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논란' 카카오톡처럼 위기 맞은 과거 사례

'업데이트 논란' 카카오톡처럼 위기 맞은 과거 사례

넷플릭스 '퀵스터' 사태, 레딧에 1위 빼앗긴 디그, 온라인 선구자 프리챌이 망한 이유까지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 타임라인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연합뉴스

9월 23일 카카오는 경기도 용인 카카오 AI(인공지능) 캠퍼스에서 개발자 대회인 '이프(if) 카카오 25'를 열고 그동안 '빅뱅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해왔던 카카오톡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2010년 출시 이후 채팅 서비스에 집중해왔던 카카오톡이 소셜미디어 기능, 인공지능이 대거 추가되며 '카톡 2.0'으로 재단장한 것입니다. 새 기능이 적용된 카톡은 개편안 발표 당일인 23일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가 예정됐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첫 번째 탭인 '친구탭'이 기존 전화번호부형에서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처럼 개편되는 것이었습니다. 친구탭은 그동안 휴대전화에 등록된 전화번호부 목록을 그대로 옮겨와 '가나다' 순으로 정렬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앞으로는 이용자들이 올리는 각종 게시물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개편됐습니다.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프로필 홈에 표시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게시물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공개 범위를 설정하는 기능도 적용됐습니다.

카톡의 두 번째 탭인 '채팅탭'도 개편됐습니다. 기존에 보낸 메시지 내용을 24시간 안에 수정할 수 있는 '메시지 수정' 기능이 추가되고, 수정한 메시지 밑에는 작은 글씨로 '수정됨'이 표시됐습니다. 채팅방을 '가족' '친구' '직장' '광고' '공공기관' 등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채팅방 폴더' 기능도 생겼습니다. 원하는 폴더를 최대 10개까지 만들어 각 폴더마다 최대 100개의 채팅방을 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안 읽은 메시지를 따로 모아 놓은 폴더인 '안읽음'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안읽음' 탭을 누르면 메시지를 읽지 않은 채팅방만 따로 정렬되는 방식입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향후에는 단톡방에 들어가지 않고도 안 읽은 대화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특정 메시지를 골라 답할 수 있는 '답장' 기능은 사라지고 '댓글'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단톡방에 올라오는 메시지 중 특정 주제로 이어지는 댓글들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기능입니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해당 기능은 오픈 채팅방부터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카톡을 통해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보이스톡' 기능도 업데이트됐습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보이스톡 통화를 녹음할 수 있고 AI가 즉시 해당 대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주거나 요약하는 기능입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AI 기능도 대폭 적용된다고 전했습니다. 카톡 내에서 검색, 일정 관리, 예약·결제까지 AI가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기존의 채팅 입력창 맨 오른쪽에 있는 '#(샵)'을 누르면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카카오의 자체 AI인 '카나나' 검색 기능으로 대체했습니다. 또undefined안 읽은 메시지가 있는 채팅방의 대화를 카나나가 요약해주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톡에 새로 적용되는 '채팅방 폴더' 중에서 '안읽음' 폴더에 있는 채팅방 대화 내용을 요약해주는 방식입니다.

또한 오픈AI의 챗GPT도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채팅탭 상단에 적용되는 '챗GPT' 버튼을 누르면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가 적용됩니다. 기존 챗GPT에서 제공 중인 검색, 이미지 생성 기능 등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 에이전트'도 출시가 예정됐습니다. 카카오맵·멜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AI가 구동하는 방식입니다. 별도로 앱을 작동시키지 않더라도 AI에 요청만 하면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카카오톡 개편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진=뉴시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진=뉴시스



23일 업데이트 발표 직후 주가가 하루 만에 6.17% 급락하며 6만원 선이 무너졌고, 시가총액 약 3.4조원이 증발하는 등 반발이 거셌습니다.

기존의 전화번호부 방식의 친구목록을 삭제하고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피드 형태로의 개편을 기존의 이용자들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메신저의 본질을 잃었다", "쉰스타(쉰내나는 인스타그램)"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짜리 리뷰가 쏟아졌습니다.

라인과 네이트온 등 다른 메신저 앱의 신규 설치 건수가 업데이트 전주 보다 각각 4배, 43배 급증하는 등 카카오톡을 대체할 메신저를 찾는 움직임도 뚜렷해졌습니다. 카카오톡 구 버전을 찾아 재설치한 사용자수가 26일부터 3일간 35만명에 이르자 카카오톡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6일 만에 업데이트를 철회했습니다.



