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빛과 소금, 공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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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국민의 비상벨, 울리면 반드시 출동합니다

(35) 국민의 비상벨, 울리면 반드시 출동합니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김동호 경사, 조정희 경위, 최동열 상황3팀장, 장대균 실장, 이건식 경사, 안기준 경사(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112' 어린아이부터 팔순이 넘은 어르신들까지 우리 국민 모두가 외우고 있는 국번 없는 세자리 전화번호다. 언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험난한 세상에서 머릿속 한 쪽에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그래서 112는 '국민의 비상벨'로 불린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대기 모드다. 112신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금요일인 지난 24일 경기 부천원미경찰서 112종합상황실을 찾았다. 부천원미서는 전국에서 112신고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경찰서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무려 9만5666건(하루 평균 35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올해는 9월 말 현재 10만1708건으로 하루 평균 367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금요일(1만5180건)과 토요일(1만7427건)에 30% 이상 집중되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하루 600건까지 신고가 늘어났지만 요즘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상당폭 줄어 340건 안팎으로 내려왔단다. 장대균 112상황실장은 "범죄와 관련 없는 단순 불편 해소를 위한 '코드3' 신고가 많다"면서도 "부천원미서는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 발생률이 전국 최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하룻밤 신고 접수 300건 넘어상황실 문을 여는 순간 적잖이 당황했다. TV에서 보던 112상황실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형 화면에 현재 상황을 알리는 관내 지도가 표출되는 '근사한' 상황실은 온데 간데 없다. 책상 몇 개와 그 위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 무전기가 전부였다. 장 실장은 "112신고시스템이 워낙 잘 돼 있어 컴퓨터와 무전기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다른 경찰서에 비해 사무실 자체는 볼품 없어 보일지 몰라도 '일은 어느 경찰서 못지 않게 잘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부천원미서 112상황실은 3교대로 돌아간다. 오후 6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가 야근조의 근무시간이다. 이날 야간근무는 최동열 팀장(45)과 조정희 경위(44), 김동호 경사(43), 안기준 경사(42), 이건식 경사(40)가 함께 일하는 상황3팀이 맡았다.근무를 시작한 지 20여분이 지난 오후 6시52분 '한 남자가 여자를 강제로 차에 태우는 걸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최 팀장은 즉시 역대파출소 순찰차 2대와 강력7팀에 출동지시를 내렸다. 안 경사가 차적을 조회하는 사이 최 팀장은 인근 오정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6분이 지난 오후 6시58분 이 경사는 폐쇄회로TV(CCTV) 관제센터에 차량번호를 통보하고 당직형사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사건내용을 알렸다.오후 7시가 되자 강력2·3팀이 추가로 현장에 투입됐다. 10분 뒤 오정서로부터 "차적조회로 나온 주소지에 가보니 아무도 없더라"는 답이 돌아왔다. 오후 7시15분 안 경사가 차량소유자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통신수사를 의뢰했다. 20분이 지난 후 통신사에서는 "차량소유주와 동거인 3명이 일본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전해왔다. 최 팀장은 곧바로 일본에 있는 차량소유주에 전화를 걸었고 "해당 차량은 공장에서 쓴다"는 답변을 받았다.오후 7시50분 공장 관계자로부터 차량을 누가 운행했는지 확인했다. 즉시 운전자는 "애인과 다투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최 팀장은 "해당 여성이 안전한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순찰차에 다시 지시를 했고 오후 8시30분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이 경사는 "별 일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흔히 말하는 '만의 하나'가 중요하다"며 "어느 사건도 '만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 속으로는 '별거 아니겠지' 하면서도 마치 살인사건을 다루는 것처럼 철저히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곁에 있던 최 팀장은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짧은 시간 내에 조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신고를 받는 순간 머릿속에 길을 하나하나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부천의 골목골목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 관할 지구대·파출소 근무를 수년씩 경험한 베테랑들이다. 최 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근에 거주하고 있었다. 최 팀장은 부천원미서에서만 15년을 근무하며 여러 지구대를 거쳤다. 막내 이 경사도 지난 2007년 부천원미서로 옮겨와 6년가량 계남파출소와 중동·중앙지구대 등에서 일했다.'알 만큼 아는' 이들이지만 그 자리에 멈춰서는 법이 없다. 상황실 근무자 모두가 한 달에 최소한 서너 번은 '길찾기 학습'을 한다. 중요 사건이 발생한 경우 팀 전체가 가서 현장을 답사하고 범죄수법에 따라 범인의 도주로 등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추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위치추적 따라 여관 200개 뒤져새벽 1시가 훌쩍 지났지만 112신고는 끊이지 않았다. 전날 오후 6시 이후 접수된 신고건수가 이미 300건에 육박했다. 새벽 1시35분, 이번에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담임선생에게 '자살하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5분 후 해당 학생의 휴대폰을 조회, 정확한 위치를 알아낸 후 1시44분에 학생을 발견했다.이 경사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켜놓은 것은 사실 '날 찾아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위치추적을 했음에도 정확한 위치가 나오지 않으면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한 번은 새벽 1시쯤 여자의 다급한 비명이 들리고 휴대폰은 끊겼어요. 위치추적을 했는데 하필이면 부천역 인근이었습니다. 숙박업소가 무려 200개 가까이 몰려 있거든요. 객실 하나하나를 확인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자고 있는데 문 두드리고 수색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1시간여 동안 뒤져서 겨우 신고자를 찾아냈더니 남자친구와 말다툼하다가 벌어진 해프닝이랍니다. 요즘은 특히 자살사건이 많아 안타까워요. 자살 직전 가족이나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바람에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상황3팀은 대다수가 2012년 4월 112상황실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최 팀장과 팀원들은 "현장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팀장은 "혼자 판단하는 것보다는 둘, 셋이 머리를 모아서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112상황실은 지난 13∼19일 지역경찰과 교류 현장체험을 실시했다. 매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 112상황실 경찰들이 112신고에 출동, 사건을 처리하고 지역경찰들은 112상황실에서 신고접수와 지령을 내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를 통해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하지만 허위신고는 현장에 출동하는 지구대·파출소의 경찰관뿐만 아니라 112상황실 근무자의 힘을 '쭉' 빼놓는다. 부천원미서는 올해 들어 16건의 허위신고를 처벌했다. 15건은 경범죄처벌법에 따른 벌금을, 1건은 42만원짜리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장 실장은 "소송 건은 50대 남성이 '아이를 죽였다'고 신고한 내용"이라며 "당시 순찰차 4대와 형사 2개팀이 출동했는데 알고보니 10년 전 가출한 아들을 찾기 위한 '쇼'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최 팀장은 "허위신고라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출동해야 하는 것이 경찰"이라며 "특히 112상황실의 경우 한 번의 실수가 엄청난 비극을 초래할 수 있어 실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항상 긴장한다"고 말했다."미귀가자는 며칠이 걸려서 찾을 때도 있어요. 미귀가 사건은 보통 긴급하지 않은 사건인 '코드2'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무심코 넘겼다가는 큰 사건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 잘 판단해야 합니다. 가끔 경험으로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지난해 '아이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는데 우리 경찰서 자체 병력을 다 쓰고도 모자라 지방청에 요청해 1개 중대를 추가로 동원한 적도 있습니다."112상황실은 사건·사고가 났을 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만 아무리 잘해도 빛이 나지 않는 곳이다. 순수하게 현장을 뒷받침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고생하니까 공을 더 인정받는 게 당연하다"며 웃었다. [email protected] 윤경현 김종욱 기자

