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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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①) 국내외 사례로 본 오픈프라이머리

美선 정치신인 등용문… 어바인市 '한국계 시장' 당선 일등공신 오픈프라이머리가 정치신인보다는 잘 알려진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과 달리 정치 신인에게 열린 등용문이 될 수 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미국 어바인의 최석호 시장과 강석희 전 시장이라는 성공 사례가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풍'을 일으키며 당 대선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것 역시 국민참여경선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어바인에서는 2차례 연속 한국계 시장이 당선됐다. 지난 2012년 11월 당선된 최석호 시장과 지난 2008~2012년 역임했던 강석희 전 시장으로, 미국에서 한국계 소수민족이 시장직에 당선될 수 있었던 데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함께 연 오픈프라이머리 토론회에서 박영선 의원은 강석희 전 시장을 오픈프라이머리 덕분에 승리가 가능했던 주요 사례로 꼽으며 "공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에 소수 민족 출신의 시장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일반 국민과 당원의 비율을 50 대 50으로 한 국민경선제를 통해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치 신인이라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며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가 정당 사상 최초로 도입된 '국민참여경선제'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치현실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지금 당장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우리 정치현실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인기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있고 동원력이 뛰어난 사람이 지역민을 선동해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프라이머리 통해 후보자를 뽑기 위해서는 우선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중앙당에서 특정후보에 힘을 실어주거나 하는 등의 불균형적인 행동이 지양돼야 한다"며 "이런 점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혁신 바람에 편승한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직후보 추천 과정의 민주화, 개방화, 분권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한국정당정치 폐해극복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여야 동시경선이 가능해야 하고 적정 규모 이상의 선거인단 확보와 함께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과 신인의 불리한 여건을 공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앞으로 여야가 선거법을 개정하는데 어느 정도에서 일치를 볼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선거운동 부분이 좀 더 자유스러워야 한다. 예비경선에 뛰어드는 후보자들도 언제부터 선거운동이나 예비등록이 가능한지 등도 개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정은 기자

  정치권에 대한 따끔한 충고 뒤엔

정치권에 대한 따끔한 충고 뒤엔 "유권자도 변해라" 더 따끔

2014년 한 해 동안 국가의 미래와 정치개혁을 위해 두 가지 큰 기획 시리즈를 진행했다. 노벨과학상 한국인 첫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한다는 의도로 진행된 '노벨상 13 프로젝트'와 한국 정치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한 '우문정답' 시리즈였다. 노벨상 13년 프로젝트'는 2013년 6월 시작, 총 32회에 걸쳐 연재해 노벨과학상에 다가가는 한국 과학의 발자취와 과제를 재조명하는 장정이었으며, 지난 1월 1일 시작한 우문정답 시리즈는 6부, 31회에 걸쳐 장기연재를 했다. 두 개의 연중 시리즈에 대한 과정과 성과를 자평해 본다. ▶기획 시기 2014년 1월부터 ▶기획 목적 국회는 물론 우리사회 전반에 대한 정치문제 조명 우문정답 '시즌2'를 준비하며 '한국의 미래, 정치에 달렸다'는 판단에 따라 파이낸셜뉴스가 2014년 한 해 동안 힘차게 진행했던 정치개혁 시리즈 '우문정답'이 2015년 한 단계 더 심도 있는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는 뜻을 담은 2014년 연중 정치 기획시리즈 우문정답은 지난 한 해 도덕적 해이에 빠진 국회는 물론이고 선거제도, 예산안, 국정감사 등 다양한 정치 문제를 파헤쳤다. 뿐만 아니라 정치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현장'을 직접 찾아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우수의원 24시' 등을 통해 국민에게 정치권 변화의 희망도 보여줬다. ■정 의장, 겸직.영리업무 불가 '성과' 정치인의 특권, 특히 국회의원 겸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지난해 10월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겸직과 영리업무 행위를 하고 있는 여야 의원에게 겸직.영리업무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문정답' 자문위원인 손교명 법무법인 위너스 대표 변호사는 "2014년 우문정답은 최적의 타이밍에 최적의 정치 이슈를 다뤘고 이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나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했다"면서 "비록 정치개혁을 이끈다는 것이 어렵고 고된 일이지만 올 한 해도 우문정답이 정치개혁 '밀알'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지난 한 해 우문정답은 다양한 정치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치권의 변화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게 우문정답 특별취재팀의 판단이다. 오히려 의회 권력은 날이 갈수록 위용을 떨치고 있다. 겉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만 정치권의 뿌리 깊은 병폐와 특권의식은 여전히 남아 국민들을 괴롭히는 상황이다. 정치는 곧 경제다. 정치가 잘 되어야 경제도 살아나고 서민가계의 주름살이 조금이나마 펴지게 된다. 올해 어느 때보다 대내외 경제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은 '우문정답' 시리즈를 올해도 힘차게 진행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시민단체와 학계는 물론, 정치권도 우문정답이 좀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취재로 정치권의 변화를 이끌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시스템 개혁 아직 멀었다. 사회 각계에서 정치 시스템 개혁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시민단체의 견해다. 우문정답 자문위원이기도 한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18대 국회보다 19대 국회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아직 진전된 게 없다"면서 "왜 나아지지 않았는지를 비롯해 선거와 정당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또 어떻게 해야 보다 좋은 사람들을 국회에 보낼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국회에 들어갔는데 국회만 가면 바보가 된다"면서 "이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국회가 국민들을 대하는 기본적 자세 역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회는 국민을 위한 봉사조직인데 국민의 머리 위에 있다는 오만함이 있다"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 아니다 보니 세비도 무리하게 받고 있고 국감 때도 국민을 위한 감사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 감사를 하는 활동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회가,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한 봉사조직과 봉사단원이라고 생각하면 특혜의식은 물론이고 일하는 방식도 다 바뀔 것"이라며 "국회의 의식개혁과 국회 시스템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언론이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보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권자 변화도 이끌어달라. 정치 전문가들은 국회를 넘어 유권자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유권자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부분은 지난해 우문정답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올해 우문정답에서는 유권자의 의식개혁 문제 역시 비중 있게 다룰 계획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제는 유권자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돈을 쓰는 곳이 바로 유권자인데 이런 유권자의 의식구조가 변하지 않으면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예를 들어 출판기념회를 못하게 하면 왜 국회의원이 돈에 굶주리나?"라면서 "지역구에서 초.중.고 동창이 체육대회를 하면 소주, 맥주 몇 박스씩 부탁하는 등 다양한 민원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구 유권자가 저녁 먹는데 축사해 달라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음식 값 대신 다른 형태로 사례해야 섭섭해하지 않고 결혼식에 와달라고 하면 안갈 수 없다"면서 "이때 빈손이면 유권자들이 욕한다. 이런 유권자의 행태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제는 유권자의 이런 문제에 대해 솔직히 털어놔야 하고 언론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유권자부터 변해야 한다. 깨끗한 정치는 국회의원이 만드는 게 아니라 유권자가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잘하는 점을 더욱 부각해야.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된 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즉, 바른 정치를 적극 보도해 나쁜 관행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치인이 못하면 당연히 비판해야 하지만 잘하는 것도 있다"면서 "언론에서 정치인이 잘하는 것을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홍 의원은 이에 따라 치열한 입법과정과 이를 통해 실제 국민이 받는 혜택을 우문정답이 집중 조명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민들의 겪는 걸림돌이 의정활동으로 뚫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실제 국민의 삶 중 의원들의 의정활동으로 혜택을 보게 된 실제 사례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어떤 입법 및 법 개정으로 이뤄졌는지를 조명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법 하나를 바꾸려면 6개월 이상 고민하고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주변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정말 보람 있는 일인데 이를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아 국회의원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특별취재팀

