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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쿠팡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 기각...공정위 "과태료 부과"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효력을 멈춰달라며 쿠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서울고법 행정6-2부는 23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장조사 결정으로 쿠팡에게 발생할 불이익에 비해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잠정적으로 멈춰졌던 공정위의 현장조사 효력은 즉시 되살아났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된 공정위의 현장조사에 불응하며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에 이뤄져야 할 현장조사 통지가 누락되었다는 것이 이유다. 반면 공정위는 이번 신청이 인용될 경우 향후 다른 기업들도 집행정지를 통해 조사를 고의로 중단시키거나 조사 시기가 사업자의 대응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승소한 공정위는 소회의를 개최하고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에 따른 조사 방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현행법상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거부할 경우 최대 2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여자친구 살해뒤 시신 냉장고에 보관 40대...징역 30년 확정

[파이낸셜뉴스] 사귀던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1년 가까이 김치냉장고에 숨기고 피해자 명의로 8800만원 상당의 대출까지 받은 40대 남성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살인과 시체유기,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4년 10월 21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당시 교제하던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8800만원 상당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의 휴대전화로 고인의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마치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범행은 1년 가까이 드러나지 않다가 지난해 9월 실종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B씨의 동생이 언니와 1년 동안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것이 단서가 됐다. 1심은 "중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해야 한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시체를 11개월간 차디찬 김치냉장고에 유기하는 방법으로 고인이 된 피해자의 시체를 오욕해 마지막 존엄성마저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2심도 "피고인은 2심에 이르러 피해자의 가족에게 1500만원을 형사 공탁했으나 유족 측은 이를 받지 않겠다며 회수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의 범행 수법,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공탁만으로는 형을 유리하게 변경할 사정이 없어 보인다"며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이에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도 형량이 과중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30년을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266억 허위세금계산서' 권오수 前회장 부부 기소

검찰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266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주고받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부부를 재판에 넘겼다. 23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용태호 부장검사)는 전날 권 전 회장과 배우자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권 전 회장 부부는 도이치모터스 그룹이 발주하는 각종 전시장·인테리어 공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차명으로 회사 3곳을 설립하고, 이 가운데 페이퍼컴퍼니 2곳을 이용해 모두 266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약 4년간 도이치모터스 그룹이 발주한 약 1079억원 상당의 공사를 이들 회사 3곳에 몰아줬다. 이후 일부 공사를 페이퍼컴퍼니가 수주해 진행한 것처럼 가장해 권 전 회장은 약 62억원, A씨는 약 204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각각 발급하거나 수취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A씨에게는 증여세 1억9000여만원과 종합소득세 4억6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적용됐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본인 지분 있다지만 한마디 말도 없이… '공동명의 담보 대출' 제도 보완 목소리

공동명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때 대부분의 대부업체들이 공동명의자의 동의 및 확인없이 '지분대출'이 가능해 피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시 공동명의자에게 해당 내용 통지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피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에 따르면 공동명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제1금융권으로 불리는 시중은행과 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모두 공동명의자의 참여나 동의 없이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했다. 반면 대형 등록대부업체에서는 본인의 공유지분만을 담보로 한 대출 접수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해당 업체 측은 "지분대출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며 "고객의 지분만큼의 대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동명의자에게 전화나 문자 등으로 대출 사실을 직접 알리지도 않았다. 아직까지 이같은 공유지분 대출 관련 직접적인 피해 사례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도 보완 등을 통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민법상 공동명의자 한 사람이 자신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법 제263조는 공유자가 자신의 지분을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공동명의자에게 해당 지분의 근저당 설정 등이 발생해도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상대방의 채무가 부실화되거나 경매 절차가 시작된 뒤에야 자신의 재산관계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유자의 자기 지분 처분권 자체를 제한하기 보다, 근저당 설정 등 중요한 권리변동이 발생할 경우 다른 공유자에게 이를 알리는 최소한의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통지라면 공유자의 처분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비채무 공동명의자가 상황을 조기에 파악해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구체적인 방식은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더라도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 자체는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업무 매뉴얼상 확인 절차를 두는 것이 피해를 방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78년 쌓아올린 檢 수사역량… 사실관계 확인에만 쓸 수 있어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중)]