#카톡 업데이트 끄기 #친구탭 #홍민택 #라인 #네이트온

카톡처럼 민심 거슬렀다 위기 맞은 과거 사례

넷플릭스 퀵스터 서비스
넷플릭스 퀵스터 서비스

영상 구독 서비스의 절대 강자 넷플릭스도 잘못된 판단으로 크게 흔들린 적이 있습니다.

1997년 DVD 우편 대여 서비스 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구독 시스템을 도입하며 당시 DVD 사업을 주도하던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어 넷플릭스는 2007년 DVD 구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넷플릭스의 종가는 무려 575.8%나 뛰어올랐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넷플릭스는 2011년 8월 '퀵스터'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위기에 빠졌습니다. 운영진은 퀵스터를 DVD 대여 전용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온라인 스트리밍 전용 브랜드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기존에 두 서비스를 묶어 월 10달러(약 1만4000원)에 제공하던 요금제를 없애고, 각각 7.99달러(약 1만2200원)에 따로 과금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려면 총 15.98달러(약 2만2400원)를 내야 하는, 사실상 요금 인상 정책이었습니다.

분노한 구독자들은 넷플릭스의 구독을 취소하기 시작했습니다. 3분기 미국 내 넷플릭스 가입자수가 약 80만 명 줄었고, 주가도 절반으로 급락했습니다. 결국 넷플릭스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퀵스터 분사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넷플릭스 #DVD #퀵스터 #넷플릭스 요금제

디그의 메인 페이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디그의 메인 페이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 플랫폼은 단연 '레딧'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그 시절 1위는 '디그'였습니다.

디그는 이용자들이 직접 뉴스와 콘텐츠 링크를 발굴해 게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습니다. 다른 이용자들이 'Digg it(끌어올리기)' 버튼을 누르면 뉴스가 메인 페이지에 뜨고, 'Bury(파묻기)' 버튼을 누르면 메인 페이지에서 사라졌습니다. 참여자들의 손끝에서 실시간 뉴스 순위를 완성하는 방식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그는 하루에 수백만명이 몰릴 만큼 성장해, 뉴욕 타임스 웹사이트와 견줄 정도의 초거대 커뮤니티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8월, 잘 나가던 디그는 신규 버전(v4)을 내놓으면서 몰락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v4는 대형 언론사와 파트너사의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도록 하는 정책이었습니다. 이 조치가 디그의 핵심 정체성인 '사용자 주도 큐레이션'을 무너뜨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입니다.

광고나 홍보글이 메인 페이지를 차지하자 그동안 커뮤니티를 떠받쳐온 충성 이용자들은 깊은 배신감을 느꼈고, '디그 대탈출의 날(The Great Digg Migration)'을 선포하며 경쟁 서비스인 레딧으로 대거 이동했습니다. 그 여파로 디그의 트래픽은 한 달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레딧의 트래픽은 23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후로도 디그의 트래픽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4년 후인 2012년 7월 매각 당시 디그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전성기의 10% 수준이었습니다.
#디그 #레딧 #미국 최대 커뮤니티

프리챌 서비스 종료
프리챌 서비스 종료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카페형 커뮤니티 서비스 프리챌은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의 원조였습니다. 당시 프리챌에는 연예인 팬카페, 취미 및 정보 공유, 지역·학교별 동호회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존재했습니다. 당시 프리챌은 단순한 게시판이 아니라 사람들을 연결하는 온라인 문화 공간이었으며, 인터넷이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처음 대중화 한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11월 프리챌의 전면 유료화 정책을 시행은 프리챌을 무너뜨렸습니다. 원래는 무료였던 카페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월 3300원의 요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인데 문제는 당시 프리챌의 단기간에 유료화를 강행한 것이 이용자들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는 조치로 비춰져 큰 반발을 불러온 것입니다. 게다가 프리챌을 대체할 다른 무료 커뮤니티도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프리챌의 라이벌이었던 다음 카페나 새롭게 떠오르던 싸이월드 클럽으로 이동하고 말았습니다.

