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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킹에 ‘전면 집단소송법’ 입법 탄력

최근 금융권 대규모 해킹 사태로 다수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전면적 집단소송법' 입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두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영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해킹에 따른 피해보상을 위해 일부 로펌에서 원고를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청구액은 10만~30만원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소송에 참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법정에서 보상금이 확정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 액수 역시 크지 않아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서 1억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사법부가 내린 최종 결론은 '1인당 10만원' 배상이었다. 피해자는 연인원 1억명, 중복을 제외해도 2000만명에 달했지만 5년간의 소송 끝에 2019년 대법원에서 10만원을 확정받은 이들은 소장에 이름을 올린 수십만명에 그쳤다. 현행 민사소송법은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직접 소송에 참여해야 효력을 인정하는 '옵트인(Opt-in)'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2005년 도입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존재하지만,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일부 영역에 국한돼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증권분야로 묶여있던 적용 범위를 개인정보 유출, 제조물 책임, 소비자 거래 등 손해배상 전 분야로 전면 확대하고, 피해자 전원을 보상에 포함하는 '옵트아웃(Opt-out)'과 기업 내부 데이터를 증거로 확보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묶어 '전면적 집단소송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산업계와 경제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소송 남발 방지 장치가 미흡할 경우 기획 소송이 횡행해 자금력과 법무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단 한 번의 분쟁으로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선관위 특검, 선거관리시스템 포렌식 현장점검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위 문제를 수사 중인 선관위 특별검사팀(이태한 특검·사진)이 선관위의 선거관리시스템 검증에 나선다. 12일 특검팀에 따르면 선관위 특검이 위촉한 디지털 포렌식 전문 수사자문위원 3명은 13일 오전 10시 30분경 중앙선관위를 직접 방문해 선관위의 선거관리시스템의 관리실태와 포렌식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특검 측에 전문적인 기술 자문을 제공한다. 자문위원 세명은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원유집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이병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이다. 특검은 자문위원들이 현장 확인 과정에서 제시한 의견들과 자문사항들을 수사에 적극 참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선관위 특검 소속 포렌식 수사관들은 중앙선관위에 상주하면서 선거관리시스템 등에 대한 포렌식 검증을 진행 중이다. 특검은 "수주 이상 면밀하게 관련 검증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세입자 갱신요구 거절한 집주인... 실거주 2년 못 채우면 배상 책임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집주인이 2년이 지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집을 세놨다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집주인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0일 세입자 A씨가 집주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3079만9992원을 배상하라고 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7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6억6000만원에 2년간 빌렸다. 계약 종료를 앞둔 2022년 5월 A씨가 계약갱신을 요구하자 B씨는 자신이 들어와 살겠다며 거절했고, A씨는 집을 비웠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한 번 쓸 수 있게 하고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한다. 갱신되면 임대차 기간은 2년으로 본다. 다만 집주인이나 그 직계존비속이 실제로 살려는 경우에는 거절할 수 있다. 대신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세를 놓으면 세입자가 입은 손해를 물어줘야 한다. B씨는 2022년 9월 이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하고 2023년 2월 입국해 2024년 4월까지 살았다. 그러다 2024년 2월 이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보증금 8억2000만원에 2년간 세놨다. 이에 A씨는 법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B씨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맞섰다. 남편과 함께 가진 다가구주택의 임차인 6명이 한꺼번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는데 돌려줄 돈이 없었다는 것이다. 갱신을 거절할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던 사정이라고도 했다. 1심은 임차인 6명이 동시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것은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던 사정이고 제3자에게 세를 놓는 것도 불가피했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2심은 B씨에게 3079만9992원과 지연손해금을 물어주라고 했다. 다가구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무는 갱신 거절 당시 이미 생겨 있었고, 2024년 2월께 갚을 때가 온다는 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였어야 하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였어야 한다"며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행안장관 지시 하루 만에… 중수청, 임은정 감찰 착수