검찰청 공식 폐지로 인해 생겨나는 공백을 두고 판결을 내려야 하는 법원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중대범죄를 비롯한 모든 실체적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이 전담하며, 법무부 소속 공소청 검사는 기소와 공소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한다. 수사를 직접 지휘하거나 수행하지 않은 검사가 재판장에 서는 만큼 판사가 기록의 빈 자리를 어디까지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갈래로 쪼개진 검찰에 맞춰 외부 수사기관의 기록을 검증하고, 공소 제기가 적법했는지를 따져 묻는 역할이 법정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칼자루 놓은 검사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과 새로 바뀐 검사와 사법경찰관(사경) 간 '수사준칙' 등에 따라 오는 10월 2일부터 검사의 역할에서 '직접 수사'는 사라진다. 검사는 직접 수사는 물론 경찰이 넘긴 송치사건에서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사경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고, 별도의 범죄 혐의를 발견해도 사경에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대신 보완수사요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강화된다. 사경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원칙적으로 1개월 내 이행해야 하고, 검사는 사건번호를 유지하면서 이행 여부를 관리한다. 사경은 보완수사 결과를 최종 통보하기 전 검사와 협의하고, 검사는 7일 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종합수사 결과보고에는 기존 수사결과와 증거관계, 보완수사 내용과 결과가 달라진 경우 그 이유까지 담도록 했다. 직접수사를 대신해 '사실관계 확인' 제도도 도입된다. 검사는 송치사건의 기소 여부나 불송치사건의 재수사요구 여부, 공소유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사건관계인·사경 등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 전문가 의견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직접 보완수사와는 구별된다. 영장 단계에서 검사의 사법통제 역할도 남는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는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전 피의자·변호인을 면담하거나 사경에 의견 제시를 요구할 수 있다. 면담은 출석뿐 아니라 화상이나 전화로도 가능하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이나 증거수집의 적절성에 대해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하는 절차도 마련됐다. 금융·증권, 공정거래, 기술유출 등 전문적인 법률 판단이 필요한 사건은 '중요사건'에 추가돼 송치 전부터 검·경이 협력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직접수사가 사라진 만큼 영장과 기소 판단 등에서 검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사건 적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는 기조가 자리 잡으면 공소청 검사의 존재감은 뚜렷해질 수 있다"면서도 "미제 사건이 많은 상황에서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사 면담이 제도화되면 사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실' 메우려다 '예단' 우려도일각에서는 이전 법정에 비해 판사가 직접 사실확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외부 수사기관의 기록 완결성이 과거 검찰 직접수사 시절보다 떨어지거나, 공판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는 것은 재판부의 몫이라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직권 증거조사' 가동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재판부가 쟁점 규명을 위해 피고인이나 증인을 더 깊숙이 신문하거나 직권으로 관련 기관에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지나친 재판부의 개입이 과도해질 경우 특정 방향으로 유죄 심증을 굳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당사자주의 체계에서 법원이 지나치게 주도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설 경우, 재판부가 특정 방향으로 유죄의 심증(예단)을 품고 재판을 이끈다는 피고인 측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자칫 검사의 입증 책임을 법관이 대신 떠안아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강용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국선전담변호사는 "형사소송에서는 거증책임은 검사가 지는 것이고, 최선의 심리 후에도 범죄사실의 존부에 관해 법원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경우에는 거증책임의 분배에 따라서 피고인은 무죄가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재판부는 앞으로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가 즉각적인 보완수사로 증거의 틈을 메우지 못한다면 법원의 무죄 선고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판사로서도 심리 미진과 예단 논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최은솔 기자