  (6·③) 18대 국회 윤리특위, 54건 제소됐지만 징계 단 1건 '유명무실'

(6·③) 18대 국회 윤리특위, 54건 제소됐지만 징계 단 1건 '유명무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윤리의식 제고와 자율적 위상 정립을 위해 1991년 5월 31일 설립됐다. 국회법 제44조 제2, 3항의 한시적 존립 규정이 배제되는 상설 특별위원회로, 의원의 자격심사, 윤리심사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관장한다. 윤리특위를 만들면서까지 국회가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윤리 문제가 국회의 전체 신뢰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리특위가 운영되고 있는 현재에도 국회의원의 개인적, 집합적 차원의 윤리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리특위, 유명무실화 23일 국회에 따르면 제18대 윤리특위에서 가결된 징계안이 본회의에서 실제 가결된 사례(출석정지 30일)가 존재하지만 54건의 징계안 중 1건에 그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전 국회도 마찬가지다. 제17대 국회에서는 37건의 징계안이 발의됐지만 가결된 것은 10건에 불과하다. 제15대와 제16대 국회에서는 윤리특위서의 징계 결정이 전무했다. 반면 품위 잃은 행동으로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된 징계요구 건수는 제15대 국회부터 폭증하는 분위기다. 제14대 국회에서 단 3건이었던 징계안은 제15대 국회 들어 44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제16대 국회(징계안 13건)에서 감소했지만 제17대 국회(37건)와 제18대 국회(57건)에서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번 제19대 국회의 경우 국회선진화법이 있음에도 이미 34건의 징계안이 윤리특위에 올라간 상황이다. 국회 내에 동료의원에 대한 징계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알 수 있는 것이 징계안이 임기만료에 의해 자동 폐기되는 사례다. 제15대 국회에서는 총 44건의 징계안이 접수됐지만 31건이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됐다. 제16대 국회에서도 13건의 징계안이 올라왔지만 13건 모두가 폐기됐다. 제17대 국회에서는 총 37건 중 16건이, 제18대 국회에서는 54건 중 30건이 임기만료에 의해 폐기됐다. 또 징계안이 윤리특위에 올라가더라도 정치적 타협을 통해 징계를 받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도 하다. ■윤리강령 강화 필요 윤리특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 윤리에 대한 규정은 지난 1991년 제정된 5개의 원칙적 사항인 '국회의원 윤리강령'과 15개의 세부실천규칙인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이 있다. 그러나 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모두 내용이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일 뿐만 아니라 구체성과 엄격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하원의 경우 의원 스스로가 윤리기준에 저촉되는 일을 손쉽게 알 수 있어 일탈의 범위가 축소되는 효과를 지닌 400페이지 이상의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윤리실천 규범이 규정돼 있다. 영국 의회도 의회와 정부, 정당으로부터 독립적이고 법적 규정력을 지닌 '독립의회윤리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의 윤리 위반 행위에 따른 징계안이 제출돼도 가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윤리특위의는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국회의원의 불합리한 특권을 제한하고 윤리 관련 법령을 구체화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6·③) 장관이 직업인 국회의원 ‘월급도 두번’

(6·③) 장관이 직업인 국회의원 ‘월급도 두번’

