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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AI 투자 중심축 전력으로 이동"[인터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은 1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인공지능(AI) 시대의 다음 투자처로 '전력 밸류체인'을 지목했다. 생성형 AI가 촉발한 반도체 호황 이후 데이터센터와 로봇 확산 과정에서 전력이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 회장은 최근 반도체 호황에 대해 수년간 발생할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된 '압축된 수요' 가능성을 경계했다. 중국 반도체의 공급 확대 역시 중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로 꼽았다. 그는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것은 일종의 압축된 수요"라며 "지금의 높은 마진이 장기간 유지된다는 가정만으로 반도체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반도체 이후 주목하는 산업은 '전기에너지'다. 과거 세계 경제의 성장 방정식이 중국과 인도의 막대한 노동력과 소비시장에 있었다면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생산의 핵심 투입요소가 사람에서 전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필요한 것은 막대한 전력이다. 결국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도 '얼마나 많은 노동력을 확보했느냐'에서 '얼마나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느냐'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AI와 로봇은 결국 전기를 먹고 움직인다"며 "미래에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값싼 전기에너지를 확보하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AI 투자가 확대될수록 반도체 성능 못지않게 이를 실제로 가동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데이터센터를 짓더라도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가동 자체가 어려운 만큼 AI 인프라 경쟁의 병목이 칩에서 전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 지형도 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 설비와 송배전망을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재생에너지 등 전력의 생산·저장·전송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이 AI 시대의 구조적 수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LS그룹 등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강 회장은 이 같은 판단을 실제 상품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기존 '대장장이' ETF의 브랜드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리밸런싱안은 아니지만 산업재와 소재·부품·장비 중심에서 ESS와 재생에너지 등 AI 시대 전력 밸류체인을 보다 폭넓게 담는 방향을 검토중이다. 결국 강 회장이 보는 AI 투자 사이클의 중심축은 '칩'에서 이를 가동하는 '전력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AI 반도체가 초기 수혜를 받았다면 데이터센터와 로봇이 확산되는 다음 단계에서는 이를 24시간 가동할 전력의 생산·저장·전송 능력이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 회장은 "AI 시대에 반도체가 두뇌라면 결국 그 두뇌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전기"라며 "다음 투자 사이클은 그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강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종잣돈을 주식에 투자해 1년여 만에 100억원대 자산을 일군 것으로 유명한 국내 1세대 가치투자자다. 당시 투자로 약 167억원을 벌어들인 일화가 알려지면서 'IMF 투자 대가'로 이름을 알렸고,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투자자 윤정학 캐릭터의 모티브 가운데 한 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美 ‘AI인프라 붐’ 올라탄 미래에셋운용… 현지 670억 투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개발 플랫폼에 국내 기관 자금을 투입한다. 글로벌 인프라 운용사인 맥쿼리와 손잡고 투자등급의 장기 임대계약이 확보된 자산에 우선주 중심으로 참여하는 구조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국내 기관의 대체투자 무대가 북미로 더 넓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AI 전용 인프라로 자금이 쏠리면서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순 부동산이 아니라 전력과 계약, 운영 역량이 결합된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미래에셋의 이번 투자는 그 흐름 속에서 국내 기관이 북미 AI 인프라 확장 국면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는 신호로 읽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래에셋 ADC 일반사모투자신탁 1호'를 설정하고, 미국 나스닥 상장사 어플라이드디지털이 주도하는 어플라이드 데이터센터 ADC 플랫폼에 투자 중이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약 5000만달러(한화 약 670억원)을 출자했다. 자금은 사업 진척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집행된다. 투자 대상인 ADC는 어플라이드디지털과 맥쿼리가 공동으로 키우는 AI 및 HPC 고성능컴퓨팅 특화 데이터센터 개발 운영 플랫폼이다. 이번 투자는 보통주보다 변제순위가 앞선 우선주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연동 보통주도 일부 붙여 플랫폼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이번 거래가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임대차계약이 먼저 확보된 자산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ADC는 올해 5월 말 기준 노스다코타, 루이지애나 등 5개 캠퍼스에서 약 1410㎿ 규모의 장기 임대차계약을 확보했다. 계약 상대방은 주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로, 장기 임대기간의 테이크오어페이 방식이다. 총 계약가치는 약 360억달러에 달한다. 일부 캠퍼스는 이미 가동 중이며 나머지도 올해 말부터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맥쿼리는 이미 29억달러 규모의 자금 모집을 마쳤고 추가로 23억달러를 조달해 총 52억달러 수준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참여한 펀드는 이 가운데 2차 라운드 성격의 투자자로 들어간 셈이다. IB업계에서는 대형 AI 인프라 사업의 초기 개발 단계에 국내 기관이 우선주 구조로 접근한 점에 주목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은 AI 확산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력 확보와 부지, 인허가 문제로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주요 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데이터센터 개발 물량의 상당 부분이 이미 선임차됐고, 임대료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거나 장기 선임차하는 방식으로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력과 토지 확보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ADC는 이런 환경에서 프런티어 마켓을 앞세운다. 