'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2심 징역 15년 구형...11월 20일 선고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공모 혐의로 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변호인 측은 이미 무죄를 판결한 1심과 비교해 검찰에서 새로운 주장·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4-1부(김인겸·성지용·전지원 부장판사)는 2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센터장 등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또한 1272억638만원의 추징도 명령해 달라고 밝혔다. 1심 무죄에 항고해 원심과 같은 수준의 구형량을 요청했다. 김 센터장과 함께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 징역 12년,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에게 벌금 10년,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 대해선 징역 9년을 각각 구형했다. 아울러 각 벌금 5억원도 함께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별로는 585억부터 1272억638만원까지 추징을 요청했다. 또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강호중 전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김태영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부대표에는 각 징역 7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원아시아파트너스 법인에 대해선 각 5억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김 센터장 등 피고인들은 지난 2023년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1심은 김 센터장 등 피고인들이 하이브의 SM엔터 공개 매수 저지 및 시세조종에 대해 논의했거나 공모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SM엔터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하이브의 공개 매수 저지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공개 매수 저지를 위해 마지막 날 대규모 장내 매수를 통한 시세조종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SM 인수 의도와 함께 시세 조종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매집 기간 중 'SM 인수 분수령인 마지막 이틀'이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카카오 투자회의테이블을 전후로 '공개매수 저지'를 언급하는 카카오톡 메세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특히 카카오가 매집에 나선 지난 2023년 2월 28일에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2만원 아래로 내려가자 '12만300원까지 빨리 만들어놓고'라는 명확한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측은 정상적인 투자결정에 '공개매수 저지'라는 프레임을 입혔을 뿐 검찰의 주장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고 맞섰다. 이미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여겨지던 시점에 대등한 지분 수준을 갖추기 위한 정상적인 주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시세조종에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역시 시세조종을 의심받는 시점보다 훨씬 앞서 SM 지분 인수를 이미 검토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지목한 기간에 이뤄진 거래 역시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매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12만원 이상'의 주가를 형성하려는 인위적인 주문과 다르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최후 변론을 통해 "공개매수 기간 SM 지분을 추가 매입해 공개적으로 하이브와 지분 경쟁을 벌이는 데 명백히 반대했고, 오히려 하이브와 평화 협상에 원만한 해결책을 찾으라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며 " 지금까지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시세 조정을 지시했다는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공모했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20일 오전 양측 변론을 종합해 2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수사 안 하는 검사, 더 적극적인 판사...달라지는 법정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中]

