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알못'을 위한 와인 기초: 와인 용어와 와인 품종

'와인알못'을 위한 와인 기초: 와인 용어와 와인 품종

와인 품종만 알아도 와인 고를 수 있어요

레드와인 화이트와인만 구분하는 초보? 와인 기초 지식

품종과 재배 환경, 양조 방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와인

같은 품종의 포도라도 재배 지역의 토질과 기후, 양조 방식에 따라 풍미가 달라진다. ⓒKlara kulikova on Unsplash
같은 품종의 포도라도 재배 지역의 토질과 기후, 양조 방식에 따라 풍미가 달라진다. ⓒKlara kulikova on Unsplash

여기 김치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김치는 배추, 열무, 무와 같은 채소와 고춧가루, 마늘, 젓갈로 만듭니다. 김치의 맛은 재료의 상태와 발효 조건, 만드는 사람의 조리법에 따라 다릅니다. 어울리는 음식도 각각 다릅니다. 김치뿐만 아니라 모든 요리가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할 술,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인은 포도의 품종, 포도 재배 환경, 와이너리(와인 양조장)의 양조 방식에 따라 다른 풍미를 냅니다. 와인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빈티지'라는 말은 포도를 수확한 해(年)를 의미하는데 같은 와이너리에서 동일한 포도 품종을 사용하더라도 해마다 일조량과 강수량, 기온이 다르니 역시 맛과 향에 차이가 납니다.

그런가하면 같은 품종의 포도라도 재배 지역이 다르면 맛이 달라집니다. 기후는 물론이고 토양이 포함한 영양에 따라서도 포도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와인은 천가지 맛과 향, 그보다 훨씬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매력적인 술입니다.

그렇다면 와인을 알기 위해서 먼저 배워야 할 '와인 기초 지식'은 무엇일까요? 알아두면 좋은 와인 용어와 와인을 고를 때 도움이 될 만한 와인 기초 지식 '와인 품종'도 몇 가지 준비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대표적인 와인 산지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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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바디에 가까운 와인일수록 육즙이 풍부하거나 풍미가 진한 음식과 어울린다. 육류 스테이크, 숙성한 치즈, 진한 소스의 파스타와 같은 음식을 말한다. ⓒ사진 Lefteris kallergis on Unsplash
풀바디에 가까운 와인일수록 육즙이 풍부하거나 풍미가 진한 음식과 어울린다. 육류 스테이크, 숙성한 치즈, 진한 소스의 파스타와 같은 음식을 말한다. ⓒ사진 Lefteris kallergis on Unsplash

① 바디(Body)

와인을 설명할 든 때 '라이트바디' '풀바디'라는 말을 씁니다. '바디(Body)'는 와인의 질감, 무게, 풍미와 같이 복합적인 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와인의 바디는 풀, 미디엄, 라이트로 나눕니다. 가령 와인을 입에 머금었을 때 입에 감기는 무게가 묵직하고 떫은 맛이 강하며 풍미가 진한 것은 풀바디라고 표현합니다.

풀바디 와인은 맛과 향이 강한 음식과 어울립니다. 스모키한 향이 나도록 구운 스테이크를 비롯해 육류 중에서도 육즙이 가득한 부위, 신선한 치즈가 아니라 쿰쿰한 향이 돋보이는 치즈, 소스를 듬뿍 넣어 만든 스파게티와 같은 음식들입니다. 반면 라이트바디에 가까운 와인은 묽고 깔끔하며 산뜻하니, 샐러드나 생선회와 같이 신선하고 가벼운 질감의 음식과 어울립니다.

풀바디 와인은 라이트바디 와인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풀바디 와인이라고 해서 모든 음식과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와인의 바디는 페어링할 음식에 맞추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② 타닌(Tannin)

쓴맛, 떫은맛, 텁텁한 맛과 같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타닌'은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성분입니다. 포도 껍질이나 포도 줄기, 와인을 숙성하는 통인 참나무통에서 생깁니다. 포도 껍질이나 포도 줄기와 같이 포도에서 생기는 타닌은 '프루츠 타닌' 참나무통에서 생기는 타닌은 '우드 타닌'이라고 부릅니다.

흥미로운 것은 타닌에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타닌은 식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톨의 일종입니다.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③ 아로마(Aroma)

'아로마'는 포도가 가진 고유의 향을 말합니다. 포도의 품종과 산지에 따라 다른 아로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 향,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꽃의 향과 같이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물론 모든 품종이 과일이나 꽃과 같이 신선하고 화사한 향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귤, 라임과 같이 청량하고 산뜻한 시트러스 향이 나는 품종이 있는가 하면 산딸기류의 농익은 향이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비가 내린 숲에서 맡을 수 있는 젖은 돌의 향이나 젖은 나뭇잎의 향을 맡을 수 있는 품종도 있습니다.

④ 부케(Bouquet)

아로마가 숙성과 관계 없이 나타나는 포도 본연의 향이라면 부케는 숙성 후 새롭게 생기는 향을 말합니다. 와인을 숙성하는 통에서, 포도와 같이 숙성한 포도의 줄기에서 향이 배기도 합니다.

계피나 정향과 같이 향신료의 톡 쏘는 향이 느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우러나와 와인이나 바닐라 같은 풍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초콜릿처럼 달콤 쌉싸래한 향이나 강렬한 스모키 향과 같이 의외의 부케를 알아갈 때면 와인에 대한 흥미가 더욱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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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빈티지(Vintage)

빈티지는 포도를 수확한 해(年)를 뜻합니다. 숙성한 와인을 병에 담아 시중에 출고하는 해가 아닙니다. 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오래된 빈티지의 와인의 맛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와인 애호가들은 특정 빈티지를 기억해 두었다가 같은 빈티지의 와인을 선별하곤 합니다.

무릇 모든 과일이 그렇듯 포도 역시 한 해의 일조량과 강수량, 온도와 같이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포도가 제대로 영글지 않아 맛이 풍부하지 못하고, 일조량이 너무 좋아도 포도나무가 말라 죽을 수 있습니다. 강수량이 많은 해에는 포도의 단맛이 떨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일조량이 적당한 해라고 해서 모든 와인이 맛있는 것은 아닙니다. 화이트와인을 대표하는 포도 품종인 쇼비뇽블랑은 서늘하고 습한 날씨에 맛이 깊어집니다. 이처럼 강한 해와 건조한 날씨에서 잘 자라는 포도 품종이 있는가 하면 서늘한 기후에서 무르익는 품종이 있습니다.