전력망 여력과 저렴한 전력비, 넓은 부지를 활용해 대규모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ADC는 부지 선확보와 전력 소싱 조직을 따로 두고, 옵션 구조를 활용해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추면서도 향후 확장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GW 이상으로 확장 가능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딜과 관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관투자자가 단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혔다고 평가했다. 사측 관계자는 "글로벌 운용사에서 제공하는 공동투자 기회를 통해 국내 기관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단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인프라 분야에서 우량한 투자 기회를 계속 발굴해 국내 투자자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유가 85달러 안 꺾이면 11월 또 인상"…韓 기준금리 3.5% 간다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오는 11월과 내년 1·4분기 각각 한 차례씩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돼 기준금리가 연 3.5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85달러가 분기점…기준금리 3.5% 가능성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아시아·태평양 매크로 전략 상무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기본 시나리오는 2027년 1·4분기 한 차례 인상이지만 유가 흐름을 감안하면 11월과 내년 1·4분기에 각각 한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분기점은 국제유가다. 최 상무는 "브렌트유가 올해 4·4분기 평균 배럴당 85달러 아래로 내려오는 흐름을 보이지 않는다면 11월과 내년 1·4분기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3.00%에서 3.50%까지 올라가게 된다.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변수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근원물가다. 최 상무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헤드라인 기준 2.9~3.0%, 근원물가는 2.8~2.9%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달력 효과로 이번 달까지는 3% 안팎의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제유가뿐 아니라 반도체와 컴퓨터 등 내구재 가격 상승이 근원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근원물가는 유가 영향보다 반도체·컴퓨터 가격 상승에 따른 내구재 가격 상승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서는 근원물가가 가장 중요하고, 특히 10월 근원물가가 2% 중반 수준으로 내려오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근원물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2% 중후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버티지만 소비 꺾인다…美도 '고금리 장기전' 고금리 장기화가 실물경제에 미칠 부담도 커지고 있다. 수출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민간소비에서는 이미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 상무는 "7~8월 국내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각각 3.7%, 4.9%로 올해 상반기 6.6%보다 낮아졌다"며 "시장금리 상승의 파급 시차와 민간 노동시장 약화를 감안하면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출은 당분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그는 "반도체와 컴퓨터뿐 아니라 방산, 선박 등 일부 비IT 부문의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코스피와 통관 수출의 역사적 상관관계와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전체 수출액 증가율은 4·4분기부터 점차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도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을 포함해 총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방기금금리 상단을 3.75%에서 4.5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 상무는 "AI 관련 설비투자의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전망요약(SEP)에서 경제성장률과 장기 연방기금금리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료에서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GDPNow의 올해 3·4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연율 4.4%에 달한다는 점도 제시됐다. 미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도 고금리 장기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최 상무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반이민 정책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노동시장은 긴축에 가까워 최근 3% 초반의 임금 상승률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향후 임금 상승률은 3% 중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한국도로공사, 홍콩달러채 발행 시동…S&P 'AA' 부여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한국도로공사가 홍콩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 발행을 통해 외화 조달에 나선다. 41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안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달 자금은 기존 차입금 차환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P 글로벌 신용평가는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하는 홍콩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AA' 장기 채권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의 발행자 신용등급(AA·안정적)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차환을 비롯한 일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차입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S&P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무담보 차입금은 약 41조300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대부분을 자회사가 아닌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보유하고 있어 S&P는 이번 채권의 후순위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S&P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신용등급을 대한민국 국가신용등급(AA·안정적)과 동일하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공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정부가 충분한 특별지원을 적시에 제공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보수, 운영을 담당하는 정부 소유 정책기관이다. 정부가 지분 99.99%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자금 일부도 출자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영업실적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S&P는 완만한 교통량 증가에 힘입어 향후 2~3년간 한국도로공사가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재무 부담 요인이다. 