'개문발차'로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기도 전에 리더십 내홍에 빠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만에 중수청에 관련 공문을 보내 감찰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휘부 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이날 임 청장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는 공문을 중수청에 보냈다. 윤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임 청장이) 중수청의 고위 간부로서 적절치 않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주지방중수청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의 최근 발언이 과거 검찰 내부에서의 문제 제기와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른바 내부고발자로서 과거 검찰에서 했던 행동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지방중수청장으로서의 품위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보여 감찰을 지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중수청은 즉각 감찰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윤 장관으로부터 임 청장 발언에 대한 감찰지시 공문을 접수 받은 중수청 본청은 감찰관 직무대리를 맡은 허성환 감찰담당관에게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감찰은 '조사'로 이어진다.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징계령 등에 따라 행안부 장관의 감찰 지시 공문이 접수되면, 감찰 조사 절차가 개시된다. 이후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중수청은 행안부에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한다. 행안부 장관의 징계의결 요구가 이뤄지면, 5급 이상인 임 청장의 경우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의결을 받게 된다. 임용권자는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에 대해 직위해제도 가능하다. 앞서 임 청장은 김 후보자 지명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2018년 김 후보자가 대검 감찰1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진동균 전 검사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한 감찰 요구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 당시 김 후보자의 대응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 측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 참모로서 기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는 입장이다. 또 감찰 묵살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이날 "진상 조사 진행 경과 및 결과를 토대로 감찰 절차를 적정하게 진행했다"며 "감찰 민원을 묵살하거나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감찰 결과와 징계 수위에 따라 불복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중수청 내부에서는 출범 초기부터 불거진 갈등이 조직 안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수청은 현재 과장급 12개 자리가 공석인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고소·고발장은 계속 수기로 접수되고 있고, 수사부서별로는 아직 기록 검토 단계에 머무는 곳이 적지 않다. 인력과 수사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에 지휘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조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방법이 있는데도 초대 청장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계속 비판하는 행위는 정치적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며 "제대로 된 수사 개시도 못 한 신생 기관에서 벌써부터 파열음이 나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최은솔 기자

구글코리아 법인세 1540억 안 낸다… 취소소송서 최종 승소

구글코리아가 1540억원대 법인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국내에서 번 광고수익을 싱가포르 법인에 보낸 것을 과세당국이 '사용료 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물렸지만, 1·2심은 모두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하급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구글코리아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징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 8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에 법리 오해 등 법이 정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사건은 지난 2018년 12월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시작됐다. 국세청은 구글코리아가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국내 광고 판매로 올린 1조5112억원 가운데 9751억원을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아시아퍼시픽에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과세당국은 구글코리아가 사실상 국내 고정사업장 역할을 했고 이 돈도 국내 과세 대상인 사용료 소득이라고 보고 지난 2020년 법인세와 지방소득세 등 약 1540억원을 부과했다. 구글코리아는 온라인 광고를 제공한 주체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인 구글아시아퍼시픽이고 자신은 광고 영업 지원 등 마케팅 업무만 맡았으므로, 해당 수익은 본부의 사업소득이어서 한국에 과세권이 없다고 맞섰다. 1·2심은 모두 구글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싱가포르 법인에 송금한 금액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사용대가라거나 지식·경험에 관한 정보, 노하우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경찰, 중수청에 459건 통보...8일까지 실제 이첩은 '0건'

