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중독된 한국, 이대로 괜찮을까?
마약에 중독된 한국, 이대로 괜찮을까?

국내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마약 범죄

2023.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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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되풀이되는 마약 혐의

K-한류, 마약 사건으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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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경찰에 출석해 마약투약 혐의를 조사받기로 했던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마포청사 인근까지 왔으나 취재진을 보고 다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앞에서 취재진들이 유아인씨의 출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 2023년 5월 11일 뉴스1
오전 경찰에 출석해 마약투약 혐의를 조사받기로 했던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마포청사 인근까지 왔으나 취재진을 보고 다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앞에서 취재진들이 유아인씨의 출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 2023년 5월 11일 뉴스1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국내 유명인들이 연이어 마약 혐의로 입건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가수, 아이돌, 래퍼, 배우 등 다양한 인물이 마약을 투여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의 마약 혐의는 광고업계와 콘텐츠 산업에 치명적입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의 작품을 무작정 공개할 수 없어 개봉 연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이미 광고계에서는 해당 배우와 관련된 문구와 사진을 교체하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 마약으로 논란이 된 유아인의 경우 공개되지 못한 영화만 <승부> , <종말의 바보> , <하이파이브> 총 3건입니다. <부산행> 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의 시즌 2는 유아인에서 김성철로 주인공이 교체되었습니다.

한편 유아인에 이어 마약 스캔들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은 200억 대작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 의 촬영을 마친 상태인데요. 해당 영화 역시 개봉이 불투명해졌으며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던 드라마도 이선균의 하차로 제작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선균과 유아인 출연의 미공개 영화 5편의 제작비는 약 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습 마약, 병원 쇼핑부터 해외 원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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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로 이동하는 중 한 시민이 "영치금으로 쓰라"며 돈을 뿌리고 있다. ⓒ사진 2023년 9월 21일 뉴시스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로 이동하는 중 한 시민이 "영치금으로 쓰라"며 돈을 뿌리고 있다. ⓒ사진 2023년 9월 21일 뉴시스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연기파 배우 유아인이 상습 마약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그는 천 만 영화 <베테랑> 을 비롯해 <사도> , <버닝> 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대배우의 입지를 굳혀 왔는데요. 하지만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기 시작하며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월 유아인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에서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현재까지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과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이 검출되어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200회에 걸쳐 약 5억 원의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수십 차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수면제를 약 1,000정 불법 처방받고 올해 1월 지인 4명과 함께 미국에서 코카인,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업계를 불문하고 발생하는 마약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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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호텔 앞에서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3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호텔 앞에서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마약 문제는 비단 연예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계 관련 인물, 아이돌 연습생,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 등 다양한데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은 지난 달 마약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3년을 구형받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MDMA, LSD, 케타민, 대마 등 마약 4종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되었습니다. 검사는 자백, 초범인 점을 고려했으나 다량의 마약류를 상당 기간 매수하고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약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지난 2016년 그룹 빅뱅의 탑과 함께 대마초를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은 바 있는데요. 최근 마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의 사건이 불거지며 현재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와 함께 마약 투약 사건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인기 연애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3> 에 출연해 엄친딸 면모를 뽐낸 서민재가 가수 남태현과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 를 받아 대중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지난 10월 19일 남태현과 서민재 모두 재판부에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밝혔습니다.

국내 마약 범죄 현황 총정리

늘어난 마약 사범, 낮아진 범죄 연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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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 대상 마약류 예방 교육 장면. 경남약사회 및 경남마약퇴치운동본부 소속 방소영 약사는 경남 창원 명곡여자중학교에서 1학년 30여명을 상대로 마약류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2023년 4월 20일 연합뉴스
10대 청소년 대상 마약류 예방 교육 장면. 경남약사회 및 경남마약퇴치운동본부 소속 방소영 약사는 경남 창원 명곡여자중학교에서 1학년 30여명을 상대로 마약류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2023년 4월 20일 연합뉴스

경찰청 자료 확인 결과 올해 8월까지 검거된 마약 사범만 총 1만 2,700명이었습니다. 이는 연간 1만 2,387명을 기록했던 지난해 마약 사범 수를 육박하는 수치인데요. 마약 범죄의 연령대 또한 낮아져 마약으로부터 청소년들이 안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10대 마약류 사범 검거가 4년만에 3배 가까이 폭증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10대 마약류 사범 검거는 2018년 104명에서 2022년 294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번 연도 8월까지 검거된 10대 마약 사범은 65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해 마약 거래가 횡행해진 탓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마약 예방 교육을 유치원생에게도 실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유치원생 대상 교육 자료는 동물 캐릭터가 등장해 약물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형태로 아이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입니다.