또 와인은 유럽, 북미, 뉴질랜드와 같이 전 세계에서 생산되니 같은 빈티지라도 대륙과 생산지에 따라 작황 상황이 다릅니다. 나아가 소위 '나쁜 빈티지'라고 해도 와이너리와 양조가의 기술에 따라 와인의 맛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②테루아(Terrori)

포도를 수확하기 까지 포도 재배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을 '테루아'라고 합니다. 강수량, 일조량은 물론이고 토양에 함유된 영양분의 종류는 무엇인지, 배수가 잘되는 토질인지도 포함합니다. 테루아라고 읽기도, 떼루아라고 읽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포도 농장의 풍경.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테루아'라고 한다. ⓒ사진 ideadad on Unsplash
아름다운 포도 농장의 풍경.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테루아'라고 한다. ⓒ사진 ideadad on Unsplash

#와인용어 #와인빈티지 #테루아 #떼루아

청포도로 만드는 오렌지와인. 청포도를 껍질 째 압착해 숙성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오렌지 컬러가 감돈다. 오렌지 컬러 외에도 핑크 컬러를 띠는 것도 있다. ⓒ사진 francesca petroni on Unsplash
청포도로 만드는 오렌지와인. 청포도를 껍질 째 압착해 숙성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오렌지 컬러가 감돈다. 오렌지 컬러 외에도 핑크 컬러를 띠는 것도 있다. ⓒ사진 francesca petroni on Unsplash

청포도를 껍질째 발효하면 오렌지와인

오렌지 와인은 화이트와인과 같이 청포도로 만듭니다. 다만 화이트와인은 청포도를 압착, 즙을 추출한 후 발효하지만 오렌지 와인은 청포도의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채 발효하고 발효를 마친 후 껍질과 와인을 분리합니다.

청포도, 혹은 레몬과 같이 맑고 엷은 연두색과 노란색 사이의 화이트와인과 달리 달콤한 오렌지를 연상시키는 컬러가 특징입니다. 우아한 핑크 컬러가 돋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오렌지 와인은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과 같이 화이트와인을 대표하는 청포도로 만들어집니다.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하고 첨가물도 최소한으로, 내추럴 와인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 와인'으로 통합니다.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발효하는 과정에서도 첨가물을 최소화합니다. 첨가물은 인공 효모는 물론이고 이산화황과 같은 산화방지제, 방부제, 착색제, 감미료를 통칭합니다.

첨가물이 적다는 것은 곧 침전물이 적다는 것과 같아 맛이 깔끔하고 가벼우며 숙취가 덜합니다. 까다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인 만큼 소규모 농장에서 적은 양만 생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렌지와인 #내추럴와인 #와인종류

대중이 사랑하는 레드와인 품종 3

전 세계의 와인 산지에서 두루 재배하는 레드와인 품종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은 달지 않고 떫으며 신맛을 내는데 블랙체리, 자두와 같은 아로마가 느껴집니다. 포도의 완숙 정도에 따라 우디한 식물의 아로마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바디가 묵직해 소고기나 양고기와 같이 육류나 쿰쿰한 향의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까베르네 쇼비뇽이라고 해도 재배 국가의 기후와 토양, 와이너리의 기술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맛을 내니 나라별로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레드와인 #레드와인품종 #까베르네쇼비뇽 #까베르네

시라 역시 레드와인 품종으로 프랑스 남부에서 주로 재배합니다. 하지만 호주와 같이 신대륙에서도 시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시라(Syrah)라고 부르지만, 호주에서는 시라즈(Shiraz)라고 부릅니다.

시라는 당도와 산도가 낮고 바디가 묵직하며 타닌이 강합니다. 포도 재배지에 따라 맛과 향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대표적으로 프랑스 남부에서 수확한 시라는 드라이하고 톡 쏘는 허브와 후추의 향이 돋보이지만 호주에서 수확한 시라는 그 맛이 농밀하고 풍부하며 다크 초콜릿, 과일과 같이 감미로운 아로마가 특징입니다.

타닌이 강한 포도는 숙성 기간이 길고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시라즈로 레드 스파클링 와인도 선보입니다.

#레드와인 #시라 #쉬라즈 #시라와인

와인 하면 빠지지 않는, 때로 가장 먼저 일컬어지는 와인 산지 '부르고뉴'. 부르고뉴의 대표 포도 품종이 바로 피노 누아입니다. 부르고뉴에는 가톨릭교회와 수도원이 포도를 재배하며 기록한 자료가 전해져오는데 기록의 역사가 무려 천 년이 넘습니다. 부르고뉴에서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밭에 등급을 부여해 최상급의 포도를 생산합니다. 또 부르고뉴의 땅에는 석회가 풍부한데, 석회가 많은 땅은 피노 누아가 자라기에 좋습니다.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는 세계적으로도 최상급으로 평가합니다.

피노 누아는 타닌이 적어 떫은 맛 없이 입안을 부드럽게 휘감습니다. 풀바디보다 가벼운 미디엄바디 정도로 적당히 무게가 있으면서도 달지 않아 끝맛이 깔끔합니다. 베리류의 아로마가 풍부합니다. 이런 탓에 레드와인 품종이지만 육즙이 많은 고기보다는 담백한 닭고기, 연어, 송어와 같은 요리와 더 어울립니다.

#레드와인품종 #피노누아 #피노누아와인

대중이 사랑하는 화이트와인 품종3

화이트와인 품종의 대표 격인 샤르도네는 레드와인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과 같이 재배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다양한 토양과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프랑스(부르고뉴)와 미국에서 많이 재배하며 호주에서도 꾸준하게 재배하고 있습니다.

달지도 떫지도 않은 데다 라이트에 가까운 미디엄바디로 산뜻하게 목을 타고 넘어갑니다. 특유의 신맛이 매력적이고, 파인애플이나 사과와 같이 깔끔하고 상큼한 아로마가 돋보입니다. 더운 지방에서 재배한 샤르도네는 꿀이나 크림과 같이 농후한 풍미를 냅니다.
#화이트와인 #샤르도네 #샤르도네와인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 중 한 곳인 보르도 지역의 화이트 와인 품종, 쇼비뇽 블랑. 달지 않고 신맛이 적당합니다. 완전히 가볍지 않으면서도 약간의 떫은 맛도 있습니다. 종합해보자면 산미가 좋고 드라이한 편이니 어울리는 음식이 아주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풀바디에 어울리는 리치한 맛이나 라이트바디에 어울리는 신선하고 가벼운 맛 보다는 베트남요리, 태국요리와 같이 균형있는 맛의 요리와 궁합이 좋습니다.

