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PwC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공급망 중심 산업 재편 신호탄"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관세를 활용해 주요국의 투자와 공급망 참여를 유도하면서 글로벌 통상 질서가 '관세 경쟁'에서 '투자·공급망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이 미국과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역시 단순한 투자 확대가 아닌 공급망 중심 산업구조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진단이다. 삼일PwC는 17일 발간한 '한미전략투자공사가 바꾸는 산업·공급망 질서' 보고서에서 "한미전략투자공사가 투자 대상 선정부터 구조 설계, 집행,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순 자금 집행 기관을 넘어 정책 목표와 수익성, 공급망 전략을 결합하는 실행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대미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를 주요 교역국의 투자와 공급망 참여를 유도하는 협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 역시 상호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미투자특별법을 마련했다. 보고서는 "이번 대미 투자가 선택 가능한 전략이라기보다 미국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실상의 필수 조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의 핵심은 투자 규모 자체보다 투자 성과를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대미 투자는 조선, 반도체, 에너지,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면서 "특히 미국 내 생산기반 구축과 공급망 참여를 결합한 프로젝트 중심 구조로 설계됐으며, 조선 분야는 국내 산업과 연계한 별도 지원 체계가 마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 구조가 기존과 달리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가 투자 집행을 주도하고 기업은 개별 프로젝트 수행 주체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성과는 단순 투자 참여 여부가 아니라 어떤 사업에 참여하고 공급망 내에서 어떤 역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 경쟁의 기준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과 생산 능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미국 공급망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이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수출 확대 중심의 경쟁에서 공급망 참여와 역할 확보 중심의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별로는 AI와 반도체, 에너지 등 인프라 중심 분야에서 투자 기회가 먼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소주현 삼일PwC 글로벌 통상 플랫폼 리더(파트너)는 "이번 대미 투자의 핵심은 투자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느냐에 있다"며 "경쟁의 단위가 기업에서 국가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미국 공급망 내 핵심 역할을 확보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