  (34)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

(34)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이 시스템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상 3만6000㎞에서 한반도의 기상·해양·환경을 관찰하는 정지궤도위성 2기를 개발 중이다. 이나영·진경욱·최정수·김형완 선임연구원, 최재동 팀장(왼쪽부터). 사진=김범석 기자 우주가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인공위성 개발을 비롯한 우주기술들이 통신방송서비스, 재해.재난 정보제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돼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아폴로 우주비행선의 디지털영상처리기술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를 개발하는데 사용됐고 우주비행선의 자동 랑데부와 도킹기술, 인공위성 원격탐사기술은 라식수술기와 엑시머레이저 시술시스템을 만드는데 이용됐다. 우주기술 개발은 수입대체, 연관산업 활성화, 신규서비스 시장 창출 등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한다.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의 경우 1호에 이어 2호를 개발하면서 위성영상 및 지상국 수출 등에 따른 수출증가 효과는 37.2배, 고용창출 효과는 3배가량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위성을 만드는 곳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총사업비 6697억원을 들여 기상·해양·환경관측용 정지궤도위성 2기를 개발 중이다. 오는 2018년 상·하반기 각각 1기를 쏘아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 15일 오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최재동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장(47)을 만났다. 최재동 항우연 정복위성 체계팀장 ■2년 반 동안 설계에 매달려 인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체계팀이 뭐하는 곳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취재약속을 하면서도 '체계'라는 단어가 내내 궁금했던 터였다. 최 팀장은 "집 전체의 그림을 그리는 일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기획, 설계 등을 뭉뚱그린 부서다. 부품의 규격이나 외국산 부품과 국산 부품이 잘 맞는지를 검토·확인하는 것도 체계팀의 업무다. 설계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시험과 수정의 무한반복이다. "지상에 있는 물건은 언제든 고칠 수 있잖아요. 그러니 마음 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 올라가는 위성은 한 번 보내면 말 그대로 '끝'이에요. 검증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발사 날짜를 정해놓고 문제가 생기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최 팀장과 함께 체계팀에서 일하는 인원은 모두 23명. 이들이 3년 가까운 시간 하루 12시간씩 땀흘리며 일궈낸 결과물은 설계도 한 장이 전부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비웃을 법도 하지만 최 팀장은 "당초 계획된 시간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급하게 마음 먹으면 지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어렵고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낮에는 회의가 많아 주로 밤에 일하게 된다"며 "야근수당은 따로 없지만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라고 저녁은 배불리 먹여준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 팀장이 만들고 있는 위성은 2010년 발사된 천리안에 이은 우리나라 두 번째 정지궤도위성이다. 들어가는 부품은 어림잡아 10만개, 부품의 집합체인 모듈만 따져도 수백개에 달한다. 온전히 우리 힘으로 만들려니 어려움이 많은 것은 당연지사다. 더구나 사용자인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기상청의 눈높이도 높다. 한마디로 '나사(미국 항공우주국)은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느냐'는 식이다. "천리안은 외국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당시 저도 2년이나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아스트리움사에서 일을 했어요. 하지만 기술보안을 이유로 우리는 철조망 바깥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머물렀습니다. 정작 주요 설계는 철조망 안쪽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말이죠. 말이 공동개발이지 견제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한 번만 같이 만들면 다음에는 국산화를 한다'면서 도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물론 화상회의마저 거부하는 외국기업도 있습니다." 탑재체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설계변경이 두 차례나 이뤄졌다. 몸체의 무게도 당초 2.5t에서 3.5t으로 늘었다. 최 팀장은 "무게와 부피가 커지면 몸체도 커져야 한다"며 "팀원들이 '또 설계를 바꾸자는 사람 있으면 가만 안 둔다'고 할 정도로 민감해져 있다"고 말했다. 고도 600∼800㎞에 떠 있는 저궤도위성은 발사 후 5∼10분이면 발사체가 분리되지만 정지궤도위성은 30분이 지나야 분리된다. 고도 200∼300㎞ 정도에 올려놓으면 약 1개월에 걸쳐 지상 3만6000㎞에 있는 제자리를 찾아간다. 위성 전체 무게의 60%를 연료가 차지한단다. 최 팀장은 "그래서 정지궤도 위성은 발사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이 사업도 발사비가 15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위성 자세 잡기… 떨림 보정기술 최 팀장이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정지궤도위성들의 위치가 그려진 그림을 꺼냈다. 대부분이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하늘 위의 영토전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다. 반대로 태평양 바다 위에 해당하는 서경 142도에서 174도 사이는 텅 비었다. 사용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탓이다. 정지궤도는 둘레가 26만4790㎞나 되지만 정지위성이 사용할 수 있는 궤도의 수용능력은 약 300기에 불과하다. 다른 위성과 충돌하지 않고 통신간섭을 피하기 위한 최적의 수용상태로, 위성 1기당 0.1도(가로 72㎞·세로 72㎞)는 확보돼야 한다. 최 팀장은 "소위 '강남땅'이라 불리는 인구밀집지역은 자리 잡기가 치열하다"며 "우리 주변의 일본·중국·러시아는 이미 수십개씩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먼저 위성을 올린 나라에 기득권이 있어 그 옆자리를 차지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빈자리가 생기면 반드시 6개월 내에 채워야 기득권을 유지할 수가 있는 탓에 다른 나라에서 임무가 종료된 위성을 사서 그 자리를 채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성궤도의 교통정리를 하는 자리가 지금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다. 최 팀장은 "정지궤도위성은 궤도와 주파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발사하기 7년 전에 위성을 올리겠다고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지궤도라고 하나 모든 것이 멈춰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초속 3㎞의 초고속으로 움직여야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구가 완전 둥근 모양이 아니기 때문에 위성은 지구중력에 따라 동이나 서로 조금씩 이동하게 된다. 정지궤도위성이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셈이다. 특히 모터와 태양전지판 등이 작동하고 카메라의 셔터 노출시간이 4.5초나 되는 탓에 위성의 떨림을 보정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최 팀장은 "지상 3만6000여㎞에서 보면 한반도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며 "위성이 0.06∼0.07도만 틀어져도 지상에서는 약 40㎞의 오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위성의 몸체는 대부분 국산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필요 유무에 따라 60%만 국산을 쓰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구입한다. 그러다 보니 부품에 설계를 맞춰야 한다. 그나마도 외국업체들은 "살려면 사고 말려면 말아라"는 식의 고자세여서 가격을 깎는 일도 쉽지 않다. 최 팀장은 "누군가 '국산화를 왜 안 하느냐'고 물으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핵심부품은 국산화가 바람직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부품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며 "자칫 외국에서 100원이면 살 부품을 국산은 200∼300원을 줘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부품을 납품받아 조립시험에 들어가게 된다. 내년 상반기 지상모델이 나오면 문제점을 수정하고 하반기에는 설계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이후 제작과 시험, 발사 후 궤도상 시험까지 체계팀의 임무는 계속된다. 최 팀장은 "진짜 고생은 지금부터"라고 말했다. 오후 3시가 되자 체계팀 일부가 회의실에 모였다. 시스템 관련 회의를 한다고 했다. 10분여를 참관했지만 모두 외계에서 쓰는 용어들이라 비전문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결국 '수고하시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서울로 발걸음을 돌렸다. ■1992년 '우리별 1호' 쏘며 세계 22번째 위성보유국에 올라.. 작년 나로호 성공발사로 중대 전환점 1990년대 초 우주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우리나라는 짧은 우주개발 역사에도 위성체, 발사체 기반기술이 선진국과 견줘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위성체 분야는 과학기술위성,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통신해양기상위성(천리안) 등 다양한 개발 경험을 쌓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소형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하면서 세계 22번째 인공위성 보유 국가가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95년 8월에는 국내 최초의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1호를 발사했다. 위성방송, 케이블TV 중계, 비상재해 통신 등 첨단 위성통신과 방송 서비스가 제공된 것도 이때부터다. 무궁화위성은 6호(2010년 12월)까지 발사됐으며 현재 3·5·6호가 지상 3만5786㎞에서 지구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06년 7월 발사된 아리랑2호는 1m급 해상도를 갖춘 800㎏급 저궤도용 정밀 실용위성이다. 아리랑2호가 고도 685㎞에서 촬영한 영상들은 해양오염, 자원탐사, 농업재해 모니터링, 해양 적조 감시, 정밀지도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다. 2010년 6월 발사된 천리안은 국내 처음으로 개발된 정지궤도위성이다. 천리안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 해양위성 보유국, 세계 7번째 독자 기상위성 보유국, 세계 10번째 통신위성 자체 개발국 등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같은 해 8월 쏘아올린 아리랑5호는 국내 최초로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해 야간은 물론 악천후에도 고해상도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지상 550㎞ 상공에서 공공안전, 국토.자원관리, 재난감시 등에 활용되는 영상정보를 수집하며 수명은 5년이다. 발사체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2009년 6월 전남 고흥에 나로우주센터를 완공, 세계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또 2009년 8월, 2010년 6월 연이어 실패의 쓴 맛을 봤던 나로호 과학위성이 지난해 1월 발사에 성공, 우리의 우주개발사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비록 1단 액체로켓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오긴 했지만 우리가 개발한 2단 로켓 및 페어링, 위성, 각종 전자장비 등으로 구성된 상단에 대한 비행검증을 성공리에 수행함으로써 자력 발사체 개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email protected] 윤경현 기자