6부. 실천이 문제다 <3> 의원겸직 금지, 현실화 될까직함 많은 국회의원님 의자 하나 비워주시죠 #.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지난 16일 한국e스포츠협회(KeSPA) 협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국회의원 겸직금지 의무조항에 따라 KeSPA 회장직 사퇴를 권고받은 전 의원은 법률상 강제성은 없지만 요청 취지에 따라 사퇴의사를 밝혔다. 2013년 1월 KeSPA 회장에 취임한 전 의원이 임기 만료 1년 1개월여를 앞두고 물러난 것이다.국회의원 겸직금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의 겸직 논란이 얼마나 해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혁신에 목마른 정치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과제를 찾고 있고, 그 결과 중 하나로 의원 겸직금지 대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회의원 겸직금지 대상에 장관 등 국무위원도 포함시키려 하지만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23일 국회에 따르면 체육단체를 비롯한 이익단체에서 단체장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 43명이 '겸직불가' 또는 '사직권고'를 받았고, 전병헌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이 단체장 자리에서 물러났다.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의원 겸직금지 대상이 늘어난 개정 국회법 조항에 맞춰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심사에 따라 최종 겸직금지 의원 명단을 확정해 통보했다. ■국회의원 겸직, 불편한 시선국회의원의 겸직 논란은 가장 먼저 국무위원 겸직 논란으로 이어진다. 장관직은 국회의원들에게 로망으로 꼽힌다. 그러나 삼권(입법권·사법권·행정권) 분립을 외치는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들의 장관 겸직은 행정권을 잠식하게 돼 헌법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정부를 감시하라는 국회의 역할이 정부를 장악하라는 것으로 변형돼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이 곧 대통령의 권한만 강화하는 요소라는 지적에 따라 국회의원들의 장관 임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국회의원이 장관직을 수행하려면 의원권한을 제한하거나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선 국회의원으로서 활동비와 장관 월급을 동시에 받는 이중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정치권 관계자는 "행정부를 감시하는 인사가 동시에 행정부를 관리하는 인사가 되는, 넓게 보면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 출신 장관치고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인사가 없어 그들만의 리그로 묵인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국무위원 겸직 외에 단체장 겸직도 논란거리다.이번 19대 국회에서 겸직 통보를 받은 의원은 9명으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7명,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2명이었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김장실 의원, 이우현 의원이 국민생활체육회에서 각각 회장, 비상근부회장, 이사를 맡고 있었지만 이번에 겸직불가 통보를 받았다.이들 의원은 통보받은 지 3개월 내 사퇴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자리를 보전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국회의원들의 사퇴 압박에 나서고 있다.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들이 주위 시선을 의식해 수용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래저래 시간을 끌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단체장을 통해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아 쉽게 단체장직을 내놓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번만은 제대로 추진해야국회의원 겸직금지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지난 4월 말에는 여야가 국회의원 겸직금지에 대한 예외를 대폭 허용하는 국회 내부 심사기준안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통과시켜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한 시민사회단체가 국회 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32%인 96명이 1개 이상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직이 가장 많았고 변호사, 기업 대표 등도 다수였다.겸직 논란은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무위원을 포함해 국회의원 겸직금지를 약속했으나 논의는 현재진행형이다.일단 새누리당은 원칙적으로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 개정안을 내부적으로 처리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협의가 남은 상태다.지난 8월 겸직금지를 담은 개정안이 처리됐지만 예외적으로 겸직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선 또 다른 논란이 파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국회법에 따른 강제적 요소가 없는 터라 여론의 강도 높은 감시가 필수라는 분석이다.한 보좌관은 "겸직을 계속할 경우 윤리위에서 징계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는데 의원끼리는 서로 징계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라면서 "정치권 내부에선 쉽게 할 수 없는 만큼 시민단체 등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보좌관은 "의원들의 겸직으로 의정활동이 다소 불편해지는 것은 있지만 이것이 겸직을 허용하는 명분은 될 수 없다"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라도 의원들의 솔선수범과 특권 내려놓기는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6·2) '대가성 없는' 출판기념회의 딜레마

▶정치자금 합법 통로 막아 음성화 될라 ▶공무원들은 "어차피 인원동원용" 차출 불가피 ▶기업도 "후원압력 더 세질라" 걱정 앞서 대가성 없는 출판 기념회에 대해 국회 보좌관은 물론이고 기업 관계자, 공무원들 모두 취지는 좋지만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돈쓰는 정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합법적인 정치자금 전달 방법은 막아 놓은 채 우회적 정치자금 전달 통로 역할을 했던 출판 기념회가 대가성 없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모 국회의원 보좌관은 "과거 정기국회 전후로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뤘지만 올 가을 정기국회 때는 출판기념회가 열린 것이 손으로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았다"면서 "국회의원들도 그만큼 출판기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출판기념회가 많이 줄어든 것은 '소나기는 피하자'라는 것일 뿐 여론이 다른 곳을 보기 시작하면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문제가 언제든 다시 돌출될 수 있다"면서 "특히 대가성이 있다, 없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나오지 않고는 당초 취지의 순수한 출판기념회는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 역시 대가성 여부를 떠나 출판기념회가 계속된다면 '얼굴 도장'을 찍어야하는 사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 반응이다. 특히 대부분 부처가 과천에서 세종시로 내려간 상황에서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한 시간 낭비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부처와 관련된 국회 상임위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하는데 대가성을 떠나서 안 갈수 없지 않느냐"면서 "그동안 공무원은 출판기념회에서 무리하게 책을 산다기 보다는 인원 동원용으로 사실상 차출된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고 말했다.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대가성 있는 출판기념회를 막는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음성적 지원 요청이 많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동안 출판기념회가 우회적 정치자금 전달 통로 역할을 하면서 기업에 대한 압력의 완충역할을 했지만 이 같은 완충지대가 없어질 경우 오히려 더 가혹한 압박과 요구가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모 기업체 관계자는 "출판기념회가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는 데는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이와 동시에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전달할 통로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들이 정치자금을 전달한다면 색안경을 끼는데 기업 방침과 맞는 정치와 법안을 만드는 정치인이 있다면 당당하게 정치자금을 전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6·2) 여당의 '특권 내려놓기' 그 씁쓸한 시작