[파이낸셜뉴스]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이후 경찰이 중수청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사건 459건을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8일까지 중수청이 경찰에 사건 이첩을 요구하거나 실제 이첩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중수청이 출범한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총 459건의 사건을 중수청에 통보했다. 시도경찰청별로는 서울경찰청이 8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경찰청 82건, 부산경찰청 81건, 경기남부경찰청 77건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나머지 14개 시도경찰청 가운데 11곳은 통보 건수가 10건 이하에 그쳤다. 세종·충북·경북경찰청은 통보한 사건이 없었다. 중수청 관할별로 보면 서울지방중수청에 해당하는 사건이 205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울산·경남을 담당하는 부산지방중수청 관할이 99건, 경기·인천을 담당하는 수원지방중수청이 76건으로 뒤를 이었다. 충청·대전·세종을 관할하는 대전지방중수청은 16건이었다. 중수청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중수청의 법정 수사 대상인 '중대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중수청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후 중수청장이나 지방중수청장은 사건의 성격 등을 검토해 중수청이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사건 이첩까지 이어진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청 자료상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중수청이 경찰에 이첩을 요구한 사건과 실제 이첩된 사건은 모두 0건이었다. 경찰의 인지통보 통계는 10일까지, 이첩 관련 통계는 8일까지로 집계 시점에는 이틀의 차이가 있다. 이첩 건수는 수기 취합을 하는 점을 감안했다. 서울중수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찰로부터 통보는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실제 이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번 자료에서 통보 사건을 범죄 유형별로 별도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중수청은 개청 이후 경찰로부터 459건의 사건을 통보받았지만 8일까지 단 한 건도 이첩받지 않았다"며 "경찰의 사건 통보가 실제 수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수청과 경찰청은 사건 통보부터 이첩, 수사 착수까지 전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선관위 특검, 내일 선거관리시스템 포렌식 검증 현장 방문

[파이낸셜뉴스]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위 문제를 수사 중인 선관위 특별검사팀(이태한 특검)이 선관위의 선거관리시스템 검증에 나선다. 12일 특검팀에 따르면 선관위 특검이 위촉한 디지털 포렌식 전문 수사자문위원 3명은 13일 오전 10시 30분경 중앙선관위를 직접 방문해 선관위의 선거관리시스템의 관리실태와 포렌식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특검 측에 전문적인 기술 자문을 제공한다. 자문위원 세명은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원유집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이병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이다. 특검은 자문위원들이 현장 확인 과정에서 제시한 의견들과 자문사항들을 수사에 적극 참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선관위 특검 소속 포렌식 수사관들은 중앙선관위에 상주하면서 선거관리시스템 등에 대한 포렌식 검증을 진행 중이다. 특검은 "수주 이상 면밀하게 관련 검증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재임용 거부 취소됐는데 월급은 '0'...대학교 교원 고용관계의 사각

[파이낸셜뉴스] 전수미 숭실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이윤재 숭실대 총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임금체불) 혐의로 노동 당국에 진정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학교의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하고 학교도 2차 처분을 스스로 거둬들였지만, 다섯달치 급여가 밀렸기 때문이다. 교원 신분이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 지급 의무가 어디서부터 발생하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에 따르면 전 교수는 지난 8월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에 이 총장을 피진정인으로 임금체불 진정서를 냈다. 지난 9월 2일 담당 근로감독관이 배정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숭실대는 앞서 지난 2월 교원인사위원회를 열고 전 교수에 대한 재임용 거부를 통보했다. 사유는 외부 겸직 금지 의무 위반이었다. 전 교수가 학교 허가 없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한 언론사의 유튜브 프로그램 앵커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이에 전 교수는 지난 3월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소청심사위는 심사를 거쳐 6월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한다"며 청구를 받아들였다. 학교가 이 결정에 불복하지 않으면서 1차 재임용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단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럼에도 숭실대는 지난 7월 2차 재임용 거부 처분을 내렸다. 그러 다 20여일 후 학교는 스스로 이 처분을 취소하고 원점에서 재심사하겠다고 번복했다. 두차례 처분이 모두 효력을 잃으면서 전 교수의 교원 신분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급여다. 숭실대는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전 교수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전 교수가 지급을 요구하자 학교 측은 지난 8월 27일자 교무처장 명의 회신에서 재임용이 확정되지 않아 임금을 줄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는 재임용 심의 신청을 지난 8월 28일 이메일로 통보해놓고, 닷새 뒤 전 교수의 학교 웹메일 계정을 차단했다. 전 교수 측은 연구과제 수주와 대외협력 관련 증빙이 모두 웹메일에 있는데 계정이 막힌 채 자료 제출 기한만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지난 9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 학교법인 숭실대학교를 상대로 이메일 계정 접속방해금지 등 가처분을 신청했다. 쟁점은 해고 시점이다. 재임용 거부 처분이 모두 취소된 이상 고용관계가 끊긴 적이 없다고 보면 학교는 밀린 임금을 모두 물어야 한다. 반면 재임용 심사가 끝나지 않아 신분이 공백 상태라는 학교 측 논리가 받아들여지면 지급 의무가 시작되는 시기가 달라진다. 다만 노동법 전문가는 대학 교원의 고용관계가 일반 근로자와 다르게 다뤄진다는 점을 짚었다. 정기호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일반 노동자는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져 확정되면 처음부터 해고가 없었던 것처럼 근로관계가 이어진다고 본다"며 "그런데 교원은 대법원 판례상 재임용 거부가 취소되더라도 곧바로 근로관계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지 않고, 다시 임용 심사를 하라는 취지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법리대로라면 처분이 취소돼도 학교는 재심사를 거쳐 다시 거부할 수 있고, 교원은 그때마다 다시 다퉈야 한다. 정 변호사는 "심사 기준이나 절차에 잘못이 있어 두번째 거부도 위법해지면 또 임용 심사를 해야 한다"며 "일반 노동자가 부당해고를 당했을 때의 법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밀린 임금에 대해서도 그는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르면 그 기간의 임금을 당연히 청구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했다. 결국 제도의 공백이라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정년이 보장되는 교원은 일반 노동자와 사실상 같다고 보지만, 기간제 교원은 지위가 매우 열악하다"며 "교수들, 특히 기간제 교원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임은정 1호 감찰' 혼란 맞은 중수청...지휘부 갈등 '증폭'

