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 우리 '반반' 할래?

더치페이, 우리 '반반' 할래?

끊임없는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 논란, 더치페이 문화 유래와 확산

더치페이 뜻과 유래

"더치페이 할게요!" 이제는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표현인 '더치페이', 무슨 뜻일까요? 더치(Dutch)는 영어로 '네덜란드의 사람, 언어와 문화 등'을 뜻합니다. 그럼 '더치'에 '페이'가 붙었으니 삼성 페이나 애플 페이처럼 결제 수단의 한 종류라고 예측해 볼 수 있겠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죠. '페이' 부분은 '더치-하다(go Dutch)'라는 표현이 국내에 정착하던 중 추가된 것으로, '더치페이'는 엄밀히 말해 한국식 영어, 콩글리시에 가깝습니다.

Zaanse Schans, Netherland © unsplash.com / Aswathy N
Zaanse Schans, Netherland © unsplash.com / Aswathy N

의미가 쉽게 연상되지 않지만, '더치페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치를 때 개인의 몫을 각자 계산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식당에 방문할 때, 본인의 몫으로 주문해 식사한 요리 메뉴의 가격만을 각자 지불한다면 '더치페이', 혹은 '더치-한다'고 할 수 있겠죠. 최근에는 전체 청구금액을 1/n로 나누어 지불하는 등의 갹출, 일명 'N빵' 등 도 더치페이로 표현되고는 합니다.

그렇다면 네덜란드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행동 양식에 왜 '더치'가 붙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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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하다'라는 표현의 유래에는 많은 가설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기원은 음식 대접 문화를 뜻하는 네덜란드 단어 '더치 트릿(Dutch Treat)'입니다. 본래 '더치 트릿'은 영어 단어 'Treat(대접하다)'에서 유추할 수 있 듯, 특별한 사람들에게 한 끼 음식을 대접하는 네덜란드의 문화를 뜻했습니다.

Party, Treat, Celebration © unsplash.com / Al Elmes
Party, Treat, Celebration © unsplash.com / Al Elmes

그러나 17세기, 해상 무역 주도권과 식민 지배 확장을 두고 네덜란드와 경쟁하던 영국인들은 갈등이 깊어지자 '더치'를 네덜란드 사람을 비하하고 배척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네덜란드의 더치 트릿 문화도 '네덜란드인들은 남에게 베푸는 것에 인색하다'는 부정적 의미를 담아 '계산서를 나누는 행위(split the bill)'로 왜곡되죠. 본인의 몫만 계산하는 행동이 당시에는 신사답지 못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원과는 정반대의 의미로 영어권 국가에서 사용되던 '더치-하다'는 표현은 비교적 최근 국내에도 유입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자리 잡아 온 '선후배서열' '한턱내기' 문화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씩 피어날 때마다 '더치페이'는 합리적인 대안이 되어 그 틈을 파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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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 문화의 확산, 왜?

지난 2017년 국내의 한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더치페이 관련 설문 조사에서 '더치페이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에 달했습니다. 더치페이를 하는 이유로는 '서로에게 부담 없는 모임 지속'이 62.2%로 1위를, '더치페이가 당연해서(52.5%)' '모임 비용을 줄이려고(20.8%)'가 다음 순위를 차지했죠.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과 대학생 그룹 모두 92% 이상이 더치페이 문화가 앞으로도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오늘날 더치페이는 두 명 이상이 함께 비용을 지불하는 일반적인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학교나 회사 인근 식당에서는 "각자 계산해드릴까요?"라는 물음이 더는 어색하지 않습니다. 메뉴를 공유하는 문화로 인해 각자의 몫을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죠. 최근에는 자신이 지급해야 하는 몫이 얼마인지 일일이 계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체 금액을 인원수대로 나누는 'N빵'이나 한 차례씩 번갈아 가면서 계산하는 방식도 더치페이의 개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Splitting the bill, Going Dutch © unsplash.com / Sasun Bughdaryan
Splitting the bill, Going Dutch © unsplash.com / Sasun Bughdaryan

이렇듯 더치페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식의 반대편에는 더치페이로 인해 서운함과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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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급격하게 확산된 더치페이, 그리고 논란. 원인을 분석하는 많은 이들은 '성별 간 사회, 경제적 지위 격차 완화'를 그 키워드로 꼽습니다.

과거 상대적 약자로 생각되던 여성들의 경제 활동 및 소득 증가에 따라 데이트 비용을 남성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사고가 이제는 시대착오적이라고 여겨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집과 혼수를 반반씩 부담하는 트렌드 등도 더치페이 문화의 일부로 '남녀평등'이 일부 실현되어감을 설명한다고 언급합니다. 일방적인 비용 분담으로 인해 주어지던 주도권, 그리고 서열이 사라져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이죠.