특히 2027년 완공 예정인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이 이어지면서 차입금 규모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S&P는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MBK, 엑시트에도 '사회적 책임' 넣는다…PE 투자공식 바뀌나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가 기업 투자부터 기업가치 제고, 투자금 회수(엑시트)까지 사모투자 전 과정에 '사회적 책임'을 반영한다. 단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점검을 넘어 고용과 협력업체, 소비자,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투자 판단의 변수로 들여오겠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영향이 큰 기업은 매각 이후 정상적인 운영 가능성까지 살펴보자는 원칙이 제시됐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가 이를 실제 투자 프로세스에 반영할 경우 PEF업계의 투자·회수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사회적책임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책임 제고를 위한 권고문'을 MBK에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위원회가 논의를 종합해 마련한 권고안이다. 핵심은 책임투자의 범위를 투자 전 ESG 심사에서 보유와 회수까지 확대한 것이다. 투자 단계에서는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고용, 산업안전, 협력업체와 소비자 등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도록 했다. 보유기간에는 연구개발(R&D), 설비투자, 인재 육성, 공급망 경쟁력 등을 통해 피투자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 위원회는 특히 "MBK의 투자·보유 기간 동안 해당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실제로 얼마나 좋아졌는가"​를 책임 있는 사모투자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을 넘어 보유기간 기업의 체질을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투자 성과와 연결한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회수 원칙'이다. 시장원리와 출자자(LP)에 대한 수탁자 책임을 존중하면서도 사회적 영향력이 큰 기업을 매각할 경우 거래 이후 정상적인 운영 가능성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MBK는 권고사항을 책임투자 체계에 단계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다만 펀드별 수탁자 책임과 피투자기업 이사회·경영진의 권한, 개별 투자와 시장 특성 등을 함께 고려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PEF의 평가 기준이 투자수익률에서 보유기간 기업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까지 넓어지는 흐름"이라며 "향후 실제 투자와 엑시트 과정에서 이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공기업채에 회사채까지…내년 채권시장 '수급전쟁'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내년 국내 채권시장이 '수급전쟁'에 들어설 전망이다. 회사채 만기액이 75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올해 은행 대출과 단기차입으로 우회했던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회사채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공기업의 채권 발행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크레딧시장은 신용위험 못지않게 한꺼번에 쏟아질 채권 물량을 시장이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회사채 75조 만기…상반기에 67% 집중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회사채 만기액은 75조3000억원으로 올해 78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50조4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된다. 내년 전체 만기의 약 67%가 상반기에 돌아오는 셈이다. 올해 크게 늘어난 단기차입금도 내년 회사채 공급을 늘릴 변수다. 신한투자증권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비금융기업 286곳을 분석한 결과 올해 차입금과 사채는 75조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1·4분기 37조2000억원, 2·4분기 31조8000억원 각각 순증하며 부채 증가를 주도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조달 매력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 등 만기가 짧은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대신 자금 수요가 은행 단기차입으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부채 듀레이션이 짧아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올해 짧게 빌린 자금의 차환 시기가 내년 기존 회사채 만기와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다시 단기차입으로 돌리거나 장기 은행대출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시장금리가 안정되면 회사채를 통한 장기조달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크레딧 연구원은 "올해 기업들의 시장성 조달이 감소했지만 외부자금 조달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조달한 일반대출의 만기가 내년에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만큼 시장금리가 안정될 경우 기존 회사채 만기뿐 아니라 일반대출 만기 물량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 전문가들은 "전반적 차환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변동성이 완화되는 내년에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공기업채까지 가세…'누가 돈 가져가나' 수급 부담은 회사채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에는 주요 공기업을 중심으로 공적채권 발행 확대도 예상된다. 회사채와 공기업채가 동시에 기관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IB업계에선 내년 이후 크레딧시장의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포인트로 수급을 꼽았다. 주요 채권발행 공기업을 중심으로 공적채권의 발행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까지 늘어날 경우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때문에 내년 채권시장의 관건은 개별 기업의 상환능력보다 동시에 쏟아지는 채권을 시장이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기존 회사채 만기 75조3000억원에 올해 미뤄둔 장기조달 수요가 더해지고 공기업채 공급까지 확대되면 한정된 기관 자금을 놓고 발행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김상인 연구원은 "확보된 재무버퍼와 연초 개선된 수요를 기반으로 차환 물량을 대체로 원활히 소화하겠으나 발행시장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금융권 '약한 고리' 캐피탈…161조 캐피탈채, 금리 상승기 시험대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업권의 금리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은행처럼 예금을 통한 안정적인 조달기반이 없는 캐피탈사는 채권시장 의존도가 높은 데다 조달 만기도 짧아 금리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받는 구조다. 