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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나가" 야유받은 새벽, "손흥민 사랑해" 박수 터진 새벽… 인천공항의 두 얼굴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축구 팬들의 성난 화살이 어디를 겨누고 있는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공기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4위 광탈이라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고 돌아온 한국 축구대표팀이지만, 사령탑을 향한 잔혹한 분노는 사투를 벌인 선수단 앞에서는 따뜻한 위로의 눈물로 씻겨 내려갔다. 1일 오전 4시 25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A. '캡틴' 손흥민을 선두로 김승규, 송범근, 엄지성 등 대표팀의 중심축과 잔여 인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흰 티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손흥민은 무겁게 가라앉은 무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어 4시 44분께는 이번 대회 수비진의 수확으로 꼽힌 이한범, 이기혁을 비롯해 배준호, 이동경 등 젊은 피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항공 좌석 확보가 어려웠다"는 기형적인 쪼개기 귀국 전술에 따라 사령탑과 본진이 찢어진 채 들어오는 씁쓸한 풍경이었다. 이날 공항의 하이라이트는 전날과 너무나도 달랐던 팬들의 극단적인 반응이었다. 불과 24시간 전, 조기 탈락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이 입국할 당시 공항은 아수라장이었다. 분노한 팬들은 '홍명보 돈 뱉고 나가', '멍청한 MB, 엔딩런' 등 수위 높은 걸개를 치켜들고 거친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선수단이 등장하자 야유는 순식간에 함성으로 바뀌었다. 새벽 이른 시간임에도 공항을 가득 메운 팬들은 "손흥민 사랑해요!", "선수들 화이팅!", "너무 잘했어요, 수고했어요"를 연호하며 환대했다. '재성 힘내' 같은 애정 어린 문구와 붉은 유니폼이 입국장을 수놓았다. 연신 쏟아지는 팬들의 격려에 만신창이가 된 전사들은 큰 표정 변화를 숨기면서도, 진심 어린 목례를 건네며 팬들의 마음에 에둘러 화답했다. 홍 전 감독과 함께 들어온 주앙 아로소 코치 등 수뇌부들에게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것과는 완벽한 대조였다. 비록 체코전 2-1 역전승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내리 0-1로 자멸하며 32강 문턱에서 짐을 쌌지만, 팬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온몸을 던진 선수들의 땀방울까지 퇴색시키지 않았다. 동선 제안과 삼엄한 통제는 이틀 내내 같았지만, 사령탑을 향한 지탄과 주장을 향한 연호로 갈린 인천공항의 두 새벽. 리더십의 파산으로 끝난 34위 참사 속에서도 팬들이 보여준 이 위대한 품격과 한 줄기 위로는, 이제 암흑기에 접어든 한국 축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유일한 불씨로 남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홍명보는 우리 선배, 괴롭히지 마!" 日 전직 장관의 일갈... 팬들은 "당신을 기억해" 응원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좌절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남기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국내 여론은 여전히 얼음장처럼 차갑다. 그러나 이 비참한 퇴장의 순간,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기류의 기묘한 동정론이 고개를 들며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조별리그 1승 2패, 조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홍 감독은 지난 2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결국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참담한 결과 앞에 국내 민심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배우 한정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연봉이라도 반납하라"며 거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패장으로 낙인찍힌 홍 감독을 향해 일본의 거물급 정치인이 직접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일본 외무상과 방위상, 디지털상 등을 역임한 자민당의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우리 OB(선배)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말라"는 글을 기습 게재했다. 고노 의원은 홍 감독이 현역 시절인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수비의 핵으로 활약했던 J리그 쇼난 벨마레의 전임 대표이사를 지낸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한국 대통령의 망연자실한 반응과 홍 감독을 '무능한 지휘관'이라 규정한 현지 속보 기사를 공유하면서, 과거 구단의 레전드였던 홍 감독을 향한 감정적인 엄호를 보낸 것이다. 일본 대중의 반응 역시 예사롭지 않다. 현지의 유명 칼럼니스트 또한 "명보, 일본에 오길 바란다. 당신의 투지를 J리그 팬들은 결코 잊지 않고 있다"며 노골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J리그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던 홍명보가 모국에서 이토록 난도질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롭다"며 "차라리 그를 일본으로 망명시키자"는 극단적이면서도 우호적인 목소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월드컵 참패의 책임 속에서 국내에서는 사퇴 압박을 넘어 연봉 반납 요구까지 마주한 쓸쓸한 사령탑. 