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와인 산지: 프랑스 편

세계의 와인 산지: 프랑스 편

와인 대표국 프랑스로 떠나는 가상 와이너리 투어!

와이너리 여행을 떠나요! 와인 명가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즐거운 자리에서는 물론이고 식사나 카페 테라스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가볍게 와인을 즐기고는 한다. ⓒ사진 Connor Humiston on Unsplash
프랑스에서는 즐거운 자리에서는 물론이고 식사나 카페 테라스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가볍게 와인을 즐기고는 한다. ⓒ사진 Connor Humiston on Unsplash

포도는 지중해성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지중해성 기후는 여름에는 더우면서 건조하고 겨울에는 온화합니다. 이 기후의 지역에서는 건조한 여름에 포도의 단맛이 진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겨울에도 포도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지중해를 둘러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이 와인으로 유명한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프랑스는 단순히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기후와 지형을 지닌 나라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원전 600여 년 전 그리스인으로부터 시작된 프랑스 와인의 역사는 로마인으로 이어지며 아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립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유럽 전역의 포도 농장을 휩쓴 병이나 위조 와인으로 인한 산업의 위기도 있었으나 모든 위기를 극복한 프랑스는 세계 와인 역사를 견인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인들은 와인을 단순히 '술'로 대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시와 그림, 음악이 있는 낭만적인 자리에서는 물론이고 가정집의 단출한 식탁에서도 언제나 와인을 즐깁니다. 토론과 담론, 농담으로 유희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와인을 빠뜨리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이자 와인을 즐기고 사랑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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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의 보르도 지역은 프랑스 최대의 와인 산지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와인 명가들이 모인 곳이다.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90%는 레드와인이며 포도의 여러 품종을 섞어서 만든다. ⓒPierre Ducher on Unsplash
프랑스 남서부의 보르도 지역은 프랑스 최대의 와인 산지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와인 명가들이 모인 곳이다.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90%는 레드와인이며 포도의 여러 품종을 섞어서 만든다. ⓒPierre Ducher on Unsplash

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인 '보르도 와인'. 보르도 와인은 프랑스 남서부의 보르도(Bordeaux) 지역에서 만들어진 와인을 통칭합니다. 프랑스 관광청이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보르도는 프랑스 최대의 와인 산지입니다. 항구도시인 만큼 온화한 해양성 기후가 도드라져 포도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을 자랑하며 도시를 가로지르는 가론(Garonne)강 역시 와이너리의 젖줄이 되어줍니다.

보르도 도시 내에서도 메독(Medoc, 레드와인), 포므롤(Pomerol, 레드와인), 생테밀리옹(Saint-Emilion, 레드와인), 그라브(Graves, 화이트와인), 소테른(Sauternes, 화이트와인), 지역이 와인 산지로 명성이 높습니다. 한편 보로도 지역의 와이너리는 포도의 여러 품종을 섞어 와인을 생산합니다. 생산한 와인의 90%는 레드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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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의 광활한 포도 농장. 부르고뉴는 가톨릭교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밭의 등급을 나누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최상급의 포도를 수확한다. ⓒ파이낸셜뉴스
부르고뉴의 광활한 포도 농장. 부르고뉴는 가톨릭교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밭의 등급을 나누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최상급의 포도를 수확한다.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북동부의 부르고뉴(Bourgogne)는 천년이 넘는 와인 역사를 자랑합니다. 천년을 훌쩍 넘긴 세월 가톨릭교회와 수도원이 포도를 재배하며 기록한 자료가 그 역사를 증명합니다. 부르고뉴는 아직도 그 자료를 바탕으로 밭의 등급을 구분해 관리합니다. 부르고뉴가 세계 최대 규모의 '고급' 와인 산지로 꼽히는 까닭입니다.

또 부르고뉴는 유럽 대륙이 생기기 전에는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던 땅으로 토양에 석회 성분이 풍부합니다. 석회가 많은 토양은 레드 와인 품종인 피노 누아와 화이트 와인 품종인 샤르도네를 기르기에 적합합니다. 부르고뉴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단일 품종으로 한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보졸레 와인도 유명합니다.

부르고의 와인 산지로는 샤르도네 화이트와인만 생산하는 샤블리(Chablis), 피노 누아 레드와인을 생산하는 코트 드 뉘의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와 본 로마네(Vosne Romanee)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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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동부, 독일과 인접한 와인 산지 알자스. 알자스 와인 산지 중 한 곳인 케제르베르(Kaysersberg)의 전경. 산맥이 에워싼 알자스 특유의 아늑한 풍광이 근사하다. ⓒCecile Musy on Unsplash
프랑스 북동부, 독일과 인접한 와인 산지 알자스. 알자스 와인 산지 중 한 곳인 케제르베르(Kaysersberg)의 전경. 산맥이 에워싼 알자스 특유의 아늑한 풍광이 근사하다. ⓒCecile Musy on Unsplash

프랑스 북동부, 독일과 경계를 이루는 도시 알자스(Alsace). 연중 맑은 날이 많고 보주 산맥(Massif des Vosges)에 자원이 풍부해 포도를 재배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춘 곳입니다.

