 규모는 확대했지만 경영 기간과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해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한 문턱은 오히려 높였다. 금융권도 승계 M&A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뛰어들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5년간 생산적 기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3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보증기관 연계, 투자은행(IB)을 활용한 M&A 투자 지원, 여신, 펀드 등 기업 승계 과정 전반에 걸쳐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IBK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도 지난 7월 IBK금융그룹 기업승계펀드에 1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기로 결정했다.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베이비붐 1세대 경영인들의) 은퇴 시점과 맞물리면서 M&A 시장에 기업을 팔고자 하는 수요와 실제 매물들이 많이 있다"며 "가업상속공제 개편으로 인한 M&A 수요도 내년부터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매각 내몰린 中企… 5곳 중 1곳 "승계 못해 판다"

중소기업 5곳 중 1곳이 후계자 부재와 대표 고령화 등 승계 문제로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전통적인 가업승계 대신 제3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인수합병(M&A)이 늘어나며 중소기업 승계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산업화를 이끌어 온 창업주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승계 목적의 M&A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중소기업 M&A 전문 자문사 브릿지코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3월부터 올해 9월 20일까지 기업을 매각한 중소기업 1238곳 가운데 후계자 부재와 대표 고령화·은퇴, 상속세 등 승계 관련 문제로 매각한 비율이 18%에 달했다. 기업을 제3자에게 넘긴 5곳 중 1곳은 대표가 더 이상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녀 승계마저 쉽지 않아 매각을 택한 셈이다. 특히 산업 기반의 근간인 제조업은 승계를 이유로 넘긴 비중이 다른 업종보다 더욱 높았다. 올해 기준으로 제조기업의 승계 관련 매각 비율은 26%로 그 밖의 업종(14%) 대비 2배 수준이었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상당수 기업이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하면서 중소기업의 승계가 M&A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소기업 CEO 3명 중 1명은 60세 이상(33%)이다. 40세 미만 CEO는 겨우 5%에 그친다. 고령화 속도가 지금 추세를 이어간다면 오는 2030년에는 전체 중소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CEO가 60세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퇴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후계자가 없어 향후 기업 매각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업력 10년 이상의 중소기업 대표·임원 600명 중 28%는 '자녀 승계 계획이 없거나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해 명확한 승계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을 경우 매각을 검토하는 비중은 21%로 나타났다. 승계난을 겪으며 M&A 시장에 나오는 중소기업 매물도 증가할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승계 문제로 매각에 나서는 중소기업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추정대로라면 오는 2034년에는 31만개로 늘어난다. 전체 중소기업(약 830만개)의 4%가량이 승계 이슈로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지금도 CEO들은 기업을 넘기기 위해 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브릿지코드에 따르면 올해 월평균 매각 문의는 141건으로, 2024년 67건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났다. 한 달에만 100곳이 넘는 중소기업이 매각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셈이다. 박상민 브릿지코드 대표는 "후계자 부재와 대표의 고령·은퇴·건강 이슈로 기업 매각을 고민하는 중소기업 CEO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산업화 세대의 은퇴가 실제 M&A 수요로 전환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서학개미 장바구니 달라졌다...주식 대신 채권 담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두 달 연속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9월 순매수액은 7월의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약해진 점이 매수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0억128만달러(약 1조3653억원)로 집계됐다. 7월 46억4241만달러에서 8월 19억6234만달러로 57.7%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전월 대비 49.0% 줄었다. 7월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78.4% 감소했다. 채권금리 5% 넘자 매수세 이동 지난달에는 미국 채권 순매수 규모가 주식을 웃돌았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순매수 결제액은 13억6263만달러로, 주식보다 3억6135만달러 많았다. 채권 순매수도 전월 대비 25.2% 감소했지만 주식의 감소 폭보다는 작았다. 매수세가 약해진 배경으로는 높은 국채금리가 주식 투자에 주는 부담이 꼽힌다. 국채금리가 높아질수록 주가 변동 위험을 감수하며 주식을 추가 매수할 유인은 줄어든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높여 주가에 부담을 준다. "AI가 완충 가능…주식 매력 여전"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웃돌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주가 대비 예상 이익 수준을 나타내는 이익수익률과의 격차도 좁혀졌다.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을 뒷받침하던 금리 차이가 축소된 것이다. 다만 높은 금리가 미국 주식 전반의 투자 매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이익 성장이 금리 부담을 완충할 수 있는 만큼 실적과 주가 수준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적발해도 처벌 못하는 농업법인... 농지전수조사 ‘사각지대’ 없앤다