프리챌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였던 전제완 씨는 지난 8월 유튜브 '소비더머니' 채널에 출연해 "(이용자수가) 한 달에 100만명씩 증가하니까 1년 만에 1200만명이 됐다. (한달에) 400억을 갖다 대야 했다. 인건비 빼고"라며 당시의 어려웠던 사정을 털어놨습니다. 전 씨는 코스닥 상장이나 매각 등 유료화 이후 불거진 위기를 수습하려 했지만 그해 12월에 구속되면서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프리챌의 쇠퇴는 여러 불운이 겹친 안타까운 결과였지만, 경쟁 서비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소 성급하게 단행된 유료화가 몰락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후 프리챌은 파산과 인수 과정을 거쳐 2013년 1월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프리챌 #다음 카페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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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접을 생각 없다지만…부활 가능할까

싸이월드 접을 생각 없다지만…부활 가능할까

[파이낸셜뉴스] 2000년대 '국민 SNS' 싸이월드가 지속되는 경영난 속에 강제 폐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정부에 서비스 유지 의사를 밝혔지만 싸이월드가 부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 대표는 과기정통부와 통화에서 "사업 폐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표가 유지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서 아직 서비스 폐지 단계는 아니다"면서 "(이용자의 사진 등 )데이터도 그대로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용자의 과거 사진과 동영상, 일기 등 데이터가 아직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이날 오후에도 싸이월드 사이트에는 접속이 된다. 다만 로그인이 오래 걸리고 에러가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다. 싸이월드는 국세청을 통해 사업자등록상태를 조회하면 지난달 26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전 대표가 직접 폐업을 신고한 것이 아니라 담당 세무서가 직권 폐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가치세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관할 세무서장은 △사업자가 부도발생, 고액체납 등으로 도산해 소재 불명인 경우 △사업자가 사업을 수행할 수 없어 사실상 폐업상태에 있는 경우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둘 이상의 과세기간에 걸쳐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고 사실상 폐업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사업자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사업자가 서비스 유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폐업하면 국민 불편이 있어서 어제 현장 점검을 나가 관리사무소 협조로 직접 둘러봤는데 (집기류 등) 아무 것도 없다"면서 "대표는 일단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하니 특별히 (정부가 해결)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부가통신사업자는 폐업 30일 전에 이용자에게 폐업 사실을 알리고, 폐지 예정 15일 전까지는 과기정통부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무단 폐업을 할 경우 처벌조항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싸이월드는 지난 2016년 프리챌 창업자 출신 전 대표에게 인수된 이후 경영난이 지속됐다.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을 투자금을 유치한 뒤 지난해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뉴스Q'를 야심차게 출시했다. 하지만 이용자의 외면 속에 이내 서비스를 접었고, 제휴사인 언론사에 콘텐츠 제공 비용을 지급하지 못해 자산 가압류 조치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자금난 속에 직원에게 임금을 체불했다. 이로 인해 전 대표는 고용노동부로부터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싸이월드는 이 와중에 암호화폐 기반의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성과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싸이월드가 경영난 속에 접속 불가 사태가 벌어졌을 때 싸이월드 창립멤버가 데이터 무상 백업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당시 전 대표는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서비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싸이월드 'cyworld.com' 인터넷 주소의 소유권을 올해 11월까지 1년 연장했지만 그 사이 10명 남짓 남은 직원도 회사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임금을 받지 못한 한 직원의 경우 임금체불 소송에서 이겼지만 회사가 지급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①]'공상가' 전제완의 아름답지 못한 이별