특히 캐피탈채 시장이 10년여 만에 3배 이상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A급 이하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차환비용과 유동성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년 새 51조→161조…캐피탈채 3배로 17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캐피탈채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161조5306억원으로 집계됐다. 리스채 31조8422억원과 할부금융채 129조6884억원을 합한 규모다. 2020년 말 108조8761억원과 비교하면 48.4% 증가했고, 2015년 말 51조312억원과 비교하면 3.17배로 불어났다. 10년여 만에 시장 규모가 110조원 이상 커진 셈이다. 회사별로 보면 AA급 대형 캐피탈사들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캐피탈(AA+)의 채권 잔액이 17조2682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캐피탈(AA-) 14조8300억원, KB캐피탈(AA-) 13조7000억원, JB우리캐피탈(AA-) 11조320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우리금융캐피탈(AA-)은 9조9053억원, IBK캐피탈(AA-) 9조5700억원, 산은캐피탈(AA-) 9조3500억원, 신한캐피탈(AA-) 8조9000억원이다. 현대캐피탈·하나캐피탈·KB캐피탈·JB우리캐피탈 등 상위 4개사만 합쳐도 56조832억원으로 전체 캐피탈채의 34.7%에 달한다. '고금리 뉴노멀'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신용등급에 따른 '차환 체력'으로 모아지고 있다. AA급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자본력과 조달수단이 풍부한 반면 A급 이하 캐피탈사는 짧은 조달 만기와 제한적인 대체 조달수단 때문에 시장금리 상승의 충격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 ■A급 이하 차입금 절반 1년 내 만기…차환 '비상' 금리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Fed는 16일(현지시간)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이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국내 시장금리의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의 차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캐피탈업권 전체 차입부채에서 여전채 비중은 2022년 72.6%에서 올해 6월 말 83.6%로 높아졌다. AA급 여전채는 올해 2·4분기부터, A급 이하도 7~8월 신규 발행금리가 만기상환금리를 웃돌기 시작했다. 저금리 채권을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차환 채권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향후 조달비용 재상승과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A급 이하의 만기구조가 취약하다. 잔존 여전채 중 1년 내 만기 비중은 AA급 35.7%, A급 이하 42.1%다. 전체 차입부채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비중도 AA급 37.3%에 비해 A급 이하는 50.5%에 달한다. 차입금 절반을 1년 안에 다시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PF 부담도 남아 있다. 캐피탈사의 PF대출은 2022년 말 27조2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8조4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연체율은 5.6%다. 만기 1년 이내 PF대출도 7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41%에 달한다. 결국 161조원 규모 캐피탈채 시장은 금리 상승과 PF 부담이 겹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급 이하는 짧은 조달 만기로 금리 상승분이 빠르게 반영되면서 AA급과의 신용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강방천 "AI 다음 승부처는 '전기'…값싼 전력이 국가 경쟁력"[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값싼 전기에너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될 겁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은 1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인공지능(AI) 시대의 다음 투자처로 '전력 밸류체인'을 지목했다. 생성형 AI가 촉발한 반도체 호황 이후 데이터센터와 로봇 확산 과정에서 전력이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 회장은 최근 반도체 호황에 대해 수년간 발생할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된 '압축된 수요' 가능성을 경계했다. 중국 반도체의 공급 확대 역시 중장기 변수로 꼽았다. 그는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것은 일종의 압축된 수요"라며 "지금의 높은 마진이 장기간 유지된다는 가정만으로 반도체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이 반도체 이후 주목하는 산업은 '전기에너지'다. 과거 세계 경제의 성장 방정식이 중국과 인도의 막대한 노동력과 소비시장에 있었다면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생산의 핵심 투입요소가 사람에서 전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AI와 로봇은 결국 전기를 먹고 움직인다"며 "미래에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값싼 전기에너지를 확보하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지형도 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발전 설비와 송배전망을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재생에너지 등 전력의 생산·저장·전송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이 AI 시대의 구조적 수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LS그룹 등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강 회장은 이 같은 판단을 실제 상품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실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기존 '대장장이' ETF의 브랜드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아직 확정된 리밸런싱안은 아니지만 산업재와 소재·부품·장비 중심에서 ESS와 재생에너지 등 AI 시대 전력 밸류체인을 보다 폭넓게 담는 방향이다. 국제유가와 금리는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정학적 갈등이 완화되면 유가가 내려가고 금리 역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현재의 높은 시장금리는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압박하는 변수로 봤다. 결국 강 회장이 보는 AI 투자 사이클의 중심축은 '칩'에서 이를 가동하는 '전력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AI 반도체가 초기 수혜를 받았다면 데이터센터와 로봇이 확산되는 다음 단계에서는 이를 24시간 가동할 전력의 생산·저장·전송 능력이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 회장은 "AI 시대에 반도체가 두뇌라면 결국 그 두뇌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전기"라며 "다음 투자 사이클은 그곳에서 찾아야 한다"고덧붙였다. 한편 강 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종잣돈을 주식에 투자해 1년여 만에 100억원대 자산을 일군 것으로 유명한 국내 1세대 가치투자자다. 당시 투자로 약 167억원을 벌어들인 일화로 'IMF 투자 대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투자자 윤정학 캐릭터의 모티브 가운데 한 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단독] 미래에셋, 美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에 5000만弗 투자…맥쿼리와 맞손 [fn마켓워치]