  (33) 상처 받은 사람들이 다시 웃을 수 있게

(33) 상처 받은 사람들이 다시 웃을 수 있게

사건이 발생한 '그날'은 지나갔지만 범죄 피해자의 아픔은 여전하다. 사건 재경험, 악몽, 과민 등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장애로 시달리곤 한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방 안에 틀어박혀 일상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범죄피해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피해자를 지켜보며 재판이라는 긴 싸움을 준비하는 가족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사건 수사와 공판과정에서 진술하다가 사건을 재경험하고 가해자 처벌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1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5대 강력범죄(살인 및 강도.폭력.성폭력.약취유인(유괴).방화)는 41만2000여건으로 2012년(22만4200여건)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범죄 피해자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나 대응방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심리를 치료하는 법무부 산하 서울스마일센터를 찾아 우리가 어떻게 범죄 피해자들을 감싸안아야 하는지를 들어봤다. ■'그날'의 아픔을 치료한다 "영화 '해적'이 재밌다면서요? 폭력적이진 않죠?" 지난 1일 서울 풍납동 스마일센터에서 만난 이명희 사례지원팀장(33·여)은 "좀 이따가 스마일센터를 찾은 피해자 분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며 이렇게 물었다. 모두가 범죄 피해자들이라 영화를 고르는 데도 신중할 수밖에 없단다. 이 팀장은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선정적이거나 피가 보인다거나 총을 쏘는 등 자극적인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꼭 제외한다"며 "인터넷으로 영화 정보를 얻고 사전 모니터링을 일일이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개천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었다. 추석이 보름여 지난 때였다. 범죄 피해자들로서는 명절이나 연휴가 더욱 힘들 터였다. 이씨는 "명절이나 기념일에 가족의 빈 자리를 많이 느끼고 친척으로부터 '좀 어떠냐'와 같은 말을 듣는 자체를 힘들어 하더라"며 "지난 명절에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며 멀리 여행을 떠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와의 접촉을 피해 조심스레 들어간 센터는 교회를 개조한 지상 3층 건물이었다. 상담실, 어린이를 위한 놀이치료실, 집단심리치료실, 세미나실, 대강당, 주방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3층에는 최대 2주까지 머무를 수 있는 생활공간도 마련됐다. 아기자기한 장식물로 꾸며진 이 건물은 아파트 단지와 가깝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동네 주민이 지나가다가 '어떤 곳이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2층 복도 벽에는 검정 도화지에 큰 나무가 그려져 있었다. 제목은 '동행'이다. 범죄 피해자 6명이 각자 한 부분씩을 맡아 하나의 커다란 나무그림을 완성한 것이었다. 윤성우 부센터장(36·여)은 "일상생활을 하다가 외상을 받으면 한없이 무너진다고 해야 하나, 피해자 분들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한다"며 "'여기 아니면 이야기를 할 곳이 없다'는 이들을 보면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트라우마의 언어화가 필수 센터 관계자들은 "같은 사건이라도 범죄피해자의 증상과 치료방법, 회복기간이 모두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종교에 의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교회나 성당 등에 나가다 중단한 사람도 있다. 또 증상이 롤러코스터처럼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되기도 하고, 범죄 충격으로 기억을 일부 잃었다가 우연히 피의자와 닮은 사람과 마주쳐 증상이 재발되기도 한다. 10년 전 겪은 사건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센터는 상담치료를 대부분 일대 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범죄 트라우마와 맞닥뜨리고 이를 '언어화'하는 것은 필수다. 김태경 센터장(42·여)은 "트라우마를 처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 치료는 겉돌게 돼 있다"며 "치료과정에서 사건을 떠올려야 하는데 이를 준비하는 데만 2년 정도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건을 말로 조금씩 풀어가는 언어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할지를 훈련받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원인(기인)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더 건강한 것"이라는 게 김 센터장의 말이다. 피해자들은 '거길 가지 말았어야 돼, 하지 말았어야 해, 내가 뭘 잘못했지, 거길 왜 갔지'라며 자신을 탓하다가도 원인을 생각하다보면 대안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다만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묻지마 범죄'의 경우 별다른 원인이 없어 '조심해도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일으키기도 한단다. ■백마디 말보다 옆에 있어주기 "피해자들이 '선생님이 알아요'라고 물을 때면 '당신만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이야기 해줍니다. 피해자에게 '괜찮아'라고 묻거나 '네 마음을 이해한다'라는 말은 금기어예요." 김 센터장은 일반인의 경우 범죄피해자 옆에서 묵묵히 있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제 괜찮다' '죽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니' 등등 '섣부른 위로'는 안 하느니만 못한 만큼 자제해 달라는 얘기다. 그는 "'괜찮아'라며 등을 두드리는 것보다 옆에서 그와 함께 호흡하면서 '세상에는 좋은 사람,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레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곁에 머물면서 밥을 먹었는지 살피고 주변을 청소하는 등 '조용한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 김 센터장은 "가끔 피해자의 불운이 나에게 옮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더라"며 "피해자 자신도 '나는 운 없는 사람' '내가 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면 피하거나 비난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등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가해자가 범행할 마음을 먹었다는 점인데 이를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강력범죄 피해가 왜 발생하며 어떤 후유증을 낳는지, 피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성교육처럼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또 "피해자 가족들은 기사를 일부러 보지 않고 궁금해하면서도 막상 언론에 나오면 '얼마나 아팠을까'라며 머릿속에서 재구성하며 2차 피해를 입기도 한다"면서 "진정한 관심은 필요하지만 '어쩌다 저런 일을 당했대'와 같이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건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건 직후 주변정리를 하다가 정작 피해자에게 소홀히 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온통 혈흔이 묻어있는 옷을 비닐에 넣은 채로 유품을 돌려주면 가족들은 두고두고 고통스러워할 수 있다"며 "경찰이 살인이나 유괴 등 사건 사진을 보여주려면 심리학자를 대동해 상태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신아람 기자