[파이낸셜뉴스]'개문발차'로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기도 전에 리더십 내홍에 빠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만에 중수청에 관련 공문을 보내 감찰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휘부 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이날 임 청장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는 공문을 중수청에 보냈다. 윤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임 청장이) 중수청의 고위 간부로서 적절치 않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주지방중수청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의 최근 발언이 과거 검찰 내부에서의 문제 제기와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른바 내부고발자로서 과거 검찰에서 했던 행동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지방중수청장으로서의 품위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보여 감찰을 지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중수청은 즉각 감찰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윤 장관으로부터 임 청장 발언에 대한 감찰지시 공문을 접수 받은 중수청 본청은 감찰관 직무대리를 맡은 허성환 감찰담당관에게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수청은 "감찰관실을 중심으로 엄정하고 신속하게 관련 법령에 따라 감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감찰은 '조사'로 이어진다.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징계령 등에 따라 행안부 장관의 감찰 지시 공문이 접수되면, 감찰 조사 절차가 개시된다. 이후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중수청은 행안부에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한다. 행안부 장관의 징계의결 요구가 이뤄지면, 5급 이상인 임 청장의 경우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의결을 받게 된다. 임용권자는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에 대해 직위해제도 가능하다. 앞서 임 청장은 김 후보자 지명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2018년 김 후보자가 대검 감찰1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진동균 전 검사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한 감찰 요구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 당시 김 후보자의 대응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 측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 참모로서 기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는 입장이다.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었고 수사·기소 과정에서 무리한 처분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또 감찰 묵살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이날 "진상 조사 진행 경과 및 결과를 토대로 감찰 절차를 적정하게 진행했다"며 "감찰 민원을 묵살하거나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감찰 결과와 징계 수위에 따라 불복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임 청장은 과거 검찰 재직 시절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부 지시에 반해 무죄를 구형했다가 정직 4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징계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전력이 있다. 이번 사안은 구체적인 사건 처리보다 SNS 등을 통한 공개 발언이 문제 된 만큼 법적 쟁점은 다르다는 평가다. 중수청 내부에서는 출범 초기부터 불거진 갈등이 조직 안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중수청은 현재 과장급 12개 자리가 공석인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고소·고발장은 계속 수기로 접수되고 있고, 수사부서별로는 아직 기록 검토 단계에 머무는 곳이 적지 않다. 경찰로부터 일부 사건의 인지 통보도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실제 이첩 여부는 협의 중이다. 인력과 수사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에 지휘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조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방법이 있는데도 초대 청장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계속 비판하는 행위는 정치적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며 "제대로 된 수사 개시도 못 한 신생 기관에서 벌써부터 파열음이 나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최은솔 기자