프랑스관광청의 자료에 따르면 알자스에는 170km에 달하는 '와인 루트(Alsace Wine Route)'가 펼쳐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170km의 루트를 따라 산책, 하이킹을 즐기며 쏟아지는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는 포도밭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합니다. 때때로 로컬 푸드와 와인을 맛보며 특별한 시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실바네(Sylvaner), 피노 블랑(Pinot Blanc), 리슬링(Riesling)과 같이 알자스의 와인 재배 지역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합니다. 알자스의 리슬링은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피노 블랑은 부드럽고 섬세해 화이트 와인 애호가에게 꾸준하게 사랑받는 품종입니다.

물론 레드 와인 품종을 재배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알자스에서는 타닌이 적어 부드러우면서도 베리류의 아로마가 풍부하게 느껴지는 피노 누아를 재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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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pagne'이라는 단어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을 뜻하기도 하지만 샹파뉴에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을 뜻하기도 한다. 스파클링 와인은 세계의 다양한 나라에서 선보이는 대중적인 술이지만 오직 샹파뉴에서 만들어진 것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사진 Tristan Gassert on Unsplash
'Champagne'이라는 단어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을 뜻하기도 하지만 샹파뉴에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을 뜻하기도 한다. 스파클링 와인은 세계의 다양한 나라에서 선보이는 대중적인 술이지만 오직 샹파뉴에서 만들어진 것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사진 Tristan Gassert on Unsplash

Champagne. 프랑스어로 샹파뉴 지역을 뜻하는 이 단어는 백포도주를 병 속에서 2차 발효한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샹파뉴는 샴페인 산지로 유명합니다. 특별한 점은 전 세계에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이 유통되고 있지만, 샹파뉴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만 오직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샹파뉴의 샴페인은 특별합니다. 샹파뉴는 수도사 동 페리뇽이 숙성한 와인을 재발효해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고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곳입니다. 최고의 샴페인이라 불리는 '동 페리뇽' 역시 샴페인을 발견한 수도사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샹파뉴의 샴페인에는 빈티지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빈티지는 포도를 수확한 해를 의미하는데, 샹파뉴에서는 각각 농장에서, 다른 해에 수확한 포도를 혼합해 샴페인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도 샹파뉴에 샴페인을 제조하는 하우스가 백 곳이 넘습니다. 지하 저장고도 114곳에 달합니다. 특히 랭스(Reims)지역의 생 니케즈 언덕(colline Saint-Nicaise)의 아래에는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지하 갱도가 있는데, 이곳에 저장된 샴페인만도 수천만 병에 이릅니다.

프랑스관광청의 자료에 따르면 샹파뉴의 지하 저장고 중 약 20곳에서 지하 저장고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깊은 땅속에서 은밀하고 달콤하게 만들어지는 샴페인을 직접 만나보세요.

한편 2015년에는 유네스코에서도 샹파뉴의 샴페인 생산에 대한 전문성과 전통, 독특한 자연환경 등을 특별하게 평가해 수백 언덕과 샴페인 하우스, 저장고를 등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유서 깊은 샹파뉴의 아름다운 샴페인 스토리가 궁금해집니다.
#프랑스와인 #샴페인 #돔페리뇽 #스파클링와인 #샹파뉴

프랑스 와인 산지를 대표하는 지역 중 한 곳인 프로방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포도를 재배하기에 좋다. 프로방스에는 특유의 바람이 자주 부는데 이 바람 역시 포도 나무의 병충해를 예방하는 등 포도 농사에 도움을 주니 천혜의 환경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사진 Eric Masur on Unsplash
프랑스 와인 산지를 대표하는 지역 중 한 곳인 프로방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포도를 재배하기에 좋다. 프로방스에는 특유의 바람이 자주 부는데 이 바람 역시 포도 나무의 병충해를 예방하는 등 포도 농사에 도움을 주니 천혜의 환경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사진 Eric Masur on Unsplash

로맨틱한 인테리어, 그림처럼 펼쳐진 보랏빛 라벤더 농장, 인어가 살 것만 같은 푸른 지중해, 고흐가 사랑한 도시…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수식어로만 설명되는 아름다운 도시 프로방스(Provence). 로제와인은 프로방스를 더욱 낭만적인 도시로 만듭니다.

프랑스 관광청이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포로방스 와인의 역사는 2500여년 전 로마인이 포도를 경작한 것에서 시작해 지금까지도 유구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로방스는 연간 1억 5000만 병의 로제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로제 와인 산지로 꼽힙니다.

크게 꼬뜨 드 프로방스(Cote Du Provence), 꼬또 덱상 프로방스((Coteaux d'Aix en Provence), 꼬또 바루와 엉 프로방스(Coteaux Varois en Provence)로 대표되는 와인 산지를 따라 길을 이으면 그 길이만 해도 200km에 달합니다. '프로방스 와인 루트'로 불리는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프로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프로방스가 와인 산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데에는 지형과 기후가 한몫합니다. 지중해와 알프스산맥 사이에 자리한 도시인 만큼 일조량이 많고 여름에 건조하며 겨울에 따듯한 지중해성 기후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무덥고 건조한 여름에는 포도의 당도가 높아지고,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 대신 온화한 날씨가 이어져 포도 농사를 중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로방스 지역에는 바람이 잦은데, 건조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포도나무가 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해 싱싱하고 탐스러운 포도가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은 무엇일까요? 천혜의 자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건강한 땅 프로방스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포도가 생산됩니다. 그 중에서도 타닌이 강한 쉬라, 붉은 과일의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그르나슈, 로제와인의 대표 품종이자 신선한 풍미가 좋은 쌩쏘 등이 레드와인 품종을 대표합니다. 화이트와인 품종으로는 시트러스 향이 상쾌한 롤르, 꿀과 꽃의 진한 풍미가 인상적인 세미용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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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인터내셔날, 프랑스 자연주의 '엠 샤푸티에' '르크루제'와 콜라보레이션

