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로 국립대 서열화" vs "시차·정주 여건 한계"
[파이낸셜뉴스] 21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지역인재 양성 및 지역 대학 육성 정책을 둘러싼 사업 선정의 공정성과 실효성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특정 대학 집중 지원에 따른 국립대 서열화 우려와 함께 산업 현장 수요와의 시차, 단순 교육 지원을 넘어선 정주 여건 마련의 필요성을 강력히 지적했다.
■ "선정된 대학만 혜택… 국립대 간 새로운 서열화 우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선정 과정에서 전북대가 제외된 점을 꼬집었다. 안 의원은 "전북대는 브랜드 단과대학 설립, 국내 굴지 기업과의 공동연구소 출범 등 발군의 역량을 보여줬는데도 배제됐다"며, "선정된 대학 중에는 아직 계획 단계인 곳도 있는데, 준비가 완비된 대학이 탈락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설세훈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9개 관계 부처가 종합적으로 심사해 결정된 사항이라 특정 대학의 부족함을 지적하긴 어렵다"면서도 "추후 시스템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과를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특정 대학 중심의 집중 지원 방식을 경계했다. 장 의원은 "지역마다 시도별 거점 국립대를 만든 취지가 있는데, 한 대학만 선정해 예산을 몰아주면 결국 국립대 내에서도 서열화가 형성된다"며, "선정되지 못한 다른 대학 학생들과 지역 인재들은 어떻게 양성하고 정주시키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 산업 현장 인력 필요와 인재 배출 간 '시간차 미스매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산업 투자와 대학 인재 양성 계획 간의 시차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지역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이 2만 3천 명 규모인데, 전남대의 첫 신입생 모집은 2028년, 첫 졸업생 배출은 2032년"이라며, "기업이 당장 요구하는 고급 인력을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 추상적인 계획이 아닌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반도체 클러스터는 수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며, "지역 33개 대학과 매달 포럼을 개최하고 인재 양성과 부지·전력·용수 문제를 다각도로 논의하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단순 교육 사업 넘어서는 '종합적 정주 여건' 요구
지역 졸업생들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의 실효성 논란도 이어졌다. 장동혁 의원은 교육부의 RISE 및 앵커 사업에 대해 "단순히 프로그램 몇 개로 학생들을 지역에 정주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장겸 충남대 총장 역시 "대전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고 정주하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졸업생 대다수가 서울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교육부 측은 "앵커 사업을 통해 대학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며, "성공 사례를 만드는 한편, 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문화·환경·정주 여건을 패키지로 묶는 정부 차원의 종합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