[속보]중수청, '김지용 비판' 임은정 감찰 지시 공문 접수...감찰 착수

[파이낸셜뉴스]중대범죄수사청이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중수청(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은 12일 오후 2시 25분께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임 청장에 대한 감찰지시 공문을 접수했다며 즉시 감찰관 직무대행인 허성환 감찰담당관에게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수청은 "향후 감찰관실을 중심으로 엄정하고 신속하게 관련 법령에 따라 감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감찰은 '조사 절차'로 시작된다.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징계령에 따라 행안부 장관의 감찰 지시 공문이 접수되면, 감찰 조사 절차가 개시된다. 이후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중수청은 행안부에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한다. 행안부 장관의 징계의결 요구가 이뤄지면, 5급 이상인 임 청장의 경우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의결을 받게 된다. 임용권자는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에 대해 직위해제도 가능하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실거주한다더니 딴 세입자"... 대법, 집주인 책임 첫 기준

[파이낸셜뉴스]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집주인이 2년이 지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집을 세놨다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집주인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0일 세입자 A씨가 집주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3079만9992원을 배상하라고 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7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6억6000만원에 2년간 빌렸다. 계약 종료를 앞둔 2022년 5월 A씨가 계약갱신을 요구하자 B씨는 자신이 들어와 살겠다며 거절했고, A씨는 집을 비웠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한 번 쓸 수 있게 하고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한다. 갱신되면 임대차 기간은 2년으로 본다. 다만 집주인이나 그 직계존비속이 실제로 살려는 경우에는 거절할 수 있다. 대신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세를 놓으면 세입자가 입은 손해를 물어줘야 한다. B씨는 2022년 9월 이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하고 2023년 2월 입국해 2024년 4월까지 살았다. 그러다 갱신됐더라면 기간이 끝났을 2024년 9월보다 앞선 그해 2월, 이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보증금 8억2000만원에 2년간 세놨다. A씨는 법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B씨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맞섰다. 남편과 함께 가진 다가구주택의 임차인 6명이 한꺼번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는데 돌려줄 돈이 6억9000만원인 반면 새 임차인에게 받은 돈은 1억8000만원에 그쳤고, 소득이 없어 대출도 받을 수 없었으며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약 3억원을 물어야 했다는 것이다. 갱신을 거절할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던 사정이라고도 했다. 1·2심 판단은 정반대로 갈렸다. 1심인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5월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인 6명이 동시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것은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던 사정이고 제3자에게 세를 놓는 것도 불가피했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2심은 올해 4월 1심을 뒤집고 B씨에게 3079만9992원과 지연손해금을 물어주라고 했다. 다가구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무는 갱신 거절 당시 이미 생겨 있었고, 2024년 2월께 갚을 때가 온다는 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다. 보증금을 마련할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를 고른 것일 뿐 불가피한 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정당한 사유'의 두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였어야 하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였어야 한다"며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증명책임이란 어떤 사실이 끝내 분명해지지 않을 때 그 불이익을 누가 지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집주인이 두 요건을 입증하지 못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벗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관해 대법원이 판단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10만원 받으면 끝인가"...銀해킹 계기 '전면 집단소송법' 부상