(6·2) 여당의 '특권 내려놓기' 그 씁쓸한 시작

6부. 실천이 문제다 <2> 새누리당 혁신안 성공할까 무회의 무세비의 비밀 의원들 거부감 산 '노동' 빼고 회의 불참시 수당 깎는게아니라 회의 참석시 수당 준다는 원칙 새누리당이 8일 '무회의 무세비 원칙·대가성 출판기념회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가까스로 '추인'했다. 지난달 11일 새누리당 '혁신 의원총회'에서 '무회의 무세비 원칙'의 다른 이름인 '무노동 무임금 적용'과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를 놓고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혁신안이 한 차례 퇴짜를 맞은 뒤였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보수혁신위는 전날 혁신안 추인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게 됐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무회의 무세비 원칙'과 대가성 출판기념회 금지에 대한 불만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혁신위가 더 큰 과제인 정치개혁은 뒤로 미뤄두고 인기영합적인 '특권 내려놓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국회의원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적용이 무회의 무세비 원칙으로 새누리당 의총을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일 통과했지만 당 내 기류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일하지 않으면 세비도 없다'는 취지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의원도 있지만 무회의 무세비 원칙을 '지역구 관리도 의정활동' '선후가 뒤바뀐 혁신안'이라며 비판하는 의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선정국'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등 정치일정을 거론하며 무회의 무세비 원칙이 실행되기 위한 입법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무회의 무세비란? '무회의 무세비 원칙'의 전 이름인 '무노동 무임금 적용'이 국회를 달구기 시작한 때는 새누리당 보수혁신위를 이끌고 있는 김문수 위원장이 김무성 당 대표와 중국을 함께 갔던 지난 10월 14일이었다. 김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간부 앞에서 혁신안건으로 국회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 적용 계획을 처음 밝힌 뒤 새누리당 기자간담회를 자청할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김 위원장이 혁신위 최우선 과제로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적용을 추진하며 꺼내든 명분은 국민의 과반수가 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였다. 실제 새누리당 보수혁신위가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을 비롯한 세비 삭감을 가장 시급한 국회개혁 과제로 꼽았다. 혁신위는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지거나 △국회가 파행.공전하거나 △국회의원이 구속된 상태일 경우 세비를 지급하지 않겠다며 무노동 무임금 적용 계획을 언론을 통해 발표했고 당 내부는 동요하기 시작했다. 혁신위의 무노동 무임금 적용안이 1차례 무산된 뒤 혁신위는 수정안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내부에서는 '당내 소통 부족'을 원인으로 진단하고 소통 확대에 나섰다. 반대 의견을 낸 의원을 혁신위 공개 토론회에 초청하고 의원들의 거부감을 산 '노동'이라는 단어를 빼고 '무회의 무세비 원칙'에 대한 설명 작업에 들어갔다. 혁신위는 전날 의총에서 '무회의 무세비 원칙안'을 직접 성안한 서용교 의원이 설명에 나서도록 전략을 수정했다. 서 의원이 설명한 무회의 무세비 원칙안은 국회 원 구성 지연·국회 파행 또는 공전·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지급 금지라는 원칙은 동일하되 회의 불참 시 회의참석수당을 깎는 것이 아니라 회의참가 시 참석수당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회의원 세비는 일반수당(월 646만원)과 입법활동비(314만원), 관리업무수당(58만원), 급식비(13만원), 특별활동비(95만원)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특별활동비를 회의참가수당으로 명칭을 변경해 회의 출석 일수만큼 수당을 주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김무성 대표도 "이제 혁신은 대세"라며 혁신안 인준에 힘을 실었고 인준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불체포특권을 제외한 혁신안 전체가 의총의 추인을 얻어냈다. 혁신위 관계자는 "무회의 무세비나 무노동 무임금이나 똑같은 내용이 담겨있었다"면서 "다만 지난 의총과 달리 혁신안을 직접 만든 의원이 설명하면서 내용에 대한 전달이 잘 됐고 오해가 풀린 것"이라고 말했다. ■숨어든 반론 목소리…관건은 '정치일정' 하지만 무노동 무임금 적용이나 무회의 무세비 원칙에 대한 의원들의 반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비선정국'에서 좁아진 새누리당의 입지나 혁신안에 반론을 제기하면 혁신안에 대한 반대로 낙인찍히는 여론이 조성돼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당론'이 아닌 무회의 무세비 원칙안이 '비선정국'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개헌론 부상' 등 향후 정치일정 속에서 입법 절차를 제대로 밟아나갈 수 있을 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의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대한 의원들의 반론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서 입법활동만큼 지역구 활동이 중요하고 국회 원구성 지연 등 파행·공전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무노동 무임금 적용 같은 포퓰리즘적인 혁신안이 아닌, 정치개혁 혁신안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재선 의원은 "반론을 제기하는 의원 말도 일리가 있다"면서 "국회 원구성 지연이나 상임위 파행·공전을 푸는 것은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 달린 일인데 개별 의원에게 책임을 왜 묻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일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환경, 즉 정치제도 개편을 먼저 하는 것이 우선순위인데 특권내려놓기라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원안'에 가까운 무회의 무세비 원칙이 의총 인준을 받은 것은 이같은 반론이 해소됐다기 보다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기류가 조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혁신안을 지지하면 선이고 반대하면 악'이라는 선악구도가 형성되면서 혁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자유 토론을 할 수 있는 여지마저 사라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어제 의총 분위기는 자유 토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또 비선실세의 정국개입 의혹 논란이 연말 정국을 강타하면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혁신안 인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한 초선의원은 "한 달 사이에 의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도 있지만 당이 처한 상황이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혁신안마저 인준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대외적인 요인이 분명히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겨우 첫 발을 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동력을 얻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까지 난관이 적잖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별취재팀

