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우승,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 결산
아르헨티나 우승,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 결산

우승으로 막 내린 ‘메시’의 라스트댄스, 월드컵 역사 다시 쓴 새로운 기록과 이야기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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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 우승

메시는 GOAT, 월드컵마저 품은 ‘축구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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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선수를 가릴 때 빠질 수 없는 선수가 있다면 단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입니다. 축구계에서 가장 영예롭다고 평가받는 상, 발롱도르를 각각 7회, 5회 수상하며 '메시'가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메호 대전'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두 선수는 놀라운 활약상을 통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해왔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는 35세, '호날두'는 37세의 나이로, 선수 경력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죠. '호날두'의 라스트댄스는 이번 월드컵 기록을 써 내려간 모로코 '아틀라스의 사자들'을 상대하는 8강전에서 빛을 내지 못했고, 결국 경기를 패배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영웅, 축구의 신 '메시'는 차이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 진출까지 5골과 3도움을 기록하며 월드컵 도움 부문에서는 대회 단독 1위, 득점 부문에서도 프랑스 '음바페'와 공동 1위에 올라있었죠. 조별리그뿐만이 아니라 16강 호주전, 8강 네덜란드전, 4강 크로아티아전에서 모두 팀의 승리에 영양가 높은 득점을 하며 결승전에 출전, 득점 시 월드컵 경기 최다 출전(이전 25경기, 공동 1위) 기록뿐만 아니라 토너먼트 라운드 모든 경기에서 득점한 유일한 선수가 될 기회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골든 볼 어워드'를 수상하고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려는 모습 ⓒ로이터=뉴스1. 2022년 12월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골든 볼 어워드'를 수상하고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려는 모습 ⓒ로이터=뉴스1. 2022년 12월

수많은 리그와 대회 우승컵을 따내고 개인 기록을 갱신하며 축구 역사상 최고(Greatest Of All Time, GOAT)의 선수의 반열에 이미 오른 '메시'지만,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은 없었습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은 '메시'의 마지막 기회. 1986 멕시코월드컵 '마라도나'가 이끈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고 아르헨티나 통산 세번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결승전을 앞두고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은 '메시'의 라스트댄스에 집중되었습니다.

‘음메대전‘ 승리로 36년 만에 정상에 선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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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바르셀로나의 아이콘이던 '메시'는 지난 2021년 '파리 생제르맹 FC'으로 이적하며 13세부터 이어진 21년의 동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쉬워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이전 소속팀 동료 '네이마르'와 차세대 축구 황제로 떠오르는 '음바페', 축신 '메시' 조합이 만들어 갈 화려한 플레이에 대한 기대도 숨길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메시'의 이적 후 1년 만에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 축구의 신과 황제는 모든 쟁쟁한 상대들을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왔습니다. 같은 팀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던 두 선수는 이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앞둔 마지막 한 경기, '음바페' '메시'의 이름을 따온 '음메대전'에서 서로를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FC'에서 함께 뛰는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와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FC'에서 함께 뛰는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와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아르헨티나 VS 프랑스 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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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 역사상 82년 만에 2연속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통산 3회 우승을 꿈꾸며 경기에 나섰습니다. 2022년 12월 19일 한국 시각 0시, 결승전 무대인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립니다. 예상외로 일방적인 경기, 아르헨티나는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프랑스의 골망을 노렸습니다. 프랑스 선수들도 절박함에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전반 23분, 경기의 균형이 깨집니다.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디마리아(유벤투스 FC)'가 뒤따르던 '뎀벨레(FC 바르셀로나)'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되죠.

키커는 역시 '메시'. 타이밍을 뺏는 노련함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이번 대회 여섯 번째 득점을 기록합니다. 16강부터 결승전까지 토너먼트 모든 경기 득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합니다. 같이 5골을 기록 중이던 '음바페' 선수가 득점하지 못한다면 대회 최다 득점 기록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경기 운영을 느슨히 하지 않았습니다. 공세를 이어 나간 지 13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경기장의 중앙 근처에서 단 4번의 터치로 공을 '디마리아'에게 연결했고 이를 침착하게 득점, 추가골을 기록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루사일 스타디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경기에서 페널티킥 선제골을 득점하는 '메시' ©REUTERS=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루사일 스타디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경기에서 페널티킥 선제골을 득점하는 '메시' ©REUTERS=연합뉴스. 2022년 12월

경기는 이제 '2 대 0', 수세에 몰린 프랑스는 비교적 이른 선수 교체를 통해 만회를 도모해보지만 '지루'와 '뎀벨레' 선수 대신 투입된 공격진도 추가 시간 7분까지 소득을 거두지 못하며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점유율 49%(프랑스 36%), 슈팅 6회(프랑스 0회), 패스 291회(프랑스 203회) 등 모든 지표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아르헨티나에 한층 가까워진 승리. '메시'의 라스트댄스를 응원하는 팬들은 이미 승리를 거둔 듯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죠.