[파이낸셜뉴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 집단 피해가 잇따르며 피해자들도 기업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회에서도 '전면적 집단소송법' 입법을 추진하며 앞으로는 소송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를 보상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피해 규모와 보상까지 소요된 시간을 고려하면 피해자들의 실익이 크지 않았다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영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해킹에 따른 피해보상을 위해 일부 로펌에서 원고를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청구액은 10만~30만원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지난 1일 신한은행에서는 해킹공격으로 약 2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름, 전화번호, 연계정보(CI), 연소득, 대출 한도 등 대출 신청 관련 개인정보다.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66건과 CI 97건 등이 포함됐다. 신한은행 외에도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에서도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금융권은 실제 피해와 인과관계를 확인해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소송에 참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법정에서 보상금이 확정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 액수 역시 크지 않아서다. 2014년 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서 1억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사법부가 내린 최종 결론은 '1인당 10만원' 배상이었다. 피해자는 연인원 1억명, 중복을 제외해도 2000만명에 달했지만 5년간의 소송 끝에 2019년 대법원에서 10만원을 확정받은 이들은 소장에 이름을 올린 수십만명에 그쳤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사건에서는 더 극명하게 격차가 나타났다. 미국 법원은 징벌적 배상과 환매(바이백)를 포함해 차주 1인당 최고 1만달러(약 1300만원) 안팎의 배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반면 한국 법원이 국내 차주들에게 인정한 손해배상액은 1인당 1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수백명의 사망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10년 넘게 개별 소송을 진행했다. 피해자들이 독성 데이터 은폐와 인과관계를 법정에서 홀로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서다. 현행 민사소송법은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직접 소송에 참여해야 효력을 인정하는 '옵트인(Opt-in)'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다수가 몇만원을 보상받자고 번거로운 소송 절차를 밟는 것을 기피하는 이유기도 하다. 2005년 도입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존재하지만,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일부 영역에 국한돼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에서는 증권분야로 묶여있던 적용 범위를 개인정보 유출, 제조물 책임, 소비자 거래 등 손해배상 전 분야로 전면 확대하고, 피해자 전원을 보상에 포함하는 '옵트아웃(Opt-out)'과 기업 내부 데이터를 증거로 확보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묶어 '전면적 집단소송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의 소송 리스크 관리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맞게 된다. 소송 참가자 규모에서 마무리되던 분쟁이 피해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수천억~조 단위 단일 리스크로 증폭될 수 있어서다. 한 송무 전문 변호사는 "과거에는 소송 발생 후 사후 합의로 통제할 수 있었지만, 전면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선제적 보안 설비 투자와 품질 검증 체계 구축이 기업 존폐를 가르는 필수 영역이 된다"고 짚었다. 산업계와 경제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소송 남발 방지 장치가 미흡할 경우 기획 소송이 횡행해 자금력과 법무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단 한 번의 분쟁으로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법 시행 전 발생한 사고에 대한 소급적용 여부와 기업의 정당한 영업비밀이 소송 과정에서 무차별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이 많은 미국과 달리 과징금, 과태료에 민사소송까지 적용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과도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며 "리스크 대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폭증한다면 투자·성장 비중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 제조분야의 경우 AI 등 기술발전이 급격히 이뤄지며 대응이 뒤따라가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며 "기업의 책임에서도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법인세 1540억 낼 필요 없다" 구글코리아 최종 승소

[파이낸셜뉴스] 구글코리아가 1540억원대 법인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구글코리아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징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 8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소송을 제외한 민사·행정·가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법리 오해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에 대한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과세당국은 구글코리아가 국내 광고 판매 등으로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일부를 구글아시아퍼시픽에 송금한 것을 문제 삼았다. 구글아시아퍼시픽은 싱가포르 법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본부 역할을 한다. 과세당국은 해당 소득이 국내 과세 대상인 사용료 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지난 2020년 구글코리아에 1540억원대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징수 처분을 내렸다. 이에 구글코리아 측은 구글아시아퍼시픽의 사업소득에 해당하므로 국내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지급금이 지식·경험에 관한 정보, 노하우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글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구글코리아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지방세 징수 처분 취소 청구는 각하했다. 지방세는 법인세에 연동되는 만큼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된 상황에서 별도의 취소 소송을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다. 역삼세무서는 이에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구글코리아 승소가 확정됐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더 오래 가두면 재판도 빨라질까…'구속 연장' 앞서 따져볼 시간