#OBJECT0# [파이낸셜뉴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개발 플랫폼에 국내 기관 자금을 투입한다. 글로벌 인프라 운용사인 맥쿼리와 손잡고 투자등급의 장기 임대계약이 확보된 자산에 우선주 중심으로 참여하는 구조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국내 기관의 대체투자 무대가 북미로 더 넓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AI 전용 인프라로 자금이 쏠리면서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순 부동산이 아니라 전력과 계약, 운영 역량이 결합된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미래에셋의 이번 투자는 그 흐름 속에서 국내 기관이 북미 AI 인프라 확장 국면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는 신호로 읽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래에셋 ADC 일반사모투자신탁 1호'를 설정하고, 미국 나스닥 상장사 어플라이드디지털이 주도하는 어플라이드 데이터센터 ADC 플랫폼에 투자 중이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약 5000만달러(한화 약 670억원)을 출자했다. 자금은 사업 진척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집행된다. 투자 대상인 ADC는 어플라이드디지털과 맥쿼리가 공동으로 키우는 AI 및 HPC 고성능컴퓨팅 특화 데이터센터 개발 운영 플랫폼이다. 이번 투자는 보통주보다 변제순위가 앞선 우선주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연동 보통주도 일부 붙여 플랫폼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이번 거래가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임대차계약이 먼저 확보된 자산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ADC는 올해 5월 말 기준 노스다코타, 루이지애나 등 5개 캠퍼스에서 약 1410MW 규모의 장기 임대차계약을 확보했다. 계약 상대방은 주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로, 장기 임대기간의 테이크오어페이 방식이다. 총 계약가치는 약 360억달러에 달한다. 일부 캠퍼스는 이미 가동 중이며 나머지도 올해 말부터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맥쿼리는 이미 29억달러 규모의 자금 모집을 마쳤고 추가로 23억달러를 조달해 총 52억달러 수준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참여한 펀드는 이 가운데 2차 라운드 성격의 투자자로 들어간 셈이다. IB업계에서는 대형 AI 인프라 사업의 초기 개발 단계에 국내 기관이 우선주 구조로 접근한 점에 주목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은 AI 확산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력 확보와 부지, 인허가 문제로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주요 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데이터센터 개발 물량의 상당 부분이 이미 선임차됐고, 임대료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거나 장기 선임차하는 방식으로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력과 토지 확보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ADC는 이런 환경에서 프런티어 마켓을 앞세운다. 전력망 여력과 저렴한 전력비, 넓은 부지를 활용해 대규모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ADC는 부지 선확보와 전력 소싱 조직을 따로 두고, 옵션 구조를 활용해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추면서도 향후 확장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GW 이상으로 확장 가능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딜과 관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관투자자가 단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혔다고 평가했다. 사측 관계자는 "글로벌 운용사에서 제공하는 공동투자 기회를 통해 국내 기관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단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인프라 분야에서 우량한 투자 기회를 계속 발굴해 국내 투자자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PF 줄였더니 기업금융 39조…증권사 여신성 익스포저 90조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의 위험자산 지형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기업금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PF 익스포저는 감소하는 반면 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비부동산 기업금융 자산이 40조원에 육박했다. 증권업 전체 여신성 익스포저도 90조원까지 불어났다. 문제는 금리다. 증권사 기업금융은 은행 대출과 달리 차환과 자산매각, 기업공개(IPO), 셀다운 등 자본시장을 통한 '출구' 의존도가 높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수요가 위축되면 자산을 팔지 못하고 돈이 묶이면서 조달비용과 유동성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증권업의 여신성 익스포저는 약 90조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증가세를 이끄는 것은 부동산PF가 아닌 비부동산 기업금융이다. 비부동산 기업금융 자산은 2022년 말 23조1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9조3000억원으로 3년 반 만에 16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율로는 70%에 달한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9.9%에서 36.4%로 높아졌다. 반면 부동산PF는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6월 말 증권업 부동산PF 익스포저는 5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55조3000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도 2023년 말 59.8%에서 올해 6월 말 49.6%로 낮아졌다. ■PF 줄인 대형IB, 기업금융으로 이동 위험자산의 이동은 대형 IB가 주도하고 있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증권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PF 사업성평가 강화, 관련 규제 강화 등에 대응해 부동산금융 위험을 줄여왔다"면서도 "대형 IB들은 2023~2024년 PF 관련 충당금과 손상비용을 선제적으로 인식한 뒤 우량 PF를 선별적으로 취급하는 동시에 비부동산 기업금융으로 위험인수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 축적과 발행어음 등 조달수단을 갖춘 대형 IB가 기업금융 자산 확대를 주도하는 구조다. 정부가 IMA와 발행어음 등을 통해 증권사의 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유도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중소형 증권사는 위험자산을 줄이고 있다. 중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여신성 익스포저 비율은 2022년 말 67.1%에서 올해 6월 말 36.6%로 급락했다. 부동산PF 부실을 정리하는 동시에 보수적인 위험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규 기업금융 공급 여력도 제한된 결과다. 