아르헨티나 VS 프랑스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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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메시'가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우승을 거두기까지 단 45분이 남은 상황,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여전히 아르헨티나의 창끝은 날카롭게 프랑스의 골문을 노립니다. 후반 15분경, 빠른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한 '메시', 비록 공은 수비수에 막혔지만, 축신의 모습에서는 여유로움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전후반 경기를 약 20분 남긴 무렵, 프랑스는 '그리즈만'을 교체하는 등 다시 한번 변화를 줍니다.

후반 33분, '음바페'가 전방으로 높게 연결한 공을 아르헨티나 '오타멘디'가 처리하지 못해 '무아니'에게 연결됐고, 아르헨티나 선수는 그를 저지하려다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무리한 파울을 범합니다. '음바페'의 페널티킥, '마르티네즈' 골키퍼가 방향을 읽는 데 성공했으나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관중석에서 결승전을 초조하게 지켜보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죠. 뒤늦게 터진 골, 아직 한 골 이상을 득점해야 하는 프랑스 선수들은 직접 공을 들고 중앙선으로 달려갑니다.

프랑스 공격수 '음바페'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2 동점골을 기록하며 세레모니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프랑스 공격수 '음바페'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2 동점골을 기록하며 세레모니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그로부터 2분도 지나지 않아 '음바페'는 놀라운 이대일 패스로 아르헨티나 수비수를 벗겨내며 슈팅 기회를 잡습니다. 높게 연결된 공을 그대로 발리슛, 아르헨티나 골대에 꽂아 넣습니다. 전후반 경기를 단 10분 남기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프랑스 선수들, 중계 카메라는 이번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환한 미소와 박수를 담는 데 성공합니다. 양 팀 모두에게 승리를 위해 필요한 골은 단 한 골, 추가 시간까지 서로 맹렬한 공격을 주고받으나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집니다.

아르헨티나 VS 프랑스 연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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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타임 없이 진행되는 연장전 30분. 연장전에서도 경기의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 2006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결승전 이례로 16년 만에 월드컵 우승팀을 승부차기로 가려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소득 없이 지나간 18분, 침묵을 깬 건 아르헨티나였습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강력하게 찬 슈팅을 프랑스 '요리스'가 쳐냈고 이를 기다리던 '메시'가 다시 밀어 넣습니다. 프랑스의 수비수가 뒤늦게 공을 걷어내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은 상황. '음바페'가 동점골까지 두 골을 기록하며 내주었던 대회 최다 득점자 타이틀은 '메시'의 연장전 득점으로 다시 동률을 이루게 된 상황. 도움 기록에서 앞서는 '메시'는 우승컵과 MVP '골든 볼', 최다 득점자에게 주는 '골든 부츠'까지 3관왕을 노릴 수 있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하는 '메시'의 모습 ©AP=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하는 '메시'의 모습 ©AP=연합뉴스. 2022년 12월

그러나 가까스로 동점을 만든 프랑스의 간절함도 아르헨티나에 못지않았습니다. 연장전 종료도 3분을 남긴 상황, 프랑스는 파상공세를 펼친 끝에 기회를 잡습니다. '음바페'의 슈팅이 아르헨티나 '몬티엘'의 팔에 맞았고 경기 세 번째 페널티킥이 선언됩니다. 본인의 첫 번째 페널티킥과 동일한 방향으로 찬 슈팅, 골키퍼를 속이며 깔끔하게 성공시킵니다. '메시'의 라스트댄스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아르헨티나 팬들에겐 결승전 해트트릭(대회 총 8골)을 기록하며 최다 득점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음바페'의 활약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장전 종료 직전 아르헨티나 '마르티네즈' 골키퍼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실점을 막았고 결국 전후반 90분, 연장전 30분은 '3 대 3' 동점으로 종료됩니다.