(33) 스마일센터는? 강력범죄 피해자 심리지원 전문기관

#. 지난 2008년 A씨는 성폭력으로 악몽의 시간을 한동안 겪었다. 한때 유망한 여성 디자이너였던 그는 대인기피증으로 회사생활을 접은 채 방 안에만 틀어박혔다. 고통에 시달리는 건 그를 지켜보는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은 "밤마다 무슨 꿈을 꾸는지 비명을 지르곤 한다"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지켜보는 내 가슴이 무너진다"고 털어놨다. 법무부 산하 스마일센터는 A씨와 같은 강력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지원 전문기관이다. 법무부가 전국범죄자지원연합회와 부산백병원 등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서비스는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비슷한 외국 사례로는 일본 도쿄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자조(自助)그룹'이 있다.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이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전문 심리상담가가 참여해 심리를 지원하는 자리다. 센터는 범죄피해자보호법 제7조 2항에 따라 설치됐고 주로 범죄피해자 지원법인, 경찰, 검찰 등의 의뢰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력범죄로 고통을 겪는 피해자와 가족의 심리치료를 담당하며 필요할 경우 이들이 2주까지 머물 수 있도록 주거공간도 제공한다. 보통 접수가 완료되면 피해자가 사건 이후 어떻게 지내왔는지, 필요한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스케줄을 짜는 사례관리를 토대로 심리상담이 이뤄진다. 1주일에 1번씩 50~60분간 심리상담을 하고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 및 요리, 난타 등 집단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려 '피해자 자조모임'을 운영하며 유가족들과 합동 추모제를 열기도 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인천.광주.부산 스마일센터 4곳이 운영 중이며 각각 8~10명씩 근무하고 있다. 법무부는 매년 1곳당 4억2300만~4억38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스마일센터는 올해 7월까지 4년간 총 2만1763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심리지원이 2만여건으로 가장 많았고 임시주거 1000건, 법률지원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스마일센터가 2010년 7월 처음 개소한 이후 인천.광주.부산 센터가 연이어 문을 열면서 전체 지원건수는 2011년 2087건에서 2012년 3599건, 2013년 6772건, 올해 1∼7월 8787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범죄피해자 538명(여성 423명, 남성 115명)이 스마일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폭행피해를 입은 의뢰인이 291명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146명), 강도(24명), 방화(9명)가 뒤를 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오는 11월께 대전과 대구에 스마일센터가 새로 문을 열 예정"이라며 "센터를 점진적으로 확대 설치해 2017년에는 1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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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지진은 타이밍입니다, 10초가 생명을 살립니다"