  (6·①) 낡음과의 이별인줄 알았더니.. 낡음과의 전쟁이 돼버린 '정치개혁'

(6·①) 낡음과의 이별인줄 알았더니.. 낡음과의 전쟁이 돼버린 '정치개혁'

여야 '셀프개혁' 위기 개혁, 개시도 안했는데… 의원들 반발에 용두사미 '낌새' "당선 축하연과 환영연은 화려했다. 매달 세비를 받고 후원금도 넉넉하게 모았다. 특권층 예우와 대접도 깍듯이 받았다. 그러나 일도 그렇게 잘 했을까 생각하면 부끄럽다." 지난 2009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한 비례대표 초선의원이 읽은 '한 초선 의원의 자성'이라는 반성문 중 일부 내용이다. 국회의원으로서 많은 것을 누렸지만 정작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도 일을 잘 했을까라는 반성이다. 지금 여의도는 '혁신 대결'에 한창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9월 하루 차이로 각각 보수혁신위원회와 정치혁신실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민들의 마음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려 정권을 유지 또는 되찾기 위해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가 마음 먹고 '특권 내려놓기'에 나섰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 마음을 얻기 전에 동료 의원들의 마음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국 최근의 혁신 움직임은 때가 되면 진행하는 '의례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혁신보다는 계파가 더 중요?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는 지난 9월 29일부터 매주 1회 이상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 직후에는 회의에서 논의됐던 결과를 공개해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기대를 모았다.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1차 혁신안은 내년 세비 동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정치인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겸직 금지,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 등이다. 대부분이 국민들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던 내용들이다. 혁신에 대한 지도부의 의지도 강하다. 김무성 대표는 "혁신은 실천이고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혁신하겠다"며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당장 동료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것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드러내놓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성명을 내고 "'이름만 혁신안'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보여주기 정치쇼가 아니라 큰 틀에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진정한 혁신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의정활동 범위를 너무 좁게 해석한다',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방안에 대해서는 '정치신인에게 불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무성 당 대표는 세비 관련 혁신안에 대해 수정해 볼 것을 혁신위원회에 지시하기도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보수혁신위원회 혁신간담회를 열었다. 혁신안 반대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초청하고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날 모습을 드러낸 의원은 단 4명뿐이었다. 이들 마저도 혁신안에 대한 의견 조율보다는 혁신위원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반면 25일 열린 통일경제교실에는 김무성 당 대표를 비롯해 2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단순히 참석 인원으로만 비교할 수는 없다. 모임의 성격이 다르고 특히 간담회는 반대 취지의 발언을 한 의원들만 대상으로 초청을 했다는 점에서 참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속사정이 어떻든 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혁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위원회 활동이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간 힘겨루기가 될 여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혁신간담회에 참석한 김태흠 의원은 "혁신위가 당 대표와 위원장이 파워 게임을 하는 걸로 비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혁신안을 놓고 김 대표는 세비 관련 내용을 일부 수정해서 9개 혁신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김문수 위원장은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혁신위원회는 전체회의 대신 소위원회 위주로 토의 방식을 바꾸고 2단계 정당개혁 혁신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지속성 의문에 추상적인 내용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치혁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내년 2월 8일로 결정된 후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비노무현)' '당권.대권 분리' 같은 오래된 정치논쟁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김동철 의원은 지난 21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치른 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친노 수장 격인 '문재인 불가론'을 제기한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는 전제하에 (당선이)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이런저런 견제가 집중되는 것"이라며 문재인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원했다. 지난 9월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1차적으로 확정한 정치개혁 방안에 '깨끗하고 공정한 전당대회 시행'을 포함시켰다. 원혜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매주 정례회의를 열고 권역별로 혁신에 관한 당원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정치혁신위가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방안은 국회의원 수당 등 산정위원회 신설, 독립적인 선거구획정위원회 신설, 당내 선거 관여 금지, 당윤리위원장 외부인사 임명 등이다. 대부분 당내 정치개혁과 연관이 높은 내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개혁 방안이 너무 내부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정치권 전체에 대한 혁신 방안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야권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놓은 정치혁신 방안은 당내 계파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에 너무 집중된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큰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혁신위 방안이 지속성을 유지할지도 의문이다. 당장 눈앞에 있는 불만 끄자는 식의 방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예컨대 정치혁신위는 차기 대선후보 경선에 의원들의 캠프 참여를 금지하는 조항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코앞에 닥친 전당대회에만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치혁신위가 내놓은 방안들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혜영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깨끗하게 치르기 위해서 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공식적으로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당장 중요한 이번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서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선언적인 내용 위주로 구성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혁신위는 선언적인 내용을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 수렴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 국회 내에서 공청회,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정치개혁 방안의 최종 목표인 입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정치혁신위는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혁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치개혁 방안의 일환인 '독립적인 선거구획정위원회 신설'이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적 공정성, 중립성, 독립성이라는 3대 원칙 아래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개혁, 권력구조 재편과 정치혁신에 전력투구할 것"이라며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혁신 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여야의 개혁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미흡한 편"이라면서 "특히 새누리당 혁신위를 보면 초기에 야심차게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당내 의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추진력이 실종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권 내려놓기도 좋은데,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대안 없이 특권 내려놓으라고 하니까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아직 혁신 작업이 끝나지 않았지만 현실적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의원들로부터도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어 실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이두영 부장 김기석 전용기 김학재 예병정 박소현 이승환 기자

  (5·③) 김기식 의원은 누구?