그러나 한때 전성기를 공유했던 이웃 나라에서는 여전히 '투사'로 기억되며 이례적인 비호감 여론의 방패를 얻고 있는 이 현실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손흥민 사과문에 전한 예일대 교수의 글…"멋진 어른의 본보기, 감사하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린 가운데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멋진 어른의 본보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가장 먼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며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그리고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저 역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손흥민은 또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저는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손흥민의 글에 나 교수는 "손흥민 선수의 눈물을 참 좋아했다. 그런데 이번에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눈물조차 흘리지 못할 만큼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참 아프더라"며 "늘 응원한다. 손흥민 선수도, 다른 선수들도, 또 우리 국민들도 어려움 앞에 절망하기보다는 이번 어려움을 딛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댓글을 남겼다. 나 교수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의 글을 캡처해 "늘 말해왔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내린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는 문구를 인용했다. 그는 "'내 안의 어린아이(Inner Child)'를 만나고, 대화하고, 치유하는 것은 심리치료에서 실제로 흔히 사용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제가 MTV VMA(비디오 뮤직 어워즈) 수상 후 '이 상을 16세에 꿈을 꾸던 어린 나에게 바치고 싶다'고 한다든가, 케데헌의 이재가 '연습생을 그만둔 10년 전의 어린 이재를 안아주고 싶다'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내 안의 어린아이'를 위로하는 것을 보며 정신과 의사로서 벅찼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나 지금은 그 반대편의 이야기를 손흥민 선수의 글에서 마주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면서 "부디 그 안의 어린아이가 치유받을 수 있는 계기가 가까운 미래에 있길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이동경(울산), 김진규(전북), 이한범(미트윌란), 이태석(빈), 이기혁(강원), 배준호(스토크), 조위제(전북), 강상윤(전북) 등도 함께 입국했다. 팬들은 손흥민이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34위 참사 속 그나마 다행인점… 이한범, 김민재, 이기혁, '3실점 수비'에서 세대교체 작은 가능성을 봤다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48개국 중 34위. 한국 축구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북중미 월드컵의 최종 성적표다. 빈공에 시달리며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2골을 넣는 데 그쳤고, 결국 짐을 싸야 했다. 하지만 온통 절망뿐인 잿빛 폐허 속에서도 분명히 건져 올린 수확이 있다. 바로 지독하게도 우리를 괴롭혀왔던 '국제대회 수비 불안'이라는 고질병을 완화시킬 수 있겠다는 희망이다.  물론, 이번 대회도 수비가 만족스러웠던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치를 보면 대회 3경기에서 한국이 허용한 실점은 단 3골. 이는 역대 월드컵만 보면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 월드컵, 그리고 '카잔의 기적'을 일궜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소 실점과 함께 가장 적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수비진은 근심의 대상이었다. 베테랑 센터백들의 노쇠화가 뚜렷했고, 조유민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어깨는 한없이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김민재와 아이들'로 재편된 스리백은 대회 내내 나쁘지 않았다.  가장 큰 발전을 한 선수는 오른쪽 스토퍼 이한범(미트윌란)이다. 빅클럽인 첼시와 리버풀의 스카우트 레이더망에 포착됐다는 현지 보도가 허풍이 아님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특히 멕시코전에서는 사우디 리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득점왕에 오른 특급 골잡이 훌리안 키뇨네스를 경기 내내 완벽하게 지워버렸다. 영리한 위치 선정과 과감한 볼 경합으로 상대 에이스의 드리블 돌파를 원천 봉쇄하며 김민재의 짝궁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했다.  왼쪽 스토퍼로 나선 이기혁(강원)도 조금씩 월드컵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로테이션 자원으로 분류됐던 그는 엄청난 활동량과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무기로 조별리그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스리백의 한 축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물론 뼈아픈 과제는 명확하다. 가능성을 봤다 뿐이지 아직 이들의 수비가 확고하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더 발전해야할 길이 멀다. 또한, 황인범의 파트너를 찾지 못한 중원 조합의 한계, 그리고 좌우 윙백의 파괴력 부족은 다음 사령탑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손흥민의 자리를 대체할 원톱의 자리도 확실한 선수를 찾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오현규와 조규성은 아직은 그 한계를 드러냈다.  후방의 문단속을 책임질 든든한 센터백 듀오를 발굴했고, 전방을 휘저을 젊은 피들도 가능성은 확인했다. 지금은 너무 아프다. 처참한 34위의 충격 속에서도 한국 축구의 시선이 4년 뒤를 향할 수 있는 이유, 이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에 우리 축구의 내일이 달려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독일 꺾고 월드컵 16강 진출한 파라과이, 국가 공휴일 선포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독일을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파라과이가 6월 30일(현지시간)을 국가 공휴일로 선포했다. 