쇼비뇽 블랑은 푸릇한 멜론이나 쨍하게 맑은 맛의 자몽, 청량한 백도의 향과 더불어 풋내와 미네랄 아로마가 돋보입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품종은 더운 기후에서 자란 그것보다 푸릇한 식물의 향과 꽃 향이 진하며 반대로 더운 기후에서 자란 것은 열대 과일의 풍미가 더 진한 것이 특징입니다.

#화이트와인 #쇼비뇽블랑 #쇼비뇽와인

아마도 모스카토는 와인 마니아가 와인 초보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품종일 것입니다. 타닌이 적고 당도와 산도가 높은 모스카토는 복숭아, 멜론과 같이 달큰하고 포근한 과실과 꽃의 아로마까지 진하게 풍깁니다.

모스카토로 만들어진 와인은 알코올 함량도 5~6%로 디저트면 디저트, 브런치면 브런치 가벼운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기분 좋게 곁들일 수 있습니다.

모스카토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모스카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스카토 다스티'가 대표적입니다. 모스카토 다스티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배와 싱그러운 만다린의 아로마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향취가 특징입니다.
#화이트와인 #모스카토 #모스카토와인 #모스카토다스티 #모스카토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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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하고 섬세한 아로마..윈즈가 붉은 땅에서 빚어내는 와인 진짜 독특하네

발랄하고 섬세한 아로마..윈즈가 붉은 땅에서 빚어내는 와인 진짜 독특하네

[파이낸셜뉴스] 붉은 토양으로 유명한 남호주 쿠나와라(Coonawarra) 지역의 터줏대감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Wynns Coonawarra Estate) 와이너리는 호주 와인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와인을 만든다. 호주를 비롯한 신대륙 와인은 대부분 질감이 무겁고 아로마가 진한 힘 좋은 와인으로 대변되지만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와인은 좀 다르다. 미디엄 바디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아로마를 가진 와인을 만든다. 지난달 말 남호주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 와인메이커 사라 피전(Sarah Pidgeon)이 윈즈의 대표와인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사라는 "윈즈 와인은 늘 미디엄 바디의 섬세한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며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들어야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아주 단순한 철학으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쿠나와라 지역은 토양도 독특하지만 기후가 정말 서늘한 지역"이라며 "햇살이 강한 여름에도 밤에는 섭씨 12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일교차가 크고 건조해 와인의 컬러나 타닌을 뽑는데 이상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선보인 와인은 엔트리부터 플래그십까지 모두가 무겁지 않은 섬세한 질감이 돋보였다. 이날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가 선보인 와인은 윈즈 쿠나와라 샤르도네 2021(Wynns Coonawara Chadonnay 2021), 윈즈 쿠나와라 리슬링 2021(Wynns Coonawara Riesling 2021), 윈즈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 2020(Wynns Gables Cabernet Sauvignon 2020), 윈즈 쿠나와라 쉬라즈 2021(Wynns Coonawara Shiraz 2021), 윈즈 마이클 쉬라즈 2010(Wynns Michael Shiraz 2010), 윈즈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2013(Wynns John Riddoch Cabernet Sauvignon 2013), 윈즈 블랙 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2019(Wynns Black Label Shiraz 2019), 윈즈 블랙 라벨 쉬라즈 2019(Wynns Black Label Shiraz 2019) 등 8종이다. ■쿠나와라 리슬링, 아삭한 신선함 매력적 윈즈 쿠나와라 샤르도네 2021은 샤르도네(Chadonnay) 100%로 만든 연한 황금빛을 띠는 화이트 와인이다. 입에 넣어보면 아몬드 등 너티한 풍미가 먼저 느껴지며 헤이즐넛 향도 스쳐간다. 오크를 살짝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과실 아로마는 차가운 향보다는 트로피컬 느낌이 강하다. 차가운 기후보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일에 좀 더 닮아있다. 윈즈 쿠나와라 리슬링 2021은 화이트에서도 윈즈의 실력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리슬링(Riesling) 100% 와인으로 레몬, 청사과 등 서늘한 계열의 과일 아로마로 깨끗한 느낌을 준다. 산도는 미디엄 플러스 정도이며 질감은 아주 가볍다.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기본급 와인이 아니네 윈즈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 2020은 쿠나와라에서 나는 까베르네 소비뇽 100%의 와인으로 와인은 퍼플 계열의 검붉은 색을 띤다. 잔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매콤한 향과 함께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경쾌한 분홍색 꽃 향도 중간중간 들어온다. 입에 넣어보면 산도가 좋은 블랙 계열 과실향이 먼저 느껴지며 타닌도 곱게 들어와 자리잡는다. 질감은 미디엄 풀바디 또는 풀바디로 묵직한 와인이다. 피니시도 길게 이어지며 마지막 남는 향은 초콜릿 향이다. 윈즈 쿠나와라 쉬라즈 2021은 퍼플 빛깔의 와인이다. 잔에서 들어오는 아로마는 붉은색 계열로 진한 과실 향 때문인지 약간 과숙한 느낌도 있다. 입에 흘려보면 아로마는 역시 붉은색 과실이다. 질감은 미디엄 바디나 미디엄 풀바디로 무겁지 않다. 산도는 중상 정도이며 타닌은 거의 없다.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출렁이는 질감 인상적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2019와 블랙라벨 쉬라즈 2019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아이콘 와인이다.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은 까베르네 소비뇽임에도 퍼플 계열의 색을 띤다. 잔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매콤한 향이 있으며 약간의 후추향도 스쳐간다. 입에 넣어보면 아주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인데 아로마는 블랙 계열이다. 이어 너티한 느낌도 있다.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과하지 않은 질감에 산도도 중상 이상으로 좋다. 타닌은 얇지만 고급스럽게 쪼개져 있다. 피니시도 제법 길게 가는 좋은 와인이다. 블랙라벨 쉬라즈 2019는 퍼플이 살짝 비치는 루비빛 와인이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레드와 블랙 계열 과실향이 섞여있다. 그러나 입에서 느껴지는 아로마는 레드 계열로 다소 과숙한 느낌도 든다. 타닌은 강하지 않다. ■마이클 쉬라즈, 세월을 잊은 섬세함과 발랄함에 깜짝 마이클 쉬라즈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플래그십 와인이다. 1955년 데이비드 윈이 한정판으로 만들어낸 와인이 기원으로 쿠나와라 최고의 포도원에서 훌륭한 빈티지가 나올때만 생산되는 특별한 와인이다. 잔에 따라진 마이클 쉬라즈 2010은 루비와 퍼플 색의 중간색을 띠며 굉장히 검다. 잔에서는 아주 잘익은 카시스 향이 몽글몽글 덩어리 져 올라온다. 산도가 좋은 와인에서 나는 특유의 감칠맛 향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쉬라즈 특유의 후추향도 있다. 12년이 지난 와인임에도 전체적인 향이 음습하다기보다 굉장히 발랄하다. 잔을 기울여보면 의외로 검은색 과실 아로마가 지배적이다. 아주 기분좋은 산도가 침샘을 금새 자극한다. 질감은 미디엄 또는 미디엄 플러스로 섬세하다. 와인이 사라질때쯤 엷게 깔리는 타닌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피니시도 길게 가져가며 마지막에 남는 향은 정향, 후추, 커피 등이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쿠나와라 떼루아 진면목을 봤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도 마이클 쉬라즈와 함께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를 상징하는 최상위 레벨 와인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 와인으로 테라로사 토양에서 나는 최고품질 포도의 1%만 선별해 만든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2013은 검붉은 루비색을 띠지만 이제 색이 빠지기 시작했다. 잔에서 제일 먼저 반기는 향은 그냥 최고급 카시스 향이다. 이어 비가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흙냄새와 바닐라 향, 까쇼 특유의 야채향도 있다. 입에서 느끼는 아로마는 블랙 계열이다. 질감은 의외로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무겁지 않은 편이다. 타닌은 마이클 쉬라즈보다 훨씬 두껍다. 입속에서 와인이 사라지면서 산도가 치솟고 타닌도 훨씬 강해진다. 피니시도 두세숨 이상 길게 이어지며 마지막에 남는 향은 분홍색 꽃향이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찐득한 풀바디 와인인데 화려한 풍미에 발랄함까지..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매력있네