(5·③) 김기식 의원은 누구?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초선이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원로급에 속한다. 지난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경성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 서울대 인류학과에 입학한다. 대학 재학 중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지난 1994년 참여연대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로 인해 입학 13년 만인 1998년 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해 참여연대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김기식'이라는 이름 석 자를 본격적으로 세간에 알리기 시작했다. 1999년 참여연대 정책실장에서 한발 더 나가 2000년 총선시민연대 사무처장을 맡으며 '공천=당선'에 길들어 있던 정치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맡으며 정치개혁에 본격 매진하게 된다. 2003년 정치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장, 2004년 탄핵무효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2005년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2006년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하며 정치권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된다. 지난 2007년부터는 2011년까지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맡는 동안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학 아·태연구소 객원연구원, 스탠퍼드대학 사회학과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며 한층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게 된다.2011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 창립준비위원회 공동준비위원장,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 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선대위 전략기획특보,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등을 끝으로 2012년 비례 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지내면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그룹 '더좋은미래' 책임운영간사를 맡고 있다.김 의원의 후원회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정치인 김기식은 대한민국이 더 정의롭고, 평등하고, 사람 중심의 복지국가가 되기를 희망하고, 꿈꾸고 있다"면서 "국민과 함께 '내가 꿈꾸는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5·③) 점심저녁 도시락으로 때우며 1분1초 아끼는 '까칠정책통'

(5·③) 점심저녁 도시락으로 때우며 1분1초 아끼는 '까칠정책통'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0일 국회 의원실에서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한 후 오후에 이어질 정무위 예산결산소위를 앞두고 보좌진과 회의를 하고 있다. 우수의원 24시 동행취재 - 김기식 의원"오늘은 세끼 모두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할 듯싶다. 국회에서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오전 10시 토론회와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일정이 겹친다. 그런데 당으로부터 오전 9시30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겠다고 통보를 받았다. 오전 일정을 최대한 쪼개서 소화해야 한다. 예산 심사에 필요한 자료 더미를 하루 종일 들고 움직여야 겠다."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6시를 조금 넘어서 경기 파주 자택을 나섰다.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오르자 곧바로 오늘 일정을 챙기기 시작했다. 월요일, 여의도로 향하는 길은 평소보다 차량이 많다. 오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 203호실에서 열리는 '더좋은미래의원모임'에 다소 늦게 도착할 것 같다. 이날 조찬 모임의 책임운영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휴대폰을 들어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원님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일단 회의를 시작하세요. 금방 도착합니다."■조찬모임부터 빡빡한 일정'더좋은미래 의원모임'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진보·개혁 성향을 지닌 초선 의원 22명이 의기투합해 지난 2월 출범했다. 매주 월요일 조찬 모임을 갖고 향후 당의 진로와 정책 노선 등을 고민해 왔다. 이날은 28번째 조찬 모임이다. 특히 모임 소속 의원들은 각자 1000만원씩 출자해 독립 법인 형태의 정책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초선인 김 의원은 국회 생활 2년째에 접어들며 '실험적 도전'을 하고 있다. '더좋은미래 의원모임'을 통해 정책 중심의 정치를 실현, 대한민국호(號)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임은 당의 고질적인 계파 질서를 극복하고 정책과 노선에 근거한 정책 그룹입니다. 정책 역량을 강화하면서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연구하고 논의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의원들이 힘을 합쳤습니다." 이날 조찬 모임의 화두는 전당대회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당은 조만간 당 대표를 포함해 당의 지도부를 뽑을 예정이다.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은 배달된 도시락을 먹으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펼쳐질 정국 현안과 당권 경쟁 판세 등과 관련해 각자의 의견과 정보를 교환했다.1시간 가량 이어진 조찬 모임을 마친 김 의원은 같은 건물 9층에 있는 의원실로 향했다. 본격적인 의정활동의 시작이다. 오전 10시에 열리는 정무위 예산소위에 참석하기 전에 일정 2개를 소화해야 한다. 자료 더미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의원실을 나선 김 의원은 의원회관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급히 몸을 싣는다. 도착지는 50m 정도 떨어진 국회 본청. 현재 시각 9시 10분, 비대위가 열릴 시간이다. "국회 안에서나 여의도 근방으로 식사를 하러 갈때는 보통 걷지만 지금은 1분 1초가 아깝기 때문에 차로 이동을 합니다. 오늘 예산 심사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시간을 절약해야죠."■"국회서 선거구획정위 독립시켜야"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긴급 비대위에서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규정 등을 마련하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키로 의견을 모았다. 20여분 동안 진행된 비대위 회의를 마친 김 의원은 또 다시 의원실로 향했다. 예산소위를 코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보좌진과 관련 자료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보좌진과 꼼꼼히 자료를 챙긴 김 의원은 10여분만에 의원실을 나왔다. 이번 도착지는 같은 건물 2층에 위치한 제2세미나실.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와 민주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혁신 방안 토론회'가 열리는 장소다. 김 의원은 정치혁신실천위의 간사도 맡고 있다. 일정상 토론회에 오래 있지 못하지만 행사 관계자, 그리고 참석자들과 인사라도 나눠야겠다는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토론회를 준비하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을 보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는 "오늘 김 의원이 일정상 불참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인사라도 와주니 힘이 나네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민단체 활동가 시절부터 '경제 민주화'와 더불어 '정치 개혁'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토론회에 애정이 깊은 이유도 여기 있다. 우리나라 선거제도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는 데서 정치 개혁도 시작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론이다. "이번 토론회는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만한 의미있는 자리입니다. 우선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생략하며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국회에서 선거구획정위의 방안을 왜곡하는 일을 차단해야 합니다."■정부 예산안, 다 읽으며 독한 공부오전 10시, 오늘 의정활동의 핵심인 예산 심사를 시작했다. 이날 예산소위 안건은 국무조정실 및 국무총리비서실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예산이다. 예산소위원장을 맡고 처음 진행하는 예산 심사를 위해 김 의원은 독하게 공부했다.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정부 예산안과 정무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읽었다. "국회의원이 되고 지난 2년은 법안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예산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또는 주말 시간을 활용해 예산안 관련 자료를 보는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대정부 질문 때 예산안 자료를 들고 가서 다른 의원들이 발언을 할때 그냥 시간을 보내지 않고 예산안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오전 예산소위를 산회한 김 의원은 의원실로 이동했다. 의원실에는 보좌진이 주문한 도시락이 회의테이블에 차려져 있었다. 김 의원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오찬자리가 있었지만 오후 예산 심위 준비를 위해 도시락 점심을 선택했다. 김 의원과 보좌진은 도시락을 순식간에 비우고 예산 관련 자료를 회의테이블에 올려 놨다. "오전 예산 심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예산 심사를 더욱 꼼꼼히 하기 위해 식사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보좌진과 자료 검토를 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정활동 '정공법'으로 승부오후 2시 30분부터 재개한 오후 예산소위는 이날 저녁 9시를 넘겨서 끝났다. 김 의원의 보좌진 역시 이 시간까지 의원실을 지켰다. 이날 예산소위를 마친 김 의원의 발걸음은 또 다시 의원실로 향했다. 내일도 열리는 예산소위를 조금이라도 준비하고 국회를 떠날 심사다. 의원실에는 어김없이 저녁식사용 도시락이 차려졌다. 국회 의원회관 902호실은 밤 11시가 돼서야 불이 꺼졌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김 의원은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간사 전문의원' 또는 '까칠한 정책통'으로 통한다. 상임위 간사는 물론, 당내 의원 모임마다 간사를 도맡을 만큼 의원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정부 기관을 감시하는 데는 누구보다 매섭다. 정무위 국정감사 기간이면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김 의원의 질의 시간에 가장 진땀을 뺀다고 입을 모은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현실 정치에서 지역구 의원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통념을 일축한다. 이른바 '정공법'을 당할 수 없다는 것. 국회의원 본연의 책무는 의정활동이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비례대표라고 해서 의정활동이나 당내 활동에서 지역구 의원에 비해 제약을 받거나 발언권이 축소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경우 지역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한 만큼 거기에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지만 비례 의원은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의정활동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에서 열심히 하면 그대로 인정 받는 곳이 국회라고 생각합니다." 특별취재팀