승부차기, 그리고 우승 트로피에 입맞춘 ‘골든볼‘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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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중앙에 모여 승부차기를 기다리던 선수들. 심판과 양 팀 주장들의 '코인토스'가 끝나고 프랑스의 선축이 결정되며 '음바페'가 나섭니다. 방향은 다시 한번 왼쪽, '마르티네즈'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공을 건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완전히 막히지 않으며 골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르헨티나의 1번 키커는 역시 '메시'. 다시 한번 타이밍을 빼앗는 동작에 역동작이 걸린 '요리스' 골키퍼. 급하게 방향을 틀어보지만 이미 공은 들어간 뒤였습니다. 각 팀의 에이스들이 모두 골에 성공하며 승부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

기나긴 경기, 승리의 여신은 아르헨티나 '마르티네즈' 골키퍼에게 깃듭니다. 프랑스 2번째 키커 '코망'의 킥을 선방해내며 승기를 잡은 아르헨티나.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3번째 키커 '추아메니'의 킥이 골대를 벗어나고 맙니다. 아르헨티나는 모든 키커가 골을 넣으며 승부차기 '4 대 2', 36년만에 월드컵 우승을 확정 짓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받고 세레모니 중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받고 세레모니 중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시상식, 메시는 2022 카타르월드컵 MVP로 선정되며 시상대에 오릅니다. '골든 볼'을 수상받고 포토존으로 향하던 '메시'는 놓인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영광스러운 순간을 자축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평생 원했던 트로피를 많은 어려움 끝에 들게 되었다며 기쁜 소감을 전한 '메시'. 챔피언으로서 경기에 뛰는 경험을 이어 나가고 싶다는 '축신'의 말에 사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그의 라스트댄스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는 깨졌지만, 준우승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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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대회의 우승팀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대회에서는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징크스는 1958년 브라질이 2연속 우승을 달성한 이례, 오랫동안 월드컵 역사와 함께했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2014년 대한민국 대표팀과 조별리그 F조에 소속, 멕시코와 대한민국에 패배하며 조별리그 최하위, 최초의 조별리그 '광탈'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들고 귀국길에 올라야만 했죠.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프랑스. 팬들은 차세대 축구 황제라 불리는 '음바페' 등 우승 경험 멤버들을 다수 갖춘 프랑스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늦추지 못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선수들 앞에서 챔피언들을 괴롭히던 징크스는 마침내 꺾였습니다. 호주와 덴마크를 꺾으며 16강 진출을 일찍이 확정 지은 프랑스는 폴란드의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레반도프스키'의 라스트댄스를 저지하며 8강 진출도 이뤄냅니다.

폭발적인 경기력에 징크스에 대한 우려는 씻겨나가고 2연속 대회 우승의 기대감이 차올랐습니다. 황금 세대를 꾸린 잉글랜드 '삼사자 군단'을 상대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끝내 값진 승리를 따내며 준결승전에 진출했죠. 세계인의 축제, 그 하이라이트가 될 결승전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월드컵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낸 모로코 '아틀라스의 사자들'의 뚫리지 않는 방패를 뚫어야만 했습니다.

프랑스 '올리비에 지루'가 4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프랑스와 폴란드의 경기 전반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모습. ⓒ뉴스1. 2022년 12월
프랑스 '올리비에 지루'가 4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프랑스와 폴란드의 경기 전반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모습. ⓒ뉴스1. 2022년 12월

프랑스의 날카로운 창은 모로코의 방패를 꿰뚫었고 그렇게 디펜딩 챔피언이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결승전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신'을 넘을 수는 없었습니다. '메시'의 라스트댄스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고 '음바페'는 그에 맞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등 최선을 다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4년 뒤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된 프랑스 대표팀, 그러나 그들이 써 내려갈 도전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월드컵 이야기와 기록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라스트댄스, 스타들의 뜨거운 눈물

눈물의 삼바 삼바~! 브라질의 네이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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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군단' '세계 축구 최강팀' '영원한 우승 후보'. 축구 황제 '펠레'의 나라 브라질의 이야기입니다. 항상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았지만 2002 한일월드컵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브라질은 우승 20주년인 2022 카타르 월드컵,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FC)'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CF)'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CF)' '안토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등 선수단 26명의 이적시장 가치 합계가 약 1조 6천억에 달하는 당대 최고의 팀을 꾸려 우승 사냥에 나섰습니다.

