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문제, 원인과 해결방안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 원인과 해결방안은?

'초고령사회 진입' 목전에 둔 대한민국. 저출산·고령화의 원인, 문제점과 개선 방향

고령화란? 대한민국 저출산 고령화 현황과 통계

고령화란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의 비율이 늘어나 인구 평균 연령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까지 출산율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구 확대형 정-피라미드 인구구조를 보여왔으나 2010년대 급격한 출산율 감소, 이전 베이비붐 세대들의 노화를 동시에 겪으며 2022년, 통계청 조사 결과 노인 인구(65세 이상) 비율은 전체 인구의 약 17.5%를 초과한 상태입니다. 국제연합(UN) 기준에 따르면 노인 인구 비율이 7% 이상인 경우를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를 한참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기 직전의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죠.

대한민국 고령 인구 비율은 2022년 '17.5%'에서 2030년 '25.5%'로 국제연합(UN) 기준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고령 인구 비율은 2022년 '17.5%'에서 2030년 '25.5%'로 국제연합(UN) 기준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인구 고령화는 비단 대한민국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일본과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기대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감소 등이 원인이 되어 오래전부터 노인 인구가 5세 미만 아동 인구를 초과하는 등 인구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간수명 백세시대'가 더욱 가까워 진 지금 고령 인구의 증가는 사실상 불가피한 현상에 가깝습니다. 피할 수 없기에 그 문제점을 살피고 대처 방안을 계획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고령화 #한국고령화현황 #초고령사회 #대한민국노인인구 #고령화전망

인구 고령화의 원인, 낮은 출산율과 기대수명 증가

2021년 OECD 보건 통계(Health Statistics)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대수명은 평균 83.5년으로 전체 평균인 80.5년보다 약 3년이 높은 상위권 국가에 속합니다. 1990년대 대비 평균 의료비 지출 증가, 흡연율과 음주량 감소 등 전반적인 생활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이 기대수명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3.5년'. (2020 OECD 주요국 기대수명) © 연합뉴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3.5년'. (2020 OECD 주요국 기대수명) © 연합뉴스

장수는 예로부터 '오복'에도 포함되어온 만큼 기대수명 증가는 그 자체만으로는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돌잡이에도 실이나 국수 등을 올려 장수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죠. 그러나 문제는 '빈곤'입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고 가족의 부양이 어려워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퇴직 이후에도 벌이를 이어 나가야 하는 등 '노인 빈곤'은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3.4%' (OECD 노인 상대적 빈곤율) © 연합뉴스
대한민국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3.4%' (OECD 노인 상대적 빈곤율) © 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은 약 40%로 집계되었습니다. 고령자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대부분 노동 강도가 높지만 대가는 적은 '고강도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금 등 연금이나 복지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고령자 인식변화 조사 결과, 국내 고령인구 10명 중 6명은 생활비에 보태기 위한 벌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녀 등 가족이 본인을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는 차갑게 식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고령화원인 #기대수명 #한국인평균수명 #백세시대 #노인빈곤율

매년 증가하는 고령 인구 대비, 새로운 생명 탄생의 기적은 계속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 가임 여성 1명당 출산율은 0.81을 기록하며, 직전 연도(0.84)에 이어 또다시 최저점을 갱신했습니다. OECD 평균(1.59)의 절반 수준이며 38개 회원국 중 출산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미 급격한 인구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이웃 국가 일본조차 OECD 합계출산율은 1.33으로 대한민국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3.4%) 감소 ©서울=연합뉴스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3.4%) 감소 ©서울=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국내 저조한 출산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비혼과 만혼의 사회적 확산을 꼽습니다. 2022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결혼을 해야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단 50%로 불과 2년 전에 비해서도 1.2%p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청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성 인식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결혼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하고 싶지 않은 편'과 '절대 하지 않을 것')이 각각 42.3%와 6.7%를 차지했죠.