[파이낸셜뉴스] 검찰청 공식 폐지로 인해 생겨나는 공백을 두고 판결을 내려야 하는 법원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중대범죄를 비롯한 모든 실체적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이 전담하며, 법무부 소속 공소청 검사는 기소와 공소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한다. 수사를 직접 지휘하거나 수행하지 않은 검사가 재판장에 서는 만큼 판사가 기록의 빈 자리를 어디까지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갈래로 쪼개진 검찰에 맞춰 외부 수사기관의 기록을 검증하고, 공소 제기가 적법했는지를 따져 묻는 역할이 법정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칼자루 놓은 검사...'수사 코칭·검토' 강화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과 새로 바뀐 검사와 사법경찰관(사경) 간 '수사준칙' 등에 따라 오는 10월 2일부터 검사의 역할에서 '직접 수사'는 사라진다. 검사는 직접 수사는 물론 경찰이 넘긴 송치사건에서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사경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고, 별도의 범죄 혐의를 발견해도 사경에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대신 보완수사요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강화된다. 사경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원칙적으로 1개월 내 이행해야 하고, 검사는 사건번호를 유지하면서 이행 여부를 관리한다. 사경은 보완수사 결과를 최종 통보하기 전 검사와 협의하고, 검사는 7일 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종합수사 결과보고에는 기존 수사결과와 증거관계, 보완수사 내용과 결과가 달라진 경우 그 이유까지 담도록 했다. 직접수사를 대신해 '사실관계 확인' 제도도 도입된다. 검사는 송치사건의 기소 여부나 불송치사건의 재수사요구 여부, 공소유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사건관계인·사경 등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 전문가 의견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직접 보완수사와는 구별된다. 영장 단계에서 검사의 사법통제 역할도 남는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는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전 피의자·변호인을 면담하거나 사경에 의견 제시를 요구할 수 있다. 면담은 출석뿐 아니라 화상이나 전화로도 가능하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이나 증거수집의 적절성에 대해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하는 절차도 마련됐다. 금융·증권, 공정거래, 기술유출 등 전문적인 법률 판단이 필요한 사건은 '중요사건'에 추가돼 송치 전부터 검·경이 협력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직접수사가 사라진 만큼 영장과 기소 판단 등에서 검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사건 적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는 기조가 자리 잡으면 공소청 검사의 존재감은 뚜렷해질 수 있다"면서도 "미제 사건이 많은 상황에서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사 면담이 제도화되면 사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실' 메우려다 '예단' 우려도...판사 역할 고심일각에서는 이전 법정에 비해 판사가 직접 사실확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외부 수사기관의 기록 완결성이 과거 검찰 직접수사 시절보다 떨어지거나, 공판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는 것은 재판부의 몫이라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직권 증거조사' 가동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재판부가 쟁점 규명을 위해 피고인이나 증인을 더 깊숙이 신문하거나 직권으로 관련 기관에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지나친 재판부의 개입이 과도해질 경우 특정 방향으로 유죄 심증을 굳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당사자주의 체계에서 법원이 지나치게 주도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설 경우, 재판부가 특정 방향으로 유죄의 심증(예단)을 품고 재판을 이끈다는 피고인 측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자칫 검사의 입증 책임을 법관이 대신 떠안아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강용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국선전담변호사는 "형사소송에서는 거증책임은 검사가 지는 것이고, 최선의 심리 후에도 범죄사실의 존부에 관해 법원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경우에는 거증책임의 분배에 따라서 피고인은 무죄가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재판부는 앞으로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가 즉각적인 보완수사로 증거의 틈을 메우지 못한다면 법원의 무죄 선고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판사로서도 심리 미진과 예단 논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최은솔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절차적 흠결 주장 수긍 어렵다"...하루 만에 추가 입장(종합)

[파이낸셜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가 제기한 서면 제청의 절차적 흠결 주장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비춰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에 대한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대법원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여러 해석이 제시되고 더 명확한 설명 요구가 있다 하여 설명을 드린다"며 "재제청 요청과 관련하여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제청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8월 28일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되어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 발표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부친상과 국제행사 준비를 이유로 양해를 구했다. ■ '부서' 조항 하루 만에 "그런 취지 아니다" 이날 입장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헌법 제82조에 관한 설명이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58분께 대법원의 언론 공지를 통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면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는 제82조를 인용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재제청 요청 공문에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가 없다는 흠결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오후 4시 31분께 발표한 입장문에서 "마치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반박했다. 8월 28일자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가 부서했으며, 그간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도 국무총리의 부서만으로 이뤄져 왔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가 없어 제청 반려 및 재제청 요청이 무효라는 취지라면, 지금까지 국무총리 부서만으로 임명된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임명 효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하루 만에 그런 취지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헌법 제82조에 따라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형식을 갖춘 문서로써 하고 그 해석도 오로지 문서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지, 8월 28일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 남은 쟁점은 '사유의 기재' 결국 조 대법원장이 남긴 쟁점은 공문에 재제청 사유가 적혀 있느냐다. 그는 공문의 문언에 근거와 사유가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청와대는 공문에 헌법적 근거를 밝혔고 구체적 사유를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고 맞서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국민들이 다 아시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고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이 더 이상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원장은 헌법기관 구성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불편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신속히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 대통령과 대법원장 간 실질적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며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했고, 조 대법원장은 25일 만인 지난 22일 이를 거부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제청 절차적 흠결 주장, 수긍하기 어렵다"(1보)

[파이낸셜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가 제기한 서면 제청의 절차적 흠결 주장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비춰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추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대법원은 23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여러 해석이 제시되고 더 명확한 설명 요구가 있다 하여 설명을 드린다"며 "재제청 요청과 관련하여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제청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2026년 8월 28일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되어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입장 발표 당시 인용한 헌법 제82조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형식을 갖춘 문서로써 하고 그 해석도 오로지 문서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지, 8월 28일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면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는 제82조를 인용했고, 청와대는 이를 두고 사실관계를 왜곡한 입장 발표라고 반박한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은 입장 발표가 늦어진 데 대해 부친상과 국제행사 준비를 이유로 양해를 구했다. 이어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불편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신속히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 대통령과 대법원장 간 실질적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며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했고, 조 대법원장은 25일 만인 22일 이를 거부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檢, '266억 허위세금계산서' 권오수 전 도이치 회장 부부 기소