박종수 주무관이 전국 각지의 지진관측망을 통해 들어오는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달 23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같은 달 25일과 28일에는 울산 동남쪽 해상과 인천 옹진군 인근에서 각각 규모 3.8, 3.2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처럼 지진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면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강한 지진이 흔하지 않은 탓에 태풍 등 다른 재난에 비해 국민의 경각심은 여전히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이웃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지진은 엄청난 피해를 유발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가 집중돼 있고 지진다발국가인 일본이 곁에 있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던 지난달 4일 밤 지진 대비의 '선봉장'인 기상청 국가지진센터를 찾았다.■1년 365일·24시간 감시체제지진센터는 서울 여의대방로 보라매공원 내 기상청 건물 2층에 국가기상센터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오후 8시가 가까운 시간이라 사무실은 조용했다. 전면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는 전국 각지의 지진관측망에서 들어오는 자료가 그대로 나타났다.이날 야근은 6년차 박종수 주무관(47)과 2년차 조현겸 주무관(35)이 맡았다. 조 주무관은 "주·야간을 넘나들며 4일을 일하고 4일을 쉬는데 휴일이나 명절이 따로 없고 야근이 많아 힘들다"며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해 사이가 멀어졌다"며 고충을 털어놨다.규모 3.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휴무인 직원들까지 모두 복귀해야 한다. 특히 지진센터를 총괄하는 임용한 과장(57)의 경우 휴대폰을 자기 몸처럼 여긴다. 항시 전화를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목욕탕에 갈 때도 비닐봉지에 휴대폰을 넣어간단다.함께 일하는 두 사람이 동시에 자리를 비워서도 안 된다. 조 주무관은 "처음 왔을 때는 혼자 자리를 지키는 게 두려워 도시락 2개를 싸왔다"고 털어놨다. 파트너인 박 주무관이 자리를 비울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는 "초를 다투는 일이라 머뭇거리는 몇 초 사이에 '골든타임'이 지나간다"며 "한 사람은 분석하고, 다른 사람은 통보하는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박 주무관과 조 주무관이 업무를 보는 책상 위에는 미국지질조사소(USGS)와 일본기상청의 자료가 들어오는 모니터, 일본과 중국의 지진감시자료를 볼 수 있는 모니터 등 8개의 모니터가 놓여 있었다. 조 주무관은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당장은 중국 측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측은 보안사항이라는 이유로 30∼40분이 지난 자료를 넘겨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지진상황표출시스템과 지진통보시스템이다. 지진발생 상황을 알려주는 지진상황표출시스템은 지진이 감지될 경우 즉시 알람을 울린다. 또 지진통보시스템은 휴대폰·팩스·e메일 등을 통해 청와대와 군·경찰·발전소·언론사 등 3000여곳에 자동으로 이를 알려준다.다른 한쪽에는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현황이 적혀 있었다. 이날 현재까지 규모 2.0 이하의 미소(微小)지진이 144회, 2.0 이상은 31회가 감지됐다. 그중에서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감지진은 7회였는데 지난 4월 1일 서해 격렬비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지진이 가장 강력한 것이었고 나머지는 규모 2.0∼4.0이었다. 최근 사람들이 느낄 정도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진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 국가지진센터 조현겸 주무관, 심원보 사무관, 이지민 연구관, 정샛별 연구원, 박지영·박종수 주무관(왼쪽부터)이 지진발생 현황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오랜 기다림…10초와의 '싸움'박 주무관이 하는 일은 전국에 깔려있는 관측망을 통해 수집된 지진 관련 자료를 분석, '어디서 얼마나 세게 지진이 났는지'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다. 그는 "지진은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지진 발생 후 이를 빠르게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문제는 지진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겁니다. 종으로 영향을 주는 P파가 초속 7∼8㎞의 속도로 먼저 오고 횡으로 작용하는 S파는 초당 3∼4㎞로 뒤따라옵니다. 지진의 피해는 주로 S파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S파가 도착하기 전에 도달시간과 규모를 예측해 경보를 발령하게 되면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좁은 면적을 감안하면 지진 관측 후 2분 이내에 전국으로 퍼져 심각한 재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현재 우리나라에 설치돼 있는 지진관측망은 모두 127개로 관측격차가 30㎞를 넘는다. 관측망 하나가 감당해야 할 면적이 넓어 이를 감지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박 주무관은 관측격차가 18㎞(320개)는 돼야 10초 안에 조기경보를 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미국·일본·대만 등 지진피해가 잦은 나라들은 이미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일본기상청은 지난 2011년 규모 9.0의 대지진 발생 시 관측 후 8.6초 만에 지진 속보를 냈고 미국도 지난 8월 캘리포니아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한 대학의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이 지진파 도착 10초 전에 경보를 발표한 바 있다.우리나라도 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완성될 전망이다. 박 주무관은 "조기경보시스템이 구축되면 1∼2초 안에 지진파를 잡아낼 수 있고 분석해서 발표하는 데까지 10초가량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진앙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떨어진 경우에는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일본의 연구에 따르면 조기경보시스템이 없을 경우 사망확률이 100%이지만 10초의 여유가 주어지면 생존확률이 90%나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위험시설은 물론 삼성전자 등 초정밀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경우 작은 지진에도 민감하다"고 덧붙였다.우리나라의 경우 20여년 전만 해도 지진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이를 공표하기도 했다. 콤파스와 자를 이용해 손으로 그려서 하는 '아날로그식' 분석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디지털화가 이뤄진 후에야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박 주무관은 "지진이 발생하면 2분 안에 속보를 발표하고 파형을 분석해 정확한 위치, 규모, 시간 등을 파악한다"며 "매뉴얼에는 5분 내에 통보를 하도록 돼있으나 우리나라의 평균 지진통보시간은 이보다 2분이나 이른 3분 1.2초"라고 설명했다.■예측 불가…항상 긴장상태 유지모니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청주 기상대에 설치한 관측망의 파형이 노란색으로 굵게 나타났다. 큰 길가에 위치해 잡음과 진동이 심한 탓이란다. 경북 칠곡은 둥그런 모양의 파형이었는데 이곳도 잡음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오후 11시34분께 지진상황표출시스템 모니터 상에 강원·경북지역이 진분홍색 점들로 가득 찼다. 지진이었다. 백배 긴장한 기자와 달리 박 주무관은 태연하게 "해상에서 무슨 훈련이라도 하나"라고 툭 던졌을 뿐이다. 잠시 뒤 박 주무관은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확인됐다"고 알려줬다.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을 분간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이다. 박 주무관은 "아주 강한 지진은 구별하기가 쉽지만 멀리서 작은 진동이 넘어올 경우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며 "경험적 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폭뢰는 규모 1.5 정도로 잡히지만 파형이 달라 금방 알아챈다. 그는 "한 번은 1시간마다 같은 해역에서 6시간 동안 신호가 들어오길래 '전쟁이라도 났나' 싶었는데 합동참모본부에 확인해보니 훈련 중이라는 답변이었다"면서 "오히려 그쪽에서 '어떻게 알았느냐'며 반문을 하더라"고 웃었다.박 주무관은 "'틀리면 안된다'는 오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했다."땅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정답이 없어요. 들어가보지 않는 한 아무도 몰라요. 분석하는 사람에 따라서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죠. 자칫 실수할 경우 청와대나 국방부 등 안보기관의 판단을 흐릴 수도 있어 항상 조심스럽습니다."지진이 발생한 데서 가까운 지점을 위주로 발표하는 것이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간혹 있다. 지난해 여름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30회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모두 해역이 아닌 육상 위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조 주무관은 "처음에는 해역을 중심으로 발표했으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쏟아졌다"며 "휴가철이고, 사람들이 놀러올 시기인데 지진이 났다고 하면 지장이 많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했다.여러 시간이 흘러도 모니터의 모습에는 변화가 없다. 박 주무관과 조 주무관은 "이렇게 조용한 날은 1년에 며칠 있을까 말까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시곗바늘이 새벽 5시에 가까워지자 눈꺼풀이 한층 무거워졌다. 조 주무관은 "4월의 서격렬비도 지진도 이 시간 즈음에 발생했다"며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윤경현 기자

