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왕성하게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벽을 튼튼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모발이 탈락하는 것도 막아줍니다. 출산 후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면 임신 중에 빠지지 않았던 모발이 한꺼번에 빠지는데, 그것을 산후탈모라고 부릅니다. 산후탈모는 출산 후 100일쯤부터 시작됩니다. 임신 전과 같은 머리숱을 갖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립니다.
서울아산병원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정상인의 탈모량은 하루 50~60개이며, 하루 100개 이상 빠질 경우 탈모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루에 빠지는 모발을 정확하게 세기 위해서는 3~4일간 머리를 감을 때 빠진 머리카락,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 등을 모아 봉투에 각각 담은 후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은 탈모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문항을 준비했습니다. 아래 문항에 5개 이상 해당하면 탈모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남성형탈모, 여성형탈모, 원형탈모는 유전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남성형탈모는 유전 양상이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나 탈모 환자의 81.5%가 아버지에 탈모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형탈모 역시 10~42%의 환자에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은 강력한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입니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의 종류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서 5α-환원효소와 만나 만들어집니다.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된다고 해서 무조건 탈모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5α-환원효소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탈모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2021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탈모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24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5월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코로나19 후유증 안내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 부작용으로 보고된 증상은 200개 이상이며, 탈모와 발진도 부작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몸을 각성하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합니다. 교감신경은 동공을 확대하고 심장이 빠르게 뛰도록 하며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합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에너지 손실이 심해 체내에 보내야 할 에너지가 부족해집니다. 피부, 머릿결, 손발톱 등이 거칠어지고 심할 경우 탈모,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관 건강에 이상이 생겨 혈류량이 줄어들면 두피에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두피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산소와 영양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노폐물 배출에도 문제가 생겨 모낭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혈관을 오염시키고 세포를 파괴하는 '활성 산소',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혈액이 혈관을 압박하도록 만드는 '나트륨', 혈관 벽에 쌓여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콜레스테롤' 등이 있습니다.
혈관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활성 산소 제거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며,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육류, 패스트푸드 등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적절한 운동 역시 혈액 순환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모발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백질, 체내 단백질 합성을 부추기는 영양소를 꾸준하게 섭취한다면 탈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백질로는 세포의 골격을 이루고 상피 구조를 구성하는 '케라틴'이 대표적입니다. 케라틴은 모발의 80%를 이루는 모피질의 재료입니다.
단백질 합성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 B군인 '비오틴'입니다. 비오틴은 콩, 계란 노른자, 아보카도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시스틴'도 단백질 합성에 도움이 됩니다. 시스틴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케라틴의 합성을 돕습니다. 비타민 C, 폴리페놀,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효과가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영양소는 모발의 세포가 노화하거나 퇴화하는 것을 예방해줍니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탈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신체에 산소 소비량을 늘려 신진대사를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질수록 두피와 모낭에 영양이 다량 전달되고, 노폐물 배출 또한 잘 일어납니다.
다만 근력 운동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근육을 키우는 과정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탈모에는 테스토스테론보다 5알파환원효소의 역할이 큽니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서 5알파환원효소와 만나 탈모를 일으키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변하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많아질수록 탈모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몸을 각성한 상태로 유지해 영양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새롭게 비축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운동, 여행, 음악 감상 등 각자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인지-행동'기법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질병관리청의 정보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과거의 경험에 의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 과거의 행동과 생각을 적용하면 어떨지 상상한 후 적용하는 방법은 갑작스럽게 불안해지거나 예민해지는 것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 기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때는 스트레스를 '수용'해야 하는 것인지,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발이식은 탈모 부위에 다른 부위의 모발을 이식하는 것입니다. 몸에서 자라는 모든 모발을 이식할 수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뒤통수 부위에서 채취한 모발을 이식합니다. 만약 눈썹을 정수리에 이식하면 그 털은 모발처럼 길게 자라지 않고 눈썹의 길이와 두께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이것을 '공여부 우성'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모발이식 방식은 ▲절개법 ▲비절개법으로 나뉩니다. 절개법은 두피를 일정 길이로 절개하고 모낭을 분리, 이식합니다. 비절개법은 절개 없이 특수 도구로 모낭을 하나하나 채취합니다. 절개법은 빠른 시간에 모낭을 많이 채취할 수 있으나 흉터가 남고, 비절개법은 수술 시간이 길지만 흉터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모발이식을 여름에 할 경우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 모낭의 생착이 빠르게 이루어지지만,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상처가 덧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신진대사가 더디지만 날씨가 시원하고 건조해 상처가 빠르게 아무는 장점이 있습니다.
탈모약은 대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혈류를 늘려 영양을 많이 전달하고 모낭을 자극하는 ▲혈관확장제, 남성호르몬을 조절하는 ▲호르몬조절제입니다.
혈관확장제는 초기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부작용으로 다모증이 보고된 후 탈모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미녹시딜'이 대표적입니다. 미녹시딜 바르는 약과 먹는 약으로 출시됩니다.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여성도 쓸 수 있습니다. 단, 임산부의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여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호르몬제로는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가 있습니다. 두 약물 모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만나 탈모를 일으키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두타스테리드는 두피 피지선과 모낭 근처에 분포하는 5알파환원효소를, 피나스테리드는 모낭 근처에 분포하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