[파이낸셜뉴스]검찰이 차명회사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266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주고받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부부를 재판에 넘겼다. 23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용태호 부장검사)는 전날 권 전 회장과 배우자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권 전 회장 부부는 도이치모터스 그룹이 발주하는 각종 전시장·인테리어 공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차명으로 회사 3곳을 설립하고, 이 가운데 페이퍼컴퍼니 2곳을 이용해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약 4년간 도이치모터스 그룹이 발주한 약 1079억원 상당의 공사를 이들 회사 3곳에 몰아줬다. 실제로는 A씨가 차명으로 소유한 건설사 1곳이 모든 공사를 진행했지만, 두 사람은 경쟁입찰을 거쳐 정상적으로 도이치모터스와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페이퍼컴퍼니 2곳을 추가로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일부 공사를 페이퍼컴퍼니가 수주해 진행한 것처럼 가장해 권 전 회장은 약 62억원, A씨는 약 204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각각 발급하거나 수취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A씨에게는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A씨가 특수관계법인 간 거래에 따른 증여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회사 3곳의 주식을 권 전 회장 부부의 지인들에게 명의신탁하는 방법으로 증여세 약 1억9000만원을 포탈한 것으로 봤다. 또 차명주주에게 지급된 회사 배당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소득을 숨겨 종합소득세 약 4억6000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는다. 도이치모터스는 수입차 판매업체다. 권 전 회장은 2009년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은 바 있다. 검찰은 "국가재정을 위협하는 조세질서 저해사범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속보]조희대 대법원장 "'제청 과정 절차적 흠결' 존재, 수긍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대법관 제청 문제에 대해 재차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제 입장에 대해 여러 해석이 제시되고 명확한 설명 요구가 있다고 해서 설명해 드린다"며 "'제청 과정에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입장문에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대법관 재제청을 요청하면서 "손봉기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전날 입장문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자 조 대법원장이 다시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돼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청와대가 재제청 요청의 구체적인 사유와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헌법적 근거에 의문이 있는 이상 본인으로서는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은 "특히, 재제청 요청과 관련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제청 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은 전날 입장문에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헌법 82조에 따라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형식을 갖춘 문서로써 하고 그 해석도 오로지 문서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지,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인한 불편에 송구하다며 신속히 절차가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대법 "개정 과거사법, 재판 중인 사건에도 적용"... 소멸시효 패소 유족 구제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시행된 개정 과거사정리법 부칙의 적용 범위가 대법원 판단으로 처음 정해졌다.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이미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도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개정법 시행 당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던 사건에도 이 조항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3일 오전 한국전쟁 전 경찰에 총살당한 희생자의 유족 등 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인 희생자는 1949년 7월 경찰의 좌익세력 소탕작전 과정에서 재판 절차 없이 총살됐다. 유족들은 2012년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사망 시점부터 5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청구를 기각했고, 이 판결은 2014년 확정됐다. 이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3년 8월 경북 영덕 군경이 좌익활동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민간인 20명을 적법절차 없이 살해한 것은 불법이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하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유족들은 이를 근거로 2024년 다시 소송을 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한 종전 패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도 미치는지였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같았다. 1심은 진실규명 결정이 선행 사건의 증거자료를 보강하는 자료에 불과할 뿐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배제하는 새로운 사유는 아니라며 청구를 기각했다. 2심도 같은 결론을 내면서, 국가가 명예회복과 화해권유 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작위의무를 해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물리쳤다. 대법원은 상고이유와 무관하게 직권으로 판단했다. 지난 2월 5일 전부 개정돼 같은 달 26일 시행된 과거사정리법이 근거가 됐다. 개정법은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사건의 손해배상청구권에 장기소멸시효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면서, 부칙에서 법 시행 전에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청구기각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도 시행일부터 3년 이내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이 부칙이 "국가가 과거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의 희생자 및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이 철저하지 못하였던 점에 대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을 총체적으로 구제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정법 시행 이전에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졌다면 종전 판결의 청구금액과 상관없이 다시 청구할 수 있고, 개정법 시행 당시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던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43년만에'...대구 미문화원 사건 피해자 국가 추가 배상 길 열려