찐득한 풀바디 와인인데 화려한 풍미에 발랄함까지..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매력있네

[파이낸셜뉴스] 가르나차 틴토레라(Garnacha Tintorera) 와인이 이렇게도 고급스럽고 발랄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모처럼 경험했다.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가르나차(Garnacha), 그르나슈(Grenache)로 불리는 레드 품종 포도로 검붉은 색 과실 풍미가 좋지만 산도가 낮은 게 특징이다. 때문에 가르나차 틴토레라만으로 좋은 와인을 빚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와인의 골격이 제대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일과 17일 총 3차례에 걸쳐 시음한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 라만차주 호야 곤잘로(Hoya Gonzalo) 지역에서 보데가스 엘 타니뇨(Bodegas el Tanino)가 생산하는 프리미엄 와인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2017(1752 Garnacha Tintorera 2017)'를 맛봤다. 엘 타니뇨는 지난 2006년 1월 호야 곤잘로(Hoya Gonzalo), 친칠라 드 몬테아라곤(Chinchilla de Montearagon), 이게루엘라(Higueruela), 보니에 포조 카냐다(Bonete y Pozo Canada) 지역의 여러 와인 관련 회사들이 DO 알만사(D.O. Almansa)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 와이너리 인근에서 기원전 5세기 경 제작된 '말을 탄 이베리아 기마 전사' 조각상과 이 조각상이 새겨진 동전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조각상은 이후 엘 타니뇨 와이너리의 상징이 돼 라벨에 등장하고 있다. 브랜드명 1752는 호야 곤잘로가 설립된 시기에서 따왔다.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코르크를 열면 진한 검은색 과실 풍미가 일품이다. 코르크와 함께 뽑혀 올려진 농축된 향이 마치 몽글몽글 덩어리진 채 돌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잔에 따라보면 역시 정말 검은 색이다. 테두리에 살짝 비치는 보랏빛만이 가르나차 틴토레라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짙다. 잔을 흔들기도 전에 올라오는 주된 향은 검은 과실향이다. 이어 민트향, 트러플 향과 함께 연유향도 스쳐간다. 잔을 기울이자 부드러운 풍미의 찐득한 액체가 혀를 누르는 순간 약간의 반전이 일어난다. 블랙 계열의 과실 뿐 아니라 아주 신선한 레드 계열 아로마가 더 강하다.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색깔과 달리 레드 계열 아로마가 특징인데 역시 태생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르나차 틴토레라 와인이 아니다. 산도가 굉장히 좋다.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풀바디에 과실 풍미가 굉장히 좋지만 덥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는 탓에 산도가 낮다. 그래서 톱 생산자가 아닌 일반적인 와이너리가 가르나차 틴토레라만으로 와인을 만들면 생기없는 와인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산도가 상당히 좋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와이너리가 400~700m의 높은 곳에 위치해 일교차가 20~30도까지 차이가 난다. 낮에는 자갈밭으로 이뤄진 토양이 달궈져 온도가 더 올라가지만 밤에는 굉장히 서늘한 북풍 시에르조(Cierzo)가 불어와 온도를 뚝 떨어뜨린다고 한다.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의 산도가 좋은 이유다.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와인의 반전은 또 있다. 오크 향과 타닌이 거의 없다. 입에서 살짝 스쳐갈 뿐 존재조차 희미하다. 색깔과 향만 보고 미뤄짐작했다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수령이 50~60년 된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일일히 손수확을 통해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올드 바인에서 나는 포도는 타닌이 적고 묽어 오크 터치를 과하게 하기 힘들다. 진하면서 부드러운 풍미가 바로 여기서 온 것이었다. 실제로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나면 스모키 한 느낌의 연유향과 검붉은 과실향, 좋은 산도가 피니시로 마무리된다. 알코올 도수 15%의 찐득한 풀바디 와인인데 입에서는 무겁지 않고, 산도까지 훌륭한 독특한 와인이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뽀이약의 진수 '린치 바쥐'..환상적인 아로마, 산도, 타닌 '궁극'을 경험하다