농업법인의 불법 농지 이용이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부동산업을 벌인 농업법인을 적발해도 정작 행정처분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 재량에 달렸기 때문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법인(농업회사·영농조합)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농어업경영체법상 농업법인 사업범위 위반은 272건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 금지' 조항 위반이 27건이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조항이 생긴 후 2022년부터 4년간 누적 위반은 279건이다. 농업법인이 정해진 사업 이외의 행위를 할 경우 해산명령 처분 대상이다. 지자체장이 법원에 해산청구하면 법원이 심리 후 해산명령을 내린다. 문제는 농식품부가 실태조사로 위법 사실을 파악하더라도 직접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농어업경영체법상 지자체장(시장·군수·구청장)이 법원에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청구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아니라 재량 규정이다. 지자체가 업무 과중이나 자체 판단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적발된 투기 법인이 그대로 유지된다. 지자체의 행정처분 이행 여부를 중앙부처가 파악할 법적 근거조차 부재한 형편이다. 농지 소유주 중 농업법인은 전체의 약 0.2%(1만1540개소) 수준이지만 법인 명의를 악용한 기획부동산 투기 행위는 농지 생태계를 흔드는 주범으로 지적돼왔다. 농업법인을 설립해 개발예정지 인근 농지를 싸게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식이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지전수조사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를 투기로 간주해 해당 농지에 처분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올해 5월 국회를 통과한 농지법 개정안의 메커니즘을 본떠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기존 지자체 재량이던 해산 청구를 '의무 규정'으로 전환하고, 장관이 직접 법원에 해산청구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할 방침이다. 앞서 농지법 개정안 역시 기존 지자체 재량이었던 농지 처분명령을 의무 규정으로 전환하고 농식품부 장관이 직접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문대림 의원은 법 개정을 위한 법률 검토 의뢰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문 의원은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악용한 농업법인을 적발하고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전수조사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농지 투기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농사를 짓는 농민과 농업법인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대상과 요건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용준 농업전문기자

5년 내 3회 이상 반복수급자 11만명에 지급액 5998억

실업급여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아 온 실업급여 반복·부정수급이 올해에도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정부가 노무제공자 고용보험 적용 확대를 추진 중인 만큼 향후 전체 수급자 및 반복수급 건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을 중심으로 실업급여 반복·부정수급을 개선하려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면서도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복수급자 11만명, "구조적 원인" 5일 고용노동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년 내 세 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반복수급자는 지난해 11만3000명로 나타났다. 총 지급액은 5997억5400만원에 달한다. 올해는 7월까지 7만7000여명이 실업급여를 세 차례 이상 지급받았다. 다섯 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인원은 지난해 1만5000명가량이었고, 이들에 대한 총 지급액은 610억8600만원에 이른다. 같은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은 인원 역시 2023년부터 매년 6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반복수급자가 해마다 증가하거나 수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실업급여 제도는 부정수급에 대해선 처벌하지만 반복수급에 대해선 별도 제한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반복수급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이유를 불안정한 고용구조에서 찾고 있다. 노동부는 설명자료에서 "반복수급은 고용안정성이 낮은 임시직 비중이 높은 우리 노동시장 구조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실업급여 제도 개편 및 고용서비스 강화와 함께 불가피한 반복수급을 유발하는 노동시장 구조적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소득 기반 고용보험 적용, 구직급여 수급 요건 완화를 추진하는 만큼 지급대상자 규모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복수급 페널티 등 논의될까 실업급여의 반복·부정수급은 해묵은 '골치덩이'다. 실업급여 제도는 고용이 불안정한 비자발적 이직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소득수준이나 취업의지와 별개로 해당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퍼지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22대 국회 들어서도 실업급여 반복수급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발의됐다. 실업급여 지급대상자로 인정되기 위한 피보험기간 단위를 현행 180일에서 12개월로 연장하거나 최근 5년간 3회 이상 반복수급자에 대해선 지급액을 60% 내에서 감액하는 방안 등이다. 이 같은 방안들은 과거 정부에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 바 있으니 진전되지 못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정 계절에만 노동이 가능한 계절노동자 등은 산업의 특성에 따라 실업급여 반복적으로 수급받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며 "사중손실, 부정수급에 대한 점검과 방지를 강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수급자에 대한 문제의식도 마찬가지"라며 "한 부분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치부하다 보면 피해를 보는 수급자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용보험 납부자 간 형평성 문제 등을 막기 위해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취업환경이나 외국인 근로 등 고용환경이 과거와는 다르고, 구조적으로도 변하고 있다"며 "형식적 구직자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복수급과 같은 문제에 대해선 대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기아 '타스만' 생업용 고객 외면... 판매 반토막에 생산 물량 줄인다