2023년 마약 관련 사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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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마약 운전, '롤스로이스 사건'
8월 2일 오후 8시 19분쯤,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신모(28)씨가 교통사고를 낸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파이낸셜뉴스
8월 2일 오후 8시 19분쯤,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신모(28)씨가 교통사고를 낸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던 남성에 의해 20대 여성이 크게 다쳤습니다. 차로 인도를 덮쳐 피해자를 차로 친 걸로도 모자라 차에 깔린 피해자를 방치한 채 사고 현장을 이탈해 많은 이들이 분노했는데요. 해당 사고로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복부와 머리를 크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가해자는 사고 당일 자정쯤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디아제팜과 디다졸람을 투약받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가해자에게서 케타민을 포함한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되었습니다. 케타민은 전신마취제의 일종으로 진통과 환각 작용이 있어 이른바 '클럽용 마약'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마약근절대책연구회가 강남·수서 경찰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 마약류 연령별 단속 비율에서 20대가 55.2%로 전국 20대 5년 평균 25.7%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강남구의회의 박다미의원은 "병원, 의원의 밀집성이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과 마약류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시 역량을 늘리고 예방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② 마약 모임에서 발생한 경찰관 추락사
현직 경찰관 용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 당시 모임 주선 의혹을 받는 참석자 1인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2023년 9월 11일 뉴시스
현직 경찰관 용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 당시 모임 주선 의혹을 받는 참석자 1인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2023년 9월 11일 뉴시스

지난 8월 2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장이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시신 부검 결과 모발, 소변, 혈액 등에서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를 포함한 신종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는데요. 사인은 마약이 아닌 추락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당시 경장이 추락한 아파트에서는 생일파티의 탈을 쓴 마약 파티가 한창이었는데요. 마약 모임을 주도한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파티 참여자들을 모집할 당시 "좋은 것이 있다"는 식으로 암시했으며 조사 결과 모임 2주 전부터 마약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에서 경장을 제외한 24명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되어 조사 및 마약간이시약 검사를 받은 가운데 일부가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해당 모임에 모인 인물들은 대기업 직원과 헬스 트레이너 등 직업군이 다양했는데요. 클럽과 운동 동호회를 통해 친분을 쌓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③ 집중력을 높여주는 '대치동 마약 음료'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 '마약 음료'를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2023년 4월 9일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 '마약 음료'를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2023년 4월 9일 뉴스1

지난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성행했던 마약 음료 사건 기억하시나요? 이는 불특정 다수의 고등학생을 속여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게 한 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인데요. 교육열이 치열한 대치동 한복판에서 집중력을 운운하며 마약을 나눠줬다는 점에서 상당히 악의적인 범행이었습니다.

집중력, 기억력 등의 단어를 사용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10여 년 전부터 강남 일대에서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높여주는 약' 등이 과대 포장되어 학부모, 수험생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오남용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또한 학원가에서 ADHD 치료제가 자주 쓰이는 분위기라서 피의자들이 범행 장소로 고르기 적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마약이 비교적 자유롭게 유통되던 유흥가가 아니라 학원가라는 점, 10대를 대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는 점에서 해당 범행은 굉장히 악질적이었다는 것입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하며 정부는 10대 청소년들이 마약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지 않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마약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약을 구하기 쉬워진 환경

낮아진 마약의 접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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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마약 판매 조직도. ©사진 전라남도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뉴스1
텔레그램 마약 판매 조직도. ©사진 전라남도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뉴스1

국내에 마약이 들끓게 된 대표 요인으로 '낮아진 접근성'이 꼽힙니다. 디지털 환경이 발달하며 다크웹과 사회관계망(SNS)으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유엔마약범죄사무소의 '2022년 세계마약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다크웹에서 이루어진 거래 중 마약 거래가 91%로 집계되었습니다. 주로 현금이 아닌 가상화폐, 비트코인 등으로 마약 거래가 진행되었고요.

특히 전 세계에서 보안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SNS '텔레그램'이 마약 거래의 통로로 악용되며 문제가 극심해졌습니다. 마약 수사관은 "카카오톡 같은 경우 대화방을 나가도 그 대화 내역이 남아 있지만, 텔레그램은 상대방의 휴대전화에서도 대화를 지울 수 있다"라며 "마약 투약 정황을 확보해 검거하더라고 증거 확보가 어렵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텔레그램에서 익명으로 만나거나 미리 약속한 장소에 마약을 두고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을 통해 마약 거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 검거가 더욱 어려워졌죠.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를 억제하지 않을 시 범죄의 일반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대중들에게 친숙한 연예계 인물들의 빈번한 마약 혐의는 마약을 일상적인 범죄로 인식하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싼값에 유통되는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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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2023년 4월 21일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2023년 4월 21일 뉴시스