뽀이약의 진수 '린치 바쥐'..환상적인 아로마, 산도, 타닌 '궁극'을 경험하다

[파이낸셜뉴스] 가난한 자의 무똥 로췰드(Mouton Rothschild), 1등급에 버금가는 '수퍼 세컨드(Super Second)' 와인. 프랑스 보르도(Bordeaux) 뽀이약(Pauillac) 지방의 와인 '샤또 린치 바쥐(Chateau Lynch Bage)'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입니다. 샤또 무똥 로췰드(Chateau Mouton Rothschild)는 보르도를 대표하는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으로 진한 아로마와 강렬한 질감으로 유명합니다. 린치 바쥐 또한 입안을 꽉 채우는 화려한 아로마와 균형잡힌 질감으로 뽀이약을 대표하는 특급 와인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린치 바쥐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Grand Cru Classe) 5등급 와인임에도 수퍼 세컨드 와인을 논할 때 빠지지 않습니다. 이미 웬만한 2등급 와인의 품질을 훌쩍 넘어 1등급 와인 곁에 다가섰다는 것이죠. 실제 런던국제와인거래소(London International Vintners Exchange, Liv-ex)의 거래가격에서도 이를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기준 1박스 가격은 1056 파운드로 2등급 와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등급 중 위로는 라 미숑 오브리옹(La Mission Haut Brion), 팔머(Palmer), 레오빌 라스 카스(Leoville Las Cases), 피숑 롱그빌 꼼떼스 드 라랑드(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스미스 오 라피트(Smith Haut Lafite) 등 6개 밖에 없습니다. 샤또 린치 바쥐의 오너 장 샤를 카즈(Jean Charles Cazes)가 와인수입사 에노테카와 함께 지난 10일 한국을 찾아 몇몇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카즈 가문이 가지고 있는 와인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카즈 가문은 1939년 샤또 린치 바쥐를 인수한 후 1940년 샤또 오름 드 페즈(Chateau Ormes de Pez), 2017년 샤또 오 바따이(Chateau Haut Batailley)를 차례로 그룹내로 편입시킨 보르도 와인 명가입니다. 장 샤를 카즈가 이 날 선보인 와인은 오 바따이 베르소 2019, 오 바따이 2019, , 오름 드 페즈 2011, 에코 드 린치 바쥐 2018, 린치 바쥐 2014, 린치 바쥐 2015 입니다. 카즈 가문의 울타리에 모여 있지만 각기 와인이 가지는 특징은 극명히 다릅니다. 오 바따이 와인은 뽀이약 와인이지만 견고한 구조감보다는 우아한 생 줄리앙(Saint Julien)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인접해 있는 떼루아 때문이라고 장 샤를 카즈는 설명합니다. 생떼에스테프(Saint Estephe)에서 나는 오름 드 페즈는 스파이시 한 느낌의 지역 특징을 정확하게 반영합니다. 린치 바쥐는 뽀이약 특유의 견고한 구조감을 바탕으로 진하고 화려한 아로마가 매력적입니다. ■오 바따이,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의 밝은 와인 오 바따이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5등급 와인입니다. 당시엔 바따이였지만 1942년 바따이와 오 바따이 두 개의 와이너리로 쪼개진 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 바따이의 세컨 와인인 '샤또 오 바따이 베르소 2019(Chateau Haut Batailley Verso 2019)'는 보랏빛이 강한 루비색 와인으로 잔에서 올라오는 아로마는 블랙 계열입니다. 뽀이약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특유의 매콤한 향과 산도 좋은 와인에서 나는 독특한 향이 같이 올라옵니다. 잔을 입에 기울이면 블랙 계열 아로마와 부드러운 질감이 먼저 느껴집니다. 질감은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너무 무겁지는 않습니다. 엷고 부드러운 타닌과 함께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산도는 중상 정도로 와인을 신선하게 만듭니다. 샤또 오 바따이 2019(Chateau Haut Batailley 2019)와 비교해 봅니다. 색깔은 세컨 와인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거의 같습니다. 잔에서 느껴지는 아로마도 블랙 계열이고 매콤하고 좋은 감칠맛이 기반된 향기가 와인의 성격을 가늠하게 만드는 것도 똑같습니다. 그러나 와인을 입에 흘리는 순간 완전히 다른 와인으로 들어옵니다. 굉장히 두껍고 진한 타닌이 입안을 촤악 발라버리며 블랙 계열의 아로마를 더욱 상승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산도도 더 좋습니다. 와인이 입안에서 사라지고 나면 블랙 커런트 느낌의 아로마와 스모키한 타닌이 길게 이어지며 피니시를 장식합니다. 샤또 오 바따이 2019는 까베르네 소비뇽 76%, 메를로(Merlot) 24%의 블렌딩이며 오 바따이 베르소 2019는 까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5%가 섞인 와인입니다. 장 샤를 까즈는 "2017년 오 바따이를 인수한 후 과거 보다 과실 아로마를 중시하고 밝은 모습의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며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름 드 페즈, 생떼에스테프의 만만치 않은 고급 와인 샤또 오름 드 페즈 2011(Chateau Ormes de Pez)은 생떼에스테프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그랑크뤼 클라세가 아닌 크뤼 브루주아(Cru Bourgeois) 와인입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높은 엑셉시오날(Exeptionnel) 등급으로 시장에서는 그랑크뤼 클라세에 준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옅은 루비빛 와인으로 잔을 기울여보면 12년이 지난 와인답게 테두리에서 가넷빛이 확연합니다. 