금양인터내셔날, 프랑스 자연주의 '엠 샤푸티에' '르크루제'와 콜라보레이션

[파이낸셜뉴스] 금양인터내셔날이 프랑스 와이너리 '엠 샤푸티에(M.Chapoutier)'와 프랑스 명품 키친 앤 다이닝 브랜드 '르크루제(lecreuset)'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행사는 전국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엠 샤푸티에 와인을 구매하고 QR코드로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엠 샤푸티에 쿠킹클래스 참여 기회와 르크루제 키친웨어를 제공하게 된다. 해당 프로모션은 최대 60만원 상당의 르크루제 시그니처 원형냄비, 30만원 상당의 르크루제 테이블웨어 등이 경품으로 준비됐으며, 르크루제 대표 제품을 활용한 엠 샤푸티에 쿠킹클래스는 전문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교육 및 엠 샤푸티에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이벤트다. 엠 샤푸티에는 프랑스 론 지방 떼루아 자체를 그대로 반영하는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을 적용시킨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세계적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40번 이상 받은 유명 와이너리다. 프로모션 대상 와인은 신진 예술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내놓는 '엠 샤푸티에 아티스트 레이블' 2종, 엠 샤푸티에의 중심이 되는 트래디션 레인지 '엠 샤푸티에 꼬뜨 뒤 론' 3종 등 총 5품목으로 15일부터 오는 3월31일까지 진행된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엠 샤푸티에와 르크루제와의 협업은 소비자에게 감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구매 프로모션 뿐만 아니라 향후 라이브 커머스, 소비자 행사 등 다채로운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프로방스 로제와인 ‘심포니 메종 세인트 마거릿’ 韓상륙

프로방스 로제와인 ‘심포니 메종 세인트 마거릿’ 韓상륙

[파이낸셜뉴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프랑스 프로방스의 퀄리티 높은 로제와인으로 인정받는 ‘심포니 메종 세인트 마거릿’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3일 페르노리카코리아에 따르면 ‘심포니 메종 세인트 마거릿’은 로제 와인 하우스 ‘세인트 마거릿 앙 프로방스’에서 생산된다. 이 와인하우스는 프랑스 최초의 와인이 탄생된 지역이자, 로제 와인산지로 유명한 남부 프로방스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프로방스의 지중해 해변에 위치하고 있어, 겨울이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으며, 동시에 일조량이 좋아 로제 와인 생산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또한 해풍과 계절풍 그리고 석회질이 많이 함유된 건조한 토양으로 포도 나무 재배에 이상적인 곳이다. 이를 증명하듯 와인 하우스 ‘세인트 마거릿 앙 프로방스’은 프로방스 지역 내 와이너리 중 18곳에게만 부여된 최상의 와이너리에 주어지는 ‘크루 클라세’ 등급을 받았다. ‘심포니 메종 세인트 마거릿’은 펄 핑크가 주를 이루는 화사한 컬러로 백도와 흰 꽃의 향이 시트러스하게 어우러져 상쾌하고 순수하지만 강렬한 향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섬세함과 조화로운 딸기, 열대 과일의 아로마를 중심으로 강한 과실 향이 가득하다. 해산물과 특히 잘 어울리며, 지중해 요리, 태국 요리, 바비큐 립 등과 함께 하면 훌륭하다. 미구엘 파스칼 페르노리카코리아 마케팅 전무 “이 제품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테라스에서 음식을 즐기는 여유로운 분위기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로제 와인”이라며 “심포니 메종 세인트 마거릿으로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스타일리시하고 여유로운 감성을 만나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1000년 전에 더 유명했던 ‘산티아고’… 야고보의 숨결이 묻은 와인 [김관웅의 도슨트 Wine]

1000년 전에 더 유명했던 ‘산티아고’… 야고보의 숨결이 묻은 와인 [김관웅의 도슨트 Wine]

