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부터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계단,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의 최고 기록을 이미 경신하며 결승전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 토너먼트 라운드 모든 경기를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선수들의 체력은 이미 고갈 상태, '중원의 마법사'라 불리는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CF)'를 필두로 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전후 반전 한 골씩을 득점해내지만, 경기는 결국 '4 대 2'로 마무리되고 우승을 자축하는 프랑스 선수들의 뒤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4년 뒤 2022 카타르 월드컵. 공격진의 세대교체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아 지난 대회에 비해 약세라고 평가받은 크로아티아. 그러나 '메시'와 '호날두'의 양분 독식을 막고
2018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모드리치'의 마법은 또 한 번 이변을 만들어냅니다. 이번 대회 아프리카 최초의 4강 진출을 이뤄낸 모로코, 벨기에와 캐나다와 조별리그를 치른 크로아티아. 캐나다를 상대로 '4 대 1' 승리, 모로코와 벨기에를 상대로는 득점 없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비록 1승 2무,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하긴 했으나 탄탄한 수비와 중원 장악에 비해 확실한 골 메이커의 부재가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강 일본전 그리고 8강 브라질전도 비슷한 양상의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신들린 선방을 보인 '도미니크 리바코비치(GNK 디나모 자그레브)'의 활약과 더불어 상대의 공격로를 차단해내는 단단한 수비력은 단연 돋보였으나 중원을 지배하는 마법사가 만들어낸 공격 기회를 잘 살려내지 못하며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두 경기 모두 '1 대 1'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을 마칩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선수단과 팬들은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전 연장 종료 직전 중계 카메라에 잡힌 팬들은 오히려 기뻐 보였습니다. 지난 대회 16강전과 8강전을 모두 승부차기로 통과한 경험과 기록은 크로아티아에는 자신감으로, 상대 팀에는 조급함으로 다가오는 것을 선수와 팬들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신감은 분명한 이점으로 크로아티아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일본전 3차례의 선방을 해낸 '리바코비치' 골키퍼는 브라질전에서도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신성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CF)'의 슛을 선방하며 승부차기 4연승을 이끌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승부차기(4-2)승리 후 기뻐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모습undefined©AP=연합뉴스. 2022년 12월
16강과 8강 종합 240분 이상의 경기를 소화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전반 31분경, 오프사이드 트랩에 실패, 골키퍼가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 FC)'에게 범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었고 키커로 나선 '메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게 되었죠. 38분 추가골과 68분 쐐기골, '축신'답게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는 '메시'를 막지 못한 크로아티아는 2연속 결승 진출을 이루지 못하고 3, 4위 결정전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월드컵 출전, 비록 희비가 엇갈린 '메시'와 '모드리치'지만, '모드리치' 선수는 승리한 상대를 위한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며 '월드클래스' 선수의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12월 18일 한국 시각 0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하루 전날 펼쳐진 3, 4 위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모로코를 상대로 '2 대 1' 승리하며
월드컵 3위의 성적표로 월드컵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