  (12) 마약·산업기밀유출·외국인 금융범죄까지… “꼼짝마, 국제범죄”

(12) 마약·산업기밀유출·외국인 금융범죄까지… “꼼짝마, 국제범죄”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대림동에 위치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5대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강력1팀이 불법도박을 벌이는 '마작방' 단속을 위해 출동 채비를 서둘렀다. 경찰 경력 28년, 그중 16년을 외사경찰로 일하고 있는 계덕수 대장(54)은 정백근 강력1팀장(47)과 팀원을 모아놓고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마작방 단속이 그리 위험할까' 싶던 차 "가끔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죽기 살기로 반항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는 정 팀장의 설명이 들려왔다. 정 팀장도 경찰 생활 20년 가운데 6년 반을 외사 분야에 근무한 베테랑이다. ■'대기'는 기본…인내심과의 싸움 강력1팀의 이날 단속대상은 지하철7호선 남구로역 인근의 4층짜리 다가구주택 반지하 집이었다. 가정집 같은 곳에 기계를 들여놓고 영업 중이라고 했다. 계 대장은 "1주일 전에 첩보를 입수했는데 사흘 전 단속을 시도했으나 눈치를 채는 바람에 철수한 바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차로 20여분 만에 도착했지만 다가구·다세대가 밀집한 탓에 주차부터 쉽지 않았다. 멀찌감치 차를 대고 탐색을 시작했다. 단속대상 주택 문에 귀를 대고 들으면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단다. 그리고는 기다림이 시작됐다. 계 대장은 마작방 단속에서 핵심은 '순간포착'이라고 했다. 안에서나 밖에서 문을 열 때 밀고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문을 부수거나 강제로 열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도박꾼들이 증거를 감춰버리기 때문이다. 계 대장은 "초창기에는 택배원 등을 가장해 진입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 통한다"면서 "가스를 잠그거나 전기를 끊기도 하고 때로는 나무 궤짝을 현관문 앞에 집어던져 연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잠복에 들어가면 두어 시간 대기하는 것은 보통이고 어떤 때는 대여섯 시간 넘게 걸리는 수도 있다"며 "마작방 단속은 인내심과의 싸움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정 팀장의 얘기는 단속 경찰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가구주택 3층에 있는 마작방을 단속하러 갔을 때였어요. 계단에 철문이 잠겨 있어 대문 앞에도 못 가는 상황이었죠.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전봇대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 위에서 진입하기로 했습니다. 옥상으로 돌출된 화장실의 창문을 뜯어내고 도박현장을 급습했어요. 단속은 성공을 거뒀죠. 그런데 알고 보니 계단 철문이며 현관문이 잠겨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마작방 단속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망을 보는 형사가 얼마나 중국동포처럼 보이는가'다. 대다수 마작방이 폐쇄회로TV(CCTV)를 갖추고 있어 들킬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강력1팀에서 이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강래순 경사(44)다. "며칠 동안 수염을 깎지 않고 슬리퍼를 신은 채 검은 비닐봉지 하나만 들면 영락없는 중국동포의 모습"이라는 정 팀장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여름 마작방을 단속할 때였다. 여느 때처럼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마작방 근처를 배회하던 강 경사는 도박꾼 일행으로 오해를 받아 홀로 마작방 안으로 들어갔다. 마작방 주인은 '머릿수가 맞지 않아 시작할 수 없으니 잠시 기다리라'며 강 경사에게 과일을 대접하기까지 했다. 동료들이 들이닥치기를 기다리던 강 경사는 마른침만 삼킬 뿐이었다. 하지만 10분, 20분이 지나도 동료들은 소식이 없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온 강 경사는 잠복 중이던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대답이 없었다. 알고 보니 장시간 잠복에 지친 동료들이 모두 잠들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그날 단속은 성공을 거뒀지만 강 경사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25일 오후 서울 도림로 다세대주택 지하에 있는 불법마작도박장을 급습해 도박현장을 단속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마작방과의 끝없는 전쟁…다른 범죄 예방 이런저런 얘기를 듣는 동안 2시간이 훌쩍 지나 시계는 오후 4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였다. 문앞에서 대기 중이던 강 경사에게서 신호가 왔다. 안에서 문이 열리는 틈을 타 진입에 성공했다. 마작방 내부는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았다. 안방을 제외한 다른 두 개의 방에 마작 기계와 의자가 놓여 있다는 점과 안방 TV 위에 바깥 상황을 훤히 볼 수 있는 CCTV와 연결된 모니터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이날 붙잡힌 도박꾼은 여성 4명과 남성 1명이었다. 다행히 저항은 거세지 않았다. 이들은 형사들을 붙잡고 "처음 온 것이니 봐달라" "밥 먹으러 왔다가 심심풀이로 한 것이다" "중국에서 마작은 도박이 아닌 오락이다" 등등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형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증거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탓인지 판돈이 크지는 않아 보였다. 정 팀장이 단속 사실을 확인하고 미란다원칙을 고지했다. 수사대로 데려가 입건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 팀장은 "도박 규모는 크지 않으나 수백만원짜리 기계를 두 대씩이나 들여놓은 점을 감안할 때 전문 마작방이 확실해 단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박 여성 중 한 사람이 강 경사에게 아는 척을 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한 번은 마작을 하다가, 두 번은 마작방 주인으로 이미 세 차례나 단속에 걸린 경험이 있다. 강 경사는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다"면서 "좋은 데서 봐야지 자꾸 마작방에서 만나느냐"고 호통을 쳤다. 그만큼 마작의 중독성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지난 2011년 국제범죄수사5대는 관할지역인 영등포·구로구 일대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마작방 200여곳을 적발하고 1700여명을 검거했지만 지금도 수십∼수백곳이 암암리에 성업 중이란다. 계 대장은 "일용직으로 한 달에 100만∼200만원 버는 중국동포가 마작에 빠져 하룻밤에 다 잃고 빚까지 져 결국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사고나 범죄로 연결되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마작방 단속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형사들이 도박꾼을 수사대로 데려가기 위해 차에 태우면서 3시간여에 걸친 마작방 단속은 마무리됐다. 정 팀장은 "사건이 작아서 좋은 것도 있다"며 "구속해야 하는 사안이라면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근처 찜질방에서 하루이틀 더 고생해야 하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깨어 있는 아이 얼굴을 볼 수 있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mail protected] 윤경현 기자