  (5·②) 우수의원 24시 동행취재 - 김용태 의원

(5·②) 우수의원 24시 동행취재 - 김용태 의원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27일 서울 신월2동 자신의 지역사무실에서 열린 '민원인의 날'에 사무실을 찾아 온 한 지역주민의 고충을 듣고 있다. "나도 고주파 장애가 왔어요. 특정소리, 격음을 듣지 못해요. 우리 지역 주민은 이 장애에 함께 시달려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본지가 연간기획 중인 '우문정답-우수 의원 24시 동행 취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따라붙은 기자에게 불쑥 하소연을 시작했다. 서울 양천을, 신월동·신정동 지역주민을 위해 밤낮을 모르고 뛴 지 이제 7년째. 김 의원도 어느새 지역 주민에게 흔한 고주파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신월동은 김포공항 근처로 약 3분에 한 대꼴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신월동 아이들은 비행기의 바닥인 바퀴 달린 배부분을 보며 유년시절을 보낸다. 김 의원이 초선 의원 시절 한 초등학교에 갔다가 아이들이 그린 비행기를 보고 충격을 받아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나선 일화는 서울 양천을 지역주민에게는 이미 유명하다. ■지역주민 애환 담긴 민원인의 날 "그들에게 배운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에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혁신위원으로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김 의원이 일주일의 첫 문을 여는 곳은 어김없이 서울 신월 2동에 있는 자신의 지역사무실이다. 지난 2010년부터 2주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김 의원은 사무실에서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듣고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기자가 동행 취재에 나선 지난 27일에도 김 의원은 99번째 '민원인의 날'을 맞아 지역주민의 애환과 고충을 듣느라 분주했다.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지역주민과의 더 투명한 소통을 위해 통유리형으로 리모델링을 끝낸 사무실에 민원인이 한 명씩 찾아오더니 오전 9시30분을 전후해서는 동별로 마련된 테이블에 민원인이 가득찼다. 민원의 주제는 다양했지만 김 의원은 민원인이 힘겹게 꺼내는 이야기 속에서 핵심을 능숙하게 짚어냈다. 김 의원은 건물에 세들어 사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골똘히 듣더니 "그러니까 관리인이 없는데 (다른 사람이) 관리비를 받아요?"라며 지역 사무실의 실무진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김 의원은 "사실관계 파악 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내 중학교 학부모 대여섯명은 아예 문서를 만들어서 사무실을 찾아왔다. 김 의원은 체육관 건립에 필요한 추가 예산을 요구하는 학부모 얘기를 한참을 들었다. 이윽고 김 의원이 자리를 옮긴 곳에는 해진 군복바지를 입은 한 어르신이 앉아 있었다. 이 어르신의 사연은 이러했다. 아들은 자폐아 3급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고 아내와는 이혼한 상태로 어르신은 매일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어르신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통한 대출에는 어려움을 겪다가 지역주민의 알선으로 김 의원을 찾아왔다. 김 의원과 법률인 등 실무진은 '주택담보대출'을 위해 어르신이 꼭 확인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일러주고 주택금융공사에 전화를 걸었다. 이 어르신은 기자에게 "답답했는데 이제 좀 속이 후련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의원은 이날까지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오전 9시45분께 지역주민과 실무진, 자원봉사자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김 의원은 2주 뒤인 11월 10일, 100회를 맞는 '민원인의 날'에 대해 "여전히 민원인의 날은 어렵다"면서 "제가 해결하지 못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욕을 들어서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제 앞에서 주민들은 고래고래 고함도 지르고 욕하고 운다"면서 "그런데 이게 '마약' 같은 것이 또 민원을 소소하게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욕하던 분들도 마음이 변하고, 우리팀(김 의원과 사무실 식구)도 심경의 변화가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 의원은 '민원인의 날'을 생생하게 기록한 자신의 책 '팩트'에서도 "민원 내용을 하나하나 기록하다가 정말로 못 배워서, 힘이 없어서, 세상 물정 몰라서, 고급정보에 접촉할 수가 없어서, 관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 정말 억울하게 당한 사연 앞에서 우리는 변해있었다"고 서술했다. 김 의원은 "제게 민원인의 날은 학교이자 도장"이라면서 "정치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 면에서는 학교이고 정치에 대한 생사관,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면에서 도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로 가는 10분 남짓의 짧은 시간에도 신월동의 좁은 골목길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지역구 걱정에 여념이 없었다. 김 의원은 "우리 신월동은 고도제한이 있어서 건물 지하에도 사람이 살 수 있게 허가됐다"면서 "원래 골목길이 좁은 데다 (지하에) 주차할 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겠다" 국회에 도착하자 김 의원은 의원회관과 국회 본관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의정활동에 몰두했다. 