마약 거래가 활발해진 이유로 '저렴해진 마약의 가격대'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요. 지난 4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당정협의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마약 범죄 증가가 피자보다 싼값에 유통되는 마약의 가격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마약 수사관도 5년 전에 10만 원 선에 거래가 이루어지던 필로폰 1회 투약분이 최근에는 2만 5,000원~3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안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구매 단가까지 낮아져 마약 사범의 연령대를 낮추고 마약 범죄를 조장하기 충분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국내에 들어오는 마약이 늘어나며 가격이 하락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적발된 마약류 밀수 단속은 총 4,175건이었습니다. 적발된 마약류의 총무게만 2,900kg로 4,06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4월 마약류 관리 흐름에 따라 유입 감시, 유통 단속, 사법처리, 치료와 재활, 교육과 홍보로 분류하여 범정부적 차원 계획 수립을 밝힌 바 있는데요. 이때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검찰, 경찰, 관세청 등 840명으로 구성하여 범정부 수사역량 결집도 예고했으니 앞으로의 향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시급

마약 사범, 처벌만큼 중요한 중독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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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남태현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마약 재활 정책 및 재활치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2023년 10월 12일 뉴시스
가수 남태현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마약 재활 정책 및 재활치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2023년 10월 12일 뉴시스

마약 범죄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치료와 재활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적절한 마약 중독 치료 시설을 찾기란 굉장히 어려운데요. 지난 10월 12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된 아이돌 그룹 위너 출신의 가수 남태현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와 관련한 소신을 밝혔습니다. 그는 "약물 중독은 혼자 해결할 수 없다"라며 "마약 사범은 늘고 있지만 국가적 지원이 너무 부족한 상태"라고 강조했는데요.

스스로 약물에 대한 의지를 조절하기 위해 '다르크'라는 사설 운영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약물 중독의 경우 24시간 관리와 재활시설이 필요하지만 이는 사비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마약 사범의 수가 늘어 2만 명에 달해가고 있는 가운데 다르크의 수용 인원은 20명 남짓이니 재활시설이 얼마나 부족한지 실감할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4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내년 보건복지부 소관 마약류 중독자 치료 보호 예산은 동결된 상황입니다. 마약 범죄가 극심해지고 있는 현시점에 재빠른 대응과 문제 해결을 도울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미국과 호주처럼 처벌과 치료를 합친 약물 법원, 마약 법원을 운영하는 등의 방식을 참고해 봐도 좋겠습니다. 또한 영국은 마약 범죄자에 따라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워주는데 이 치료를 받은 사람이 다시 마약을 할 확률은 받지 않은 사람보다 40%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기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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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를 위한 노력. ⓒ그래픽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를 위한 노력. ⓒ그래픽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 중 펜타닐은 미국에서 1년에 6만 명 이상의 사람이 사망할 정도로 악명 높은 약물입니다. 이토록 위험한 약물인 펜타닐을 한국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처방만 받으면 일반적인 감기약처럼 구매가 가능한데요. 펜타닐에 한 번 중독되면 끊기가 힘들어 마약 딜러들에게는 돈이 잘 벌리는 약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펜타닐 판매자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여 불법 처방을 받습니다. 아파 보이는 사람들을 모아 전국적으로 병원을 투어하듯 돌며 펜타닐을 사들이는데요. 가짜 환자들을 동원해 펜타닐을 처방받고 이렇게 구한 펜타닐을 또다시 유통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됩니다. 수사망에 걸려도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처벌을 피하기 유리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용 마약류 처방 기준을 강화하거나 과정을 감시하는 체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팀장을 지낸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의 윤흥희 교수는 "의사가 펜타닐 패치를 처방할 때 이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마약 사범들이 암암리에 찾는 펜타닐 구매 가능 병원 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의료용 마약의 오남용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의료용 마약류 약품 처방 방식과 약물 오남용을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마약류 오남용 근절을 위한 마약 예방 재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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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예방 재활팀에 대한 설명. ⓒ그래픽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마약 예방 재활팀에 대한 설명. ⓒ그래픽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악품안전처는 극심해진 마약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마약 예방 재활팀을 신설했습니다. 청소년, 청년층 마약 사범이 증가하는 만큼 단속 및 처벌 강화 진행의 일환인 것인데요. 해당 팀은 마약 중독 예방과 사회 재활을 수행하기 위해 중독 분야 상담사, 재활전문가들과 전문성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재활 강화를 위한 중독재활센터는 서울, 부산, 대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대전은 청소년 중신 센터로 운영됩니다. 재활센터에서는 중독자들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 중독상담, 재활 프로그램, 가족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고요.

마약 중독자들이 잃어버린 일상을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중독재활센터는 가까이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 청소년 중독자 재활과 예방사업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을 공유받으며 국내에도 적절한 형태로 도입했다고 하니 혼자 힘으로 해결이 어려울 때는 중독 상담을 받아보기 바랍니다.

■ 대표 번호: 1899-0893
■ 홈페이지: http://www.drugfre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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