(12)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런일 들을 합니다

#1.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는 지난해 10월 T사의 내부전산망(인트라넷)에 무단 접속해 첨단 세라믹 코팅제 제조기술을 빼돌린 후 중국 거래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 피해업체와 동일한 제품을 생산·판매한 영업비밀 해외유출사범 6명을 붙잡았다. 그 덕분에 피해업체는 연간 4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을 예방할 수 있었다. #2. 지난해 9월 서울청 국제범죄수사2대는 2007년부터 유령회사 또는 개인 운반책을 통해 일본으로 의류 등을 밀수출한 후 수출대금 1조7000억원을 현금으로 반입, 세금을 포탈한 의류 수출업체 대표 등 70명을 검거했다. #3. 서울청 국제범죄수사3대는 '미국 뉴저지주 해커츠타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미국 911센터에 협박전화를 걸어 미국 당국으로 하여금 학교를 폐쇄하고 경찰 대응팀을 출동케 하는 등 4차례에 걸쳐 업무를 방해한 피의자를 검거했다. #4. 지난해 11월 서울청 국제범죄수사4대는 명문대 입학 등을 이유로 토플(TOEFL) 고득점을 원하는 중국인들의 의뢰를 받아 의뢰자 명의의 위조여권을 소지하고 국내로 들어온 뒤 대리시험을 치른 중국 유명대학 출신 등 4명을 구속했다. #5. 서울청 국제범죄수사5대는 지난해 7월 불법체류자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하게 해준다고 속여 6000여만원을 편취하고 출입국사무소 단속공무원을 가장, 불법체류자들이 거주하는 숙소에 들어가 차량으로 납치해 2500만원을 갈취한 내·외국인 일당을 검거했다. #6. 서울청 국제범죄수사3대는 미국 비자(입국사증) 발급 결격자를 모집해 고액의 알선료를 받고 비자 신청 시 필요한 재직증명서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광·상용 비자 발급을 대행하고 거액을 챙긴 비자 브로커와 비자발급 의뢰자를 무더기로 검거했다. ■ 국제범죄유형별로 팀 나눠 총 108명이 활동… '서울청 수사대' 3년 연속 성과 1위 서울지방경찰청을 비롯해 전국 주요 지방경찰청에 설치·운영 중인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제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곳이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외국인 범죄가 광역·조직·흉포화하는 데 따른 치안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설치됐고, 서울청에는 지난 2010년 2월 창설됐다. 체류외국인 수, 외국인 범죄 현황 등을 고려해 1∼5대로 나뉘어 있으며 수사요원 93명을 포함해 모두 108명이 밤낮없이 뛰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현장 대응력 강화 및 지역 책임수사 확행을 위해 1대는 홍제동, 2·3대는 남대문경찰서, 4대는 강남서 역삼1치안센터, 5대는 영등포서 대림1치안센터 등에 분산·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범죄수사대 안에는 국제범죄 유형별로 여러 팀이 있다. 마약·살인 등 강력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강력팀을 비롯해 기업의 각종 정보를 빼돌려 해외로 유출시키는 범죄를 다루는 산업기밀유출수사팀, 금융관련 범죄를 취급하는 금융범죄수사팀, 외국경찰과 함께 수사를 벌이는 인터폴팀 등이다. 서울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전국 국제범죄수사대 중 3년 연속 외사수사 성과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마약, 해외 신용카드 위조 등 외사사범 2843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65명을 구속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도박(419명)과 성매매(357명), 출입국사범(150명) 등이 대다수고 외국환(58명), 마약류(45명), 신용카드 관련(42명), 상표법(20명) 등도 있다. 특히 산업기술 유출사범 106명(27건)을 검거해 약 12조원(해당 기업 추산)의 피해를 막기도 했다. 2012년에 비해 건수는 21%가 줄었으나 피해예방 규모는 110%(6조8320억원)나 늘어난 것으로 예방성과를 톡톡히 올리고 있다. 여기에 투자사기와 자금세탁 등 국제금융범죄도 61건을 적발, 131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윤경현 기자

  (11) NDFC는 과학수사 지원기관

(11) NDFC는 과학수사 지원기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수사관들이 디지털기기에서 채집한 정보를 토대로 증거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검찰의 모든 과학수사를 도맡아 진행하는 대검찰청 산하 과학수사 지원기관으로 지난 2008년 10월 출범했다. 최근 범죄수사 경향을 보면 컴퓨터나 폐쇄회로TV(CCTV), 스마트폰 등에 저장된 수많은 디지털 데이터가 범인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포렌식'은 이 같은 디지털 기기에서 수집한 각종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는 일련의 과정과 그에 필요한 기술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1991년 국제컴퓨터수사전문가협회(IACIS)에서 디지털포렌식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검찰이 2001년 컴퓨터 수사 관련 부서 및 전문가를 육성하면서 디지털포렌식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NDFC는 디지털포렌식을 중심으로 이후 문서 감정, 법화학 감정, 유전자 감정, 마약 지문 감정 등으로 과학수사의 영역을 넓혀왔다. 한마디로 일반인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다만 국과수가 경찰 수사 단계의 과학수사 지원을 맡는 데 비해 NDFC는 검찰의 기소 단계에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고 법정 증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NDFC는 현재 과학수사를 총괄하는 과학수사기획관실을 중심으로 과학수사담당관실, 디지털수사담당관실, DNA수사담당관실, 사이버범죄수사단으로 구성돼 있다. 3개 실과 1개 단에서 총 160명(2013년 말 현재)의 수사관과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수사관들이 디지털기기에서 채집한 정보를 토대로 증거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과학수사담당관실은 문서감정, 영상·음성·심리 분석을 통해 형사사건 증거물 등을 감정한다. 디지털수사담당관실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휴대폰, 대용량 서버 등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일선 수사팀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DNA수사담당관실은 DNA 감정을 통해 형사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부서이고, 사이버범죄수사단은 사이버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에 대응하고 일선 사이버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NDFC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사환경에 적합한 과학수사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현재는 미국 등 선진국들에 뒤지지 않는 디지털포렌식 수사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DFC를 이끄는 최성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은 "NDFC는 디지털포렌식 분야를 중심으로 DNA데이터 분석, 문서 감정 등 국내 과학수사 분야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수사환경에 적합한 증거분석 기법을 꾸준히 개발하고 연구해 진화하는 범죄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병석 기자

  (11) NDFC “디지털 증거로 범죄 입증.. 밤샘근무는 일상된 지 오래”

(11) NDFC “디지털 증거로 범죄 입증.. 밤샘근무는 일상된 지 오래”