이에 따라 대형사는 위험자산을 늘리고 중소형사는 줄이는 양극화가 기업금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90조 '돈줄'…금리 오르면 회수가 문제 나신평은 90조원에 달하는 여신성 익스포저의 진짜 시험대는 금리 상승 이후라고 경고했다. 은행은 대출을 내준 뒤 차주의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중심이다. 반면 증권사가 취급하는 기업금융 자산은 차주의 현금흐름뿐 아니라 차환과 자산매각, IPO 등 특정 회수경로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자산가치와 투자수요가 떨어진다. 차환이나 자산매각이 늦어지고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의 셀다운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승환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차주의 이자부담을 가중하는 동시에 담보가치 하락과 시장 투자수요 위축을 통해 차환·매각 및 재매각(셀다운)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JLL코리아, 호텔 자본시장 승부수…'딜 베테랑' 이응석 전무 영입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JLL(존스랑라살)이 국내 호텔 투자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호텔 거래와 자문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조선호텔과 글로벌 회계·컨설팅사를 거친 부동산 딜 전문가를 전면 배치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LL코리아는 호텔 및 호스피탈리티 부문 총괄에 이응석 전무(사진)를 선임했다. 이 전무는 JLL의 글로벌 및 아시아태평양 전문가 네트워크와 연계해 한국 호텔 자본시장 사업을 이끈다. 투자자별 비즈니스 전략부터 호텔 매입·매각 등 자본시장 및 자문 서비스를 총괄한다. 이번 인사는 국내 호텔 투자시장의 회복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서울을 중심으로 럭셔리·상급 호텔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순 부동산 매매를 넘어 운영 전략과 밸류업, 자본구조까지 함께 설계하는 자문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은 오피스나 물류센터와 달리 부동산 가치뿐 아니라 브랜드와 운영 실적, 객실단가 등을 함께 봐야 하는 자산"이라며 "최근 호텔 투자시장이 살아나면서 거래 경험과 운영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자문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전무는 국내외 부동산 및 호스피탈리티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신세계그룹 조선호텔에서 전략기획과 신규 사업 개발을 담당한 뒤 딜로이트와 EY에서 20년 이상 파트너로 근무하며 부동산 자문 조직을 이끌었다. 글로벌 컨설팅사에서는 시니어 파트너로 랜드마크 호텔과 도심 부동산 프로젝트의 재무자문 및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관광·레저 및 럭셔리호텔 등 고가 부동산 거래에도 다수 참여했다. 호텔 운영사와 회계·컨설팅사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이 JLL의 호텔 자본시장 사업 확대에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JLL코리아는 이번 영입을 계기로 국내외 호텔 매입·매각과 투자자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와 국내 호텔시장 전문성을 결합해 크로스보더 거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태호 JLL코리아 대표는 "한국 호텔 및 호스피탈리티 시장에 대한 관심이 2026년 들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 전무의 합류는 JLL코리아의 호텔 자본시장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전무는 "한국 호텔 및 호스피탈리티 시장은 투자자와 서비스 제공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혁신적인 자문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JLL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지 전문성을 결합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주식 늘리는 국민연금… 국내채권 투자 1년반 새 56조 감소[고금리 뉴노멀]

국내 채권시장의 '큰형님'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지형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010년 '채권 7·주식 2'였던 포트폴리오는 올해 '채권 2·주식 6'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특히 국내채권 투자액은 최근 1년 반 동안 56조원 넘게 줄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국고채를 비롯한 초우량채 공급이 늘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국민연금의 채권 수요는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대외 금리 상승과 국내 수급 불균형이라는 '이중 압력'이 맞물리면서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내채권 투자 줄이는 국민연금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내채권 투자액은 2024년 말 344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04조8000억원, 올해 6월 말 287조8000억원으로 1년 반 만에 56조5000억원 줄었다. 국내채권 투자액이 2010년 215조9000억원에서 2020년 326조1000억원까지 매년 증가했던 것과 대비된다.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비중이 낮아져도 투자액은 늘어나던 과거 흐름이 깨진 것이다. 기금이 계속 불어나는데도 국내채권 보유 규모는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비중 변화도 가파르다. 올해 6월 말 국민연금 금융부문 자산 1864조8000억원 가운데 국내주식은 29.1%, 해외주식은 35.4%로 전체 주식 비중이 64.5%에 달했다. 국내채권은 15.4%, 해외채권은 5.9%로 전체 채권 비중은 21.3%에 그쳤다. 대체투자 비중도 14.0%로 자산배분의 무게중심이 전통적인 채권에서 주식과 대체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채권 투자 비중은 70.7%로 주식(23.1%)의 3배를 웃돌았지만 2020년 주식 44.3%·채권 44.5%로 비등해진 뒤 올해 완전히 역전됐다. 특히 국내채권 비중은 2010년 66.6%에서 2020년 39.1%, 2024년 말 28.4%, 지난해 말 20.9%, 올해 6월 말 15.4%로 16년 동안 51.2%p 떨어졌다. ■"채권 수요, 공급 맞추는 데 한계" 문제는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수요가 약해지는 것과 동시에 시장이 소화해야 할 채권 공급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적자 지속으로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로 기관투자자의 국채 수요가 공급에 걸맞게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고채뿐 아니라 특수은행채와 공사채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특은채는 국책은행이 첨단전략산업과 혁신성장, 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시장성 자금조달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 공사채도 공급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상 37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올해 778조3000억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219조1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공기관의 늘어나는 부채 가운데 상당 부분은 금융부채를 통한 조달이 불가피하다"면서 "이에 공사채 발행 규모 역시 이전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국고채·특은채·공사채 등 초우량채 공급은 늘어나는 '수급의 엇박자'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장기물 받아줄 국내 수요 기반 약화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장기채 시장의 주요 수요층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연기금이 보유한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8.3년으로 외국인(5.3년), 은행(2.5년)보다 길었다. 