조별리그 G조에 속한 브라질. 16강 진출을 이미 확정 짓고 주전 선수를 대거 휴식하게 하며 패배를 기록한 카메룬전에서조차 슈팅 숫자와 점유율 등 기록은 압도적인 모습으로 '피파 랭킹 1위'의 위엄을 증명했습니다. 그렇게 2승 1패로 진출한 16강, 출전이 불확실했던 '네이마르'의 복귀로 다시 완전체를 이룬 브라질의 공격진은 대한민국과의 경기, 전반전에만 4골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경기력을 펼칩니다. 골을 넣을 때마다 신나게 웃고 춤추며 승기를 자축하던 '네이마르'와 선수들. 세 번째 '히샤를리송(토트넘 홋스퍼 FC)'의 득점 세레모니에는 '치치' 감독도 함께 비둘기 춤을 추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논란을 사기도 했죠. 각국의 선수 출신 유명 해설가들이 상대 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며 비판을 이어가자 '치치' 감독은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해명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선제골 이후 브라질 대표팀의 세레머니 모습 ⓒ뉴스1.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선제골 이후 브라질 대표팀의 세레머니 모습 ⓒ뉴스1. 2022년 12월

우리 대표팀을 꺾고 올라간 8강, 승부차기까지 가는 경기 끝에 크로아티아에 격추당하며 브라질의 우승컵 도전은 종료되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네이마르'가 경기장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 좌절에 빠진 브라질 팬들의 모습은 브라질이 이번 월드컵 우승을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왔는지 보여주었죠.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 선수와 동갑인 '네이마르'가 다음번 대회인 2026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우승 도전을 나설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다시 '영원한 우승 후보'로 남게 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된 브라질.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 춤을 추던 선수단과 '치치' 감독의 모습은 인터넷에서 브라질 대표팀을 조롱하기 위한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2-4) 패배 후, 좌절하는 '네이마르'의 모습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2-4) 패배 후, 좌절하는 '네이마르'의 모습 ©AFP=연합뉴스. 2022년 12월

다음 월드컵은 노쇼, ‘서른일곱’ 호날두의 라스트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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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5회, 피파(FIFA) 공식 집계 최다 득점, 최다 승리 1위에 올라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감독 '에릭 텐하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논란을 일으킵니다. 결국 '호날두'는 월드컵 대회 기간 중 팀에서 방출되며 무소속으로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하게 됬죠.

다음 월드컵 대회는 4년 뒤 2026년, '호날두'는 41세로 월드컵 우승 도전의 꿈은 사실상 끝나게 됩니다. 여러 구설수에 오르긴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을 이어갔었던 만큼 축구 팬들은 슈퍼스타 '호날두'의 라스트댄스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 우루과이, 가나와 경기를 펼쳤습니다. 첫 경기 쉬운 상대로 예상되었던 가나에 후반전 추격골을 두 차례나 허용하며 불안한 수비력을 보이기도 했으나 2차전 우루과이전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의심을 떨쳐냈습니다. 연이은 승리로 승점 6점을 따내며 조 1위에 오른 포르투갈, 남은 한 경기 승패와 무관하게 H조에서 16강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 짓습니다.

이어진 3차전은 대한민국과의 경기. '유벤투스 FC' 시절 '팀k리그'와의 친선경기 '노쇼' 논란으로 악연을 빚은 바 있는 '호날두'의 선발 출전 소식에 국내 축구 팬들은 복수를 기대하는 한편 우려의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죠. 결과는 통쾌한 복수였습니다. '호날두'는 경기 내내 실점의 빌미가 되거나 기회를 날려버리는 등, 전성기 시절의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전에 교체, 대한민국은 포르투갈을 '2 대 1'로 꺾고 16강에 진출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교체아웃되던 포르투갈 '호날두'가 대표팀 '조규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일라이얀=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교체아웃되던 포르투갈 '호날두'가 대표팀 '조규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일라이얀=연합뉴스. 2022년 12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주전 선수들을 대거 휴식하게 한 전략은 16강전에서 큰 효과를 봤습니다. 스위스를 상대로 '호날두'를 교체 명단에 올린 포르투갈 대표팀, 전반 2골, 후반에는 무려 4골을 성공하며 '6 대 1' 대승을 거둡니다. 이미 승기를 잡은 팀의 상황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씁쓸한 웃음을 보이며 교체 출전한 '호날두', 그러나 다음 경기인 8강전에서는 그 웃음마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죠.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야신의 재림'을 보여준 '야신 부누(세비야 FC)'의 모로코와 4강 진출을 두고 겨루는 경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리드하는듯 했으나 하프타임 직전 실점을 허용하고 만 포르투갈. 이를 끝내 만회하지 못하면서 '1 대 0' 패배하고 맙니다. 경기 후반전 6분, 교체 투입된 '호날두'도 모로코의 돌풍을 막지 못하며 라스트댄스를 미완성으로 끝내게 됬고 결국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경기장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본인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국가대표팀 은퇴를 암시하는 인사를 남긴 '호날두', 새로운 소속팀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1-0패' 탈락을 당한 후 좌절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 ©AP=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1-0패' 탈락을 당한 후 좌절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 ©AP=연합뉴스. 2022년 12월