#1."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오면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다. 산티아고로 떠나라" 1189년 교황의 이 한마디에 새천년을 맞은 중세 전체가 요동칩니다.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는 길이 있다니…. '원죄'와 '참회'의 굴레에 갇혀 살던 중세 사람들에게 이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1095년 끌레르몽 공의회에서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십자군전쟁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외친 "신이 그 것을 원하신다(Deus lo vult)" 연설 못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산티아고로 순례자들이 몰려들면서 가톨릭 세계에서 이슬람 세계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인간 띠'가 생겨납니다. 1096년 시작된 십자군 원정이 이슬람을 향한 가톨릭 세계의 동남진이었다면, 이번엔 가톨릭의 서남진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피비린내 나는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한 십자군 원정대와 달리 순례자들의 손에는 날카로운 창 대신 지팡이와 성서를 들고 있는 게 달랐습니다. 하지만 동남쪽으로 간 전사들이나 서남쪽으로 향한 순례자 모두 가슴속에 불타오르는 것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신을 향한 간절한 신앙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황은 왜 산티아고로 가라고 했을까요. 가톨릭에는 3대 성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죽고 묻히고 부활한 예루살렘, 초대 교황 시몬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고 묻힌 로마, 그리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James, Jacobos, Iago)가 묻힌 산티아고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성지는 예수님의 마지막 발자취가 있는 예루살렘입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너무도 멀리 있는데다 이슬람 세계에 있었습니다. 로마는 가톨릭의 본산으로 언제든지 오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베리아 반도 북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산티아고는 달랐습니다. 700년대 초 이슬람 세력에 정복당한 이슬람의 땅이었지만 가톨릭 세계는 1000년이 다 돼서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나마도 북쪽 해안을 따라 띠처럼 길고 좁다랗게 이어진 땅 뿐이었습니다. 이런 길을 가는 것은 거의 목숨을 거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성인을 뵙고 죄를 용서받겠다"는 열망으로 산티아고로 향했습니다. 이슬람 입장에서는 끝도 없이 밀려드는 순례객들에 대한 두려움도 느꼈을 겁니다. 교황은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었습니다. "산티아고로 가라"는 교황의 계속된 칙령은 "다시는 우리의 성지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이슬람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가톨릭의 또 다른 십자군 원정이었습니다. 당시 이슬람의 팽창은 대단했습니다. 이베리아 반도로 건너온 이슬람은 수십년도 지나지 않아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 중서부까지 쳐들어왔습니다. 만약 732년 카를 마르텔이 투르-푸아티에 전투에서 막아세우지 못했다면 유럽의 스카이라인은 하늘을 찌를듯 서있는 고딕 성당이 아니라 이슬람 사원의 둥근 지붕과 미나렛이 장식하고 있을 겁니다. #2.산티아고는 교황의 교묘한 정치적 의도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사연도 있습니다.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성인 야고보는 제베대오의 아들로 그의 동생 사도 요한과 함께 예수님이 가장 사랑한 제자 중 한 명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성격이 불같기로 유명했습니다. 오죽 다혈질이면 예수님이 '천둥의 아들들'이라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서기 30년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부활하자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러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야고보는 사마리아에서 활동하다 스페인으로 건너갑니다. 그러나 서기 44년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가 유다왕 헤롯 아그리파 1세에 의해 잔인한 죽음을 맞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예루살렘 성전 옆에 방치됐던 그의 주검을 제자들이 수습해 돌로 만든 판에 뉘어 해변으로 옮기자, 천사들이 돌로 만든 배와 함께 나타났다고 합니다. 바다에 띄워진 이 배는 나중에 이베리아 반도 북서쪽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해안을 거쳐 유야강(Rio Ulla)을 거슬러 들어와 파드론(Padron)에 당도합니다. 돌로 만든 배가 지중해를 횡단해 대서양을 거슬러 이베리아반도 끝자락까지 올라온 후 자신이 처음 포교를 시작했던, 죽어서 이 곳에 묻히고 싶다고 했던 파드론까지 흘러들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야고보의 시신은 조개껍데기(가리비)들에 쌓인 채 전혀 손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야고보의 제자들은 계시를 받아 시신을 이 곳에 묻습니다. 이후 무덤의 위치는 철저히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700여년이 흐른 뒤 813년 홀연히 야고보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펠라요(Pelayo)라는 수사가 길을 걷던 중 유난히 반짝이는 밝은 별에 이끌려 리브레돈(Libredon) 들판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빛에 이끌려 동굴로 들어와 야고보의 관과 시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테오도리우스 주교는 이 무덤을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라 공포하면서 리브레돈 들판에 작은 성당을 세우고 '성 야고보(Saint Iago)가 있는 별들(Stella)의 들판(Compos)'이라는 뜻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부르게 됩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은 11세기까지만 해도 아주 작은 성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순례객이 쏟아져 들어와 13세기때부터 증축 공사를 시작해 지금의 모습은 17세기가 되서야 완성됩니다. #3.산티아고는 오늘날 너무도 유명한 명소지만 1000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했습니다. 새천년의 상징이었습니다. 서기 1000년을 앞두고 중세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듭니다. 로마가 멸망하고 신앙이 인간을 억누르던 시기, 새로운 천년은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공포였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이 1000년에 일어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1000년이 되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사람들이 허탈해하면서 한편 안도했습니다. "최후의 심판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신이 인간에게 한 번 더 참회할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심판'이 '참회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중세 사람들은 천국에 가려면 죽기전에 일생동안 저지른 죄를 용서받아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성지 순례는 가장 확실한 참회의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중세 세계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순례객이 마을을 지나면서 지역간 길이 열리고, 상업 기능이 생기고, 마을이 커지면서 하나둘씩 도시가 형성됩니다. 교회도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낡고 오래된 교회를 허물고 교회를 다시 세우기 시작합니다. 인류의 걸작인 고딕 성당이 도시마다 들어서는 '대성당들의 시대'가 이 때부터 움트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성당들의 높은 첨탑은 순례자들에게 길잡이가 되는 상징물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순례객과 상인들이 성당 주위로 몰려들면서 식당과 여관, 상점 등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유럽 도시에서 가장 번화가가 성당 주변인 이유입니다. 이렇듯 신에 의해 꽉 막혔던 혈이 신에 의해 다시 뚫리자 칠흑같던 중세에 빛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서유럽의 이런 역동적 변화는 나중에 르네상스의 에너지로 폭발하는 원천이 됩니다. "신이 그 것을 원하신다", "산티아고를 순례하라"는 교황의 이 한 마디 말은 이렇듯 중세 흐름은 물론이고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4.중세 여행에서 돌아와 2000년 전 야고보의 시신이 지나던 그 곳에서 난 와인을 열어봅니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리아스 바이사스의 와인 '세라 다 에스트렐라(Serra da Estrela)'입니다. 리아스 바이사스는 해안선이 복잡한 우리나라 서해안을 특징짓는 말인 '리아스식 해안'의 어원입니다. 손가락처럼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인접한 이 곳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알바리뇨(Albarino, Alvarinho)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토착 품종입니다. 당시 성직자와 귀족만 즐기던 최상위급 와인입니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금빛이 살짝 더해진 레몬 껍질색을 띱니다. 잔에서는 흰꽃 향과 서양배 향, 레몬 껍질 향 등 다소 서늘한 느낌이 주를 이루며 패션푸르츠의 더운 향도 언뜻 스쳐갑니다. 이스트향과 트러플 향도 있습니다. 상당히 이색적인 조합입니다. 서늘한 기후의 향에 이스트 향과 트러플 향이라니다. 와인을 입에 넣어보면 깜짝 놀랍니다. 짭쪼름한 맛이 먼저 느껴지고 혀를 베일듯한 짜릿한 산도에 정말 깜짝 놀랍니다. 레몬, 서양배 등의 과실향과 고급스런 비오니에(Viognier), 마르산(Marsanne), 루싼(Rousanne) 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강력한 짠맛과 신맛에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정도입니다. 질감도 아주 가볍고 당도는 아예 없습니다. 와인이 그냥 바스락거립니다. 더 재밌는 것은 짠맛과 신맛이 시간이 지날수록, 온도가 높아질수록 더 강해진다는 겁니다. 고산지대에서 만든 와인은 산도가 아주 좋습니다. 또 바다와 인접한 곳에서 자란 포도는 짠 맛이 있습니다. 해안의 염분이 바람에 밀려와 포도 껍질에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야고보의 숨결이 묻어있는 세라 다 에스트렐라 와인은 호불호가 분명한 와인입니다.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한 모금도 넘기기 힘들 정도입니다. 반면 샴페인을 즐기는 미식가들은 굉장히 좋아할 만 합니다. 3만원 안팎에 구할 수 있는 와인입니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산티아고로 가라" 교황의 한마디 노림수에 인류 역사 물줄기가 바뀌었다