기아가 브랜드 첫 픽업트럭 '타스만'의 생산 물량을 축소한다. 출시 초기 신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동시에 고전하면서다. 특히 주력 수요층인 생업용 고객들에게 외면 당하면서 판매량이 1년 만에 반토막났다. ▶관련기사 14면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타스만에 들어가는 후륜 8단 변속기를 생산하는 서산1공장의 시간당 생산 대수(UPH) 협의 규모를 조율하는 등 지난달 말 물량 축소 방안을 검토했다. 타스만 판매 부진에 따라 기아가 생산량을 조정하면서, 그 여파가 부품 계열사 생산라인까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타스만의 지난 8월 국내 판매량은 378대로 전년 동월(887대) 대비 57.4% 감소했다. 같은 달 해외 판매량은 704대로 전년 동월(2628대)보다 73.2% 급감했다. 9월 국내 판매도 404대에 그쳐 전년 동월(777대) 대비 48.0% 줄었다. 타스만은 지난해 3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뒤 4~7월 월 1200~1300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월 300~400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5월에는 250대까지 떨어졌다. 해외 판매 역시 지난해 7월 3412대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는 월 400~9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국내 1만2157대(9월 기준), 해외 2만1158대(8월 기준)다. 특히 핵심 시장인 호주에서도 성적이 부진하다. 기아는 호주에서 연간 2만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으나 호주·뉴질랜드 누적 판매는 8500여대에 그쳤다. 현지 플릿 시장(법인 차량)에 기존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어 진입장벽을 뚫지 못한 영향이다. 데미안 메러디스 기아 호주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현지 매체 드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레저 수요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플릿과 농촌 지역 시장에서는 부진했다"며 "타스만 판매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이 시장들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픽업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졌다. KGM과 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픽업 내수 판매에서 37.0%를 차지했던 타스만의 비중은 올해 1~9월 17.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KGM 무쏘와 무쏘 EV의 비중은 82.4%에 달했다. 업계는 픽업트럭의 주력 수요층인 생업 고객을 잡지 못한 것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타스만은 레저용 픽업 시장을 어느 정도 공략했지만, 픽업의 본질적인 고객인 생업·플릿 시장에서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주지 못했다"며 "픽업은 단순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재함을 붙인 차가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고객이 많은 차인 만큼, 타스만이 이 고객을 얼마나 다시 잡느냐가 반등의 열쇠"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쿠팡 현장조사 거부·수천억 담합 과징금… 공정위 국감에 '주목' [국정감사 핫이슈]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현장조사의 실효성과 제재의 적정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쿠팡의 현장조사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이 벌어진 데 이어 한화 역시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면서 현장조사의 범위와 절차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여기에 올해 공정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 사건과 배달앱 사건, 가맹사업법 시행령 등도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5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오는 12일 공정위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올해 국감 최대 이슈는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다.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체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은 사전통지가 없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법원에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재항고했다. 쿠팡의 조사 거부를 계기로 국감에서는 공정위의 현장조사 범위와 절차, 사전통지 여부 등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한화 역시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와 강압적 요구가 있었다며 자료 제출 명령에 따르지 않은 만큼 기업의 조사·자료 제출 불응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권한과 대응이 함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정무위는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대규모 담합 사건을 놓고는 제재의 적정성도 따져볼 예정이다. 올해 공정위는 전분·전분당 7476억원, 밀가루 6710억원, 설탕 3960억원 등 담합 사건에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또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이후 20년 만에 제지업체에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과징금을 부과받은 업체들이 잇따라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제재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국감에서는 공정위의 제재 수준과 기업들의 처분 불복 문제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리니언시 제도의 실효성도 질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배달앱 사건도 주요 쟁점이다. 공정위는 앞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했으며, 현재 본안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감에서는 동의의결 기각의 적정성과 배달앱 수수료·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거래조건 등을 따질 전망이다. 정무위는 김용석 우아한형제들(배민)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가맹사업법 시행령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시행령안은 전체 가맹점주의 10%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점주단체에 공적 대표성을 인정하는 한편 가입자 30명 미만인 단체는 등록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감에서는 이 같은 기준이 점주단체의 협상력을 충분히 보장하는지, 소규모 가맹본부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김찬미 기자