우승 노렸던 월드컵 다크호스, 크로아티아와 모로코

모로코, 4강 신화 이룬 ‘아틀라스의 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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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는 우승팀만큼이나 주목받은 한 팀이 있습니다. 4강 돌풍을 일으킨 모로코죠. 마법사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CF)'가 지키는 중원에 비해 다소 빈약한 공격 자원을 가진 크로아티아, '황금 세대'의 노쇠화를 겪고 있는 벨기에 그리고 월드컵 경험이 부족한 캐나다와 함께 조별리그 F조에 속한 모로코는 다른 조보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팀들과 경기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물론 F조에 속했던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함께 4강 라운드까지 오르며 이러한 평가는 사실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죠.

모로코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0 대 0' 무승부, 벨기에전에서 2골 차, 캐나다에 1골 차로 승리하며 2승 1무(승점 7점), 무패를 거두며 F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러시아의 레전드 골키퍼 '레프 야신'의 재림이라 불리는 '야신 부누'와 최강의 밀집 수비는 모로코의 가장 큰 무기로 꼽혔죠. 2차전 벨기에와의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며 총 3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습니다.

12월 7일, 스페인을 상대로 치러진 모로코의 16강 전, 양팀은 연장전이 모두 지나서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합니다. 경기는 '승부차기'만을 남겨둔 상황. '야신 부누'는 골키퍼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알려진 페널티킥을 무려 두 차례나 선방하며 모로코를 월드컵 8강에 올립니다. 모로코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8강전 대한민국과 같은 조에 속해 16강 진출을 다퉜던 포르투갈을 상대로 전반전 득점, 경기 종료까지 리드를 이어갑니다.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지날 무렵, 동점골 득점을 노린 포르투갈 '페페(FC 포르투)'의 날카로운 헤더가 골문에서 빗나가자 모로코 선수가 다가와 머리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세계 축구 팬들에게 색다른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죠. 그렇게 '아틀라스의 사자'들은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뤄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모로코 선수들.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 확정. ©도하 AP=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모로코 선수들.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 확정. ©도하 AP=연합뉴스. 2022년 12월

유럽 전통 강호 벨기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내리 꺾으며 '유럽 저승사자' 칭호를 얻은 모로코, 4강 상대는 지난 대회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였습니다.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지루(AC 밀란)' '요리스(토트넘 홋스퍼 FC)', 그리고 이적시장 가치 2,172억으로 1위를 달리는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FC)' 등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들은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은 저조한 성적을 거둔다는 월드컵 징크스를 털어내며 2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었죠. 무엇이든 막아내는 모로코의 단단한 방패와 무엇이든 뚫는 프랑스 창의 대결, 그리고 결승전에 먼저 진출한 아르헨티나 '메시'의 라스트댄스 상대는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12월 15일 한국 시각 오전 4시에 진행된 경기, 모로코의 뚫리지 않을 것 같은 방패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프랑스의 창에 꿰 뚫리고 맙니다. 슬라이딩 태클 실패로 우측 측면 돌파를 허용, 밀집 수비와 '야신 부누'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듯했으나 흘러나온 공을 반대편에서 기다리던 프랑스 선수가 슈팅, 그대로 선제골이 되고만 것이죠. 모로코 선수들은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을 점유하며 공격을 시도했지만, 프랑스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히 가로막힙니다. 결국 후반전 34분, 모로코의 골망이 다시 한번 흔들리며 경기는 '2 대 0', 2022 카타르 월드컵 세계를 놀라게 한 모로코의 돌풍은 그렇게 잦아들었습니다.

