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스포츠 지원 아끼지 않겠다"… 제주 전국체전 개막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년 만에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스포츠의 국제무대 도약을 위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김혜경 여사도 참석한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와 재외한인체육단체 선수단 3만599명이 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16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스포츠가 세계를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며 체육인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2014년 제95회 전국체전 이후 12년 만에 제주에서 개최됐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해 위성곤 제주도지사,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등 주요 인사와 선수단, 관람객 2만여명이 개회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스포츠가 국민을 연결하고 공동체의 화합을 이끄는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스포츠는 우리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때로는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체전의 역사적 의미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국체전이 대한민국 스포츠의 성장과 함께하며 수많은 선수들이 국제무대로 진출하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도전 정신도 언급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이 국민에게 감동과 용기를 줬다며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경쟁과 화합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참가 선수들에게는 "오늘 이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승패와 관계없이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준비해 온 기량을 마음껏 펼쳐 달라고 말했다.
'빛나는 제주에서 함께 뛰는 대한민국!'을 구호로 내건 이번 전국체전은 22일까지 제주지역 68곳과 도외 6곳 등 모두 74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정식종목 49개와 시범종목 주짓수를 포함해 50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참가인원은 선수 1만9576명, 임원 9468명, 재외선수단 1555명 등 총 3만599명이다. 전국 17개 시·도와 재외한인체육단체가 참가하며 18세 이하부와 대학부, 일반부 등으로 나눠 경기가 진행된다.
수영 황선우·김우민, 양궁 김우진, 펜싱 오상욱, 역도 박혜정 등 국제무대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선수들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이후 국내에서 주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회식은 '위대한 숨'을 주제로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냈다. 제주 음악인과 관악대, 걸궁패가 참여한 '섬, 바람의 울림'을 시작으로 제주의 탄생과 신화를 표현한 '태동의 숨', 아픈 역사를 이겨낸 공동체의 힘을 담은 '바람 품은 꽃' 등이 무대에 올랐다.
성화 봉송에도 제주만의 상징성을 담았다. 지난 3일 강화도 마니산에서 채화된 공식 성화와 13일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채화된 특별 성화가 14일 제주도청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성화는 추자도와 비양도, 우도 등 부속섬을 거쳐 제주 전역 115개 구간을 이어 달렸다. 봉송에는 900여명의 주자가 참여했다.
최종 성화주자로는 제주 출신 유도 국가대표 이현지 선수가 선정됐다. 체육 원로 변창보씨와 레슬링 국가대표 이민호 선수를 거쳐 성화를 전달받는 순서가 마련됐다.
이현지는 이날 제주시 남녕고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여자대학부 78㎏ 이상급 결승에서 김민영을 경기 시작 9초 만에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한 제주 출신 선수가 고향에서 열린 전국체전의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환영사에서 선수들의 오랜 노력과 도전 정신을 격려했다. 위 지사는 "승패라는 결과보다 더 빛나는 것은 스스로를 뛰어넘는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라며 선수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대회 안전관리도 강조했다. 위 지사는 "경기장과 숙박, 교통 등 운영 전반을 점검해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대회 기간 제주월드컵경기장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도교육청과 도체육회, 제주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공동 대응체계를 운영한다. 경기장 시설과 선수단 이동, 관람객 안전 등을 점검하며 긴급상황에 대비한다.
자원봉사자 3500명과 서포터즈 4762명도 경기장 안내와 응원에 참여한다. 대회 기간 선수단 수송을 위한 차량 운행과 경기장별 현장 지원체계도 가동한다.
경기 관람을 지역 관광과 소비로 연결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제주도는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디지털 관람 인증제도를 도입해 개·폐회식과 경기장 방문 실적에 따라 지역화폐 '탐나는전'을 1인당 최대 2만원까지 지급한다. 지정된 공영관광지 24곳에서는 무료입장 또는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요 경기는 KBS와 스포츠 전문채널,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생중계하거나 녹화 중계한다. 수영과 양궁, 육상, 펜싱 등 39개 종목이 중계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대회는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가 공동 주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폐회식은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바람의 기억'을 주제로 열리며 대회 종합 시상과 최우수선수(MVP) 시상이 진행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