파라과이 축구대표팀은 전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32강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독일은 파라과이와 연장까지 120분 동안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결국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파라과이가 이번 월드컵 대회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를 연출하자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30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파라과이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고전하면서 16년 만에 다시 본선에 진출했고, 독일까지 꺾으며 16강에 합류했다. 또 다른 중남미 국가인 에콰도르도 지난달 25일 독일을 2-1로 꺾고 32강전 진출이 확정되자 26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손흥민-김민재 부상에도 16강 갔었다... 34위 참사에 터져버린 '벤버지 복귀론'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가 역사상 유례없는 34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역대급 꿀조를 배정받고도 1승 2패 조별리그 광탈이라는 수모를 겪은 홍명보호. 사령탑은 쫓기듯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참담함에 길을 잃은 한국 축구 팬들의 시선은 4년 전 '그때 그 시절'의 명장, 파울루 벤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 맹렬하게 쏠리고 있다. 팬들의 타들어 가는 갈증은 벤투 감독 가족의 소셜미디어(SNS)에서 고스란히 폭발했다. 벤투 감독의 아내 테레사 벤투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평범한 게시물은 순식간에 한국 팬들의 간절한 '탄원서'로 돌변했다. 무려 4,400개가 넘는 댓글 창에는 "벤버지(벤투+아버지), 우린 이제 어떡합니까", "이상한 스리백 대신 감독님의 빌드업이 그립습니다", "제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회오리감자 드셔주세요"라는 절절한 외침이 쏟아졌다. 해당 게시물의 '좋아요'는 무려 8만 개를 돌파하며 들끓는 국내 여론을 대변했다. 팬들이 이토록 벤투 감독을 부르짖는 이유는 단순히 '최근 4번의 월드컵 중 유일한 16강 진출'이라는 성적표 때문만이 아니다. 팬들의 뇌리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온갖 악재 속에서도 똘똘 뭉쳤던 '원팀'의 감동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당시 캡틴 손흥민은 안면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직후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그라운드를 누볐고, 수비의 핵 김민재 역시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정상적인 질주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투호는 4년 내내 갈고닦은 뚝심 있는 '빌드업 축구'라는 명확한 방향성 아래, 선수단 전원이 하나의 심장으로 뛰어 포르투갈을 꺾는 기적을 썼다. 비록 브라질에 16강에서 대패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을 비난하지 말라"라고 일갈할 정도로 팀 분위기는 하나로 똘똘 뭉쳣다. 지난 아시안컵과 이번 북중미 월드컵 내내 벤치와 선수단이 겉돌며 어수선한 모래알 조직력으로 자멸했던 홍명보호의 붕괴와 너무나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때마침 벤투 감독의 현재 행보도 복귀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포르투갈 현지 매체 '아 볼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가 지난해 3월 북한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다. 매체는 "공백기가 1년을 넘긴 벤투 감독이 현재 매우 흥미로운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무직(야인) 상태인 그의 거취를 조명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황금세대를 쥐고도 아무런 전술적 방향성 없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한국 축구.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수뇌부의 빈자리 속에서, 4년 전 상처투성이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냈던 '벤버지'의 굳건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애타게 그리워지는 2026년의 슬픈 여름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0골·첫 벤치 굴욕까지… 가장 힘들었던 손흥민, 하지만 도망치지 않았고 팬들은 응원했다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사실 그 누구보다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간 사람은 손흥민(34·LA FC) 본인이었을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참사일 뿐만 아니라, 손흥민 개인의 축구 인생에서도 가장 잔혹하고 쓰라린 무대로 기록됐다.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무득점'의 수모. 12년이라는 굳건한 세월을 깨고 철저하게 벤치로 밀려나야 했던 선발 제외의 굴욕. 바다 건너 외신들로부터 쏟아진 '워스트 플레이어'라는 뼈아픈 혹평과, 그의 발끝이 무뎌졌다는 냉혹한 '에이징 커브' 비판까지.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4번째 월드컵에서 그는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이 갈가리 찢기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절망의 늪에서도 캡틴은 결코 도망치지 않았다. 지도력 부재를 드러낸 사령탑은 쫓기듯 지휘봉을 던지고 숨어버렸지만, 만신창이가 된 주장은 팬들 앞에 정면으로 섰다. 손흥민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모른 척할 수도,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피 끓는 심경을 토해냈다. 어떠한 변명이나 핑계도 없었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으로는 팬들의 실망과 상처를 모두 담아낼 수 없어 고개가 숙여진다"며 온몸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아냈다. 