[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①]'공상가' 전제완의 아름답지 못한 이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지난 1999년 등장한 소셜미디어(SNS) '원조' 싸이월드가 국세청에 폐업 처리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전제완 대표의 미흡한 대처능력과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도마위에 올랐다. 5일 국세청 홈택스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서비스 사업자 상태조회에 '폐업자'로 분류돼 있다. 싸이월드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일부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오후에는 접속이 불가능했다. 이같은 접속 오류는 처음이 아니다. 약 1년 전에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싸이월드는 지난해 10월 초 약 10일가량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싸이월드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직원들이 대거 퇴사했고, 서버 운영비용과 회사(건물) 임대료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서버 오류를 복구할 인력조차 없어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욱이 오류가 도메인(cyworld.com) 만료를 앞둔 시점에 발생해 업계는 사실상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전제완 대표는 언론취재나 고객의 민원에 일체 대응을 하지 않고 사태파악을 위해 연락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일부 관계 당국자와는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싸이월드 측은 이슈가 커지자 도메인 계약을 1년 연장했고, 전 대표는 "신규투자를 유치해 서비스를 지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는 "법이나 정부의 제도로 규율하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싸이월드가 또 경영난을 이유로 갑자기 서비스를 폐쇄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며 "이용자는 속수무책으로 사실상 싸이월드는 '시한폭탄'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미 서비스 중단이 불가피한 '예고된 악재'였던 셈이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대표 서비스가 흥행하며 국내 최대 소셜미디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외산 소셜미디어에 밀린 데다 지난 2011년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계기로 급격히 쇠락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지난 2016년 7월 '프리챌'을 창업한 IT업계 1세대 사업가 전제완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제2의 도약을 노렸다.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이를 발판으로 뉴스큐레이션 서비스 '큐'를 내놓으며 싸이월드 재부흥에 나섰다. 하지만 뉴스서비스 큐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원들이 줄퇴사하는 등 경영난에 빠졌다. 2018년에는 블록체인 열풍에 힘입어 자체 암호화폐 '클링'을 발행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해 신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전 대표는 지난해 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찾아가 투자유치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싸이월드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싸이월드를 살리자는 내 진심은 무모한 도전 내지 돈벌이 수단으로 치부한다"며 "싸이월드를 역사의 한 추억으로 여기고 이제 그만해야 할 듯싶다. 이제 더 힘이 없다"고 자조했다. 회사 경영난이 격화되면서 임직원의 임금체불 논란도 생겼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말 급여 체불로 검찰에 고발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대표는 임금체불 뿐 아니라 여러 법적 분쟁에 엮여있다고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싸이월드 퇴사자는 "아직도 임금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단체소송을 진행 중이고, 회사가 직원의 급여에서 공제하는 '국민연금'을 미납해 어려움을 겪은 임직원과 퇴직금 정산을 받지 못한 임직원도 여전히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추가 투자유치의 꿈을 놓지 않고 서비스 지속의지를 보였지만 이후 별다른 후속 행보는 없었다. 예고된 악재 속에서 그는 경영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했고 그 결과는 접속불가 등 이용자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정부도 민간기업의 경영난에 개입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용자 피해도 외면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신세다.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인 싸이월드는 서비스 폐지 30일 이전에 이용자들에게 폐쇄 안내 고지만 하면 의무를 다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폐업 의사가 없다"고 밝혔을 뿐 또 다시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싸이월드 퇴사자는 "사업을 잘 마무리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남아있는 임직원이 없어 전 대표도 답답한 상황일 것"이라며 "전 대표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지만 '공상가'에 가까운 사람으로 싸이월드 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②]이용자들 '아우성'…왜 유독 싸이만?

[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②]이용자들 '아우성'…왜 유독 싸이만?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한 때 '국민SNS' 자리를 차지했던 싸이월드의 폐업 소식에 '추억의 사진' 등 데이터를 남겨둔 이용자들은 아우성이다. 싸이월드는 지난달 26일부터 국세청 사업자 등록 상태에서 '폐업자'로 분류됐다. 이에 싸이월드에 사진·일기·동영상 등을 남겨둔 이용자들은 "백업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요청은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왔다. 지난 3일 '미니홈피 싸이월드 추억소환 심폐소생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싸이월드에 아이들의 성장일기가 있다"며 "접속하기도 힘든 상황에, 사람없는 새벽에 안자고 접속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싸이월드 심폐소생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글에는 현재 414명이 동의한 상태다. ◇2012년 버디버디, 2013년 프리챌 서비스 종료했지만…"1달 전 종료 고지" 이전에도 블로그·SNS 서비스가 종료되는 일은 있었지만 유독 싸이월드에 대한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서비스 종료에 앞서 데이터의 '백업'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월 커뮤니티 포털 '프리챌'(Freechal)이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프리챌 역시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는 네이버 커뮤니티, 다음 카페에 앞서 국민 '커뮤니티' 서비스였지만 유료화 이후 이용자 이탈로 결국 파산했다. 당시 프리챌은 메일의 경우 다른 메일 서비스의 '외부메일 가져오기' 서비스를 통해 자료를 백업받을 수 있었지만, 커뮤니티에 올렸던 사진·동영상 자료는 개별적으로 다운 받아야했다. 그러나 서비스 종료를 알린 1월17일부터 2월18일까지 약 한 달간 데이터 백업을 받을 수 있었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메신저 서비스인 '버디버디' 역시 지난 2012년 메신저와 미니홈피 서비스를 종료했다. 버디버디 역시 4월17일 서비스 종료를 공지하며 '5월25일 서비스 종료 이전에 미니홈피에 있는 데이터를 꼭 백업 받아 가시기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비해 싸이월드는 지난해 10월 도메인 중단 논란 등을 겪으며 한차례 서비스 중단 위기에 내몰렸고 올해 4월 중순 중 일부 이용자들이 접속장애를 겪고 지난 5월 중순쯤엔 로그인조차 안되던 중 폐업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할 줄 몰랐다"는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비난과 백업 기회 요청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싸이월드 종료에… "백업 기회 없었어" vs "작년에 그 난리쳤는데" 그러나 일각에서는 싸이월드를 둘러싼 소란에 대해 "마음만 먹었으면 백업할 기회가 있지 않았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미 싸이월드는 사전 공지 없이 이용자들이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싸이월드는 도메인 만료 기간이 다가오는데도 요금을 납부하지 않고,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당시 도메인 계약을 1년 연장하면서 접속 문제를 일단 해결하고 싸이월드 서비스 지속 의지를 밝혔지만, 경영난으로 직원들이 연달아 퇴사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싸이월드 측은 한 블록체인 업체가 제안한 무상 백업 지원도 "(신규 투자를 받아) 싸이월드 서비스를 지속할 계획이니 데이터 백업 지원은 필요 없다"며 거절 의사까지 밝혔다. 그러나 '시한폭탄' 같은 싸이월드의 상태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이용자들은 싸이월드 서비스가 복구된 1년 사이에 이미 백업을 받기도 했다. 이번 폐업 논란 전에 백업을 받았다고 밝힌 최지영씨(29)는 "지난해 한 차례 접속장애가 발생했을 때 불안해 접속이 되자마자 바로 사진첩에 들어가 한 장씩 전부 내려받았다"며 "싸이월드를 사람들이 어차피 요즘 많이 쓰지도 않는데 언제 망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인 싸이월드는 서비스 폐지 30일 이전에 이용자들에게 폐쇄 안내 고지만 하면 의무를 다하게 된다. 이번처럼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하더라도, 과징금이나 시정명령을 받을 뿐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복구할 의무는 없다.