같은 조사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29%가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를 선택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신혼부부의 보금자리 마련은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20세부터 59세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결혼식 문화 자체가 과하다고 여기는 의견 또한 70%가 넘는 등 과한 비용과 의식, 절차에 대한 불만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의 변화도 비혼과 만혼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심비' '프리미엄 열풍' '욜로(YouOnlyLiveOnce)' 등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며 경제적인 여유를 갖추는 시기는 점점 늦춰지고 있습니다.

연 출생 아동 수가 매년 줄어들며 인구 자연 감소를 맞게되는 대한민국 © 뉴시스
연 출생 아동 수가 매년 줄어들며 인구 자연 감소를 맞게되는 대한민국 © 뉴시스

출산과 관련된 문항 역시 '낳고 싶지 않은 편(39.6%)'과 '절대 낳지 않을 것(16.6%)', 부정적인 답변이 총 56.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응답자를 여성으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비율은 65.4%까지 늘어납니다. 높은 양육비와 교육비 등 경제적인 이유(60%)가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던 '젠더 간 갈등' '성 불평등' 이슈도 최근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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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의 문제, 소외되는 노인, 사라지는 지역, 경기침체 악순환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대한민국은 생산가능인구(15~65세,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는 2020년까지 3,738만 명까지 크게 증가하다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2030년에는 약 9.6%가 줄어든 3,381만 명, 그보다 40년 뒤인 2070년에는 현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단 1,737만 명만이 생산가능인구에 속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 비율 추이 © 뉴시스
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 비율 추이 © 뉴시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말 그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의 부족을 의미합니다. 노동력이 필요한 부분에 사람을 배치하지 못하거나 혹은 배치를 위해 훨씬 큰 인건비를 감내해야 한다면 기업 등 생산의 주체는 효율성을 잃습니다. 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추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겠죠. 대한민국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고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이는 오해에 가깝습니다. 경제 활동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내수 시장 부진과 경기 침체로 이어집니다. 부족한 노동력에 단기적으로 취업자 수는 증가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고용 시장이 얼어붙고 실업률도 크게 증가하겠죠.
#저출산고령화 #국내총생산 #대한민국인구 #생산인구 #경제활동인구 #경기침체 #소비위축 #고용축소

'노년부양비'는 100명의 생산인구 당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비를 의미합니다. 2019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서는 2070년 노인부양비가 100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한 명의 생산인구가 한 명 이상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죠. 이는 2022년 집계된 24.6의 4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로 대한민국의 가파른 고령화 현실과 증가하는 노인 부양 부담의 문제가 절실히 드러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22년 조사 결과 연금을 수령하면서도 일을 계속하는 고령인구는 2017년 대비 46.7%가 증가한 약 370만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전체 연금 수령자(745만 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은퇴 후 최소 생활비 기준인 월 216만 원의 65%에 불과한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만 20~64세) 대비 노인인구(만 65세 이상)의 비율은 올해 23.6%에서 2060년 89.7%로 3.8배 증가하며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늙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 © 서울=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만 20~64세) 대비 노인인구(만 65세 이상)의 비율은 올해 23.6%에서 2060년 89.7%로 3.8배 증가하며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늙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 © 서울=연합뉴스

대한민국 '고령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미만)'은 2017년 통계청 조사 기준 43.8%로 OECD 국가 평균인 14.8%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조사한 '고령인구의 절대적인 빈곤율' 역시 전체 연령층(9.3%)을 크게 상회하는 32.6%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연구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택구입과 부채 상환, 자녀 교육비와 결혼비용 등 과도한 지출이 노후 준비의 큰 장애 요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금이나 사회복지 제도의 재정비 속도가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 독거노인 가구 수의 상승세도 높은 노인빈곤율의 원인이라고 지목합니다.