역설적이게도 팬들은 이 처절한 사과문에서 깊은 위로를 받았다. 가장 아프고 힘들었을 선수가 도리어 팬들의 상처를 다독이는 모습에서, 결과로 증명하지 못한 축구 실력을 뛰어넘는 '진짜 리더십'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팬들과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해당 게시글은 순식간에 125만 개의 '좋아요'와 3만 개가 넘는 응원 댓글이 쏟아지며 들끓는 민심을 대변했다. 각계각층의 유명 스타들도 상처 입은 캡틴을 껴안기 위해 기꺼이 등판했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은 "언제나 한결같은 태도로 최선을 다하는 캡틴에게 늘 감사하다"며 지지를 보냈고, 작곡가 윤일상은 "선수들은 잘못이 없다"며 위로를 건넸다. 이 밖에도 박슬기, 김송, 이시언, 김희철 등 수많은 방송계 인사들이 뭉클한 댓글을 남겼고, 배우 공유와 박서준, 가수 싸이와 크러쉬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도 조용히 '좋아요'를 누르며 무언의 연대를 표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폐허 속에서도, 자신의 가장 뼈아픈 실패를 인정하고 정면으로 부딪힌 손흥민. 비록 그라운드 위에서는 차갑게 외면받았을지언정, 태극마크의 무게를 끝까지 회피하지 않은 캡틴의 의연한 뒷모습만큼은 팬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울림으로 남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눈물의 90도 사과 모리야스 vs 주머니 손 찌른 홍명보… 팬들 극대노 키운 '마지막 예의'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스포츠에서 패배는 뼈아프다. 하지만 패배 이후 팬들을 마주하는 태도는 리더의 진짜 품격을 드러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짐을 싼 한국과 일본 국가대표팀 수장들의 상반된 뒷모습이 이를 완벽하게 증명하고 있다. 한쪽은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팬들을 향한 90도 인사로 진정성을 보였고, 다른 한쪽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철저히 질문을 거부하며 도망쳤다. 30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 브라질과의 32강전에서 1-2로 역전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마감한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경기 직후 관중석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자신들을 응원하기 위해 미국까지 찾아온 팬들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공식 SNS를 통해 이 장면을 조명하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존중받을 만한 모습"이라고 극찬했다. 해당 게시물은 좋아요 10만 개를 훌쩍 넘기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명승부를 펼친 경기력은 물론, "패배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다"는 진정성에 감동한 것이다. 모리야스 감독의 90도 인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크로아티아전 탈락 직후에 이은 두 번째다. 반면, 48개국 체제에서 34위라는 역사적인 참사를 낸 홍명보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퇴장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은 결국 쓸쓸하게 짐을 쌌다. 탈락 확정 후 29일 멕시코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 홍 전 감독은 종이에 적어온 입장문을 읽은 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을 철저히 묵살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다음이었다. 그는 읽고 난 입장문을 바지 뒷주머니에 쑤셔 넣고, 한 손을 주머니에 찌른 채 당당하게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3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한 '도둑 귀국' 현장에서도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쫓기듯 공항을 빠져나갔다. 결과가 안 좋을 수는 있다. 우승을 천명해놓고, 32강에서 떨어진 일본 감독의 마음도 쓰라렸을 것이다. 재계약이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머나먼 타국까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날아온 팬들, 그리고 밤잠을 설쳐가며 TV 앞을 지킨 국민들에게 마지막 예를 갖추는 것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의 당연한 의무다. 잘 싸우고도 진정성 있게 고개 숙인 일본 감독과, 사상 최악의 졸전 끝에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질문조차 거부한 채 도망친 한국 감독. 성난 민심이 홍명보 감독을 향해 거친 분노를 쏟아내는 것은 단순히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사령탑은 팀의 수장이다. 승리했을때도 패배했을때도 가장 큰 공과를 책임지는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다. 그런데 그 패배가 납득이 가지 않는 참패라면 4년을 기다린 국민들에게 그 과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사과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마무리 또한 사령탑의 의무다. 매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적이 훨씬 많은았던 대한민국이지만, 이렇게 성의없는 마무리를 한 전례가 없다.  팬들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취임단계부터 불거진 공정성 논란에 더해서 리더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친 그 태도에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관중석 발칵 뒤집은 저 미녀 누구야?"… 폰에 남편 얼굴 달고 직관 온 '아내'에 열도 폭발'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치열한 그라운드의 열기만큼이나 관중석의 응원전도 뜨겁다. 