아마도 시음 적기를 맞은듯 잔에서 올라오는 블랙 커런트 향과 스파이시 한 민트향이 매력적입니다. 이는 생떼에스테프 와인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와함께 산도가 기반된 잘 익은 과일향이 매혹적입니다. 잔을 입으로 가져가면 블랙 계열의 매혹적인 아로마가 확 들어오는데 산도가 아주 좋습니다. 밀도감이 거의 안느껴질 정도의 가벼운 질감의 와인입니다. 타닌도 있는듯 없는듯 살포시 혀에 내려앉는데 부드럽고 잘게 쪼개져 있으며 와인이 사라질 때쯤에야 존재감을 살짝 드러냅니다. 오름 드 페즈 2011은 점토가 많은 생떼에스테프 와인임에도 의외로 까베르네 소비뇽 비율이 50%로 높습니다. 메를로 41%,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7%,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2%가 섞였습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 그랑뱅 못지않은 모습이지만.. 샤또 에코 드 린치 바쥐 2018(Chateau Ecco de Lynch Bage 2018)은 린치 바쥐의 세컨 와인입니다. 불투명한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로 진한 자줏빛 와인입니다. 그러나 아직 어린 와인이어서 그런지 테두리 조차 변하지 않았습니다. 잔을 코에 가져가면 블랙 커런트 느낌의 진한 과실향이 제일 먼저 반깁니다. 워낙 아로마가 강해서인지 다른 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잔을 스월링해봐도 강렬한 과실 아로마만 휘몰아칩니다. 와인을 입에 살짝 흘려봤습니다. 잔에서 느껴지던 그 폭발적인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인상적입니다. 타닌도 아주 굵고 거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이 좋습니다. 밀도감도 굉장히 뻑뻑합니다. 그런데 산도가 중간 정도로 평소 모습과 좀 다르게 풀이 죽어있습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는 제가 한 달에 두 병 이상 즐길 정도로 좋아하는 와인이어서 잘 아는데 이날 와인은 평소 모습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는 진한 아로마와 강렬한 산도, 입안을 점점 말려버리는 강력한 타닌, 은은하게 이어지는 연유향이 특징적인 와인입니다. 2018 빈티지는 보르도 전체에서 그레이트 빈티지로 꼽히는 와인인데 굉장히 의외의 경험을 했습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 2018은 까베르네 소비뇽 62%, 메를로 36%, 까베르네 프랑 2%의 블렌딩입니다. ■린치 바쥐, 빈티지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 인상적 샤또 린치 바쥐(Chateau Lych Bage)는 까즈 가문을 대표하는 와인으로 이 날 얼굴을 내민 와인은 2014 빈티지와 2015 빈티지입니다. 2014 빈티지는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현지에서는 평균 이상의 좋은 빈티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5 빈티지는 2000년대 들어 가장 훌륭한 빈티지로 손꼽히는 몇 개의 빈티지 중 하나입니다. 두 와인 모두 검은빛에 더 가까울 정도로 진한 보라색을 띠지만 잔을 기울이면 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2014 빈티지는 테두리 색이 살짝 변해 시음 적기에 진입하고 있지만 2015 빈티지는 테두리 조차 진한 보라색을 유지할 정도로 생생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두 와인은 잔을 코에 가져가는 순간부터 완전히 다른 와인이 됩니다. 2014 빈티지의 경우 아주 진한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들어오는데 강렬한 햇살에 그을린 모습이 연상되는 바짝 마른 느낌의 아로마입니다. 입에 넣어보면 산도가 아주 자극적으로 들어오는데 이게 다시 높아집니다. 침샘을 자극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시울까지 그렁그렁거리게 만들 정도로 치솟습니다. 밀도도 상당히 좋지만 무거운 풀바디의 질감이 아닙니다. 그러나 타닌은 또 굉장히 두껍게 깔립니다. 피니시도 굉장히 길게 가져가는데 마지막에 남는 것은 스모키 한 타닌과 블랙커런트 향, 쨍한 산도입니다. 반전에 반전을 주는 좋은 와인입니다. 2015 빈티지는 완전히 다릅니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블랙 계열의 진한 아로마로 같지만 2014 빈티지보다 살집이 훨씬 좋고 과즙이 주르륵 흐를 것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연유 향도 살짝살짝 스쳐가면서 고급스럽다는 말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입에 흘려보면 더욱 다릅니다. 밀도가 뻑뻑할 정도로 높은 풀바디 와인입니다. 산도는 아주 높지만 날카롭지 않게 고급스럽습니다. 시음 적기에 들지 않은 잠재력이 좋은 와인 특유의 모습입니다. 타닌은 의외로 곱고 두껍게 깔립니다. 2014 빈티지가 아로마, 산도, 타닌 등이 엣지가 분명하게 살아있고 각각 명확하게 구분돼 들어오는 반면 2015 빈티지는 아주 좋은 아로마와 산도를 가지고 있지만 다소 뭉그러져 함께 들어오는 느낌이 강합니다. 시음 적기 여부의 차이인듯 합니다. 2014 빈티지는 까베르네 소비뇽 69%, 메를로 26%, 까베르네 프랑 3%, 쁘띠 베르도 2%의 블렌딩이며 2015 빈티지는 까베르네 소비뇽 70%, 메를로 24%, 까베르네 프랑 4%, 쁘띠 베르도 2%가 섞였습니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떼루아 특성을 가느다란 실처럼 뽑아내는 비에띠..몬빌리에로는 바롤로 상식까지 바꿔놓는다