[파이낸셜뉴스] 수사·기소 분리 이후 재판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피고인의 구속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복잡한 사건을 충분히 심리하고, 선고 전 석방에 따른 증거인멸이나 도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구속 기간을 늘리는 것과 재판 지연을 줄이는 것이 별개의 문제인 만큼, 연장 필요성을 판단하려면 현재 구속기간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 기간은 원칙적으로 2개월이며,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으면 심급마다 두 차례 갱신할 수 있다. 통상 거론되는 '6개월'은 이를 합친 기간이다. 상소심에서는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 세 번째 갱신도 가능하다. 구속 기간이 끝나 피고인이 석방되더라도 재판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남은 심리를 거쳐 유무죄와 형량을 판단한다. 따라서 구속 기간 만료에 따른 석방을 곧바로 처벌의 공백으로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건에 따라 석방 이후 도주나 증거인멸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쪽은 사건의 복잡성을 강조한다. 수사·기소가 분리된 상황에서 다수 피고인의 관여 정도를 구분하고 방대한 회계자료나 디지털 증거를 검토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증인 진술을 확인하고 다툼이 있는 증거를 조사하는 절차를 서두르면 오히려 심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시간이 부족한 이유가 모두 사건의 복잡성 때문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첫 공판까지의 대기, 증인 불출석, 감정 결과 지연, 당사자의 기일 변경 신청, 재판부의 일정 조정은 서로 다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를 구분하지 않고 구속 기간만 늘리면 실제 지연 원인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구속 기간 연장에 대한 찬반 의견을 넘어, 실제 사건에서 무엇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판조서와 기일변경 내역,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 등을 대조하면 필요한 준비 기간과 줄일 여지가 있었던 지연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고 전했다.  수사·기소 분리 이후 재판이 얼마나 길어질지도 향후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시행 이전부터 존재한 지연과 제도 변화로 새로 발생한 지연을 구분하지 않으면 개편의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대형로펌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해자에게는 사건이 신속하게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고, 피고인에게는 충분히 방어하면서 불필요한 구속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 요구를 함께 충족하려면 '얼마나 더 가둘 것인가'에 앞서 '왜 시간이 더 필요한가'에 답해야 한다. 구속기간 연장 논의의 근거는 막연한 장기화 전망보다 실제 사건의 진행 기록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바른, 한양대 경영대와 ESG·공급망 협력 MOU [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법무법인 바른이 한양대 경영대학과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에 나섰다. 세부 사업은 바른 기업전략연구소와 한양대 경영대학 산하 지속가능공급망센터(CS2C)가 중심이 돼 추진한다. 이번 협약은 기업의 ESG 경영과 공급망 관리가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로펌의 법률·실무 역량과 대학의 학술 연구 역량을 결합해 산업계·정부·학계를 아우르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ESG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공급망 실사, 리스크 관리 등 기업교육 프로그램의 공동 기획·운영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체계(SSCM) 구축·운영에 관한 연구 자문 △공급망 정책 및 실행과제 연구(정책연구·기업 실태조사·백서 발간 등)의 공동 수행 △EU 공급망실사지침(CSDDD)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국내외 규제 대응을 포함한 글로벌 지속가능공급망 관리 자문 △국가 간 협력 및 산업 발전 포럼 등 컨퍼런스·세미나의 공동 기획·운영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양대 지속가능공급망센터는 공급망·ESG 분야의 학술 연구 기반과 전문 연구인력,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연구 데이터와 성과를 지원한다. 바른 기업전략연구소는 컴플라이언스·ESG·공급망 실사 관련 법률 자문과 리스크 진단, 기업 현장 실무 노하우와 기업 네트워크, 교육 콘텐츠 공동 개발 및 전문가 강의·자문 인력을 제공한다. 양측은 공동 연구성과의 대외 확산과 전문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공동 운영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준희 바른 기업전략연구소장은 "ESG와 공급망 관리는 이제 규제 대응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업운영과 투자 전략 과제"라며 "한양대의 연구분석 전문성과 바른의 컴플라이언스 경영 및 리스크관리 실무에 대한 자문 역량을 결합해 기업들이 직면한 글로벌 규제 환경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명교 한양대 지속가능공급망센터장은 "한국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인 만큼, 지속가능성 역시 그 공급망을 통해서만 실행하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이지, 개별 기업이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며 "특히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운영 경쟁력을 높이고 그 노하우를 조직 내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