더치페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성별 간 사회, 경제적 지위 격차 완화' © 연합뉴스
더치페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성별 간 사회, 경제적 지위 격차 완화' © 연합뉴스

청년세대의 빈곤과 효율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더치페이 문화 확산을 이끌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소득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에게 부담을 주기보다 각자의 몫을 계산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실용적이라는 사고를 바탕으로 더치페이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레디온'에서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10대와 20대 응답자 절반 이상은 '각자 소비한 것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더치페이 원인으로 꼽았지만 20% 이상은 '경제적인 부담'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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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 논란

2022년, '한국리서치'에서 진행한 기획조사에서 음식값은 '성별' '연령' '서열과 직급'과 무관하게 각자 혹은 비슷하게 지불(더치페이)해야 한다는 응답이 모두 과반을 넘어섰습니다. '경제력'과 관련해서는 '더 나은 사람이 더 계산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52%로 가장 높았지만, '더치페이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도 46%로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더치페이 경험에서 상대방과의 관계를 특정하는 경우, 빈도수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친구' 및 '직장동료'와 더치페이를 '자주' 혹은 '가끔' 한다는 답변은 각각 전체 응답자의 82%와 72%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애인(37%)' '가족(24%)' '친척(24%)'은 모두 과반 이하를 기록했습니다. 더치페이 빈도수가 전반적으로 높은 2030 젊은 연령층에서도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더치페이 관련 포스팅 갈무리 © 뉴시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더치페이 관련 포스팅 갈무리 © 뉴시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성 친구 간 더치페이 경험과 갈등에 대한 의견이 공유되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데이트 비용을 더치페이하자고 제안하거나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기를 희망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사례가 다수입니다. 외국인 패널이 등장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데이트 비용 분담과 관련, "남성이 더 부담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장면은 더치페이를 희망하는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글의 자료로 남용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글은 비록 무기명이긴 하지만 1,800개 이상의 추천이 달리며 반대 250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더치페이 #더치페이소개팅 #더치페이논란

더치페이 문화가 특별히 국내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한 해외 커뮤니티에 올라온 첫 데이트 비용을 더치페이해도 괜찮은 지'에 대한 질문에도 "초대한 사람이 내는 것이 예의" "서로의 재정 상황이 공유되지 않은 관계에서는 더치페이가 합리적" "오히려 본인의 재정 상황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기회" 등 답변의 의견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2022년 11월, 한 유명 외신은 "누가 첫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하는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사례와 인터뷰 조사 결과를 소개한 이 기사는 "데이트 계획을 함께 세우며 충분한 의사소통을 나눈다면 누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암묵적인 기대를 피할 수 있다"는 한 응답자의 제안도 소개했습니다. 데이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오늘날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트더치페이 #외국더치페이 #해외더치페이

온라인 성별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 논란. 견해의 차이를 극복하는 현실적인 방안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더치페이는 서로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만남의 빈도와 만족감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빠르게 확산했지만, 진행 중인 논쟁에 더 이상 '나눔'과 '배려'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더치페이가 당연하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 모두 생각이 지나치게 치우친다면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고 교감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리를 잃어가는 듯합니다.

Sharing Love with others © unsplash.com / Kelly Sikkema
Sharing Love with others © unsplash.com / Kelly Sikkema

사전적 의미의 더치페이 방식을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비용 분담의 비율이나 빈도수도 합의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죠.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한 순간입니다. 소중한 순간들을 계산과 갈등에만 소모하는 건 효율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으니까요.
#더치페이 #n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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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쉬운 우리말]③ ‘더치페이’ 말고 ‘각자내기’ 합시다