인뱅업계 중소기업 대출 늘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3%대 금리를 앞세워 기업금융 시장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인뱅의 대면업무를 일부 허용하면서 개인사업자 중심의 기업금융을 중소법인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5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 6~8월에 신규 취급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카카오뱅크가 연 3.48%, 케이뱅크가 연 3.90%로 나타났다. 5대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의 평균금리(연 4.20~4.51%)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에서도 두 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3%대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연 3.85%, 카카오뱅크는 연 3.91%로 5대 시중은행의 평균금리(3.96~4.24%) 보다 낮았다. 다만 토스뱅크의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70%로 시중은행 대비 높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에서 금리 경쟁력을 보이는 가운데 인뱅들은 중소법인으로 기업금융 영역을 넓히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인뱅 3사는 하반기 들어 법인여신 상품 기획과 심사 정책, 시스템 개발 등을 담당할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의 기업여신 경험을 활용해 상품 개발과 심사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내년을 목표로 중소법인 대상 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어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중소법인 여신 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착수했다. 인뱅들은 기존 개인사업자 대출과 구별되는 법인여신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사업성,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심사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인뱅 관계자는 "중소법인 여신은 인뱅이 새롭게 진출하는 분야인 만큼 기존 금융권에서 경험을 쌓은 경력 인력을 통해 상품 개발과 심사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기반도 정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인터넷은행의 불가피한 대면업무 범위를 명시하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지난 7월 발표한 대면업무 범위 조정 방안의 후속 조치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의 원본 확인과 자금사용 적정성, 담보물 현황·가치 확인 등의 예외 사유를 구체화했다. 기업여신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현장 확인과 사후관리의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취지다. 인뱅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고정비용이 낮아 가계여신뿐 아니라 기업여신에서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기업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올 채무조정 재신청자 2만7864명... "버티면 된다" 포용금융 악용 우려

올들어 한 차례 채무조정을 받고도 다시 신청한 취약차주가 3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으로 채무조정을 받은 뒤 상환 약정을 지키지 못하거나 새로 빚을 내는 등 채무조정이 반복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취약계층의 채무 감면 등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포용금융'을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채무조정 재신청자는 2만786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3만3718명)의 82.6%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복위 채무조정은 4차례 이상 변제금을 내지 않는 등 약정이 실효된 경우 3개월이 지나면 재신청할 수 있다. 기존 채무를 모두 갚은 뒤 다시 채무가 발생해도 재신청이 가능하다. 고령층의 경우 올해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재신청 규모에 근접했다. 8월 기준 60대 이상 재신청자가 4745명으로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 수인 5099명의 93.1%에 달했다. 40~50대는 1만5750명으로 지난해의 82.6%다. 20·30대의 재신청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대 이하와 30대 재신청자는 2022년 7253명에서 지난해 9540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도 7369명이 다시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전체 채무조정 신청자는 2022년 13만8202명, 2023년 18만4867명, 2024년 19만5032명, 2025년 20만9060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채무조정 확정 인원도 2022년 12만1095명에서 지난해 18만9062명으로 증가했다. 채무조정 재신청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취약차주의 경제적 자립을 뒷받침할 포용금융 정책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금융당국의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금융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도입과 건전성 규제 합리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포용금융 정책의 일환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국은 소분과별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건전성 부담에 후순위채 안 찍는 보험사들