월드컵 승부차기 4연승, 크로아티아 3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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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부터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계단,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의 최고 기록을 이미 경신하며 결승전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 토너먼트 라운드 모든 경기를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선수들의 체력은 이미 고갈 상태, '중원의 마법사'라 불리는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CF)'를 필두로 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전후 반전 한 골씩을 득점해내지만, 경기는 결국 '4 대 2'로 마무리되고 우승을 자축하는 프랑스 선수들의 뒤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4년 뒤 2022 카타르 월드컵. 공격진의 세대교체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아 지난 대회에 비해 약세라고 평가받은 크로아티아. 그러나 '메시'와 '호날두'의 양분 독식을 막고 2018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모드리치'의 마법은 또 한 번 이변을 만들어냅니다. 이번 대회 아프리카 최초의 4강 진출을 이뤄낸 모로코, 벨기에와 캐나다와 조별리그를 치른 크로아티아. 캐나다를 상대로 '4 대 1' 승리, 모로코와 벨기에를 상대로는 득점 없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비록 1승 2무,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하긴 했으나 탄탄한 수비와 중원 장악에 비해 확실한 골 메이커의 부재가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강 일본전 그리고 8강 브라질전도 비슷한 양상의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신들린 선방을 보인 '도미니크 리바코비치(GNK 디나모 자그레브)'의 활약과 더불어 상대의 공격로를 차단해내는 단단한 수비력은 단연 돋보였으나 중원을 지배하는 마법사가 만들어낸 공격 기회를 잘 살려내지 못하며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두 경기 모두 '1 대 1'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을 마칩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선수단과 팬들은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전 연장 종료 직전 중계 카메라에 잡힌 팬들은 오히려 기뻐 보였습니다. 지난 대회 16강전과 8강전을 모두 승부차기로 통과한 경험과 기록은 크로아티아에는 자신감으로, 상대 팀에는 조급함으로 다가오는 것을 선수와 팬들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신감은 분명한 이점으로 크로아티아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일본전 3차례의 선방을 해낸 '리바코비치' 골키퍼는 브라질전에서도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신성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CF)'의 슛을 선방하며 승부차기 4연승을 이끌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승부차기(4-2)승리 후 기뻐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모습undefined©AP=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승부차기(4-2)승리 후 기뻐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모습undefined©AP=연합뉴스. 2022년 12월

16강과 8강 종합 240분 이상의 경기를 소화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전반 31분경, 오프사이드 트랩에 실패, 골키퍼가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 FC)'에게 범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었고 키커로 나선 '메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게 되었죠. 38분 추가골과 68분 쐐기골, '축신'답게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는 '메시'를 막지 못한 크로아티아는 2연속 결승 진출을 이루지 못하고 3, 4위 결정전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월드컵 출전, 비록 희비가 엇갈린 '메시'와 '모드리치'지만, '모드리치' 선수는 승리한 상대를 위한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며 '월드클래스' 선수의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12월 18일 한국 시각 0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하루 전날 펼쳐진 3, 4 위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모로코를 상대로 '2 대 1' 승리하며 월드컵 3위의 성적표로 월드컵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변의 카타르, 아시아의 반란

‘축구공은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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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둥글다'. 전후반 총 90분의 경기 중,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뜻으로 자주 사용되죠. 전력이 비교적 약세라고 평가받는 언더독 팀일지라도 승리의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다는 점은 분명 팬들이 축구 경기에 더 열광하게 하는 매력 중 하나입니다.