여의도 정치를 시작한 뒤 줄곧 정무위에서 활동한 김 의원은 지난 4월부터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 종합 국감을 위해 회의실에 앉았지만 국감 이후의 의사일정에 대해 협의도 병행해야 했다. 일단 김 의원의 '미션'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지침으로 내린 2015년도 정부예산안의 상임위 상정일 및 상임위 의결일 협의였다. 새누리당은 예산안의 법정처리기한인 12월 2일 내 처리를 위해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있고, 이날 오전까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오는 11월 6일까지 상임위에서 예산 심사를 마쳐야 한다고 각 상임위 간사에게 전달한 터였다. 김 의원은 정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과 짬짬이 협상했지만 김기식 의원은 난색을 표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또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위증 논란도 김 의원에게 과제로 추가됐다. 그는 보좌진과 짧은 점심식사를 끝낸 후 이번엔 국회 본관에 있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실로 서둘러 달려갔다. 새누리당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단 전원이 모여 예산안 심사일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의가 끝난 뒤 김 의원은 밝은 표정으로 "다행이다. 틈이 생겼다"며 서둘러 김기식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의원, 아 이건 별로 어렵지 않잖아요." 전화를 마친 김 의원은 "협상은 꼭 초등학생 기싸움 같다"면서 "기선제압이 필요할 때도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후 정무위 국감은 계속됐고 김 의원은 잠시 짬을 내 의원회관에 들러 징수율을 높인 양천구청 공무원에게 표창장도 수여하며 약소한 선물까지 줬다. 다시 국감장으로 돌아온 김 의원은 오후 질의시간에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모뉴엘과 관련해 "사기꾼이 막판에 몰아서 터뜨리고 도망가는데 지금 그 수법과 똑같다. 큰일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수현 금융감독원 원장에게 "지금이라도 모뉴엘의 유사 케이스를 추려서 시범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최 원장의 "그렇게 조치하겠다"는 답변도 끌어냈다. 김 의원은 의정활동과 지역구활동 병행이 어렵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 프리사 페로 신 파우사(sin prisa pero sin pausa)'라는 스페인 명언으로 답을 대신했다. '서두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멈추지도 않는다. ■약력 △46세 △대전고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알티캐스트 이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기획위원 △미국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 △18·19대 국회의원(서울 양천을)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보수혁신위 위원 ■金의원의 입법활동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활발한 입법활동을 벌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으로,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입법활동으로 민생 체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외에도 당내에서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쇄신작업에 나서고 있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만 11건이다. 올해 들어서 발의한 개정안은 3건으로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이다. 서울 양천을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지역 현안으로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 지역 지원 개정안을 내놨다. 항공기 소음 피해구제를 위한 개정안으로, 향후 관련 개정안을 추가 발의할 계획이다. 그의 지역구 내 신월동과 신정동은 근처에 위치한 김포공항에서의 비행기 소음 문제로 인해 여러 민원이 제기돼왔다. 개정안은 공항소음과 관련해 대책사업 종류를 확대하고 소음대책 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의 경우 소음대책 사업 신청기간을 5년 내 할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토록 했다. 김 의원은 "양천 지역은 항공기 등으로 인한 고도제한에 따른 재산권 피해도 있는데 국가의 필요에 의해 김포공항을 유지,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 지역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니 이에 합당한 피해보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현안 외에도 그가 속해 있는 정무위원회 관련 입법 활동도 눈에 띈다. 김 의원은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자 '임시중지명령제' 신설 등을 담은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임시중지명령 외 오픈마켓, 포털사이트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에 대한 책임 부과, 디지털 콘텐츠 등에 대한 청약철회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