내년 기본자본 건전성 규제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이던 후순위채가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비율' 상향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찍거나 유상증자·배당 축소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보험사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후순위채를 발행한 보험사는 지난 3월 31일 흥국화재(1000억원)뿐이다. 아직 10월이지만 지난해 발행 건수(16건)의 6.3%, 발행액(5조2000억원) 기준으론 2%가 채 되지 않는다. 2024년(22건·6조6250억원)과 비교하면 더 미미하다. 후순위채와 함께 자본성증권으로 묶이는 신종자본증권 사정도 마찬가지다. 2024년 2조300억원에서 이듬해 1조667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1조6320억원이 그쳤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K-ICS비율'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들어온 K-ICS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중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K-ICS비율이 130%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를 함께 본다. 가용자본은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역량이 제한적인 '보완자본'으로 나뉘는데, 전자만 따로 떼서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이 50% 미만이면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후순위채는 대개 보완자본으로 분류되고, 신종자본증권도 △즉각적 손실흡수 △중도 상환 제한 △변제 후순위성 등의 요건을 맞춰야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기존 K-ICS비율 관리를 위한 방식은 효용성이 없어지는 셈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기본자본이 되려면 배당이나 이자도 제약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도 이자 지급이 제한되면 투자 유인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상쇄할 만한 고금리를 제시해야 하는데 결국 조달비용 증가"라고 말했다. 기본자본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기본자본 K-ICS비율 50% 미만 보험사는 총 9곳(생보 6곳, 손보 3곳)이다. 결국 보험사에 주어진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일단은 대주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다. 신주를 발행해 배정하고 대가로 자금 수혈을 받는 방식이다. 다만 이는 지분율 하향, 주가 하락 등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힌다. 아니면 본업을 잘 해 순이익을 확대하고, 이를 쌓아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이 역시 배당 축소에 따른 주주 저항을 감당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K-ICS비율은 금융당국이 원하는 '숫자 맞추기'"라며 "결국 보험료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고, 요양병원 설립 같은 미래 자산 투자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을 줄이는 방법도 있긴 한다. 요구자본은 보험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따라 정해지는데, 대체로 주식·대체투자 등 위험자산을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변경하면 낮출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부동산 등 현금화 어려운 자산 투자는 접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5개월 만에 예대금리차 확대… 은행 실적 개선 효과 미지수

5대 시중은행의 8월 가계 예대금리차가 5개월 만에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대출 확대에 제약이 있는 데다 최근 대출 잔액도 감소해 금리차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8월 신규취급액 기준(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456%p로 집계됐다. 은행별 공시 수치를 단순평균한 것으로, 전월보다 0.158%p 확대됐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 3월 1.512%p를 기록한 이후 축소·보합 흐름을 보이다가 8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은 대출금리가 오른 반면, 수신금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 금리는 7월 평균 연 4.454%에서 8월 4.608%로 0.15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156%에서 3.152%로 0.004%p 낮아졌다. 대출과 수신의 금리차 확대는 은행 이자이익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상반기 5대 은행 실적에서도 이자비용 감소가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은행계정 순이자이익은 총 21조21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7815억원(9.2%)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대출과 유가증권 등에서 받은 이자수익에서 예금과 차입금 등에 지급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이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44조8161억원에서 44조4940억원으로 3221억원 줄었다. 반면 이자비용은 25조3812억원에서 23조2776억원으로 2조1036억원 감소했다. 들어오는 이자보다 지급하는 이자가 더 크게 줄면서 순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이자수익 자산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5대 은행의 상반기 공시상 명목 NIM은 단순평균 1.642%로 전년 동기 1.582%보다 0.060%p 높아졌다. 다만 가계 예대금리차 확대가 이 같은 이익 증가세에 얼마나 힘을 보탤지는 불확실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아래에서는 금리차가 벌어져도 은행들이 대출을 늘려 이자수익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9월 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834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2852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의 감소다. 향후 가계대출 부문의 이자이익은 금리차 확대가 대출 잔액 감소와 조달비용 상승 부담을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차 개선 효과와 대출 규모 변화가 함께 작용하는 만큼 예대금리차만으로 이자이익 증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탄소저감 설비 융자신청에 매크로 동원 포착