특히 긴장감이 감도는 월드컵 무대에서 남편을 향한 애정 어린 '특급 내조'를 선보인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의 아내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본 대표팀의 베테랑 수비수 다니구치 쇼고(34)의 아내이자 유명 여배우인 이즈미 리카(37)다. 일본 스포츠 매체 '스포니치아넥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즈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스웨덴의 조별리그 경기(1-1 무승부) 관중석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이즈미는 남편이 뛰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관중석 한편을 지켰다. 경기 도중 대형 전광판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자, 그는 당황하는 기색 없이 밝고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여배우 특유의 눈부신 미모는 경기장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작 팬들을 열광시킨 '킬링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전광판에 잡힌 이즈미의 손에 들려 있던 휴대폰 뒷면에는 남편 다니구치의 얼굴이 새겨진 굿즈(기획 상품)가 큼지막하게 부착되어 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여배우가 낯선 이국땅의 경기장까지 날아와 마치 열성 팬처럼 '남편 덕질'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이 사랑스러운 장면은 즉각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을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여배우가 저렇게 남편 굿즈를 달고 다니다니, 너무 귀엽다", "저게 바로 진짜 사랑 그 자체다", "다니구치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이라며 뜨거운 찬사와 부러움을 쏟아냈다. 다니구치와 이즈미는 오랜 교제 끝에 지난해 5월 백년가약을 맺으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평소에도 서로를 향한 굳건한 애정을 과시하며 일본 대중들 사이에서 이른바 '최애 부부'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북중미 월드컵 한복판에서, 남편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 아내의 따뜻한 내조가 긴장감 넘치는 그라운드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축구 진 게 대역죄냐? 본선 못가는 나라 얼마나 많은데"… 홍명보 감독 감싸는 중국 매체의 '일갈'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가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바다 건너 중국 매체로부터 훈수와 조롱이 섞인 동정까지 감내해야 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4위 탈락 이후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쏟아지는 국내의 맹렬한 분노를 두고,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인들은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며 뼈 아픈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한국, 이건 너무 과하다'라는 제목의 심층 논평을 게재하며, 한국 사회를 뒤덮은 거센 축구대표팀 후폭풍을 집중 조명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이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짐을 싼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전 세계를 더욱 경악하게 만든 것은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일 만큼 격렬한 반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팬들의 끓어오르는 실망감은 이해하지만, 단순한 경기 패배를 국가적 '배신'과 동일시하는 것은 이미 스포츠의 본질을 까마득히 벗어난 집단적 감정 분출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매체는 전세기 취소, 공항 환영 행사 백지화, 홍 전 감독을 향한 살해 협박과 빗발치는 경찰 수사 등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마치 한국 대표팀이 경기에 진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대역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홍 전 감독을 향한 일방적인 십자포화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시각을 들이댔다. 뉴탄친은 "홍 감독의 전술과 훈련에 명백한 과실이 있고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과연 이것이 온전히 감독 한 사람만의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오히려 "이것은 국가대표팀 시스템 전체가 무너져 내린 참사다. 어떤 조직의 붕괴도 결코 단 한 사람만의 잘못일 수는 없다. 그저 대중들이 가장 눈에 띄는 샌드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편리한 방식에 익숙해져 있을 뿐"이라며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한국 축구계의 민낯과 희생양을 찾는 군중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나아가 "한국인들이 느끼는 진짜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일본과의 격차"라며 아픈 곳을 예리하게 찔렀다. 마지막으로 매체는 "조사할 것은 이성적으로 조사하되, 서로를 죽고 죽이는 참혹한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결국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라며 "세상에는 월드컵 본선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하는 나라가 수두룩하다. 패배를 깨끗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는 몹시 보기 흉하다"고 일갈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해 늘 변방에 머무는 중국에게마저 "스포츠 정신을 잊지 말라"는 훈계를 듣게 된 작금의 상황. 처참한 경기력보다 더 무섭게 곪아버린 한국 축구의 씁쓸한 현주소가 전 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