일을 이어 나가기를 희망하는 고령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는 여전히 양적으로도 충분하지 않고 질적으로는 더 심각합니다.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근로자의 약 45%는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 원 미만에 머무릅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고령인구의 소득 개선을 위해 노력을 들여왔지만, 국회입법조사처는 2021년 8월 감사 자료에서 공공일자리의 대부분은 월 30시간을 일하고 27만 원의 활동비를 제공받는 '단기 알바' 형태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노인부양부담 #노년부양비 #독거노인 #국민연금 #노인일자리산업

젊은 세대에게 현실로 찾아오고 있는 노인 부양 부담이 세대 갈등, 혹은 그 이상의 세대 혐오까지 낳는 현상도 이미 여러 방면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고령화와 노인 부양 부담 증가는 정부의 정책 자원 배분에 영향을 끼치고 세대 간 정치적 갈등을 유발합니다. 2000년대 초부터 일부 정치권과 단체에서는 노년층의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철도 공사 등 공공기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죠. 적자를 메우기 위한 비용 상승의 부담은 젊은 세대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복지 정책의 과잉이라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부양 부담의 문제는 연금과 건강보험 체계에 직접적으로 드러납니다. 지난 대선, 연금의 적자 전환과 기금 고갈 문제가 화두에 오르며 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사회적인 동의를 얻은 바 있죠. 기금 고갈 시기를 지연하기 위해 현 생산 인구와 미래 세대가 더 많은 납입금을 부담 해야하는 '폭탄 돌리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견 등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낳았습니다. 급격한 고령화는 또한,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건강보험이 분담해야 할 부분 역시 증가합니다. 반면, 보험료를 납부하는 생산 인구는 줄어들고 있어 건강보험체계의 재정비도 시급해 보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생산인구 대비 노인인구 증가로 고갈되는 국민연금을 표현한 일러스트 © 연합뉴스
저출산 고령화, 생산인구 대비 노인인구 증가로 고갈되는 국민연금을 표현한 일러스트 ©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8년 발행한 노인 인권 보고서에 따르면, 청장년층 응답자의 87.6%는 노인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고, 80.4%는 세대 갈등이 심하다는 의견에도 동의했습니다. 고령자에 대한 인식 조사(2017년)에서도 노인 세대의 권위주의나 잔소리 등 부정적 인식과 관련된 질의에 동의하는 응답자가 10명 중 6명에 달하는 등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편견을 갖는 '연령 주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통계청의 2022 장래인구추계에서 대한민국 고령 인구 중 배우자나 자녀와 동거하지 않고 혼자 사는 '독거노인 가구'는 약 20%에 달합니다. 그중 절반은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등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데다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고립되어 외로움과 우울감에 쉽게 노출됩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의 5년간 무연고 추정 사망자 집계에 의하면 전체 연령대 무연고 사망자가 9,734명, 이 중 고령인구는 무려 4,170명(42.8%)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노인 고독사'의 경우 시신 인수자 여부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무연고사'와는 개념이 다르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자료가 부족해 집계마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가 가져야 마땅한 '평화롭게 떠날 수 있는 권리'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통계청 고령인구 1인가구 '독거노인' 추이 © 뉴시스
통계청 고령인구 1인가구 '독거노인' 추이 © 뉴시스
#세대갈등 #무임승차 #국민연금고갈 #건강보험 #연령주의 #고독사 #무연고사

'인구소멸', 마치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표현이지만 그 위협은 현실에서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 조로' 국가로 전락한 대한민국은 지난 3월,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기반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에 가까운 113개 지역(49.6%)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석된 결과도 있습니다. 2021년 인구통계에 의하면,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는 2,605만 명 이상으로 대한민국 총인구 5,175만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조사 결과를 청년 인구(20세 이상 40세 미만)로 한정하면 수도권 거주 청년 인구는 전체 청년 인구의 54.5%로 더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국토의 약 12%만을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환경 오염, 부동산 관련 문제 등 인구 과밀에서 비롯된 문제를 안고 있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급격한 고령화가 청년 인구 유출과 맞물려 심각한 인구 감소, 즉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죠.