"산티아고로 가라" 교황의 한마디 노림수에 인류 역사 물줄기가 바뀌었다

[파이낸셜뉴스] #1.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오면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다. 산티아고로 떠나라" 1189년 교황의 이 한마디에 새천년을 맞은 중세 전체가 요동칩니다.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는 길이 있다니…. '원죄'와 '참회'의 굴레에 갇혀 살던 중세 사람들에게 이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1095년 끌레르몽 공의회에서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십자군전쟁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외친 "신이 그 것을 원하신다(Deus lo vult)" 연설 못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산티아고로 순례자들이 몰려들면서 가톨릭 세계에서 이슬람 세계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인간 띠'가 생겨납니다. 1096년 시작된 십자군 원정이 이슬람을 향한 가톨릭 세계의 동남진이었다면, 이번엔 가톨릭의 서남진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피비린내 나는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한 십자군 원정대와 달리 순례자들의 손에는 날카로운 창 대신 지팡이와 성서를 들고 있는 게 달랐습니다. 하지만 동남쪽으로 간 전사들이나 서남쪽으로 향한 순례자 모두 가슴속에 불타오르는 것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신을 향한 간절한 신앙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황은 왜 산티아고로 가라고 했을까요. 가톨릭에는 3대 성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죽고 묻히고 부활한 예루살렘, 초대 교황 시몬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고 묻힌 로마, 그리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James, Jacobos, Iago)가 묻힌 산티아고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성지는 예수님의 마지막 발자취가 있는 예루살렘입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너무도 멀리 있는데다 이슬람 세계에 있었습니다. 로마는 가톨릭의 본산으로 언제든지 오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베리아 반도 북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산티아고는 달랐습니다. 700년대 초 이슬람 세력에 정복당한 이슬람의 땅이었지만 가톨릭 세계는 1000년이 다 돼서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나마도 북쪽 해안을 따라 띠처럼 길고 좁다랗게 이어진 땅 뿐이었습니다. 이런 길을 가는 것은 거의 목숨을 거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성인을 뵙고 죄를 용서받겠다"는 열망으로 산티아고로 향했습니다. 이슬람 입장에서는 끝도 없이 밀려드는 순례객들에 대한 두려움도 느꼈을 겁니다. 교황은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었습니다. "산티아고로 가라"는 교황의 계속된 칙령은 "다시는 우리의 성지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이슬람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가톨릭의 또 다른 십자군 원정이었습니다. 당시 이슬람의 팽창은 대단했습니다. 이베리아 반도로 건너온 이슬람은 수십년도 지나지 않아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 중서부까지 쳐들어왔습니다. 만약 732년 카를 마르텔이 투르-푸아티에 전투에서 막아세우지 못했다면 유럽의 스카이라인은 하늘을 찌를듯 서있는 고딕 성당이 아니라 이슬람 사원의 둥근 지붕과 미나렛이 장식하고 있을 겁니다. #2. 산티아고는 교황의 교묘한 정치적 의도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사연도 있습니다.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성인 야고보는 제베대오의 아들로 그의 동생 사도 요한과 함께 예수님이 가장 사랑한 제자 중 한 명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성격이 불같기로 유명했습니다. 오죽 다혈질이면 예수님이 '천둥의 아들들'이라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서기 30년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부활하자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러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야고보는 사마리아에서 활동하다 스페인으로 건너갑니다. 그러나 서기 44년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가 유다왕 헤롯 아그리파 1세에 의해 잔인한 죽음을 맞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예루살렘 성전 옆에 방치됐던 그의 주검을 제자들이 수습해 돌로 만든 판에 뉘어 해변으로 옮기자, 천사들이 돌로 만든 배와 함께 나타났다고 합니다. 바다에 띄워진 이 배는 나중에 이베리아 반도 북서쪽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해안을 거쳐 유야강(Rio Ulla)을 거슬러 들어와 파드론(Padron)에 당도합니다. 돌로 만든 배가 지중해를 횡단해 대서양을 거슬러 이베리아반도 끝자락까지 올라온 후 자신이 처음 포교를 시작했던, 죽어서 이 곳에 묻히고 싶다고 했던 파드론까지 흘러들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야고보의 시신은 조개껍데기(가리비)들에 쌓인 채 전혀 손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야고보의 제자들은 계시를 받아 시신을 이 곳에 묻습니다. 