떼루아 특성을 가느다란 실처럼 뽑아내는 비에띠..몬빌리에로는 바롤로 상식까지 바꿔놓는다

[파이낸셜뉴스] "진한 트러플 향기 속에서 여기 저기 살포시 피어나는 장미꽃…." 비에띠(Vietti)는 확실히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의 터줏대감이다. 대표 품종인 네비올로(Nebbiolo)를 정말 섬세하게 잘 다룬다. 특히 떼루아 특성을 남김없이 가느다란 실처럼 가닥가닥 뽑아내는 신묘한 터치는 비에띠가 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손꼽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비에띠가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장충동의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다이닝서울에서 비에띠의 새로운 와인 '바롤로 크뤼 체레퀴오(Barolo Cru Cerequio)'와 '바롤로 크뤼 몬빌리에로(Barolo Cru Monvigliero)' 첫 출시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 두 와인은 2016년 미국계 자본인 크라우스 홀딩스(Krause Holdings)와 합병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체레퀴오 밭(0.8ha)과 베르두노(Verduno)의 특급 밭인 몬빌리에로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2018년이 첫 빈티지다. 이날 행사에는 두 와인 외에도 레드 와인 '바르바레스코 크뤼 론칼리에 마세리아 2018(Barbaresco Cru Roncaglie Masseria 2018)', '바르베라 다스티 라 크레나 2019(Barbera d'Asti La Crena 2019)'와 화이트 와인 '로에로 아르네이스 2020(Roero Arneis 2020)', 티모라쏘 데르토나 2020(Timorasso Derthona 2020), 모스카토 다스티 2021(Moscato d'Asti 2021)이 같이 나왔다. 비에띠의 커머셜 디렉터 우르스 베터(Urs Vetter)는 "비에띠는 34개 빈야드를 가지고 있는데 모든 빈야드가 부르고뉴로 치면 그랑크뤼 또는 프리미에 크리 수준의 밭들이다"라며 "그 중 체레퀴오와 몬빌리에로의 밭은 최상급 그랑크뤼 밭이라고 말할수 있을 정도로 고품질의 와인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층층의 떼루아를 그대로 뽑아올린 섬세한 맛 이 날의 주인공 '바롤로 크뤼 체레퀴오 2018'은 잔에 서빙될때부터 피에몬테의 향기를 풍긴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피에몬테는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최고급 트러플 산지다. 와인 잔에 담긴 크뤼 체레퀴오는 아주 옅은 루비빛으로 위에서 내려다봐도 스템이 훤히 다 보일 정도다. 잔을 가까이 하면 트러플 향이 훨씬 강해진다. 스월링을 하면 순간순간 장미 향이 올라온다. 그것도 아주 바짝 말린 장미꽃 다발에서 나는 향이다. 감칠맛 나는 와인에서 맡을 수 있는 묘한 향기도 있다. 잔을 기울여보면 입속에선 금새 제 본성을 드러낸다. 피노 누아(Pinot Noir)처럼 보이지만 묵직하게 툭 떨어지는 질감이 천상 바롤로다. 미디엄 플러스 또는 풀바디 수준이다. 아로마는 그냥 온통 붉은색 계열이다. 타닌은 굉장히 보드랍게 혀에 내려 앉는데 제법 두껍다. 산도는 의외로 높지 않지만 피니시는 아주 길게 가져간다. 적어도 두세숨 이상 가는데 마지막 남는 향은 잔잔하게 깔리는 초콜릿, 커피 향이다. ■바롤로가 거칠고 무겁다고? 상식이 무너진다 비에띠의 최상급 라인 바롤로 크뤼 몬빌리에로 2018가 나왔다. 바롤로 와인임에도 전형적인 바롤로 색이 아닌 퍼플 색에 더 가깝다. 잔속에서 피어나는 향은 풍성한 레드 계열 아로마와 아주 높은 산도가 기반이 된 향이다. 트러플 향은 당연히 강하게 깔려있다. 입속에 넣어보면 질감은 역시 미디엄 플러스 또는 풀바디 수준으로 두껍다. 근데 아로마가 바롤로 크뤼 체레퀴오와 다르다. 레드 계열은 같지만 살집이 훨씬 좋다. 과실 향도 더 신선하고 우아하며 산도는 훨씬 높아졌다. 장미향도 말린 장미 향이 아니라 생화를 가득 묶어놓은 꽃다발이다. 타닌은 의외로 있는듯 없는듯 스쳐간다. 그런데 와인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타닌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길게 남아있다. 피니시도 가장 길게 가져가는데 마지막까지 남는 향은 트러플 향과 감칠맛 나는 독특한 향이다.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는 최상급 바롤로다. 몬빌리에로가 다른 바롤로와 색도 맛도 다른 이유가 있다. 손 수확한 포도를 줄기까지 같이 넣고 발효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비에띠 와이너리 현지 관계자는 "몬빌리에로 밭은 정말 기후와 토양이 정말 독특한 곳으로 이 곳의 포도나무는 수확기에 포도 줄기까지 완전히 익는 특이한 곳"이라며 "이 때문에 다른 곳의 포도와 달리 초록의 타닌이 우러나오지 않는 우아한 와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포도는 익을수록 타닌이 줄어들게 되는데 몬빌리에로 밭의 포도는 줄기까지 완전히 익기 때문에 타닌이 부드럽고 적다는 것이다. 타닌이 있는듯 없는듯 스쳐가지만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두 와인에 앞서 바르바레스코 크뤼 론칼리에 마세리아도 맛을 봤다. 바르바레스코는 바롤로와 같은 네비올로 품종을 사용하는 와인으로 외양은 바롤로 와인과 구분이 안간다. 잔에서 피어오르는 향도 트러플 향에 햇살에 잘 말린 장미향이 섞여있다. 그런데 트러플 향은 세 와인 중에 가장 강력하다. 질감은 미디엄 수준으로 가볍다. 산도는 처음부터 치고 들어오는데 계속 높아진다. 타닌은 아주 얇으며 조밀하다. 피니시도 길게 가는 좋은 와인으로 장미향이 은은하게 마지막에 남는다. ■아르네이스의 아버지가 만드는 로에로 아르네이스 매력적 비에띠는 화이트 와인도 잘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게 로에로 아르네이스다. 아르네이스(Arneis) 품종으로 만든 와인으로 연녹색의 맑은 와인이다. 비에띠는 1967년 멸종될뻔한 아르네이스 품종을 찾아 다시 살려냈다. 비에띠 덕분에 아르네이스 포도 품종은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흰색 계열의 꽃향과 배, 멜론 등의 향도 있다.전체적으로 차가운 계열의 느낌이다. 비에띠 밭의 가장 북쪽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알프스 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의 영향이 그대로 담겼다. 입에 넣어보면 짭쪼름한 미네랄 향이 제일 먼저 반긴다. 열대 과실향도 약간 있는데 대체로 절제된 우아한 느낌이다. 약간 소비뇽 블랑 와인을 닮아있기도 하다. 미디엄 바디이지만 산도가 굉장히 좋아 크리스피한 와인이다. 티모라쏘 데르토나 와인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티모라쏘(Timorasso) 품종 100% 와인이다. 맑고 진한 노란색에 연녹색이 비치는 색을 띤다. 잔에서는 복숭아 등 과실 아로마와 아카시아 향을 닮은 독특하고 우아한 향을 뿜어낸다. 프랑스 론 지역의 마르산, 루산 품종이 연상되는데 입에 넣어보면 신선하고 강력한 산도에서 차이가 난다. 입속에 들어온 와인은 아주 정갈하며 우아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발랄해진다. 독특하고 유쾌한 화이트 와인이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