지역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정된 '인구감소지역' 89곳 ⓒ 뉴스1
지역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정된 '인구감소지역' 89곳 ⓒ 뉴스1

교육과 직장, 그리고 의료 및 사회기반시설 등 불균형하게 발전한 인프라는 지방 청년들의 이탈을 야기합니다. 청년들이 빠져나간 지역은 고령화가 가속되고 노동력을 잃습니다. 지방 경제의 기반이 되는 산업들이 생산 경쟁력을 잃으면 결국 도태되고, 지방 인프라는 다시 발전 동기와 동력을 잃는 '악의 순환 고리'에 갇히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특히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의 대부분이 농업과 수산업 등 내수 순환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1차 산업 중심의 경제 기반을 갖추고 있어 인구 유출이 더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는 중입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방 소멸 위기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1년 10월 조사에 따르면 국가의 경제성장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는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에서 비수도권 지역은 각각 전체의 48%와 44.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 수도권 지역 경제에는 수도권을 기반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산업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비수도권 생산과 소득 비중의 감소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 속도를 늦추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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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해결방안, 소통과 참여의 기회

과거 고령인구 부양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가족에 있었다면, 지금은 그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사회·정부·가족이 고령인구를 함께 부양하고 나아가 스스로도 본인 부양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통계청의 고령층 부가 조사 결과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 비율도 2017년 62.4%에서 2021년 68.1%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생활비 마련' 등 경제적인 이유가 58.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나머지 원인에도 관심이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일하는 즐거움(33.2%)' '무료함 해소(3.8%)' '사회 기여(2.3%)' 등 고령 인구의 경제 활동 참여는 '노인 우울''노인 소외'를 해결할 방안이기도 합니다. '공공 일자리 확대'가 '노인 빈곤'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필요한 정책으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도입 가능성이 검토 중인 고용연장제도© 연합뉴스
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도입 가능성이 검토 중인 고용연장제도© 연합뉴스

'여유로운 황혼'을 위한 준비와 노후 소득 마련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년 연장'이나 '정년 폐지' 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자들의 평균 희망 연령은 72.9세로 현 법정 정년 연령인 60세 보다 약 13세가 높습니다. 고령자 고용연장 등 제도의 도입 가능성 검토가 진행 중이나, 정년을 채우는 경우가 애초에 드물다는 점에서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평가입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현재 62세에서 2033년 65세로 올라갑니다. 고령층의 소득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면 사회의 부담도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노인의 경제 활동 참여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정년 연장에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임금 감소율을 감안해도 한 해 약 16조 원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추가 비용만큼 청년 고용 여력은 감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하는 만큼 경제 활동 참여가 세대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합니다. 세대 간 소통의 기회 역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국가 인권 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 '젊은 세대가 노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47.8%가, '세대 간 교류에 정부와 시민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45.8%가 동의했습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노인의 역할을 재정립해 그들이 보유한 값진 인생 경험과 닦아온 기술이 사회에 기여될 수 있게끔,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꿔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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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는 취업과 구직활동이 가장 활발한 25~34세 젊은 연령대에게 단연코 무시할 수 없는 기회비용입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대부분의 경제 선진국들이 여전히 저출산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나 최근 영국이나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의 출산율이 반등하는 등 저출산 해결방안 마련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근무 여건의 안정화와 성 역할 인식 개선, 보육시설 및 양육비 지원 등 정부, 기업, 사회가 함께 노력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환경을 가꾼 성과라는 평가입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전 세계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2022년 2분기, 한 명의 가임 여성당 출산율은 0.75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최저점을 갱신했습니다. 국내 여성의 경제 활동률은 60%로 OECD 평균인 65.1%와 여전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25~34세 여성 인구로 한정하면 경제 활동률은 71.8%로 OECD 같은 구간 평균치(73.5%)에 더 근접한 모습을 보이나 35~44세에서는 62.9%로 급격하게 하락합니다.