이후 무덤의 위치는 철저히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700여년이 흐른 뒤 813년 홀연히 야고보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펠라요(Pelayo)라는 수사가 길을 걷던 중 유난히 반짝이는 밝은 별에 이끌려 리브레돈(Libredon) 들판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빛에 이끌려 동굴로 들어와 야고보의 관과 시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테오도리우스 주교는 이 무덤을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라 공포하면서 리브레돈 들판에 작은 성당을 세우고 '성 야고보(Saint Iago)가 있는 별들(Stella)의 들판(Compos)'이라는 뜻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부르게 됩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은 11세기까지만 해도 아주 작은 성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순례객이 쏟아져 들어와 13세기때부터 증축 공사를 시작해 지금의 모습은 17세기가 되서야 완성됩니다. #3. 산티아고는 오늘날 너무도 유명한 명소지만 1000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했습니다. 새천년의 상징이었습니다. 서기 1000년을 앞두고 중세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듭니다. 로마가 멸망하고 신앙이 인간을 억누르던 시기, 새로운 천년은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공포였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이 1000년에 일어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1000년이 되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사람들이 허탈해하면서 한편 안도했습니다. "최후의 심판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신이 인간에게 한 번 더 참회할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심판'이 '참회의 시작'으로 바뀐 것입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중세 사람들은 천국에 가려면 죽기전에 일생동안 저지른 죄를 용서받아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성지 순례는 가장 확실한 참회의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중세 세계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순례객이 마을을 지나면서 지역간 길이 열리고, 상업 기능이 생기고, 마을이 커지면서 하나둘씩 도시가 형성됩니다. 교회도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낡고 오래된 교회를 허물고 교회를 다시 세우기 시작합니다. 인류의 걸작인 고딕 성당이 도시마다 들어서는 '대성당들의 시대'가 이 때부터 움트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성당들의 높은 첨탑은 순례자들에게 길잡이가 되는 상징물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순례객과 상인들이 성당 주위로 몰려들면서 식당과 여관, 상점 등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유럽 도시에서 가장 번화가가 성당 주변인 이유입니다. 이렇듯 신에 의해 꽉 막혔던 혈이 신에 의해 다시 뚫리자 칠흑같던 중세에 빛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서유럽의 이런 역동적 변화는 나중에 르네상스의 에너지로 폭발하는 원천이 됩니다. "신이 그 것을 원하신다", "산티아고를 순례하라"는 교황의 이 한 마디 말은 이렇듯 중세 흐름은 물론이고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4. 중세 여행에서 돌아와 2000년 전 야고보의 시신이 지나던 그 곳에서 난 와인을 열어봅니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리아스 바이사스의 와인 '세라 다 에스트렐라(Serra da Estrela)'입니다. 리아스 바이사스는 해안선이 복잡한 우리나라 서해안을 특징짓는 말인 '리아스식 해안'의 어원입니다. 손가락처럼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인접한 이 곳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알바리뇨(Albarino, Alvarinho)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토착 품종입니다. 당시 성직자와 귀족만 즐기던 최상위급 와인입니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금빛이 살짝 더해진 레몬 껍질색을 띱니다. 잔에서는 흰꽃 향과 서양배 향, 레몬 껍질 향 등 다소 서늘한 느낌이 주를 이루며 패션푸르츠의 더운 향도 언뜻 스쳐갑니다. 이스트향과 트러플 향도 있습니다. 상당히 이색적인 조합입니다. 서늘한 기후의 향에 이스트 향과 트러플 향이라니…. 와인을 입에 넣어보면 깜짝 놀랍니다. 짭쪼름한 맛이 먼저 느껴지고 혀를 베일듯한 짜릿한 산도에 정말 깜짝 놀랍니다. 레몬, 서양배 등의 과실향과 고급스런 비오니에(Viognier), 마르산(Marsanne), 루싼(Rousanne) 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강력한 짠맛과 신맛에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정도입니다. 질감도 아주 가볍고 당도는 아예 없습니다. 와인이 그냥 바스락거립니다. 더 재밌는 것은 짠맛과 신맛이 시간이 지날수록, 온도가 높아질수록 더 강해진다는 겁니다. 고산지대에서 만든 와인은 산도가 아주 좋습니다. 또 바다와 인접한 곳에서 자란 포도는 짠 맛이 있습니다. 해안의 염분이 바람에 밀려와 포도 껍질에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야고보의 숨결이 묻어있는 세라 다 에스트렐라 와인은 호불호가 분명한 와인입니다.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한 모금도 넘기기 힘들 정도입니다. 반면 샴페인을 즐기는 미식가들은 굉장히 좋아할 만 합니다. 3만원 안팎에 구할 수 있는 와인입니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보르도 특급' 뒤로 줄세운 비네도 채드윅..빈티지 마다 선명한 매력, 묘하게 잡아끄네