대한민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포르투갈, 16강 이탈리아, 8강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월드컵 4강에 진출, '공은 둥글다'는 것을 증명,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더욱 최근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대표팀은 당시 피파 랭킹 1위이던 '전차 군단' 독일을 상대로 승리, '카잔의 기적'을 이뤄 내기도 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태극전사들의 모습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태극전사들의 모습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 대회 조별리그 무대에서도 놀라운 이변은 계속되었습니다. 전통 강호, 유럽과 남미 국가에 비해 항상 축구 약소국으로 평가되던 아시아 국가들이 그 주인공이 되었죠.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도 '아시아의 반란' 주역으로 매 경기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vs 아르헨티나 (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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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변'의 시작은 11월 22일, 사우디아라비아였습니다. 커리어의 마지막 월드컵을 우승으로 장식하기 위해 출전한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FC)'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메시' 외에도 '디 마리아(유벤투스 FC)' '라우타로 마르티네스(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등 호화로운 공격진을 꾸린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은 이런 아르헨티나를 상대, 오직 하나의 페널티킥 실점만을 내주며 전반전을 마무리했으며 후반전 동점골에 이어 역전 골을 만들어내며 '2 대 1'로 승리, 소중한 승점 3점을 따냅니다. 안타깝게도 이어진 폴란드전과 멕시코전은 연달아 패배하며 1승 2패, C조 최하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메시'를 상대로 따낸 승점 3점은 앞으로도 월드컵 역사와 이야기에서 오랫동안 회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킨 사우디아라비아 팀이 기뻐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2022년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킨 사우디아라비아 팀이 기뻐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2022년 11월

경기가 펼쳐진 스타디움의 이름을 따 '루사일의 기적'이라는 월드컵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낸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은 경기 다음 날인 11월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이 보여준 탄탄한 수비력, 아르헨티나가 전반전에만 기록한 7개의 오프사이드는 '루사일의 기적'이 결코 행운이 따른 결과만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일본 vs 독일 (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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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는 여러 탄식과 안도가 교차했습니다. 월드컵을 위해 4년간 철저한 준비를 마친 각국 대표팀들은 모두 저마다 약세라고 평가하는 상대와 같은 조를 이루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개최국인 카타르를 포함, 피파랭킹 상위권 국가들이 포진한 1, 2 시드의 추첨이 마무리되고 다음 순서 추첨을 기다리는 3 시드 국가의 팀 관계자들과 팬들은 반드시 피해야 할 '죽음의 조'에 이구동성으로 E조를 꼽았습니다. 1 시드는 스페인, 2 시드에는 독일이라는 유럽의 전통 강호들이 나란히 속해 있었기 때문이죠. 추첨은 계속 진행되고 대한민국, 모로코와 일본이 남겨져 E조, F조, H조 빈자리를 채우게 된 상황. 3 포트 추첨자로 나선 카타르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아델 아흐메드 말알라'는 일본을 E조, 모로코를 F조, 대한민국을 H조에 추첨합니다.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된 일본. 아시아 최초 2 대회 연속 16강 진출, 그리고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하던 일본이기에 조 추첨 결과가 더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조별리그, 일본의 11월 23일 첫 경기 상대는 2 시드 국가인 독일. 2018년 대한민국에 패배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한 이후 4년간 재정비를 거치며 유럽 지역예선도 1위로 통과한 만큼, 독일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던 경기였습니다. 날카로운 역습으로 성공한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고 경기 전반 33분 페널티킥을 주며 실점하는 순간에도 이변은 없어 보였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를 내달려 기쁨을 나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22년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를 내달려 기쁨을 나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22년 11월

후반전이 중간 정도 흐른 시점, 일본 대표팀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는 공격진 숫자를 늘리는 과감한 선수 교체를 단행합니다. 용병술은 제대로 적중, 일본은 넘어온 흐름을 살려 75분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8분 만에 '아사노(VfL 보훔)'의 추가 득점, 경기는 '2 대 1',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됩니다. 승리에 대한 집착과 투지가 만든 이변은 일본 축구 팬들이 기대하는 8강 이상의 성적도 무리가 아님을 다시금 증명해냅니다.

일본 vs 스페인 (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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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코스타리카에 '1 대 0', 아쉽게 패배를 기록하며 월드컵 16강 진출이 다시 불투명해진 일본 국가대표팀. 마지막 상대가 코스타리카를 '7 대 0'으로 꺾은 스페인이기에 일본의 16강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피어났습니다. 독일전 선발 멤버를 대거 제외한 것이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첫 경기 때 빛을 발한 '모리야스' 감독의 용병술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비판도 더러 있었죠.