2017년 한국은행의 '기혼여성 경제활동 참가 조사'에서는 여성 인구의 연령대별 경제 활동률 차이를 '결혼과 출산 시점(평균 초혼 31.1세, 초산 32.3세 *여성가족부 2022 통계)에서 노동시장 복귀의 어려움''성별 임금 격차'로 분석했습니다. 출산 이후 경제 활동에 복귀하더라도 종사상 지위가 낮고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임금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죠. 사회적인 인식 개선과 제도 재정비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OECD 통계에서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2020년도 기준 31.1%로 '영국(12.3%)' '미국(17.7%) '스웨덴(7.4%)' '일본(22.5%)'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연령대별 성별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 비중 (통계청, 2021년 기준) © 뉴시스
연령대별 성별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 비중 (통계청, 2021년 기준) © 뉴시스

국내 한 결혼정보회사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출산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에서도 '육아비용 등 경제적 부담(32.4%)' '실효성 없는 출산 정책(20.4% '미래에 대한 막막함(18%)'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고 미혼 여성의 경우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선택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출산 장려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는 '주거 지원(35.6%)'에 이어 '보육 지원(22.9%)' '경력 단절 예방 지원(21.1%)'이 꼽혔습니다.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직장 내 휴가 휴직 제도를 재정비 등 가정과 직장생활이 균형 잡힌 양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혼부부 주택 청약과 같은 주거 지원과, 양육비 지원 등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지원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등 다양한 연구 조사 결과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이 일정 수준에 달하면 출산율에 오히려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고 분석합니다. 정부의 경제적 지원과 기업의 복지 체계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가사와 육아 노동을 여성이 많이 부담하는 가부장적 문화 등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출산장려 #저출산정책 #저출산해결방안 #출산 #육아 #성평등

일부 선진국들은 인구 감소에 따른 국가 생산력 부족 문제를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극복하고자 시도했습니다. 외국으로부터 노동력을 유입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기 침체를 지연하고자 하는 노력이죠.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은 2005년 이민법 제정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이주민 정착 환경을 갖추고자 했습니다. 인구 감소 속도를 줄이는 불가피한 해결책이지만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하며 완전한 통합과 수용은 여전히 숙제로 남겨진 상황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도 다민족, 다문화사회로 향하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다문화 인구 통계에서 국내 다문화 가정 출생아 비율은 전체 출생 아동의 5.5%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이 있기 이전 전체 인구 대비 체류 외국인 비율도 4.87%로 매년 증가해오고 있었죠. 그러나 사회적인 수용과 인식 개선이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른 문화와 관습, 종교 등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에 대한 이민 지원 등이 계속되면 오히려 반이민자 정서가 촉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민자에 의한 범죄나 테러 위험 등 국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정보를 바로잡고, 노동 대체 분야 등 외국인 유입의 사회경제적 효과와 기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통계청 '2021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 © 서울=연합뉴스
통계청 '2021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 © 서울=연합뉴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는 매년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원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저출산 해결책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비수도권 지역 자체의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교육과 일자리 등 기회 불균형이 원인이 되어 지역을 떠나는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 3월 국토연구원은 지방소멸 대응 대책 수립 연구를 통해 보육 여건과 교육 기반 확충, 의료 건강 인프라 조성과 기업,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전략을 제시하며 비수도권 인구 유출을 억제하고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킬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민정책 #외국인노동자 #다문화 #다민족 #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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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귀화·이민자2세' 2040년엔 323만명…전체인구의 6.4%