연기금의 비중 축소가 단순한 투자금 감소를 넘어 장기물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국내 수요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수요 저변을 외국인과 개인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개인 자금만으로 국민연금 등 장기 기관투자자의 수요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외국인 수요에만 기대기도 어렵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나 금융위기·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 매도와 추종매매가 나타나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금리 급등에 증권사 채권서 4.5조 날렸다…헤지해도 1.8조 손실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시장금리 급등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채권에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운용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관련 헤지손익을 반영하고도 손실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했다. 고금리 충격이 채권운용손실에 그치지 않고 기업금융 자산의 회수 지연과 조달비용 상승 등 증권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서 4.5조 손실…헤지해도 1.8조 1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업은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이자율 관련 헤지 전 기준 약 4조5000억원의 채권운용손실을 인식했다. 헤지손익을 포함해도 손실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인상 기대로 돌아서면서 시장금리가 먼저 뛰었고,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 간 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다만 올해 2·4분기에는 정책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줄면서 채권운용손실도 1·4분기보다 감소했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익이 기준금리의 절대 수준이나 인상 자체보다는 정책금리 기대 변화가 반영된 시장금리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증권사 채권운용손익과 국고채 3년물 금리 변동폭의 상관계수는 -0.62로, 기준금리와의 상관계수 0.17보다 뚜렷한 음(-)의 관계를 나타냈다. 음(-)의 관계는 두 변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즉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오를수록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익은 나빠지고, 금리가 내릴수록 채권운용손익은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 시장이 향후 금리경로를 얼마나 빠르게 선반영하느냐가 증권사 채권운용손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비슷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에 앞서 오른 2016년 4·4분기 증권업에서 약 1조원의 채권운용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금리가 먼저 상승한 2020년 4·4분기에도 약 1조2000억원의 손실이 났다. ■고금리 충격, 이제 '건전성 관리'로 문제는 금리 상승의 충격이 채권운용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증권사의 사업구조가 바뀌면서 금리 상승의 영향이 리테일 실적 감소와 조달비용 상승, 회수시장 위축, 운용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6월 말 증권업권의 여신성 익스포저는 약 90조원까지 불어났다. 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비부동산 기업금융 자산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 기업금융은 차주의 영업현금흐름뿐 아니라 차환과 자산매각, 기업공개(IPO) 등 특정 회수 경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수요 위축이나 담보가치 하락으로 자산 회수가 늦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증권사의 조달비용 상승과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연구원은 "이에 따라 증권사별 익스포저 증가 속도와 자산 구성뿐 아니라 만기연장과 셀다운 지연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금리 상승의 충격은 채권운용손실을 넘어 기업금융 자산의 회수 지연과 조달비용 상승, 유동성 부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회수시장 투자수요 위축이나 담보가치 하락으로 자산 회수가 지연될 경우 증권사의 조달비용과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금리의 움직임과 함께 증권사별 익스포저 증가 속도, 만기연장 및 셀다운 지연 여부 등이 건전성 관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채권시장 '큰형님' 국민연금의 변심 [고금리 뉴노멀中]

[파이낸셜뉴스] 국내 채권시장의 '큰형님'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지형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010년 '채권 7·주식 2'였던 포트폴리오는 올해 '채권 2·주식 6'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특히 국내채권 투자액은 최근 1년 반 동안 56조원 넘게 줄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국고채를 비롯한 초우량채 공급이 늘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국민연금의 채권 수요는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대외 금리 상승과 국내 수급 불균형이라는 '이중 압력'이 맞물리면서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연금, 1년 반 만에 국내채권 투자 56조 감소…비중도 급감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내채권 투자액은 2024년 말 344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04조8000억원, 올해 6월 말 287조8000억원으로 1년 반 만에 56조5000억원 줄었다. 국내채권 투자액이 2010년 215조9000억원에서 2020년 326조1000억원까지 매년 증가했던 것과 대비된다.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비중이 낮아져도 투자액은 늘어나던 과거 흐름이 깨진 것이다. 기금이 계속 불어나는데도 국내채권 보유 규모는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비중 변화도 가파르다. 올해 6월 말 국민연금 금융부문 자산 1864조8000억원 가운데 국내주식은 29.1%, 해외주식은 35.4%로 전체 주식 비중이 64.5%에 달했다. 국내채권은 15.4%, 해외채권은 5.9%로 전체 채권 비중은 21.3%에 그쳤다. 대체투자 비중도 14.0%로 자산배분의 무게중심이 전통적인 채권에서 주식과 대체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채권 투자 비중은 70.7%로 주식(23.1%)의 3배를 웃돌았지만 2020년 주식 44.3%·채권 44.5%로 비등해진 뒤 올해 완전히 역전됐다. 