검찰의 과학수사를 도맡아 진행하는 대검찰청 산하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컴퓨터나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 분석해 범죄 증거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NDFC 수사관들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규화(컴퓨터포렌식팀), 김은숙(모바일포렌식팀), 김성배·임윤미(인재양성팀), 김준호(컴퓨터포렌식팀), 송지안(모바일포렌식팀), 송영옥(컴퓨터포렌식팀), 박기문 수사관(인재양성팀). 사진=서동일 기자 #.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 근교의 한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을 때 일이다. 현장 사무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누군가 원격으로 데이터 삭제를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관들은 급히 원격침투를 막은 뒤 하드디스크 본체를 떼내 가져왔다. 압수수색에서 본체를 들어내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필요한 부분만 이미징(복사)을 해서 분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중앙지검은 누가 왜 삭제를 시도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대검 컴퓨터포렌식팀에 수사지원을 요청했다.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컴퓨터포렌식팀의 김준호 팀장(수사관) 등은 꼬박 일주일에 걸쳐 IP 추적과 기존 데이터 복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수사결과 해당 업체의 본사가 있는 모 지역에서 범죄혐의와 관련된 자료를 삭제하기 위해 원격 삭제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작은 스마트폰 하나에 범인의 이동경로, 흔적, 심지어 범행동기까지 담겨 있습니다. 통화 기록부터 사진, 동영상, 문자메시지, 인터넷 검색기록 등을 하나하나 복원하다 보면 사건 해결에 유용한 단서들이 쏟아져나오죠. 이런 디지털 증거는 범죄의 진실을 보여줍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National Digital Forensic Center) 5층에 자리잡은 모바일포렌식팀의 소재열 분석관(수사관)은 범죄 증거물로 채택된 스마트폰을 들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19일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따르면 최근 2~3년 새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모바일기기 증거 분석 건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모두 5명의 수사관이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수사관 한 명이 매일 1대꼴로 스마트폰을 분석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잠깐 한가한 틈을 제외하면 1년 내내 똑같은 일이 쉼없이 반복된다. ■디지털 증거,진실을 말한다 같은 층에 위치한 컴퓨터포렌식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팀은 모바일기기를 제외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폐쇄회로TV(CCTV), 블랙박스 등 모든 디지털기기의 증거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겉보기엔 딱딱한 사무용 의자에 앉아 하루종일 증거자료만 분석하는 지루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중요 증거자료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가면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자료분석에만 매달리기도 한다. 컴퓨터포렌식팀의 김 팀장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컴퓨터포렌식팀 수사관들은 업무와 관련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압수수색에 동행해 현장 자료를 수집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일반적인 압수수색에 비해 포렌식팀이 투입될 경우 시간이 배 이상 늘어난다"며 "가령 30㎡ 남짓한 사무실에서 문서자료만 압수하면 2~3시간이면 끝나지만 컴퓨터가 포함되면 1대당 보통 1~2시간 정도, 컴퓨터가 4대만 있어도 한나절이 걸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자료를 가져온 뒤에는 본격적인 자료 분석이 시작된다. 수사관들이 가져온 증거자료는 먼저 디지털수사망팀에 보관된다. 이후 각 팀장이 분석관을 지정해 자료를 나눠준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칠 경우 증거가 훼손되거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나눠받은 분석관은 자료분석 후 분석보고서를 작성해 수사팀에 보내고 법정 증인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범죄 진화에 밤샘근무 일쑤 업무량은 느는데 인원은 한정돼 있다 보니 포렌식센터 수사관들에게 야근은 거의 일상이다. 한 달에 적게는 10번, 많게는 20번가량 진행되는 압수수색을 지원하고 자료 분석에 매달리다 보면 몸은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지난해 8월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을 수사할 당시 디지털포렌식 수사관 중 한 명은 증거 분석에 열중한 나머지 허리디스크 파열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할 수도 없다. 사건 하나하나가 당사자들에게는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업무량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분석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디지털 증거 분석에 대항하는 '안티포렌식(Anti Forensic)'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NDFC 인재양성팀 김성배 수사관은 "하나의 수사 기법을 개발하면 이에 대응하는 역기능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 디지털포렌식 기법"이라며 "범죄 증거를 지우려는 범죄자들과 NDFC 간에 '창과 방패'의 싸움이 범죄 현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NDFC는 급기야 안티포렌식 기법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국가 차원의 '디지털포렌식연구소'를 설립했다. ■미래유망 직종으로 부상 디지털포렌식 수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센터를 견학하려는 이들과 수사관이 되기 위해 도전을 하는 젊은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현재 NDFC는 두가지 방법으로 수사관을 선발하고 있다. 하나는 검찰 수사관 중 디지털포렌식 수사관에 지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한 뒤 수사관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또다른 방법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수사관이나 연구원으로 특채를 하는 방법이다. 내부 및 외부선발은 8대 2의 비율로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시행된다. 디지털포렌식은 전문자격을 인정하는 공인인증기관이 없다. 따라서 평소 컴퓨터 보안, 전산회계 등 관련 자격증을 획득하고 정보기술(IT) 전반에 걸친 지식을 꾸준히 습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 수사관은 "디지털포렌식은 단지 형사사건과 관련된 수사목적뿐만 아니라 민사사건, 기업체 등에서도 널리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관심과 문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권병석 기자

  (10) 서울 근교山 중 북한산 사망사고 가장 많아

(10) 서울 근교山 중 북한산 사망사고 가장 많아

본격적인 봄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건강을 위해 근교 산 등을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근교 산에서의 산악사고 시 사망 원인은 실족과 추락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평소 잘 아는 코스도 방심하다가는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근교 산이라도 날씨 변화나 자연 환경 여건에 따라 각종 사고 위험도 달라지는 만큼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한 뒤 산에 올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등산화나 옷, 전등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기획연재 [대한민국 빛과 소금,공복들] 12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경우 산악사고는 북한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북한산 등 서울지역 주요 근교 산에서 산악사고로 10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 원인은 실족·추락이 61명(58.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심장질환 및 일반질환 24명(22.9%), 암벽 등반 7명(6.7%), 기타 13명(12.4%) 등의 순이다. 연령대별로 50대가 50명(47.6%)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60대 20명(19.0%), 40대 17명(16.2%), 70대 9명(8.6%), 30대 6명(5.7%), 20대 이하가 3명(2.9%)이다. 산별로는 북한산이 34명(32.4%)으로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고 도봉산 16명(15.2%), 관악산·불암산이 각각 12명(각각 11.4%), 청계산 8명(7.6%), 기타 23명(21.9%)순이다. 요일별로는 일요일이 36명(34.3%)으로 가장 많고 토요일 17명(16.2%), 수요일 14명(13.3%), 화요일 11명(10.5%), 목·금요일 각각 10명(각각 9.5%), 월요일 7명(6.7%)순이다. 월별로는 6월과 12월이 각각 12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3·4월 각각 11명, 2월 10명, 8·9·10월이 각각 9명 순이었다. 한편 지난 2012년 기준 서울 지역에서는 1317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970명이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