독일전과 마찬가지로 전반 일본 대표팀은 스페인에 끌려다니며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습니다. 경기시작 후 11분 '모라타(유벤투스 FC)'의 선취골을 포함,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며 마무리된 전반전 일본의 공 점유율은 단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프타임 이후 재개된 경기. '모리야스' 감독은 '도안 리츠(SC프라이부르크)'와 '마토마 카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를 교체 투입합니다. '도안 리츠'는 그라운드에 선지 5분도 채 안 되어 동점골을 득점, 그리고 '마토마 카오루'는 바로 뒤이은 역전 골을 어시스트하며 두 선수 모두 일본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일본과 스페인 경기 '2-1' 승리로 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일본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일본과 스페인 경기 '2-1' 승리로 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일본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2022년 12월

일본의 역전 골을 두고 '골라인 아웃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득점 이전 상황에서 공이 골라인을 먼저 벗어났다는 주장이 있었고, 이에 따라 VAR(영상 보조 심판, Video Assistant Referee)판독이 진행되었습니다. 심판은 공이 근소한 차이로 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독, 일본의 득점을 인정합니다. 유리한 스코어를 점한 일본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스페인의 무서운 공세를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 2승 1패(승점 6점) E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짓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일본과 스페인 경기에서 일본의 '골라인 아웃 논란'을 일으킨 역전골 장면 ©REUTERS=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일본과 스페인 경기에서 일본의 '골라인 아웃 논란'을 일으킨 역전골 장면 ©REUTERS=연합뉴스 2022년 12월

이로써 일본은 2 대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되었으며, 스페인전 승리로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무적함대'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전적 상 승리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전체 경기 중 일본 대표팀의 공 점유율은 단 17%로, 가장 낮은 공 점유율로 승리한 기록도 경신하게 됩니다.

*2002 한일 월드컵 8강 대한민국은 승부차기 승리로 전적 상 무승부 기록

16강 진출해낸 아시아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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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벤투호'는 12년 만에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합니다. 2차전 가나와의 경기는 아쉽게 패배했지만, 1차전 우루과이를 상대로 무승부, 3차전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아시아의 반란' 주역으로 부상했죠.

비록 월드컵 A조에 속한 개최국 카타르가 3패, 아르헨티나를 꺾은 C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 축구 강국 B조의 이란은 1승 2패로, 서아시아 3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하긴 했으나, 호주와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가 차례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아시아 축구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로써 카타르 월드컵은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로 한국과 일본이 모두 16강에 진출한 첫 월드컵이자, 3개 이상의 아시아 국가가 16강에 오른 최초의 월드컵으로 기록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호주와 덴마크 경기 승리 이후, 통산 2번째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선수와 팬들 ©EPA=연합뉴스. 2022년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호주와 덴마크 경기 승리 이후, 통산 2번째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선수와 팬들 ©EPA=연합뉴스. 2022년 11월

세 팀의 16강 진출 과정은 모두 이변의 연속이었습니다. 호주는 챔피언 프랑스, 덴마크와 튀니지에 함께 D조에 속해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렀습니다. 조 최약체, 1승 재물로 평가받으며 3패가 예상되었던 호주는 비록 프랑스에는 패배했지만, 튀니지와 덴마크를 상대로 '1 대 0' 승리를 거두며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6년만 에 16강 진출에 성공했죠. 조별리그 2승 1패, 승점 6점은 호주 역대 최고의 성적 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페인, 독일 그리고 코스타리카와 '죽음의 조'라고 불린 E조에 추첨 되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죠. 상기한 것처럼, 일본은 스페인과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기록, 2승 1패, 승점 6점으로,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월드컵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냈습니다. 아시아 최초 월드컵 2연속 16강에 진출하는 업적도 이루게 되었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룬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 ©알라이얀=연합뉴스 2022년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룬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 ©알라이얀=연합뉴스 2022년 12월

세 팀의 도전은 아쉽게도 16강에서 멈추었습니다. 호주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FC)'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상대의 자책골이긴 하지만 득점에 성공하는 등 분전을 이어갔지만, 결과는 '2 대 1'. 이번 월드컵 무대 16강에 오른 아시아팀 중 가장 먼저 퇴장합니다. 일본 역시 '루카스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CF)'의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전반과 후반, 연장전 총 120분 동안 '1 대 1' 팽팽한 경기를 펼치나 끝내 월드컵 '승부차기 전문가' 크로아티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의 16강전 상대는 피파랭킹 1위 '브라질'. 후반 '백승호(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가 멋진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넣기도 하는 등 분전했으나, 전반전 브라질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에 체력이 고갈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고전하며 경기 결과는 '4 대 1', 8강 진출에는 실패하게 되었죠. 이로써 모든 아시아 국가는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되었으나 이번 대회 이변을 만들어낸 모든 과정은 앞으로의 성장 동력으로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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