'보르도 특급' 뒤로 줄세운 비네도 채드윅..빈티지 마다 선명한 매력, 묘하게 잡아끄네

[파이낸셜뉴스] 2004년 1월 22일 독일 베를린 시내 리츠칼튼 호텔에 유럽 최고의 와인 전문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칠레 유명 와이너리 비냐 에라주리즈(Vina Errazuriz) 회장 에두아르도 채드윅(Eduardo Chadwick)이 초청한 사람들로 다음날 칠레 와인 6종, 프랑스 와인 6종, 이탈리아 와인 4종 등 총 16종의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예정돼 있었다. 행사 당일 이들 패널 36명에게 주어진 정보는 단 두가지로 평가할 와인이 2000년, 2001년 빈티지라는 것과 초특급 와인이라는 것 뿐이었다. 이윽고 패널들의 신중한 평가가 끝나고 와인이 공개되자 장내엔 적잖은 긴장감이 흘렀다. 행사 와인에는 칠레 와이너리 비냐 에라주리즈의 비네도 채드윅(Vinedo Chadwick), 세냐(Sena), 돈 막시미아노(Don Maximiano) 등을 비롯해 프랑스 보르도 특급와인 샤또 라피트 로췰드(Chateau Lafite Rothschild),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샤또 마고(Chateau Magaux), 이탈리아 수퍼투스칸 솔라이아(Solaia), 티냐넬로(Tignanello) 등 정말 쟁쟁한 와인이 포함돼 있었다. "설마, 파리의 심판(1976년)처럼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때쯤 결과가 발표되자 장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보르도 특급와인들이 뒤로 쭉 밀린 것이다. 샤또 라피트 로췰드(2000년)는 3위, 샤또 마고(2001년) 5위, 샤또 라뚜르(2000년), 샤또 마고(2000년)은 6위였다. 1위는 놀랍게도 비네도 채드윅(2000년), 2위도 세냐(2001년). 모두 칠레 와인이었다. 보르도 특급 와인들은 역대 최고 빈티지로 꼽히는 2000년과 2001년이어서 놀라움은 더 컸다. 이탈리아 수퍼투스칸 솔라이아(2000년)은 샤또 라뚜르(2001년)과 함께 10위에 머물렀다. 이 날은 칠레 와인이 세계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기며 데뷔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충격적인 결과에 입을 다물지 못한 전 세계 와인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1976년 미국 나파밸리 와인들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코를 눌러버린 '파리의 심판(The Judgement of Paris)'에 빗대 '베를린의 심판(The Judgement of Berlin)'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후 '베를린 테이스팅(The Berlin Tasting)'은 2014년까지 10년 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도시를 돌며 18회나 같은 방식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개최했다. 결과는 늘 칠레 와인이 최상위권을 휩쓰는 압승의 반복이었다. 칠레 와인이 9번이나 1등을 차지했으며 특히 돈 막시미아노는 5번이나 1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말 서울 강남구 레스토랑 도멘 청담에서 일부 전문가를 대상으로 베를린 테이스팅의 주인공 '비네도 채드윅'을 빈티지별로 경험해보는 '버티컬 테이스팅' 행사가 열렸다. 비네도 채드윅은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는 와인으로 이날 행사에는 2009 빈티지, 2011 빈티지, 2015 빈티지, 2018 빈티지 4종의 와인이 준비됐다. 비네도 채드윅은 비냐 에라주리즈의 3대 오너 알폰소 채드윅 에라주리즈(Alfonso Chadwick Errazuriz)에 헌정된 와인으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100%로 만들어진다.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해발 670m의 안데스 산맥의 산자락에 위치한 15ha 규모의 이 포도밭은 폴로 국가대표를 지냈던 알폰소 채드윅의 개인 폴로 경기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고령으로 폴로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1992년 그의 아들인 에두아르도 채드윅 회장이 아버지의 폴로경기장을 갈아엎고 포도밭으로 조성해 만드는 와인이다. ■2009 빈티지, 햇볕에 그을린듯한 독특한 아로마에 스모키함까지 비네도 채드윅 2009는 2시간 정도 더블 디캔팅을 진행한 뒤 서빙됐다. 13년이나 지난 올빈 와인임에도 더블디캔팅을 진행할 정도로 강건하다는 것에 우선 놀랐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루비빛에 테두리만 약간 가넷빛이 돈다. 