특히 국내채권 비중은 2010년 66.6%에서 2020년 39.1%, 2024년 말 28.4%, 지난해 말 20.9%, 올해 6월 말 15.4%로 16년 동안 51.2%p 떨어졌다. ■"채권 수요, 공급 맞추는 데 한계" 문제는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수요가 약해지는 것과 동시에 시장이 소화해야 할 채권 공급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적자 지속으로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로 기관투자자의 국채 수요가 공급에 걸맞게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고채뿐 아니라 특수은행채와 공사채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특은채는 국책은행이 첨단전략산업과 혁신성장, 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시장성 자금조달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 공사채도 공급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상 37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올해 778조3000억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219조1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공기관의 늘어나는 부채 가운데 상당 부분은 금융부채를 통한 조달이 불가피하다"면서 "이에 공사채 발행 규모 역시 이전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국고채·특은채·공사채 등 초우량채 공급은 늘어나는 '수급의 엇박자'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장기물 받아줄 국내 수요 기반 약화 우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장기채 시장의 주요 수요층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연기금이 보유한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8.3년으로 외국인(5.3년), 은행(2.5년)보다 길었다. 연기금의 비중 축소가 단순한 투자금 감소를 넘어 장기물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국내 수요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수요 저변을 외국인과 개인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개인 자금만으로 국민연금 등 장기 기관투자자의 수요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외국인 수요에만 기대기도 어렵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나 금융위기·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 매도와 추종매매가 나타나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집 다 짓고도 돈 못 받는다"…건설사 17.7조 '미수채권 늪'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건설업계의 위기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미입주발 현금흐름 경색'으로 옮겨붙고 있다. 집을 짓고 분양까지 마쳤지만 실제 입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잔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주요 건설사의 분양사업장 미수채권은 17조7000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준공된 현장에서 아직 받지 못한 돈만 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입주 장기화가 외부차입과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고금리 환경과 맞물려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준공했는데 못 받은 돈 7.6조 1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가 유효 신용등급을 부여한 주요 건설사 21곳의 분양사업장 관련 미수채권은 최근 기준 약 1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미 준공된 현장에서 발생한 미수채권은 7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특히 통상적인 입주지정기간인 2~3개월을 넘어 준공 후 6개월 이상 회수되지 않은 미수채권은 약 3조2000억원에 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를 정상적인 회수 주기를 벗어나 회수 불확실성이 높은 고위험 채권으로 평가했다. 건설사 입장에서 준공이 곧 현금 회수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사업에서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 과정에서 받고 나머지 잔금은 준공 후 입주 과정에서 회수한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분석에서는 계약금과 중도금이 전체 공사대금의 70%, 입주 때 들어오는 잔금이 30%로 가정됐다. 분양이 끝났더라도 수분양자가 입주하지 못하면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건설사의 미수채권으로 남는 구조다. 권준성 나신평 연구원은 "주요 21개 건설사의 2024~2025년 준공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입주율은 분양률보다 8~12%p 낮았다"면서 "위험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격차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분양 단계에서는 마케팅이나 시공사의 금융 지원 등을 통해 분양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입주는 수분양자의 자금조달 여력과 주택시장 상황에 좌우된다. 최근 거래량 감소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미입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건설사 위기의 뇌관이 PF 차환이었다면 이제는 '지어놓고도 돈을 못 받는' 운전자금 문제가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상한 셈이다. ■미수채권 올해 말 19조까지 늘 수도 문제는 미수채권 부담이 당장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의 준공이 2027~2028년에 집중돼 있어 공사비 투입은 계속되는 반면 잔금 회수가 늦어지면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시나리오 분석에서도 긍정·중립·부정적 시나리오 모두 올해 말까지 미수채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준공이 몰리는 과정에서 시장 여건과 관계없이 단기적인 운전자금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긍정적 시나리오에서는 미수채권이 올해 말 18조3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8년 말 16조6000억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시장 여건이 이어지는 중립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말 미수채권이 19조원까지 늘어난 뒤 2027년 말까지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 2028년 말에도 17조6000억원이 남는다. 권 연구원은 "준공 현장에서 대금 회수가 이뤄져도 신규 준공 물량에서 발생하는 자금 소요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해 현금흐름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사별 신용도 양극화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수채권 규모뿐 아니라 어떤 지역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회수 지연을 버틸 현금이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고위험 지역 미수채권 비중은 AA급 건설사가 3% 미만인 데 비해 A급은 16.1%, BBB급 이하는 19.8%에 달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회수 가능성이 높은 저위험 지역 미수채권 비중은 AA급이 62.2%로 A급(54.0%), BBB급 이하(56.1%)보다 높았다. 권 연구원은 "AA급보다 A급 이하 건설사의 완충 기반이 얇아 개별 사업장의 부진이 전사 현금흐름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