[반갑다! 쉬운 우리말]③ ‘더치페이’ 말고 ‘각자내기’ 합시다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 더치페이 → 각자내기 ‘더치페이(Dutch pay)’는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더치(Dutch)란 ‘네덜란드의’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트리트(treat)는 ‘한턱내기’ 또는 ‘대접’을 뜻합니다. 더치 트리트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네덜란드인의 관습이었습니다. 1602년 네덜란드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경영과 무역 등을 위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세우고 영국과의 식민지 경쟁에 나섭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 3차례에 걸친 영국-네덜란드전쟁을 계기로 네덜란드의 제해권(制海權)은 점차 영국으로 넘어갔고, 이러한 가운데 영국인들의 일에 네덜란드인들이 간섭하게 되어 네덜란드와 영국 두 나라는 서로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인(Dutchman)을 탓하기 시작하면서 ‘더치(Dutch)’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영국인들은 그들의 오랜 관습이었던 ‘더치 트리트’에 대해서도 ‘대접하다’라는 의미의 ‘트리트(treat)’를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pay)’로 바꾸어 함께 식사를 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하는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해 네덜란드인들을 인색한 사람들이라 조롱했습니다. ‘더치 페이’는 이후 각자 비용을 부담하는 계산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굳어졌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더치페이’를 ‘각자내기’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 승차 진료소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자동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 주차장의 티켓 판매소, 책방, 레스토랑, 금융 기관 따위가 있다’라고 나옵니다. 코로나19가 퍼진 후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가 등장하면서 ‘드라이브 스루’라는 용어가 더 알려지게 됐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기 위해 차에 탄 채 안전하게 문진·검진·검체 채취·차량 소독을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말합니다. 의심환자가 차를 타고 일방통행 동선에 따라 이동하면 의료진이 ‘의심환자 확인 및 문진-진료(검체 채취 등)-안내문 배포’ 순서로 검사를 진행한 뒤 소독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올해 2월부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시행하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드라이브 스루’의 순화어를 ‘승차 구매’로 정해 놓았습니다. ◇ 롤모델 → 본보기 ‘롤모델(role model)’을 영어사전에 찾아보면 ‘역할 모델, (존경하며 본받고 싶도록) 모범이 되는 사람’이라고 나옵니다. TV를 시청하다 보면 젊은 연예인들이 “제 롤모델은 누구입니다”라고 말하는 걸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시청자 중에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초등학생이나 어르신들은 무슨 소린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다듬은 말'에서 ‘롤모델’을 검색하면 ‘본보기(상)’라는 순 우리말이 나옵니다.

[여의나루] 김영란법과 더치페이

[여의나루] 김영란법과 더치페이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나고 있다. 기껏해야 총 24개 조문에 불과한 법률치고는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아직도 법의 적용에 있어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도 있고, 지금까지의 관행들에 대해 법의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지난 국정감사장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드리는 카네이션도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권익위의 유권해석에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여하튼 법 위반 여부의 모호성과 관계당국의 처리지침 정리에는 앞으로도 상당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일테면 최종 법 위반을 사법당국에서 판정해 이를 기초로 한 판례나 사례 집적이 충분히 이뤄져야 사회적으로 양해가 되는 관례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일단 몸조심하자는 기류가 주류인 듯하다. 그리고 당초 법 시행의 부작용으로 지적됐던 현상도 일부는 현실화되고 있는 듯하다. 바로 내수경기 위축이 그렇다. 구체적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법 시행 이후 고급 외식업계의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골프장의 주말 부킹이 현저히 줄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또한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서도 눈에 띄게 화환 숫자가 줄었다. 소상공인의 한숨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에 반해 김영란법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인 생각들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입법취지인 부정청탁 금지나 금품수수 방지 등의 효과는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는 것도 아닐 뿐 아니라 법 시행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체감하지 못할 뿐 긍정적 변화는 있다고 믿는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저녁 약속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어찌 보면 가정생활 면에서나 사회적으로나 건전한 발전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더치페이 문화 확산도 그렇다. 본래 더치페이의 출발이 네덜란드식 계산법이었다고 하듯이 아직은 인간적이지 않고 계산적인 것 같아 함께 자리한 사람에게 미안함마저 생기곤 한다.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각자 계산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걸 보면 낯설긴 하지만 투명하고 청렴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필자처럼 연장자나 선배라는 이유로 혼자 계산을 해왔던 입장에선 부끄럽지만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제 필자에게도 더치페이가 부끄럽지 않도록 빠른 문화 확산을 고대해 본다. 김영란법의 시행에 즈음해서 강연에서 들은 얘기가 있다. 이 법의 취지가 명칭에서 주는 규제 또는 방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공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한 말이다. 맞는 말일 게다.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체면 탓에 너무도 타성화돼버린 청탁문화가 어쩌면 당연시됐던 게 우리의 현실이었지만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낯설지만 싫지만은 않은 문화가 익숙해질 때가 되면 우리 곁에 더 이상 청탁문화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4만달러 소득의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국가가 부정부패가 극심하다는 꼬리표(2014년 부패지수 175개국 중 43위, OECD 34개국 중 27위)로 국격에 발목이 잡혀서야 되겠는가. 다소간 불편하고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이 법 제정을 계기로 깨끗하고 투명한, 그리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정의동 전 예탁결제원 사장

더치페이 유래, 네덜란드-영국 사이가 만든 합성어...부정적 의미 된 이유는?

더치페이 유래, 네덜란드-영국 사이가 만든 합성어...부정적 의미 된 이유는?