'나파 특급와인' 퀸테사 좋아하나요? 2018 빈티지는 훨씬 더 달라요

'나파 특급와인' 퀸테사 좋아하나요? 2018 빈티지는 훨씬 더 달라요

[파이낸셜뉴스] 식탁 위를 떠돌아다니는 농축된 아로마 덩어리에 그만 못 참고 잔을 입에 대고야 말았다. 섬세한 아로마로 유명한 퀸테사 와인을 보다 잘 느끼기 위해 부르고뉴 잔에 향을 가뒀지만 몽글몽글 유령처럼 주변을 맴도는 매혹적인 '향수'에 덜컥 걸려든 것이다. 미국 나파밸리 러더포드(Rutherford)의 프리미엄 와인 '퀸테사(Quintessa) 2018'은 그렇게 찾아왔다. 국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기세가 등등하던 지난 7월9일 퀸테사 와인을 빚는 총 책임자 레베카 와인버그(Rebekah Wineburg)와 에스테이트 디렉터 로드리고 소토(Rodrigo Soto)를 랜선으로 만났다. 2018 빈티지 출시에 앞서 한국을 찾지 못하고 현지에서 줌(Zoom)을 통해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약속된 시간보다 30분 전, 퀸테사 2018 빈티지 코르크를 먼저 열었다. 잔을 기울이며 진행하는 화상 인터뷰에서 와인이 가장 좋은 상태에서 맛과 향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야 보다 신선한 궁금증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향이 좋은 와인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잘토(Zalto)사의 부르고뉴 잔에 옮겨봤다. 잔에 쏟아지는 와인에서 검은색 베리류의 향이 확 퍼진다. 굉장히 집중된 아로마로 주변으로 넓게 퍼진다는 느낌보다는 아주 농축된 아로마 덩어리가 공기와 섞이지 않고 주변을 떠다니는 느낌이다. 그만큼 진한 아로마다. 와인색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품종을 주로 사용한 탓에 아주 검다. 그렇다고 여느 나파 밸리 와인처럼 찐득한 검은색은 아니다. "와, 잘 익었네. 포도 향이 왜 이렇게 고급스러운거야." 스월링(Swirling)을 하며 잔에 코를 밀어넣자마자 감탄사가 먼저 나온다. 아로마가 워낙 고급스럽고 강해서 다른 향이 가려진 것인지 2차 향은 잘 올라오지 않는다. 그런데 순백의 도화지에 뿌려진 단 한가지 색상, 그 보랏빛이 그렇게 매혹적일 수가 없다. 스월링 하기를 몇 차례…. 결국 인터뷰 시작 10여분을 앞두고 내 인내심은 무너졌다. 그렇게 입속으로 기울여진 와인은 또 한번 나를 놀래켰다. 이미 고급스런 아로마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제 막 수확한 정말 잘 익은 포도송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프리런' 주스를 접한 느낌이다. 그런데 또 산도가 기가 막히다. 아주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쨍한 산미가 아니다. 모난 끝을 잘 다듬은 신맛이다. 오크 숙성을 마치고 이제 막 병입된 어린 와인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다스려진 고급스런 산미다. 뒤 이어 약간의 바닐라 터치와 달지않은 초콜릿 향, 시가박스 향, 연필심 향도 과하지 않게 살짝 스쳐간다. 피니시도 아주 좋다.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질때쯤부터 적어도 들숨날숨 서너번까지 고급스런 향이 비강으로 계속 올라온다. 좋은 와인이다. 그런데 좀 허전하다. "어라, 그런데 왜 타닌이 하나도 없지?" 코르크를 연지 1시간이 다되어가는데 타닌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신기하다. 인터뷰가 다 끝나갈때쯤 와인의 맛이 확 달라졌다. 30분 정도가 더 지나서였다. 아로마의 집중도가 더 강해졌다. 그런데 스펙트럼처럼 구분되던 여러 향들이 한데 뭉쳐져 약간 뭉그러져 들어오는 느낌이다. 타닌도 이제서야 들어오기 시작한다. 잘게 쪼개져 바닥에 곱게 내려앉는 그런 타닌이다. 이제 막 세상 구경하는 와인인데 타닌이 거칠기는 커녕 이슬비같이 섬세한게 참 인상적이다. 퀸테사는 여느 나파밸리 와인과는 결이 분명히 다르다. 두터운 질감에 오크 향이 가득한 속칭 '힘 자랑하는' 그런 와인이 아니다. 오히려 보르도 와인을 닮았다. 복잡한 흙냄새 느낌만 없을 뿐 1차향, 2차향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는 점에서, 무겁지 않은 산뜻한 질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 15년 동안 이처럼 훌륭한 빈티지는 없었다. 퀸테사 2018은 최고의 빈티지로 지금까지 우리가 본 가장 세련되고 순수한 와인이다. 기록에 남을 만한 훌륭한 기후조건에 정확하고 완벽한 와인 메이킹까지 더해졌다." 오는 9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되는 '퀸테사 2018'에 대해 퀸테사 와이너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출시한 빈티지 중 최고라는 것이다. 포도나무 순이 나오기 시작해 수확을 마칠때까지 기후가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발효도 자연 효모로만 진행하는 등 와인을 빚는 과정도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퀸테사 와이너리에게 2018 빈티지는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퀸테사의 포도밭은 크게 4개 구역(동쪽, 중앙, 서쪽, 벤치 구역)으로 나뉘는데 2018 빈티지부터 이 구역을 100여개의 파셀로 쪼개 각 파셀의 개성을 섬세하게 살려 만든 첫 와인이라는 것이다. 와인메이커 와인버그는 "퀸테사가 30년간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어오면서 같은 구역내에서도 서로 다른 떼루아 구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2018년 빈티지부터 각 파셀별 떼루아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별도의 맞춤형 콘크리트를 설치해 발효와 숙성을 거치고 나중에 블렌딩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보르도 블렌딩 같은 다채로운 맛이 나는 이유다. 퀸테사 포도밭은 각 구역마다 완전히 구분되는 떼루아를 가지고 있다. 동쪽 구역은 백색의 석회질 토양은 포도에 신선하고 섬세한 맛을 부여하며, 중앙의 언덕 구역은 굵은 자갈 형태의 토양으로 검은색 과실류의 진한 맛과 풍부한 아로마를 가진게 특징이다. 또 서쪽 언덕 구간은 붉은 색 토양으로 철분이 풍부해 타르와 미네랄, 담배향의 느낌이 강한 포도를 만든다. 호수 주변의 벤치 구간은 매끈하고 밀도가 높은 점토질로 구성돼 살집 좋은 과육이 생산되고 있다. 퀸테사의 고급스런 산도에 대해 비결을 물었다. 와인버그는 "퀸테사가 위치한 러더포드는 일교차가 큰 곳이어서 특히 산도가 높은 포도가 나온다"며 "또 산 파블로베이의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산도에 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퀸테사 와인이 어린 와인임에도 상당히 잘 다스려진 산도와 고급스런 타닌이 인상적이라는 질문에 대해 와인버그는 "대부분의 나파밸리 스타일은 무겁고 블랙 게열의 베리한 느낌과 오크 느낌을 강조하는데 그렇게 만들면 숙성 잠재력이 덜하다"며 "그러나 퀸테사 와인은 보르도같은 클래식한 스트럭처를 추구하고 있어 영할때도 밋있게 먹을 수 있고 장기숙성에도 장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퀸테사 2018 빈티지는 기후도 수확 컨디션도 발효 과정도 완벽했던 정말 드문 최고의 와인"이라며 "바로 오픈해 마셔도 풍부한 아로마와 보드라운 타닌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