[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③]텅빈 사무실에 현장조사…정부 '뒷북'

[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③]텅빈 사무실에 현장조사…정부 '뒷북'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싸이월드가 폐업처리되면서 기존 이용자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뒤늦게 현장조사에 나선 정부는 예고된 악재에도 '늑장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달 26일 폐업 처리됐다. 국세청 홈택스 서비스의 사업자 등록 상태 페이지에서 싸이월드는 '폐업자'로 조회된다. 싸이월드의 폐업 조치는 자진신고가 아닌 세금체납 문제로 인한 관할 세무서의 직권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난에 시달려온 싸이월드가 지난해 접속차단 될 당시부터 업계에선 "서비스 개편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에 실패, 직원들의 집단 퇴사가 이어지며 기본적 전산 운영조차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싸이월드가 일시에 서버를 중단할 경우 이용자들은 싸이월드에 저장해둔 사진 등 자료를 영영 복구할 수 없는 등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싸이월드 도메인(사이트 주소)은 있지만, 접속자 일부는 로그인이 안 된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는 폐업 이전에 이용자에게 이를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26조는 부가통신사업자가 사업 폐지 예정일 30일 전까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이를 어길 경우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 하지만 정작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싸이월드가 사업 폐지 의사가 없는만큼 사전 신고 의무도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의 사업자 등록 말소와 과기정통부가 관할하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의 폐업은 별개라는 얘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폐업 의사가 없다고 알려왔고, 폐지 절차도 밟지 않았다"며 "싸이월드 사무실에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사업 의지를 확인하고 향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싸이월드 사무실은 이미 몇달 전부터 텅 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싸이월드 폐쇄 우려는 꾸준히 제기된 문제이다. 싸이월드는 한때 월 접속자 2000만명을 넘는 명실상부 '국민 SNS'로 급부상했지만 페이스북 등 해외 SNS가 인기를 얻으며 급속히 쇠락했다. 지난해 10월엔 사전 공지 없이 홈페이지에 접속이 안 되는 상황에서 도메인(사이트 주소) 만료일이 같은해 11월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당시 싸이월드가 도메인 만료 기한을 1년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또다시 폐업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지난해 도메인 논란 이후 반년 이상이 지났고 올들어 지난 4월부터 싸이월드 접속오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이용자 보호을 위한 정부의 사전 조치는 없었다. 이희조 고려대 정보보호대학 컴퓨터학과 교수는 "국세청이든 과기정통부든 정부에서 보내는 메시지는 하나여야 한다"며 "지난달 국세청에서 폐업조치를 내렸는데도 과기정통부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 모순이고 이제와 살펴보겠다는 것도 뒤늦은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보호를 두고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복구와 관련해선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 30조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로부터 개인정보 열람이나 제공을 요구받으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범위의 문제"라며 "개인 아이디나 주소라면 모를까 개인정보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왜 과기부가 방통위에 무조건 책임을 돌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