'외국인·귀화·이민자2세' 2040년엔 323만명…전체인구의 6.4%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2040년까지 내국인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귀화·이민자 2세·외국인 등 이주배경인구는 2020년부터 20년간 105만명이 늘어 323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치는 내국인 생산연령인구는 3583만명에서 2676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나, 이주배경인구의 경우 67만명 증가가 관측돼 노동력 부족 해소 등에 일부 기여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14일 2021년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세분화하고 국적변동을 반영해 2020~2040년 기간을 전망한 '내외국인 인구전망'을 발표했다. 총인구는 2020년 5184만명에서 2040년 5019만명으로 165만명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총인구는 5163만명이다. 총인구는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하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합이다. 그중 국내 출생자, 귀화자, 이민자 2세를 합친 내국인은 2020년 5013만명에서 2040년 4803만명으로 계속 줄어든다. 반면 외국인은 2020년 170만명에서 2040년 216만명으로 총인구의 4.5%를 차지한다. 외국인은 2020~2022년 170만명, 162만명, 160만명으로 감소하다 2023년부터는 계속 증가한다. 인구성장률은 내국인은 2020~2025년 연평균 0.17% 감소에서 2035~2040년 연평균 0.33% 감소로 감소세가 확대된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연평균 0.29% 증가에서 2025~2030년 연평균 1.93% 증가로 확대됐다가 이후 증가속도가 둔화된다. 출생에서 사망을 뺀 자연증가분에 국제순이동을 더한 인구성장을 살펴보면 내국인은 2020~2025년 연 8만7000명이 감소하고, 외국인은 연 9000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35~2040년엔 내국인은 연 16만7000명이 감소하고 외국인은 연 3만2000명이 늘어 각각 감소폭과 증가폭이 확대된다. 이주배경인구는 2020년 218만명에서 2040년 323만명으로 증가해 총인구 대비 구성비는 이 기간 4.2%에서 6.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주배경인구는 본인이나 부모 중 적어도 1명이 출생 시 또는 현재 외국 국적인 사람을 말한다. 이주배경인구에는 외국인을 비롯해 내국인으로 분류되는 귀화자와 이민자 2세도 포함된다. 그중 귀화자는 19만명(0.4%)에서 47만명(0.9%)으로, 이민자 2세는 28만명(0.5%)에서 60만명(1.2%)으로 모두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배경인구 비율은 2020년 유소년인구 5.1%, 생산연령인구 4.7%, 고령인구 1.1%에서 2040년 유소년인구 9.3%, 생산연령인구 8.6%, 고령인구 2.2%로 모두 증가한다. 이주배경인구 중 학령인구(6~21세)는 2020년 30만명에서 2040년 47만명으로 20년간 1.6배 늘어날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는 이 기간 67만명 증가한다. 내국인 학령인구가 같은 기간 777만명에서 427만명으로 급감하고, 생산연령인구는 907만명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fn사설] 백약무효 저출산, 포용적 이민정책으로 풀어야

[fn사설] 백약무효 저출산, 포용적 이민정책으로 풀어야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26만600명으로 떨어졌다고 통계청이 24일 발표했다. 전년보다 4.3%나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꼴찌다. 반대로 사망자 수는 늘어 올해 2·4분기 인구는 3만445명 자연감소했다. 인구감소는 32개월 연속이다. 인구는 국가의 구성요소이자 국력의 척도이기도 하다. 출산율 저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를 불러 국가경제를 쪼그라들게 만든다.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72.1%인 약 3738만명이지만, 2050년에는 2419만명(51.1%)으로 줄어든다. 경제를 지탱할 노동력이 점점 사라진다는 말이다. 저출산에 수십 년째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백약이 무효로 결론이 난 상태다. 육아와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떤 대책도 먹히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이민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이다. 우리는 저출산 문제 앞에서 두 손 두 발 다 들어 체념하다시피 하면서도 이민 수용에는 소극적이었다. 일례가 인건비가 낮은 동남아 베이비시터를 받아들이는 문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비자 확대에 관한 국민청원이 두세 번째 순위로 올라와도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외국인 체류자는 다시 불어 200만명을 넘었어도 외국인 관리 업무는 컨트롤타워도 없이 10여개 부처에 흩어져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이민청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해외 우수인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체류 중인 외국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처럼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부딪혔던 독일은 외국 전문인력의 이민 활성화로 위기를 넘겼다. 독일의 고도성장에 추동력 역할을 했던 포용적 이민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이민청 설립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거론됐다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정부의 의지가 과거와는 다른 듯하니 기다려 볼 일이다. 최근 이민청 설립에 관한 세미나도 여는 등 실질적 움직임이 엿보인다. 이민 수용은 외국인 범죄와 다문화 통합 등의 부작용과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인 다문화·다인종 정책을 지금부터 세워나가야 한다. 이 또한 이민청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