▲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더치페이 유래 더치페이 유래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다. 더치페이는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한 말로, '네덜란드의'를 의미하는 더치(Dutch)와 '한턱내기' 또는 '대접'을 뜻하는 트리트(treat)의 합성어다. 즉, 더치 트리트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네덜란드인의 관습이었다. 지난 1602년 네덜란드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경영과 무역에 나섰으나 17세기 후반 영국-네덜란드 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하자 네덜란드의 제해권(制海權)은 영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후 네덜란드와 영국 두 나라 사이에 갈등이 이어졌고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인(Dutchman)을 탓하기 시작하면서 '더치(Dutch)'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영국인들은 '대접하다'라는 의미의 '트리트(treat)' 대신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pay)'로 바꾸어 사용하였고 결국 '더치 페이'라는 말은 함께 식사를 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한 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온라인편집부 [email protected]

직장인+대학생 86% '식사, 모임 후 더치페이 한다'

직장인+대학생 86% '식사, 모임 후 더치페이 한다'

직장인과 대학생 10명중 8명은 식사, 모임 후 각자내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과 함께 최근 직장인과 대학생 1307명을 대상으로 '각자내기'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직장인과 대학생 86.3%는 식사, 모임 후 각자내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대학생 91.9%가 직장인 80.8%가 각자내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각자내기를 하는 이유로는(*복수응답), '서로 부담 없이 식사, 모임 등을 지속하기 위해서(76.2%)', '각자내기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서(39.4%)', '식사나 모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17.6%)'라는 답변이 공통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각자내기를 보는 시각 역시 '자연스럽다(52.0%)', '합리적이다(18.3%)', '꼭 필요하다(12.2%)' 등이 공통 상위권을 차지해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각자내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자내기를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에게 '주로 어떤 방법으로 각자내기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직장인 64.1%, 대학생 50.4%가 '한 명이 결제하고 후에 정산'하는 방식으로 각자내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별 결제 시에는 '현금 결제(대학생 15.5%, 직장인 8.7%)'보다 '카드 결제(대학생 34.1%, 직장인 27.2%)'를 하고 있다는 답변이 높았다. 한편, 각자내기 시 주로 개별 결제를 한다고 답한 응답자들 중 47.5%(대학생44.8%, 직장인 50.2%)는 개별 결제를 해 식당 주인, 다른 손님들의 눈치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28.4%(대학생 28.1%, 직장인 28.8%)의 응답자들은 개별 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email protected] 김아름 기자

[기자수첩]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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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망설이며 글 문을 연다.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 '기레기'와 '기자'의 경계선에 아슬아슬 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1주일 앞둔 12년차 기자의 얘기다. '더치페이(각자 계산)'는 여전히 낯설다. 친한 친구일수록 '이번에 내가 살 테니, 다음에 네가 사라'가 익숙하다. 얻어먹는 건 마음이 불편하고, 내 몫만 달랑 지불하는 것은 왠지 정이 없다. 이번에 내가 사고, 다음에 네가 사지 않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기자로 사람을 만날 때도 더치페이가 익숙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다. 기자가 취재원으로 만나는 사람은 으레 기사도 주고, 밥도 산다. '이번에도 네가 사고, 다음에도 네가 사고, 그다음에도 네가 사는' 상황이 늘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만큼 얻어먹었으니 다음엔 내가 사야지'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민망하고 불편했던 마음은 수습을 떼고, 초짜 태를 벗으며 함께 사라졌다. 이런 '관행'을 '부정청탁'이라고 했을 땐 발끈하기까지 했다.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취재원이 많을수록 능력 있는 기자라고 여겼다. '호의'를 '권리'로 알고, '권력'인 양 의기양양한 꼴이다. 정말 부끄러운 건, 부끄럽단 것조차 모르고 지냈다는 사실이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 김영란법 시행이 결정된 이후 가장 걱정한 것은 '3만원 안에서 뭘 먹을 수 있을까'였다. 더치페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10년 넘게 몸에 배어든 관행은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선 빼내기 어렵다는 걸 비로소 인정한다. 28일 이후 많은 것이 변할 것이다. 곧 유야무야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해도 상관없다. 당연했던 일상이 폐습인 걸 깨닫고, 한번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사회는 충분한 변화 가능성이 있는 영란(榮卵)을 품게 될 것이다. 변화가 답답한 족쇄처럼 느껴진다면, 스스로 깊이 반성해야 한다.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면 옷을 벗길 권한다. 잘못된 권력이라면 변화를 위해 마땅히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옳다. 당신이 '호시절'이라 여기는 지금은 틀리고, '답답한' 그때가 올바른 시대이기 때문이다. 3만원이란 기준은 '면죄부'가 아니다. 더치페이가 낯설고, 상사나 연장자가 돈을 내는 것이 미덕인 문화의 특수성을 감안한 '완충장치'일 뿐이다. 3만원 안에서 정당성을 찾는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본질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이건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email protected]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