중소·중견기업 온실가스 저감 설비 설치를 지원하는 1300억원 규모 정책 융자가 접수 시작 32분 만에 마감됐다. 한 인터넷주소(IP)에서 무려 128건 신청이 이뤄지는 등 대행업체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5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고한 내용을 보면 지난 3월 17일 중소·중견기업에 온실가스 저감 설비 설치비를 저리로 빌려주는 '미래 환경산업 육성 융자' 신청 접수가 시작한 지 32분 만에 마감됐다. 기술원은 이번에 1300억원 규모 융자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819억원을 연 2.01%(온실가스 예상 감축률 5.39% 이상시 1%p 추가 인하) 금리로 융자해줄 계획이었다. 신청 접수가 마감된 직후 신청을 대행하는 컨설팅 업체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기술원이 신청서를 제출한 IP 주소들을 분석한 결과 한 IP에서 128건을 신청한 사례가 확인됐다. 37건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한 IP에서 2건 이상 융자를 신청한 사례는 총 183건, 신청 규모는 911억원으로 접수한도의 70%에 달했다. 기술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해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같은 IP 신청 건에 대한 처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용우 의원은 "경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준 기자

케이뱅크 '업비트와 동행'… 실명계좌 제휴 1년 연장

케이뱅크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를 1년 더 연장한다. 양사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협력 관계를 6년 넘게 이어가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2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 계약 연장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만료 예정이었던 제휴 계약은 내년 10월 5일까지 연장된다. 케이뱅크는 "두나무와 기존 제휴계약의 연장에 합의했다"며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두나무에 대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관련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두나무와의 제휴를 통해 업비트 원화거래 지원을 위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상자산 이용자 예치금의 예치·보관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들은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 제휴 은행에서 실명 확인 입출금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번 계약은 계약당사자의 별도 해지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한편,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신잔액은 2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업비트와 연계된 디지털자산 예치금은 3조7350억원으로 전체 수신에서 14.0%를 차지한다. 이현정 기자

사우디 원유 수입비중 30% 깨졌다

국내 최대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도입 비중이 5년 만에 처음 30% 아래로 내려갔다. 5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국내 국가별 원유 도입 비중(누적 기준)은 사우디가 29.90%로 1위를 기록했다. 전월(30.91%)과 비교하면 1.01%p 낮은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사우디산 원유 도입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지난 2021년(29.3%)이 마지막이다. 그 해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중동 정세 불안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쳐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진 시기였다. 대륙별로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61.8%로, 1986년 60.5%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연간 누적으로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가장 낮은 시기는 1985년 57.0%, 2021년 59.8%, 1986년 60.5%, 1987년 64.1% 순이다. 이 같은 감소세가 계속될 경우 1986년을 넘어 역대 3번째 또는 더 낮은 순위에 그칠 수도 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 움직임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원유 설비가 공격을 받으면서 원유 공급과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홍해 우회로로 수출을 이어왔으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위협하고, 동서 송유관마저 공격을 받으면서 수출물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국산을 중심으로 한 미주산이 중동산 원유의 감소분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 미국산 원유 도입 비중은 올해 1~4월 20.7%로 연간 누적 기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고, 8월(20.12%)에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은 26.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미주산 다음으로는 아시아산(5.9%), 아프리카산(5.6%)이 지난해 각각 5.0%, 2.2%에 비해 비중이 높아졌다. [email protected]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