그만큼 아직 숙성력이 더 있다는 얘기다. 잔을 가까이 하면 아주 잘 졸여낸 카시스 향이 올라온다. 아주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그런 심연한 향이다. 이어 검은 과실의 아로마와 붉은 꽃향, 가죽 향, 오크 향이 스쳐가는데 초콜릿 향과 복잡한 향신료 향도 섞여있다. 잔을 기울이지 못하고 계속 코를 들이밀게 만드는 복합적인 향이 진짜 인상적이다. 입에 살짝 흘려봤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기막힌 산도다. 턱밑을 자극하기 시작해 눈시울까지 올라올 정도로 강력한 산도는 와인에 발랄함을 더한다. 검은 과실 위주의 아로마도 아주 독특하다. 출렁이는 과즙의 아로마가 아닌 가을 햇볕에 바싹 그을린듯 마른 골격의 아로마다. 잘게 쪼개져 얇게 퍼지는 스모키 한 느낌의 타닌과 함께 이어지는 초콜릿 향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질감은 미디엄 풀바디로 시간이 지날수록 풀바디로 변해간다. ■2011 빈티지, 과즙 출렁대는 아로마에 살집이 장난 아니네 2011 빈티지는 보랏빛이 살짝 도는 루비빛 와인이다. 잔을 가까이 하면 검은 과실 향이 지배적으로 들어오며 감칠맛 나는 향도 있다. 대부분 산도가 좋은 와인에서 나는 냄새다. 입에 넣어보면 역시 산도가 굉장히 좋다. 쨍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산도가 높다. 아로마는 검은 과즙이 가득 들어차 있다. 바싹 마른 듯한 아로마의 2009 빈티지와는 정반대의 느낌이다. 질감도 풀바디로 상당히 무거우며 타닌도 제법 두껍다. 와인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살집이 좋다는 느낌이 든다. 같은 포도밭의 와인이지만 이처럼 다르게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다. 와이너리 관계자는 "2009 빈티지는 따뜻한 해였고 2011 빈티지는 굉장히 서늘해서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와인이 나왔다"며 "2009 빈티지까지는 새 오크를 통해 숙성했지만 2011빈티지부터는 새 오크 사용을 줄이고 더 큰 배럴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네도 채드윅은 2011 빈티지부터 와인 스타일을 다르게 바꾸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와인이 무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확시기를 좀 더 일찍 가져가고 알코올 도수도 낮춰가고 있다고 했다. 2009 빈티지는 알코올 도수가 14.5%이며 2011 빈티지는 14.0%, 그 이후 빈티지는 13.5%로 낮춰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네도 채드윅은 산도가 더 높아지고 엘레강스하게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 빈티지는 역대급..부드럽고 진한 아로마에 기막힌 산도 감동적 2015 빈티지는 검은 빛이 돌 정도의 진한 루비빛의 와인이다. 잔에서도 검은 과실 아로마가 지배적으로 올라온다. 약간의 허브향과 매콤한 향신료 향도 있다. 입에서는 굉장히 부드러운 과즙이 들어오는데 산도까지 좋아 와인이 상당히 발랄하다. 아로마는 그냥 검은 과실이다. 타닌은 초기에는 거의 존재감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질감은 미디엄이나 미디엄 플러스로 무겁지 않다. 와이너리 관계자는 "2015 빈티지는 약간 더운 해였지만 과실의 아로마와 집중도가 좋고, 타닌이 아주 이상적으로 발현돼 좋은 와인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 빈티지는 2009 빈티지와 함께 특별한 와인이다. 약간 서늘한 기후에서 만들어진 와인으로 와이너리에서 아주 예외적일 정도의 베스트 빈티지로 꼽는 와인이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진하지 않은 루비빛을 띤다. 잔을 가까이 하면 잘 졸인 카시스를 마주한듯 진한 검은 과실 아로마가 일품이다. 2009 빈티지에서 마주했던 아주 먼곳에서 몽글몽글 덩어리져 피어오르는 그런 진한 아로마다. 좋은 삼나무 향에 오크 향, 가죽 향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향이 휘몰아친다. 입에 넣어보면 기막힌 산도에 감동한다. 그러나 여기가 다가 아니다. 다시 치솟기 시작하는데 눈물샘까지 자극할 정도로 아득하다. 아로마는 검은 과실향으로 살집이 아주 좋다. 아직 한참 어린 와인인데도 타닌이 잘게 쪼개져 얇게 깔리는게 마치 성품좋은 미국 나파밸리 까베르네 소비뇽을 만난 착각도 든다. 그만큼 굉장히 부드럽다. 질감은 미디엄에서 미디엄플러스로 무겁지 않다. 왜 예외적인 빈티지라 하는지 먹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