[이슈 점검]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발상의 전환’ 절실하다

[이슈 점검]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발상의 전환’ 절실하다

[편집자주]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가 지방자치단체를 소멸 위기로 내몰고 있다. 기초자치단체들은 뾰족한 대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멸 위기에 처한 전국 89개 지자체에 정부는 내년부터 10년간 지방소멸대응기금 10조원을 지원할 계획으로, 충남에선 공주·논산·보령시, 금산·부여·청양·예산·서천·태안군 등 9곳이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뉴스1>은 충남 9개 시·군의 소멸 위기 원인과 실태, 지자체 대책, 전문가 제언 등을 3회로 나눠 살펴본다. (대전·충남=뉴스1) 최일 기자 =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하고 암담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1차 산업을 통한 블루오션 창출, 메가시티 논의에 기반한 행정 통합, 사회적 자본 축적과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는 “저출산이 심각하고, 수도권 중심의 발전전략이 계속 문제를 낳고 있다”며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수도권 집중을 막아내려 노력했다. 1970년대에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국가 경제 발전과 GNP(국민총생산) 증대를 꾀하려다 보니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 훗날 서울 일극만 살아남고, 지방은 공동화(空洞化)가 될 것임을 예상하고 보다 일찍 대비했어야 했다”며 “노무현 정부 때 신행정수도 공약을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이미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2 이하로 떨어졌다. 그때부터 출산장려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어야 했는데, 산아 제한 구호가 사라지는 데 그쳤고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며 “지방이 죽어가는 건 균형발전 정책이 국토 활용 면에서 일관되게 추진되지 않은 채 수도권 집중이 방치됐고, 저출산 문제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방대학 졸업자들은 주변에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수도권으로 몰린다”며 “지방 죽이기에 정부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지방대가 무너지는데 교육정책이 이를 가속화시키고 있지 않나. 수도권과 같은 잣대로 평가를 하니 재정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대학 대부분이 인구가 급감한 작은 시·군 소재한 대학들이다. 인구 감소도 문제이지만 국가 정책도 지방 죽이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엄 교수는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지방 살리기를 위한 구체적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다른 산업에 비해 발달이 더뎌 보이는 1차 산업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그는 “농업·어업 등 1차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식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취업난과 실업난 속에 젊은이들의 일자리 지원이 절실한데, 3차·4차 산업은 AI(인공지능)과 컴퓨터가 인력을 대체해 많은 노동력을 창출할 수 없다. 농·어촌에 노인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젋은이가 노인들을 돌보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산업구조, 청년층과 노년층을 연계하고 공존하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노인복지를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지방 소멸 문제를 단순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제는 행정체제를 바꿔야 한다. 현행 243개 지방자치단체(17개 시·도 및 226개 시·군·구) 체제로는 해법을 찾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농촌지역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다. 앞으로 20년 후 농촌 인구 10분의 8분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며 “현재 ‘메가시티’ 논의가 활발한 데, 이제는 지자체를 광역화해서 묶어야 한다. 그것을 기초로 다시 그림을 그리며 지방의 소멸을 막기 위한 설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태에서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한다 해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매년 저출산 대책에 몇 조원씩을 쏟아부어도 별반 나아지는 것이 없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지 않나”라며 “돈을 쓰더라도 행정 통합을 이뤄 판을 바꾸고 보다 큰 틀에서 논의를 한 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곽현근 대전대 교수는 “주민들 스스로 지역 차원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효능감보다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도 지방 소멸의 가져온 원인”이라며 “이는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 때문으로, 국가는 농촌지역에 대해 사회적 약자 관점에서 돈을 내려보내고, 농촌에선 n분의 1로 쪼개 이를 사용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주민들이 나서서 우리가 사는 마을을 바꿀 수 있고, 주민과 지자체가 호흡을 같이 할 때 지역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외생적 발전을 기대하기보다는 내생적 발전을 기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사회적 자본이 축적돼야 한다. 주민들과 귀농·귀촌인의 가교가 되는 사회적 자본, 수직적이면서 협력적인 거버넌스 구축이 지방 소멸을 막을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