[파이낸셜뉴스] 과거사 사건 피해자가 재심에서 무죄가 아닌 면소판결을 받았더라도, 면소 사유가 없었다면 무죄가 선고됐을 개연성이 증명된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83년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처음 내놓은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3일 오전 대구 미문화원 피해자와 유족 등 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은 1983년 9월 22일 벌어진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영장 없이 연행된 뒤 수일에서 한 달여간 불법구금됐다. 조사 과정에서 구타와 진술 강요, 고문을 당했고 국가보안법 위반과 반공법 위반,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10년 6월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사실을 인정하는 일부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재심에서는 결론이 갈렸다. 구 집시법 위반 부분은 해당 조항이 나중에 삭제돼 형이 폐지됐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이 선고됐고, 피해자 1명의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부분만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재심에서 면소판결을 받은 집시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도 국가의 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 그리고 나머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단기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는지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같았다. 무죄가 확정된 부분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2123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면소 부분에 대해서는 면소 사유가 없었다면 무죄가 선고됐을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부정했다.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늦어도 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이 내려진 2010년 6월에는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고 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두 쟁점 모두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면소판결이 확정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국가의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소사실의 내용과 재심개시 이유, 형사보상 결정 여부 등을 종합해 "면소사유가 없었더라면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을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고도의 개연성 있는 증명이 이루어진 경우 수사기관의 위법행위와 유죄판결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는 고문으로 얻은 진술을 빼면 나머지 증거의 증명력이 부족한 점, 형사보상 사건에서 법원이 면소 사유가 없었다면 무죄를 받을 현저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소멸시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재심으로 유죄판결의 확정력이 배제되기 전까지는 피해자가 수사 단계의 피해와 복역으로 인한 피해를 구분해 권리를 행사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지난 1월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의 권리행사 기대가능성 법리를 적용해, 재심 면소판결이 확정된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김지용 "'한동훈 폰 포렌식 거부' 사실 아냐"…尹 친인척 수사 특혜도 부인

[파이낸셜뉴스]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한 과거 수사 당시 휴대전화 포렌식을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친인척 사건의 불기소 처분을 승인해 특혜를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소시효가 임박한 데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후보자가 한 의원의 핸드폰에 대한 포렌식을 거부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은 한 의원이 채널A 기자와 유착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을 당시 김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했던 것과 관련해 제기됐다. 준비단은 "채널A 사건은 2020년 7월경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배제 지휘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서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며 "2021년 6월경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한 후보자는 위 사건에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 의원 휴대전화 포렌식 역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과학수사부 소관이었다며 김 후보자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친인척이 고발된 사건을 김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불기소 승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준비단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황에서 불가피했던 것"이라며 "후보자는 재수사 명령 및 한 차례 불기소 처분을 불승인하는 등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준비단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6월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해 전임자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았다. 사건의 공소시효가 같은 해 11월 15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만큼 우선적으로 사건을 검토해 부임 약 20일 만인 7월 1일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재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10월 25일 불기소 의견을 대검에 상신했지만 김 후보자는 사흘 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불승인했다는 게 준비단 설명이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인 등을 추가 조사한 뒤 11월 다시 불기소 의견을 상신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공소시효가 10여일밖에 남지 않아 추가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11월 5일 불기소 의견을 최종 수용했다고 준비단은 설명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이른바 '친윤 검사' 논란이 이어지자 행정안전부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지난 17일 별도 브리핑을 열고 과거 사건 처리 등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권 일각에서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준비단이 재차 해명에 나선 모습이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